여름에 만난 축제, 가을에 만날 축제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0년 9월 7일 9:00 오전

REVIEW&PREVIEW

 

여름에 만난 예술축제

가을에 만날 예술축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했던 지난 8월, 축소된 규모로 열린 축제 현장을 지면에 전한다. 더불어 올 가을에 예정되어 있는 여덟 개의 문화예술축제를 소개한다. 공연장에 흘렀던 진한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남은 한 해를 채울 축제들이 모쪼록 안전하게 개최되길 기대해보자

 

여름 축제 리뷰

교향악축제 스페셜

제주국제관악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가을 축제 프리뷰

대구오페라축제

마포 M-클래식 축제

서울국제음악제

포항국제음악제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전주세계소리축제

서울국제발레축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FESTIVAL PREVIEW

 

지역 공연예술계 활기를 도모하다

대구오페라축제

8.27~10.17 대구오페라하우스 외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진 상황을 고려해 당초 예정됐던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내년으로 연기됐다. 대신 축소된 형태의 2020 대구오페라축제가 관객을 맞이한다. 이번 축제는 특별히 지역 공연예술계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대구 출신의 성악가들로 주·조역 및 합창단을 구성했다.

침체된 분위기 속 일상의 웃음을 되찾는 데 일조하고자, 도니체티 ‘사랑의 묘약’(8.27~29), 하이든 ‘달의 세계’(9.11·12) 등 다수의 희극 오페라를 선보인다. 더불어 선을 보일 푸치니 ‘나비부인’(9.26)은 노블아트오페라단과 장윤성 지휘의 군포프라임필, 소프라노 한지혜, 테너 신상근 등 유명 성악가들이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10.17)는 대사를 우리말로 각색하고, 공연 시간을 70분 정도로 조정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베르디의 ‘카르멘’(9.2~5)은 해설 버전과 댄스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 작곡가 김동명의 창작오페라 ‘춘향전’(9.19)도 매력적인 선택지다. 오페라 공연 외에도 영화음악과 오페라 아리아, 대중가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꾸며지는 ‘오페라 수상음악회’(9.18),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을 나눌 ‘가곡과의 아름다운 동행’(10.9) 등의 콘서트가 올 상반기 공연예술에 목말랐던 대구 시민을 찾을 예정이다.

대구오페라축제

마포 풍경, 무대가 되다

마포 M-클래식 축제

9.16~26 마포구 전역 

중계 채널  마포문화재단 유튜브·네이버 TV

 

마포 M-클래식 축제는 ‘압도적인 영상미’를 전면에 내걸었다. ‘언택트’ 시대에 공연 영상화를 피할 수 없다면 정면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최첨단 기술·장비와 만날 축제 주요 공연들은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26개 단체, 50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이번 축제는 크게 세 개로 구성된다. 서울함공원·광흥당·경의선 숲길 등의 마포 명소를 무대로 펼쳐지는 ‘마포 6경 클래식’(9.18~24)과 초대형 LED패널로 구현한 압도적인 무대에서 선보이는 ‘메인콘서트-클래식, 희망을 노래하다’(9.26), 망원한강공원, 마포구 관내 아파트 단지 등을 찾아가는 ‘구석구석 콘서트’(9.16~25)다.

‘마포 6경 클래식’에서는 클럽M·피아니스트 문지영·정다운 트리오·앙상블오푸스 등이 관객과 만난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해설이 곁들여질 메인콘서트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소프라노 캐슬린 킴, 테너 김현수와 바리톤 김주택 그리고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특히 일반 시민과 아마추어 합창단이 화상으로 만나 화음을 맞추는 100인 비대면 합창은 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첼리스트 임희영, 바리톤 사무엘 윤·정효식, 트리오 로쏘, 예일챔버오케스트라는 9월 16일부터 3일간 ‘구석구석 콘서트’로 마포구 곳곳을 방문한다.

김주택

문지영

 

 

 

 

 

 

 

 

바흐부터 김택수까지

서울국제음악제

 10.20~11.1 롯데콘서트홀 외

 

서울국제음악제는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했다.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과 지난 3월 타계한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슈만·닐센 등의 낭만파 음악가들과 동시대 작곡가 멘디 멘 지치·김택수까지 이번 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축제의 첫 공연(10.20)은 2018년 서울국제음악제 신진연주자 발굴 오디션에서 선정된 블레져 목관앙상블이 피아니스트 문재원과 함께 꾸민다. 본격적인 개막 공연(10.23)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백주영)과 교향곡 4번, 그리고 펜데레츠키의 ‘샤콘’(2005)이 아드리앙 페뤼송 지휘와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펼쳐진다.

