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레베헤/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제수알도 화답송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1월 1일 12:00 오전


▲ 필리프 헤레베헤(지휘)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PHI LPH 010 (DDD)
★★★★

필리프 헤레베헤는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만드는 연주자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극도로 세련되고 정제된 음향이거나, 또는 상대적으로 거친 우리시대 고음악 연주의 두 흐름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 그가 카를로 제수알도의 사순시기의 화답송, 즉 종교음악을 녹음했다. 세족 목요일·성금요일·성토요일에 연주된 화답송은 예수의 수난을 노래하고 있다. 제수알도가 작곡한 그 어떤 종교음악보다 가사 측면에서 더욱 풍성하고 다의적이며 또한 상징적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가사는 작곡가 제수알도에게 풍성한 음악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요소일 것이다. 헤레베헤는 이 음악이 지니고 있는 풍성한 음악적 표현과 표정을 놓치지 않고 있다. 제수알도의 마드리갈이 그런 것처럼 불협화적이고 반음계적이며, 또한 대위법적인 이 음악을 헤레베헤는 설득력 있는 프레이징 처리, 불협화음의 오묘한 조화, 그리고 생동감 있는 리듬과 템포로 잘 표현해낸다. 제수알도의 음악만이 담고 있는 고유한 무늬와 색채가 헤레베헤라는 정교한 지휘자에 의해 살아난다. 작곡가 사후 거의 잊힌 제수알도의 종교음악이 40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난 후에야 새롭게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이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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