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첼암제에 울려퍼진 현의 노래 2019 첼암제 음악제

눈과 귀, 그리고 마음마저 즐거웠던 축제의 현장

우수 컨텐츠 잡지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10월 14일 9:00 오전

오스트리아의 작은 호숫가 마을, 첼암제(Zell am See)에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첼암제 음악제(International Musik Festival Zell am See)와 함께 온 ‘음악’이다. 13개국 50여 명의 참가자가 몰고 온 바이올린 선율은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첼암제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오스트리아 하면 수많은 음악가를 탄생시킨 명실공히 ‘음악의 나라’인데, 왜 첼암제 음악제가 ‘새로운 바람’인가? 먼저, 유럽의 소도시들에서는 아마추어 관악 앙상블 혹은 합창 위주의 카펠레(Kapelle)가 그 마을의 음악을 담당할 정도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한다. 반면 현악기를 직접 보거나 들을 기회는 적다. 오스트리아라 해서 그 어디든 오래된 오케스트라나 좋은 시설을 갖춘 음악학교, 현악기 공방이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중 하나인 첼암제도 마찬가지. 관광 산업이 발달한 이곳은 주로 겨울 스포츠로 유명하다. 음악 학교보다는 스키 학교가 더 눈에 잘 띄는 것은 이곳에선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곳에 현악기 선율이 울려 퍼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니, 첼암제 음악제는 그야말로 새롭고 반가운 축제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가 기획하고 이고르 페트루스키가 예술감독으로 함께한 제1회 첼암제 음악제는 올해 바이올린 부문만으로 개최됐다. 페스티벌을 총 기획한 정상희는 “시작 단계인 만큼 가장 기본에 충실해 집중력과 짜임새를 갖춘 페스티벌을 만들고자 했다. 내년에는 비올라와 첼로가 추가될 예정이라 실내악도 기대해볼 수 있다. 이후 관악기와 성악까지 장르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 ©zemanphotography

이번 음악제의 교수진으로는 두 사람을 비롯해 빈 국립음대 바이올린과 학장인 엘리자베스 크로피치와 에드워드 진코프스키, 그리고 상하이 음악원 교수 유 리나가 참여했다. 참가 인원은 약 50여 명이었고, 마스터클래스와 연주회 참여 여부에 따라 참가자 유형이 두 가지(active/passive)로 나뉘었다. 전문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수준 높은 음악제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번 음악제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부분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가 초빙교수 겸 지휘자로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페스티벌에서 만난 대부분의 참가자도 자신의 음악적 영웅이자 멘토로 막심 벤게로프를 꼽으며 그와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었다. 많은 기대와 함께 첫 문을 연 첼암제 음악제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아름다운 풍경에 눈이 즐겁고, 많은 이들과 함께 즐겼던 음악에 귀가 즐거웠으며, 풍성한 볼거리에 마음도 즐거웠다. 지금부터 화창한 날씨 아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펼쳐졌던 음악제 현장을 전한다. 눈과 귀가 모두 즐거웠던 시간, 그 속을 바쁘게 움직였던 기자의 발걸음을 놓치지 말고 따라오시길!

 

 

9월 11일, 첼암제에 도착하다

서울에서 오스트리아 첼암제까지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독일 공항에 내려 기차를 이용할 수도 있고, 오스트리아 빈 혹은 잘츠부르크 공항에서 내려 첼암제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기자는 인천공항에서 독일 뮌헨 공항으로 가는 방법을 택했다. 뮌헨에서 첼암제까지는 기차로 약 3시간 남짓 걸린다. 첼암제 음악제는 이미 9월 8일부터 시작되어 후반을 향해 가고 있었다. 페스티벌의 전반부에는 참가 교수진과의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됐고, 후반부는 참가자 연주회와 벤게로프의 공개 마스터클래스, GEWA 세미나, 콘체르토 마스터클래스 등 공연 중심의 프로그램이었다. 이날은 페스티벌에서 준비한 교수진과의 공식적인 마스터클래스가 모두 끝나는 날이었다. 7세의 최연소 참가자부터 40대 참가자까지, 브라질·홍콩·한국·쿠웨이트·일본·중국·슬로바키아·프랑스·폴란드·오스트리아 등에서 온 약 서른 명의 바이올리니스트가 5명의 교수진과 3번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만났다. 모든 마스터클래스는 공개로 진행되어,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청강할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온 참가자 앙젤 스베스트르는 “내 레슨 이외에 다른 교수님들의 마스터클래스도 볼 수 있었다. 내가 공부하는 곡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었고, 관심 있는 레퍼토리도 미리 들여다볼 수 있었다.”며 뜻깊은 시간이 되었음을 전했다.