29일에는 자주 연주되지 않는 베토벤의 실내악 작품을 만난다. 피아노와 목관을 위한 5중주 op.16과, ‘겔레르트 시에 의한 6개의 노래’ op.48, 그리고 현악 5중주 op.29로 프로그램이 채워졌다. 연광철(베이스), 이현옥(오보에), 김한(클라리넷), 백주영·김다미(바이올린), 김상진·이한나(비올라) 등의 연주자들이 호흡을 맞춘다.

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규모가 큰 네 번째 공연(10.30)에서는 베토벤의 ‘미사 솔렘니스’와 이번 축제 위촉작인 멘디 멘 지치의 ‘버림받은 이들’가 연주된다. 이 시대의 아픔에 위로를 전할 작품들이다. 앙상블 오푸스가 꾸밀 폐막 공연(11.1)은 바흐와 모차르트의 산뜻한 작품으로 시작돼 베토벤을 지나, 축제 위촉초연작인 김택수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아마빌레’로 이어진다. 서울국제음악제는 과거에 갇혀 있지 않은 ‘위대한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래를 향한 용기를 얻고자 한다.

 

제철도시에 흐른 철학적 질문

포항국제음악제

10.26~31 포항문화예술회관 외

 

‘철’이라는 글자는 단단한 쇠(鐵)를 일컫기도,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힘(哲)을 뜻하기도 한다. 철강산업도시 포항에서는 인문성의 회복을 염원하는 철학적 주제로 음악축제가 개최된다. 2017년 포항 지진으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의 삶을 어루만지는 장이기도 하다.

첼리스트 박유신이 예술감독으로 초청된 이번 축제에는 김영욱·김재영·임지영·벤저민 베일만(바이올린), 웬 샤오 젱·리스 베르타드(비올라), 에밀 로브너·브루너 필립(첼로), 성민제(더블베이스), 페데리코 콜리·이진상·김재원(피아노), 율리아네 반제(소프라노) 등이 함께한다.

개막 공연(10.27)에서는 그리그의 홀베르크 모음곡과 비발디의 ‘사계’, 브리튼의 현악합주를 위한 ‘심플 심포니’ op.4 등 현악 합주의 풍성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다. 28·29일 양일간은 듀오와 피아노 3·4·5중주, 현악 4중주 편성의 실내악 향연이 펼쳐진다. 비외탕·드보르자크·쇼스타코비치 등의 다섯 작품을 만나는 폐막 공연(10.31)은 멘델스존의 현악 8중주 op.20으로 마무리된다. 두 차례로 예정된 ‘찾아가는 음악회’(10.26·30)와 음악평론가 장일범의 ‘클래식 강연’(10.28), 벤저민 베일만과 에밀 로브너 등이 참가하는 마스터클래스(10.30) 등도 관객을 맞이할 준비 중이다.

박유신

퓨전재즈, 그 시작의 50주년을 맞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10.9~25 온라인 중계 예정

 

매년 가을 경기도 가평 자라섬을 다채로운 재즈 음악으로 물들이던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올해 전면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돼 전국의 음악 팬들을 찾아간다. 기존 3일이었던 축제 기간을 대폭 늘려, 3주간 국내외 아티스트의 연주회를 비롯해 가평과 재즈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콘텐츠를 선보인다.

올해는 퓨전재즈의 효시 격인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 ‘비치스 브루(Bitches Brew)’가 발매된 지 50년이 된 해다.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한국의 재즈 대중화에 일조하고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국의 퓨전 재즈를 돌아본다.

1차 라인업은 나윤선, 정원영 밴드, 웨이브&빛과 소금, 더 버드&장필순, 김오키의 뻐킹매드니스 등이 채웠다. 두 차례 프랑스 골든디스크와 독일의 그래미라 할 수 있는 ‘에코 재즈 어워드’를 수상하고, 네 번의 한국대중음악상과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까지 받은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은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프로젝트로 국내 팬들을 찾아올 것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세계인이 즐길 우리의 소리

전주세계소리축제

9.16~20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중계 채널  전주세계소리축제 유튜브·페이스북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트레이드마크는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어우러지는 집단 즉흥공연 ‘월드 시나위’다. 올해는 단체가 모이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월드시나위’라는 이름으로 찾아온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특별 시나위팀과 러시아·독일·슬로바키아·대만 등 해외 13개국 아티스트가 온라인 실시간으로 합동공연한다.

