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제너레이션’ 전

렌즈에 담긴 전설의 순간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4년 2월 1일 12:00 오전

비틀스로 활동했던 1963년부터 해체 후인 1973년까지.
비틀스의 모습을 담은 100장의 사진이 그들의 위대한 10년을 압축한다
글 김여항 기자(yeohang@gaeksuk.com) 사진 63스카이아트 미술관

비틀스의 영광은 영원하다. 그리고 영원히 소비된다. 2010년 말 아이튠스에서 비틀스의 음원을 서비스하기 시작하며 비틀스는 디지털 시대에 마지막으로 입성한 구시대 영웅이 되었다. 2013년 마지막 날엔 BBC 라디오에서 선보인 44곡을 비롯해 지금까지 해적판으로만 들을 수 있었던 미공개 음원을 담은 앨범이 발매됐다. 유럽연합 저작권법에 따라 미발표곡은 50년까지만 저작권이 보호되기 때문에 저작권 연장이 음반 발매의 목적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렇다. 비틀스는 50주년을 맞이했고, 그들은 새 시대에도 여전히 소비될 가치가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20세기 영웅이다.
비틀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얼마나 많은가? 이들은 대형 스타로 거듭나기까지 4년에서 6년가량 세월의 태동기를 거쳤지만, 1963년 정규 1집을 발매한 후 1970년 해체하기까지 그들은 한결같이 대중매체와 친밀했다. 유튜브에서는 비틀스의 ‘에드 설리번 쇼’ 출연 영상 전체를 감상할 수 있고, 아이튠스 라디오에서 ‘비틀스 채널’을 선택하면 24시간 그들의 음악이 저절로 재생된다. 9부작 다큐멘터리 ‘비틀스 앤솔러지’부터 2011년 제작된 조지 해리슨의 삶을 다룬 영화까지, 비틀스는 늘 우리 손닿는 곳에 존재한다.
그래서 비틀스의 사진 100점을 전시한 ‘비틀스 제너레이션’ 전이 그다지 새로울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63빌딩을 올라갈 것이다. 이제 막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천진한 표정을 짓는 20대 청년들의 생생한 모습부터 해체를 겪은 비틀스 멤버들의 내밀한 표정을 목격하는 시간을 갖게 위해. 오로지 비틀스만을 보고 듣는 시간과 공간을 갖기 위해서 말이다. 운전 면허증을 따고 처음 차를 모는 사진, 롤링 스톤스와 비틀스의 합동 공연, 각자의 애인이 초대된 파티의 단상 등 새롭게 접하게 되는 사진 한 점 한 점이 즐거움을 준다. 비틀스의 역사와 그들의 굵고 강렬한 음악 세계를 농축한 ‘전시회’라기보다는 요즘 홍수처럼 열리고 있는 ‘사진 전시’에 그치는 짜임새는 아쉽지만 말이다. 전시에 소개된 작품 중 다섯 장의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영광의 시대를 되돌아본다. 3월 23일까지, 63스카이아트 미술관

비틀스, 영광의 순간들


▲ 1 1969년 1월 30일. 런던의 새빌 로우에 위치한 애플 본사 옥상. 1968년 비틀스가 설립한 레코드 회사에서의 옥상 공연은 전 멤버가 함께한 마지막 무대가 되었다. 비틀스는 1970년 4월 10일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 2 1963년 11월 13일. 4~5년간의 밴드 생활 끝에 비틀스는 그해 3월 정규 앨범 1집 ‘Please Please Me’를 발매했고, 그들의 인기는 영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1963년 영국에 불어 닥친 비틀스 광풍은 당시 내각을 뒤집어놓은 성추문 사건, 프러퓨모 스캔들을 잠재워버릴 정도였다. 매카트니가 표지를 장식한 ‘데일리 미러’ 지를 매카트니와 레넌이 들고 있다.


▲ 3 1964년 2월 9일 ‘에드 설리번 쇼’ 리허설. 조지 해리슨은 몸이 안 좋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틀스의 로드 매니저였던 닐 애스피널이 리허설을 대신했고, 조지는 TV 라이브 방송 때 돌아왔다. ‘에드 설리번 쇼’는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으로 일컬어지는 비틀스 미국 진출의 시작이다. 출연 당시 시청률은 약 60퍼센트. 미국 인구의 34퍼센트인 약 7천3백만 명이 시청했다.


▲ 4 1966년 1월 21일 기자회견을 갖는 조지 해리슨과 패티 보이드. 기자회견 직후 부부는 바베이도스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보이드가 해리슨의 친구 에릭 클랩턴에게 떠나면서 혼인관계는 1977년 끝이 났고, 해리슨은 이듬해 올리비아 해리슨과 결혼한다.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올리비아 해리슨은 해리슨 사후 ‘조지를 위한 추모 콘서트’를 제작하고, 2011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조지 해리슨 : 물질세계에서의 삶’ 제작에 참여했다.


▲ 5 1968년 12월 10일. 왼쪽부터 오노 요코·줄리언 레넌·존 레넌·에릭 클랩턴. 1966년 처음 만난 레넌과 요코는 각기 가정이 있었다. 1968년 5월 레넌의 부인 신시아 레넌이 그리스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둘은 부부처럼 생활하며 ‘Two Virgins’ 앨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신시아는 8월에 존을 고소하고, 11월에 정식으로 이혼했다. 이혼한 다음 달 요코와 존은 신시아와 낳은 아들 줄리언과 함께 인터텔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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