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계절에 따른 올바른 현악기 관리법은?

겨울이 되니 현악기 음정이 자꾸 내려갑니다. 해결책이 필요해요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5년 2월 1일 12:00 오전


▲ ⓒTua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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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학교 현악 오케스트라 동아리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학생입니다. 연습하려고 케이스에서 악기를 꺼낼 때마다 음정이 너무 내려가 있네요. 튜닝을 하느라 연습에도 방해가 됩니다. 문제는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친구들도 똑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저는 튜닝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라…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이승호(경북 경산시 계양동)

 

A

이승호 독자님, 악기를 꺼내 A선을 그을 때마다 들리는 괴상망측한 음정을 경험하신 거죠? 겨울마다 찾아오는 불변의 법칙입니다. 공들여 튜닝을 해도 음정이 금세 맥없이 내려가죠. 마음을 몰라주는 악기가 야속할 뿐입니다.

사실 현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입니다. 현악기의 재료는 목재라서 습도와 온도에 매우 민감하죠. 현악기는 계절마다 ‘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관리’를 잘못하면 ‘수리’를 해야 하거든요. 악기를 수리점에 데려가 치료해줘야 합니다. ‘병원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죠?

현악기는 계절을 ‘심하게’ 타는 악기입니다. 현악기의 예민함에 대처하는 방법은 뭘까요. 우선 악기가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게’ 꾸준히 신경 써야 합니다. 나무는 수분 함량에 따라 쉽게 수축·팽창됩니다. 습도가 낮아져 수분이 부족해지면 나무도 덩달아 수축하죠. 그러면 악기의 앞판이 갈라지거나 접합부가 벌어집니다. 반대로 습도가 높아 수분이 과하면 나무가 팽창합니다. 습도를 유지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방 안의 습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악기 케이스 내부를 아무리 신경 써도 악기를 꺼냈을 때 습도가 적절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니까요.

자, 이제 계절에 따른 현악기 관리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습도를 60%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습기를 사용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거나, 악기용 제습제를 악기 케이스에 넣어 습기를 제거하면 됩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물먹는 하마’를 대신 사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참, 악기 케이스 안에서 물먹는 하마가 터지면 큰일이겠죠? 얇은 손수건으로 싸서 케이스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습도가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악기가 쉽게 건조해집니다. 습도를 4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아요. 시중에는 수분을 공급하는 다양한 제품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은 ‘휴미스텟’과 ‘댐핏’입니다. 휴미스텟은 악기 케이스에 부착하는 습도 조절 장치고, 댐핏은 악기 안쪽에 수분을 공급하는 제품입니다. 댐핏은 연주 중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악기에 치명적 결함이 발생합니다. 댐핏 사용법을 자세히 알아볼까요. 댐핏을 흐르는 물에 담그고 스펀지에 충분히 스며들도록 합니다. 댐핏의 바깥쪽으로 물이 흐르지 않도록 깨끗이 닦은 후 악기의 f홀 구멍에 넣으면 됩니다. 물이 완벽히 제거되지 않으면 악기 안으로 물이 새겠죠. 악기가 젖으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음색이 변할 수 있으니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하드 악기 케이스보다는 나무 악기 케이스를 추천합니다. 나무가 카본이나 파이버글라스 재질보다 습도 조절에 용이합니다. 만약 하드 악기 케이스를 사용한다면, 현악기 파우치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악기 파우치는 악기를 담는 주머니인데, 겨울철 보온·보습 능력이 좋아 악기를 효과적으로 보호합니다.

겨울철 가장 흔한 실수는 뜨거운 온돌 바닥에 악기 케이스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열기 때문에 악기의 접합부가 벌어질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고가의 현악기는 단골 악기점을 정해두고 1년에 2~3회 정도 점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사후 처방보다 사전 예방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럼 악기와 함께 촉촉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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