9월 12일, 참가자 콘서트가 만든 교류의 장

12일부터는 각각 세 번의 공식 마스터클래스를 마친 참가자들이 그동안 쌓은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콘서트가 마련됐다. 오전 11시 마티네 콘서트와 오후 7시 참가자 콘서트가 바로 그것. 두 공연 모두 마을 중심부 성 히폴리테 교회 옆에 마련된 연주 공간(Pfarrsaal)에서 무료로 개최됐다. 11:00 오전에 열린 마티네 콘서트는 조금 어린 참가자들의 연주로 꾸며졌다. 파가니니 바이올린 소나타와 부르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마스네 ‘명상’, 이자이 바이올린 소나타, 라벨 ‘치간’ 등이 연주됐고, 연주자 모두 어린 나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수준 높은 연주와 무대 매너를 보여줬다. 13:30 마티네 콘서트 이후에는 교수진과 참가자가 함께하는 점심 식사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를 통해 참가자들은 자신의 연주에 대한 피드백을 듣는 한편, 다른 참가자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몇몇 참가자들은 이미 페스티벌에서 제공한 아파트에서 함께 생활하며 친해져 있었다. 이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 서로의 음악과 문화를 나누며 삶과 음악적 시각을 넓혀갈 수 있도록 페스티벌에서 기획한 부분이다. 19:00 저녁 연주회에는 보다 성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1번으로 시작한 공연은 바흐·파가니니·드보르자크·브람스·시벨리우스 등으로 이어졌다. 해가 지고 은은한 조명으로 가득 찬 공간과 새로운 관객들, 그리고 그곳을 채운 음악은 마티네 콘서트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했다.

GEWA 세미나

 

MINI INTERVIEW ❶
참가자 박재원(13)

페스티벌 참가 계기는. 지난 2월, 빈 뮤직 세미나에서 진코프스키 교수님을 만나 페스티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만든 페스티벌이라는 점도 흥미로웠고, 막심 벤게로프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참가해보니 어떤지. 다른 스타일의 연주도 보고 배울 수 있고, 무엇보다 집중력 있는 연습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리나 테크닉적인 부분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마티네 콘서트 연주를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연주 일정을 마쳤는데. 연주도 끝나고 이제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다른 참가자들의 연주도 더 들어보고, 도시도 구경해보려 한다.

곧 막심 벤게로프가 온다. 이번 페스티벌 중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살 때 막심 벤게로프의 연주를 직접 본 적이 있는데, 그 소리에 반했다. 부드럽고 섬세한 스타일을 좋아해 평소에도 그의 음반을 들으며 많이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의 꿈? 사람들이 기분 좋아질 수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

 

벤게로프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을 연주한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위지만 ©zemanphotography

9월 13일, 막심 벤게로프와 만나다

지난 밤, 막심 벤게로프가 첼암제에 도착했다는 소식. 이날 오후 벤게로프의 공개 마스터클래스와 인터뷰 일정을 앞두고 첼암제를 더 즐겨보기로 했다. 첼암제에는 다양한 관광지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서머카드(Summer Card)’가 있다. 기본적으로 공식 지정된 호텔에서 숙박하게 되면 서머카드를 받을 수 있다. 음악제 참가자들에게도 서머카드가 주어졌다. 음악뿐 아니라 주변을 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페스티벌이 지역사회와의 논의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다. 카드에는 버스와 케이블카, 유람선을 무료로 이용하는 등 많은 혜택이 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에서 버스로 30분 거리 안에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유람선을 타고 첼 호수 위에서 근사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키츠슈타인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3029m의 탑 오브 잘츠부르크에 올라 알프스 만년설도 볼 수 있다. 첼암제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는 잘츠부르크가 있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속 미라벨 정원, 사랑의 염원이 가득한 마카르트 다리, 모차르트하우스와 광장 등 오스트리아의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즐길 거리는 연주자에게는 음악적 영감이, 관객에게는 색다른 기억을 선사한다. 16:00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세 명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파울 크로피치(오스트리아), 지아이 첸(중국), 위지만(한국)을 위한 특별한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됐다. 막심 벤게로프는 오케스트라 총보를 들고서 자칫 자기세계에만 빠질 수 있는 젊은 연주자들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이들은 피아니스트와 함께하는 공개 마스터클래스를 시작으로, 다음날 오케스트라 리허설, 마지막 본 공연까지 총 세 번의 시간을 벤게로프와 함께했다. 한 번의 짧은 리허설이 대부분인 여느 협연 무대와 달리, 충분한 시간을 통해 벤게로프와 함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아주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탐구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마스터클래스를 마치고 벤게로프와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인터뷰.


