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특별한 창
글 이성남(본지 전 편집장) 사진 김영일
나와 ‘객석’에게는 두 번의 만남과 두 번의 이별이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세 번째 만남이 이루어졌다. 첫 만남은 1984년 3월 창간 작업. ‘눈으로 듣는’ 한국 최초의 음악·공연예술 잡지를 표방하는 의미와 목록 설정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리플릿을 제작하느라 그 시기에 겹친 만삭과 출산은 뒷전이었다. 두 번째 만남은 1993년 3월 ‘객석’ 편집장으로 발령. ‘객석’의 10주년 재창간 작업의 임무를 맡았다. 백 면 안팎의 지면 축소와 제작 시스템의 전산화, 그리고 10년의 축적된 사진자료 목록화 등이 기억에 남는다.
글을 쓰기 위해 ‘객석’을 다시 보니, 2013년 4월로 총 350호를 발행한다. 온라인 매체가 가공된 위력을 떨치는 디지털 세상에 수많은 잡지가 폐간되고 있는 경제 불황 속에서 ‘객석’은 예술가 인터뷰·공연 프리뷰·리뷰 등을 취재·청탁·편집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한땀 한땀’ 만들어가며 한국공연예술의 맏형 노릇을 감내해왔다.
최근 지자체별·장르별로 설립한 크고 작은 극장에서 다양한 공연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공공극장들은 자체 공연 홍보 잡지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창작예술계에서도 예술 장르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하는 통섭의 미학과 관객 참여형 작품 제작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객석’ 창간 이후 경험하지 못한 공연 환경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본지는 공연 홍보를 넘어선 독특한 기획과 통섭의 안목으로 비평하는 차별이 필요하다. 스물아홉의 꽃미남으로 성장한 ‘객석’에게 다시금 새롭고 특별한 창이 되어주길 주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