특별한 개막공연(9.16)이 끝나면 현악기의 매력에 빠지는 시간(9.17)이 이어진다. 명인들의 전통 산조부터 동서양 현악기(가야금·첼로)의 이질적이면서도 독특한 만남, 그리고 아쟁·판소리와 함께하는 줄타기 공연이 이채로운 그림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폐막공연(9.20)은 전라도의 젊은 소리꾼 다섯 명이 전통음악·록·클래식 음악 등의 장르를 넘나드는 즉흥 시나위로 꾸민다. 이 밖에도 소리꾼 정보권, 김준수가 일상의 꿈을 노래하는 ‘KBS 한국인의 노래 앙코르 로드 쇼’와 중장년층의 압도적인 지지와 사랑을 얻어온 ‘CBS와 함께하는 별빛콘서트’도 기대를 모은다. 미래세대 육성 프로그램인 ‘찾아가는 소리축제’는 10월 중 상호 협의가 된 일부 학교(남원·익산·군산·임실 지역)에 한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실외공연과 부대행사 등은 전면 보류하고 실내공연(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중심의 온라인 공연을 진행한다. 5일간 하루 한 개 공연이 지상파 방송 4개 사와 SNS온라인 중계를 통해 안방 1열로 찾아간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객석 운영은 취소될 수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춤 보고, 춤 추고

서울국제발레축제

9.2~13 아르코예술극장 외 

중계 채널 사단법인 한국발레협회 유튜브

 

서울국제발레축제는 작품 감상과 발레 체험, 두 축으로 축제를 꾸렸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K-발레 레퍼토리’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발레 안무가 11명을 선정해 현대 발레와 한국창작 발레 등 다양한 감성과 예술성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다작의 안무 경험으로 노련함이 돋보이는 박상철 라발레댄스컴퍼니의 ‘달빛 아래 네 가지 색깔들(Four Colors under the Moonlight)’, 감각적 색깔로 개성 있는 안무를 선보이는 신은석Ss발레단의 ‘하늘새’, 한국적 색채를 감상할 수 있는 김지안발레단 ‘정성온청(定省溫淸)의 효녀심청’, 현대적 감각과 독창적 해석이 돋보이는 서울발레단의 ‘생명의 환희’가 공연된다. 홍성우 락희당스의 ‘발레 무브먼트 시리즈 A – 어라이브’, 함도윤 아함아트프로젝트의 ‘청년실신’ 등 다채롭고 참신한 창작발레작품도 선보인다. 김용걸댄스씨어터의 ‘빛 침묵 그리고, …’, 서울시티발레단의 ‘효녀 심청’과 고현정 디센트 발레 컴퍼니의 ‘코나투스Ⅱ’, 최소빈 발레단의 ‘레가토’ 등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안무가들의 수준 높은 공연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언택트’ 발레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건강증진 발레 체조, 발레와 필라테스의 융합콘텐츠인 필라레 프로그램을 안방에서 쉽게 즐겨 볼 수 있다. (사)한국발레협회 최초로 제작된 디지털 콘텐츠로, 유튜브 ‘사단법인 한국발레협회’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표 국제공연예술축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10.8~31 아르코예술극장 외

 

다채로운 국내외 연극·무용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는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연극 6편, 무용 7편, 음악극 1편, 영상 4편이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무대를 채운다.

안무가 제롬 벨의 ‘갈라’는 전문 무용수와 배우, 비전문가 스무 명을 한 무대 위로 올린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행위는 각자의 욕망과 문화적 배경을 반영할 뿐 시비의 대상이 되지 않음을 말한다. 이번 축제에서 선보이는 ‘갈라’(10.10·11)는 제롬 벨이 확립한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프랑스 현지 조안무가 앙리끄 네베스와 김윤진, 임소연 안무가의 협업으로 탄생하였으며 한국 배역들이 참여한다.

20~30분짜리 소품 2편을 한 번에 만나는 더블빌 공연으로는 굿의 흥을 모티브로 한 ‘기가막힌 흥’(10.14·15)이 기대를 모은다. 크리틱스 초이스 ‘최우수 작품상’(2012)과 서울아트마켓 ‘팸스초이스’(2016)에 선정된 ‘바디콘서트’를 안무한 김보람의 작품이다.

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만날 연극 작품은 극단 무천의 ‘요나답’(10.15~18).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1926~)의 동명 원작을 연출가 김아라가 음악극의 틀에 담았다. 신체와 음감, 언어와 소리의 영역까지를 넘나드는 고도의 연기술과 감성적 무대 언어의 협연으로 인간의 생명력만이 창작의 동력임을 일깨운다.

글 박찬미 기자

기가막힌 흥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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