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바그너’ 외

음악 이상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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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0년 1월 13일 9:00 오전

신간

글 박서정 기자

 

리하르트 바그너

샤를 보들레르 저

“선생님이 한순간에 저를 정복하셨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도대체가 글로 묘사해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1860년 프랑스의 시인이자 평론가 보들레르가 바그너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편지에서 그의 음악을 처음 접한 뒤 느낀 강렬한 인상을 이렇게나 열렬히, 또한 겸손하게 고백했다. 도서에는 일 년 뒤 보들레르가 ‘레뷰 외로페엔’지에 ‘리하르트 바그너’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이 실려 있다. 정식 음악 교육을 받은 적 없는 보들레르는 바그너의 음악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려 하기보다, 바그너의 음악이 가지는 시적 특징을 정리하는 등 바그너의 작품을 둘러싼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자 했다. 이후 유럽의 바그너주의 현상에 기여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포노 | 1만3천원 | 02-736-1214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

윤이상 저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은 설렘과 불안을 동반하는 일일까. 아무리 그가 훗날 세계적으로 명성을 드높인 작곡가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도서는 작곡가 윤이상이 아내 이수자에게 보냈던 편지 수십 통을 엮었다. 편지는 그가 서른아홉의 나이에 파리 유학길에 오른 1956년부터 다름슈타트 현대음악제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르고 독일에서 아내와 함께 살기 시작한 1961년까지 이어진다. 그가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간 글엔 세계적인 성공을 향한 갈망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초조함, 한국에서의 소박한 행복에 대한 그리움 등 작곡가로서 새 출발을 앞둔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내를 향한 절절한 사랑 또한 녹아있어 인간 윤이상의 모습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남해의봄날 | 2만원 | 055-646-0512

 

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금수현·금난새 저

부자관계인 음악가 금수현과 금난새의 삶과 사회, 음악에 대한 성찰이 담긴 에세이다. 작곡가 금수현의 칼럼을 묶은 저서 ‘거리의 심리학’에 실린 100편의 글 중 75편을 고르고, 나머지 25편을 아들인 지휘자 금난새가 새로 썼다. 금수현은 문교부 편수관과 한국작곡가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표준음악사전’을 발간하며 외래 음악 용어를 한글로 바꾸는 데 힘썼다. 금수현의 글로 구성된 1장부터 3장에서는 음악가이자 교육자, 행정가였던 금수현의 통찰력뿐 아니라 재치 있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4장에서는 금난새가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과 존경심을 글로 담아냈다. 먼저 음악의 길을 간 아버지의 가르침을 이어가려는 아들의 모습이 뭉클함을 자아낸다. 다산북스 | 1만6천원 | 02-704-1724

 

그림으로 읽는 아리아

손수연 저

스물세 편의 오페라 아리아를 그림으로 톺아보는 책이다. 직접적으로 관련되진 않더라도 저자의 예술적 상상력을 더해 특정 아리아와 명화를 짝지어 해설했다.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보내는 노래’와 김환기의 ‘사슴’을 엮어 작품의 정적이고 고요한 정서를 설명하는 식이다. 저자 손수연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페라와 음악평론가로 활동하며 종합예술로 일컬어지는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예술 장르로 확장하고 있다. 저자는 주요 아리아와 한 편의 미술 작품을 동일 선상에 두고 읽어내는 이번 시도에 대해 “못다 한 이야기를 아리아는 그림이, 그림은 아리아가 대신 전해주고 있다”고 말한다. 북랩 | 1만3천8백원 | 02-2026-5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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