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신보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3년 12월 11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투명한 북구의 선율

 

노르웨이의 크리스마스


리스 다비드센(소프라노)

Decca 4854358(CD), 4854359(LP)

 


알프헤이뒤르 에를라

그뷔드뮌즈도티르(소프라노), 빅토르 오리 아르나손(작곡·피아노),

레이캬비크 오케스트라 외

DG 4865194

 

북유럽의 겨울이 주는 환상이 있다. 하얀 눈으로 덮인 집과 나무들, 광활한 대지까지도 모두 뒤덮인 밤을 환상적인 오로라의 빛깔이 비춘다. 차가울 만큼 투명한 정서가 더해진 북구의 선율은 그 오묘함의 매력이 남다르다.

노르웨이 출생의 소프라노 리스 다비드센(1987~)이 정통적인 콘셉트의 크리스마스 음반을 발매했다. 2015년 오페랄리아 콩쿠르 우승 이후 오페라에서 대단한 상승세를 보이는 소프라노다운, 연말 특수 음반이다. 대표적 캐럴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특별히 그녀가 직접 선택한 노르웨이의 전통 음악들이 포함되었다. 노르웨이어로 울려 퍼지는 맑고 청아한 다비드센의 목소리는 겨울의 스산한 공허함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반면, 작곡가 빅토르 오리 아르나손(1987~)이 소프라노 그뷔드뮌즈도티르와 발매한 음반은 공허한 겨울을 미묘한 음향으로 확산해 매력으로 삼은 듯하다. 아이슬란드의 두 아티스트가 만나 고국의 시에 음악을 붙인 이번 음반은 조용히 떠다니는 듯한 그뷔드뮌즈도티르의 목소리에 피아노를 더한 기본 구성을 갖췄다. 구성에 따라 현악과 전자음악의 음향이 추가되지만, 기본적으로 삐걱대는 피아노의 페달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하고 정적이다. “이 음반의 매력을 알기 위해 꼭 아이슬란드어를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아르나손의 말처럼, 이들의 음악은 부유하는 오로라의 환상이 되어 끊임없이 귓가를 맴돈다. 허서현

아득한 기억의 공간 속으로

 

고향의 봄


연광철(베이스)/신미정(피아노)

풍월당

 

장소들


부스라 카이크시(작곡·피아노)

Warner Classics 5419776288

 

12월의 한편이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과 행복한 웃음소리라면, 다른 한편은 바싹 마른 나무가 만든 쓸쓸한 풍경과 외롭고 고요한 심상이다. 낮보다 밤이 긴 이 계절에 어울리는 고운 음반을 모았다.

베이스 연광철(1965~)과 피아니스트 신미정이 참여한 한국 가곡 모음집 ‘고향의 봄’은 우리 민족에게 친숙한 가곡 18곡을 담았다. 1933년부터 2023년에 작곡된 작품을 담았으니, 거의 한 세기의 시간이 담긴 것이다. 음반의 제목이기도 한 ‘고향의 봄’은 마지막 트랙으로 자리 잡았는데, 피아노 반주 없이 깊은 울림의 베이스 음성만 들려온다. 가사집 없이 눈을 감고 들을 수 있는 가곡은 모국어가 가진 회상의 힘을 알려준다. 자연스레 청자는 어린 시절로, ‘울긋불긋 꽃대궐’이 펼쳐진 벌판으로 떠난다.

부스라 카이크시(1990~)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출신의 작곡가·피아니스트로, 반복과 여린 셈여림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다. 격양 없이 반복되는 음악은 여러 대상을 관조하고 사색하게 만든다. 그렇게 그의 음악은 특정하고 한정된 대상이 아니라 넓은 공간을 담아내는 힘을 갖췄다. 음반에는 ‘쿠바’ ‘이집트 노래를 위한 헌사’ 등 자신에게 중요했던 장소가 묘사되어 들어갔다. 물소리, 바람 소리 등 의도적으로 구성해 넣은 일상 소음은 장소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싱글로 발매했던 음원과 새로운 작품을 모은 이번 음반은 워너 클래식 레이블로 발매하는 첫 데뷔 음반이다. 이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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