 

INTERVIEW 막심 벤게로프

첼암제는 처음인가?  두 번째다. 겨울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여름도 환상적이지만 겨울 풍경도 매우 아름답다.

페스티벌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첼암제는 페스티벌에 있어 이상적인 장소다. 페리 포르셰라 콩그레스 센터라는 훌륭한 음향을 가진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데 있어 ‘좋은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페스티벌을 가보았지만, 이처럼 좋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페스티벌은 그리 많지 않다.

조금 전, 함께 연주할 세 명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를 만났는데. 아주 좋았다. 그들 대부분이 처음으로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한다고 들었고, 오케스트라 협연 경험도 많지 않다고 알고 있다. 도전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깊게 들여다본 것 같다. 브람스 협주곡을 가지고 오케스트라와 어떻게 연주해나갈지에 대한 나만의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지휘를 공부한 것이 내게는 매우 감사한 일이다. 그로 인해 독주자와 지휘자의 시각 모두 가지게 되었고, 오케스트라와 독주자라는 두 개의 다른 단어를 잘 엮을 수 있었다. 아마 이러한 시각으로 음악을 바라보는 것이 세 연주자에게는 도전적인 일이 될 것이다.

지휘자와 협연자,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시선이 담겨 있었다. 독주자는 먼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앙상블 연주자로서 오케스트라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하고, 또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 독주자로서 기본적인 자세나 테크닉은 물론이고, 구체적이고 확실한 자신만의 음악 또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분마다 누가 우선순위인지, 어느 악기가 이끌고 또 어느 파트가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지도 분명히 알아야 하고.

오케스트라 총보를 가지고 진행했는데. 대부분의 솔리스트는 아주 좁은 시선을 가지고 성장한다. 자신이 연주하는 라인만 보고, 오케스트라 파트에 대한 이해는 거의 없다. 협연 전에는 대개 피아노와 함께 연주해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전체적인 소리도 이해하기 어렵다. 협연자는 오케스트라와 첫 번째 리허설을 하기 전에 이미 이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 작곡가의 다른 실내악 작품 또한 여럿 다뤄보며 그 음악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미 좋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어있을 것이다.

공연 또한 마스터클래스 형태로 진행된다고. 젊은 연주자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험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전문 오케스트라와의 첫 번째 리허설을 생각해보자. 오케스트라 단원 대부분은 많은 경험과 음악적 지식을 갖추고 있다. 협연자가 솔리스틱한 면모를 더 갖추었을지는 모르나, 음악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만나기 전 협연자는 오케스트라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솔리스트로서 나만의 세계와 방식에 갇혀 있다면, 방향을 잃고 길을 놓치기 쉽다. 그것은 하나가 아닌, 분리된 연주다. 무대에서 협연자와 오케스트라는 음악 적 언어로 계속해서 소통해야 한다. 이러한 면을 탐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음악제에 참가한 젊은 연주자들 모두가 당신과 만나는 것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음악가로서 젊은 음악가들에게 조언해주고픈 말이 있는가.  음악은 우리의 삶이지 직업이 아니다. 그저 직업이라고 여긴다면, 훌륭한 음악가가 되기는 어렵다.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시련이나 장벽도 견디고 넘어설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 시작했다면 그 과정에서 있어 의심하지 마라. 하느냐 마느냐 두 가지 길뿐이다. 우회는 없다. 확신이 없다면 시작하지 않는 편이 낫고, 스스로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면 그만두어야 한다. 그만큼 많은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길이다.

