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몽구 재단 온드림 콘서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3년 1월 16일 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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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몽구 재단 온드림 콘서트

꿈을 위한 성장과 소통

성장을 도모한 공연. 막이 내린 후 그들의 추억은 성장의 씨앗이 된다

온드림 앙상블은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성악·피아노·현악·관악 등 문화예술 장학생을 선발해 전문적인 교육과 연주 활동 성장의 기회를 지원하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사장 권오규)의 장학 프로그램이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2,400명의 문화예술 장학생을 선발해 학비 전액과 성장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장학생 중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2004~), 첼리스트 한재민(2006~) 등 두각을 나타내는 문화예술 인재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지난 12월 8일, 열 번째를 맞는 2022 온드림 콘서트를 위해 실력을 갈고 닦은 온드림 앙상블 장학생들의 발표 공연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다. 무대에 오른 장학생들은 윤현주(성악·서울대), 김현미(바이올린·한국예술종합학교), 성재창(트럼펫·서울대), 이진상(피아노·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의 지도를 받으며 음악캠프, 계촌 클래식 축제, 실내악 시리즈 등의 무대를 만들어 왔다.

공연은 장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1부와 지도교수진이 함께 하는 2부로 구성됐다. 트럼피터 성재창과 장학생들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웰링턴의 승리’로 막을 올렸다.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피아노 장학생들이 참여해 피아노와 타악기를 각각 나누어 연주했다. 제1피아노를 맡은 지현규(피아노)는 연주 중간마다 손짓으로 악기 간의 호흡을 맞추며 악상을 이끄는 등 피아니스트뿐만 아니라 지휘자의 면모도 보여준 ‘작은 지휘자’ 같았다.

다음으로 소프라노·테너·베이스로 구성된 10명의 성악가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현역 장학생과 온드림 앙상블을 수료한 졸업생들이 함께 한 무대로 메조소프라노 윤현주의 지휘에 맞추어 브람스의 ‘사랑의 노래 왈츠’ Op.52 중 아홉 곡을 선보였다. 특히 그중 소프라노 주선영의 길게 뻗는 목소리가 홀을 가득 채웠고, 베이스 김재율과 홍지훈의 따듯한 음색 조화가 듣는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1부 마지막에는 현악기의 화려한 선율이 펼쳐졌다. 장학생들은 비제의 네 대의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를 위한 ‘카르멘 환상곡’(편곡 줄리안 밀론)을 연주했다. 홍성란(바이올린)은 제1바이올린답게 유려한 기교와 재치 있는 악상으로 음악을 이끌어나갔고, 제2바이올린을 맡은 김에셀(바이올린)은 묵직한 활시위로 안정적인 소리를 이어갔다. 김하연(더블베이스)을 중심으로 유민호·권하나(바이올린)도 중음역대를 맡으며 4대의 바이올린의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2부에서는 온드림 앙상블과 마스터클래스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과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첫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재치 있고 경쾌한 세 곡의 오페라 아리아를 준비해 다음 무대에 오를 장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어 플루티스트 이예린과 장학생들이 투일레의 피아노와 목관 5중주를 위한 6중주 Op.6의 1악장을 연주했다. 최선율(호른)의 독주로 부드럽게 시작한 곡은 뒤이어 등장하는 피아노의 서정적인 선율과 플루트·오보에·바순·클라리넷의 조화로 목관 실내악의 아름다움을 전했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와 첼리스트 주연선이 장학생들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현악 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 1악장을 연주했다. 지도교수와 현역 장학생, 졸업 장학생들이 한 무대에서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모습에서 한 해 동안 쌓아온 앙상블 활동의 하이라이트를 선보이는 온드림 콘서트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꿈을 이루어가다(On Making Dream)’라는 뜻이 담긴 온드림 앙상블이 향후 음악가로 성장해나갈 장학생들의 예술적 토양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INTERVIEW

공연 마친 스승과 제자들의 후기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

지도교수 성재창&이진상

온드림 앙상블의 지도교수 성재창(트럼펫·서울대)과 이진상(피아노·한국예술종합학교)에게 온드림 콘서트의 준비과정과 실내악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다양한 연령과 학력의 학생들이 모여 실내악을 연주한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성재창 실내악은 여러 명이 함께하는 연주로, 개인 실력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력이 부족한 학생은 잘하는 학생의 연주를 통해 배우고, 실력이 좋은 학생은 부족한 학생의 공백을 메우며 서로 발전한다. 학생들에게 ‘연주를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연주하고 싶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소리의 앙상블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앙상블이 더욱 중요하다.

이진상 무대 위에서는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예술가가 된다.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은 지도교수가 만들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최종 리허설 때, 학생들에게 “너희들의 무대이니 서로의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무대 위에서는 내 지도가 필요하지 않았다. 열 명의 학생들이 스스로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배움을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내악 연주를 통해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재창 클래식 음악은 대부분 앙상블로 이뤄져있다. 작게는 2중주부터 크게는 관현악까지 다양하다. 학생들은 실내악 연주를 준비하면서 서로 다른 악기를 이해하고, 소통과 타협의 시간을 거치게 된다. 소리를 조율해가는 과정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클래식 음악의 근간을 배울 수 있다.

이진상 실내악은 다른 악기의 연주에 귀 기울이며 모든 악기가 하나의 소리를 향해 간다는 매력이 있다.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하다보면 내 생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될 때도, 양보해야 될 때도 있다. 하나의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음악적 성장 뿐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지도교수와 학생들이 무대에 함께 오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성재창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편곡된 베토벤의 ‘웰링턴의 승리’를 학생들과 함께 연주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지도교수로서 연주법에 대한 조언과 음악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학생들을 지도했지만, 무대 위에서는 피아노 연주가 주가 되는 곡이기 때문에 피아노를 맡은 학생이 연주를 이끌어 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제1피아노를 맡은 지현규(피아노)가 그 역할을 맡아 조화로운 실내악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진상 이번 공연에서는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과 오페라 아리아 세 곡을 준비했다. 사무엘 윤이 내년부터 온드림 앙상블 지도교수로 함께하게 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교수의 무대는 어떨까’라는 관객들의 기대감과 궁금증을 모두 충족시키는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또한, 누군가가 이 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아 훗날 성악가가 된다면 그 또한 온드림 앙상블의 성과이지 않을까 싶다.

지현규

피아노·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 2021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실내악은 음악을 통한 대화라고 생각한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실내악 연주를 통해 음악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침착하게 연주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결연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번 온드림 콘서트를 발판으로 더 많은 청중에게 무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

유민호

바이올린·서울예술고 1학년 지난해부터 온드림 장학생으로 학비 지원을 받아 연습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무대를 준비하며 혼자 연주할 때는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배웠는데, 독주든 실내악이든 다른 파트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온드림 앙상블을 통해 지원받은 만큼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다.

최하율

피아노·예원학교 1학년 2022년 음악캠프를 시작으로 참여하게 됐다. 지금까지 피아노를 배우며 혼자 연습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온드림 앙상블에서 다양한 연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내 음악을 표현하기보다 레슨받은 내용을 열심히 연습해가는 학생이었다. 앞으로는 “하고 싶은 음악을 다 표현하라”라는 이진상 교수님의 조언대로 나만의 향기가 담긴 음악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에 오랜 울림을 남기는 음악가로 성장하고 싶다.

홍예원 수습기자 사진 현대차 정몽구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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