굉장한 각오가 필요한 것 같다.  세계에는 많은 음악가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 모두에게 기회가 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음악가를 꿈꾼다면 이것이 나의 열정이고, 내 삶이고, 어떤 일이 닥쳐도 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좋은 바이올리니스트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 안에서 내 파트만 알고, 다른 악기와 교류하고 그 소리를 즐기지 못한다면, 무리와 떨어진 외로운 양 한 마리에 불과하다. 모두가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음악가도 될 수 있지만, 그 모두가 진정한 음악가가 되어 소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아마추어 의사란 있을 수 없지 않나. 음악가도 마찬가지다. 무대에 서고, 오케스트라에서 일하고 싶다면 그에 대한 헌신이 필요하다. 음악을 내 삶의 약속이자 헌신, 사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음악이 삶의 특별한 사명이 된다는 것은 멋지지만 힘든 길이다.  모차르트, 베토벤, 차이콥스키, 브람스 등 위대한 작곡가들의 굉장한 헌신으로 수많은 음악이 탄생했다. 음악은 그들 삶의 일부였고, 단순한 직업 그 이상이었다. 만약 우리 모두가 이런 헌신과 책임감 없이 쉽게 음악을 한다면, 그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오케스트라에는 한 파트에도 여러 명의 연주자가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에게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무책임한 행동과 생각은 바이러스와 같아서 누구 하나라도 그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금세 전체로 번진다. 치료도 불가능한 악몽같은 일이다.

이런 생각은 언제부터 가졌나? 음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바이올린 연주를 직업으로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일과 삶이 분리되어 있고,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내게 음악은 사명이고 즐길 수 있는 존재다. 모든 사람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굉장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음악에는 많은 노력이 따른다. 끊임없이 공부와 연습을 해야 하며,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좋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모두 무대에 오르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당신의 음악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나 보다. 나는 하나의 음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음악은 내게 열정이니까. 집에서 혼자 스케일을 연습할 때조차 음악과 연결됨을 느끼며 소리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울인다. 하나의 소리도 버려지지 않도록.


환영사를 전한 안드레아스 위므로이터 첼암제 시장 ©zemanphotography

 

 

 

 

 

MINI INTERVIEW ❷
MAV 심포니 첼로 수석 졸탄 올자이

연주 내내 즐거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말 즐거웠다! 실제 콘서트에서 세 명의 다른 협연자와 각기 다른 악장을 연주해본 것은 우리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

마스터클래스 형식의 공연이었는데.

해설이 있는 심포니 공연은 해보았지만, 협주곡으로는 처음이었다. 새롭고 흥미로웠다.

이런 기회가 젊은 연주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마스터클래스는 아주 드문 기회다. 더구나 이 마지막 연주를 위해 페스티벌 기간에 다른 마스터클래스가 주어진다고 들었다. 게다가 한 번의 연주로 끝나지 않고 연주 후 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연주해볼 기회를 갖는다. 이런 방식은 젊은 연주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연주자에게 굉장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MAV 심포니와 같은 전문 오케스트라와 함께했다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서로에게 좋은 탐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특별한 경험이 앞으로 음악가로 살아가는 데 있어 좋은 발판이 될 것이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한 연주자 모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나?

 

9월 14일, 다음 세대를 위한 헌신

첼암제 음악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콘체르토 마스터클래스’ 공연이 페리 포르셰 콩그레스 센터에서 열렸다. 시작부터 큰 이슈가 되었던 페스티벌의 메인이벤트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500여 개의 의자가 설치된 관객석은 가득 찼다. 무대에 불이 켜지고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가 무대에 올라 첫인사를 건넸다. 이어 안드레아스 위므로이터 첼암제 시장이 음악제와 공연에 대한 기대를 담은 환영사를 전했다. 막심 벤게로프와 첫 번째 협연자인 파울 크로피치가 바이올린을 들고 등장했다. 벤게로프는 포디움 옆 테이블에 자신의 바이올린을 살포시 내려놓고 지휘봉을 잡았다. 1악장 연주를 마치자 벤게로프의 음성이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벤게로프와 페스티벌이 준비한 무대는 굉장히 새롭고 특별했다. 파울 크로피치(오스트리아), 지아이 첸(중국), 위지만(한국)이 MAV 심포니와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1·2·3악장을 차례로 연주했고, 각 악장 사이사이 마스터클래스가 진행됐다. 하나의 작품을 각기 다른 개성의 연주자를 통해 듣는

것도 흥미로웠고, 연주자와 함께 브람스를 마스터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재미난 경험이었다. 벤게로프는 곡 구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짧은 패시지들을 오케스트라와 몇 번이고 다시 연주하며 협연자들의 음악을 끌어냈다. 그가 직접연주해 보일 때면 관객석에서 박수와 탄성이 흘러나왔다. 공연은 3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러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그리고 관객까지 다음 세대의 젊은 연주자를 위해 기꺼이 그 시간을 내었고, 공연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적인 박수가 이어졌다.

글 이미라 기자

 

 

 

 

Leave a reply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