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만나는 화제의 신보

RECORD OF THE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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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0년 1월 6일 2:25 오후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지휘)/레 시에클 Harmonia Mundi HMM902644

베를리오즈는 베토벤 ‘합창’의 표제 형식을 착안해 자신의 작품에 이야기를 넣었다. ‘환상 교향곡’은 초기 낭만주의 명작으로, 사랑하는 여인에게 실연당한 비애를 담는다. 레 시에클이 연주하는 새로운 리코딩은 베를리오즈 사후 150주년 기념 음반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파리 국립 도서관에 보관 중인 작곡가의 자필 악보를 면밀히 연구했으며, 시대악기 악단 레 시에클은 작곡 당시 악기를 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다. 베를리오즈가 구상한 음향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작곡가 고향의 교회 종소리를 넣었다.

 

바흐 가문의 칸타타
라이오넬 모이니어(지휘)/복스 루미니스 Ricercar RIC 401

최근 발표하는 음반마다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바로크 전문 앙상블로 자리매김한 복스 루미니스. 이번 신보에서는 바흐 가문의 주요 칸타타를 훑는다. 바흐 가문은 서양음악사에서 200여 년에 걸쳐 50명 이상의 음악가를 배출했다. 이번 음반에는 하인리히 바흐·요한 크리스토프 바흐·요한 미하엘 바흐·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칸타타를 수록했다. 각각의 개성이 담긴 칸타타를 시대악기 편성으로 만난다. 특히 네 대의 트럼펫과 팀파니까지 동원된 크리스토프 바흐의 ‘결국 싸움은 일어나고’는 대편성 칸타타의 짜릿한 감흥을 안겨준다.

 

말러 교향곡 1번
오스모 벤스케(지휘)/미네소타 오케스트라 BIS 2346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는 2003년부터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시도해 왔다. 2012년부터 4년에 걸쳐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집(BIS)을 발매했고, 베토벤 교향곡 전곡과 협주곡 전곡 녹음 또한 선보였다. 2017년부터는 10개의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 일환으로 이번 음반에 말러 교향곡 1번을 담았다. 총 56분 45초에 달하는 시간 동안 들려주는 치밀한 구성과 세밀한 표현력이 집중력을 높인다. 오스모 벤스케는 2020시즌부터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관객과 마주할 예정이다.

 

비발디 ‘사계’
루카 술릭(첼로)/루이지 피오바노(지휘)/아르키 델 아카데미아 디 산타 체칠리아 Sony Classical S80473C

클래식 음악 유튜버로 잘 알려진 투첼로스(2Cellos)의 멤버 루카 술릭의 솔로 데뷔 앨범이다. 투첼로스는 마이클 잭슨의 ‘Smooth Criminal’을 비롯해 팝을 첼로로 연주하는 크로스오버를 시도하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이미 소니뮤직에서 크로스오버 음반 다섯 장을 발매한 바 있다. 첼리스트 루카 술릭은 영국 왕립음악원을 졸업하고 루토스와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했다. 이번 음반에서 그는 오랫동안 매료됐던 비발디 ‘사계’를 연주했다. ‘사계’는 바이올린 협주곡이란 틀을 깨고, 첼로로는 최초로 전곡 녹음했다.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 외
앨리슨 발솜(트럼펫)/시몬 라이트(지휘)/발솜 앙상블 Warner Classics 0190295370060

트럼펫의 매력을 널리 전하고 있는 트럼피터 앨리슨 발솜의 신보다. 일곱 살부터 트럼펫을 시작한 그녀는 길드홀 음악학교에서 존 월리스를 사사하고, 토론토 심포니·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NHK 심포니 등과 협연했다. 2002년 EMI 클래식스에서 데뷔 음반을 발매한 바 있다. 이번 앨범은 트럼펫이 그 어느 때보다 애용됐던 바로크 시대의 곡으로 구성됐다. 헨델 ‘왕궁의 불꽃놀이’, 퍼셀 트럼펫 소나타 D장조, 텔레만 트럼펫 협주곡 TWV51 외에도 바흐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을 트럼펫을 위한 편곡으로 들을 수 있다.

 

프라이빗 패션
마크 배빙턴(피아노) Somm SOMMCD0193

영국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아놀드 백스. 그는 관현악 작품을 보면 단숨에 피아노곡으로 옮길 정도로 음악적 재능이 특출났다고 한다. 영국에서 유럽으로 건너가 후기 낭만주의를 접한 그는 쇤베르크 음렬음악에 묻혀 대중에게 조금씩 잊혀갔다. 영국 근현대 음악에 몰두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마크 배빙턴이 그런 백스를 복권했다. 더불어 백스의 친구이자 연인, 평생의 뮤즈였던 해리엇 코언의 작품도 함께 담았다. 백스의 ‘네 개의 소품’과 코언의 ‘러시아 인상’을 들으면 음악적으로 긴밀한 둘의 관계를 느낄 수 있다.

 

파체 다모레
야쿱 요제프 오를린스키(카운터테너)/막심 에멜야니체프(지휘)/일 포모 도로 Erato 0190295423384

지난해 발매한 솔로 데뷔 음반 ‘아니마 사크라’로 2019 오푸스 클래식 어워드를 수상한 카운터테너 야쿱 요제프 오를린스키가 새 음반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 ‘파체 다모레’는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집이다. 지난 음반이 성스러운 영역이었다면, 이번 음반은 남성 주인공의 사랑과 그에 따른 기쁨·절망·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한 카발리·보레티·보논치니·스카를라티·헨델·오를란디니·마테이스·하세의 작품을 담고 있다. 절반에 이르는 8개의 작품이 최초 녹음이며, 전작과 같이 에멜야니체프가 이끄는 일 포모 도로가 함께 한다.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2집
피터 도노호(피아노) Somm SOMMCD0198

피터 도노호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 프로젝트 2집. 1집이 1770년 모차르트의 14세 무렵 초상을 그렸다면, 2집은 20세 무렵 그가 작곡한 소나타 7·8·9번과 만년의 론도를 담았다. 20세에 불과하지만 그가 35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앨범 수록곡에서는 초로의 문턱에 선 모차르트의 보다 성숙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단짝인 사이먼 래틀과 함께 팀파니로 음악을 시작한 바 있는 피터 도노호는 뛰어난 아티큘레이션을 선보인다. 이는 모차르트 음악의 맑고 산뜻한 소리를 극대화한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D959 외
아르카디 볼로도스(피아노) Sony Classical S80476C

러시아의 피아니스트 아르카디 볼로도스는 성악과 지휘로 음악을 시작했다. 1987년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갈리나 에기아자로바를 사사하며 본격적인 피아니스트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호소력 있는 연주와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로 인정받았다. 볼로도스가 숙고 끝에 슈베르트의 작품으로 돌아온다.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브람스 피아노 작품을 발매한 지 2년 만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D959와 세 개의 미뉴에트 D334·D335·D600을 연주했다. 볼로도스의 다양한 스펙트럼과 진정성 있는 연주로 슈베르트를 충실히 해석해낸다.

 

베토벤 소나타 3·23번
랑랑(피아노) Sony Classical 19075951552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물결에 피아니스트 랑랑 역시 동참했다. 당시 베토벤의 젊은 기개를 담아낸 피아노 소나타 3번과, 베토벤 중기 소나타 중 대표적인 작품인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을 함께 수록했다. 두 곡의 소나타만 보더라도 베토벤의 젊음으로부터 원숙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좇을 수 있다. 화려한 쇼맨십을 자랑하는 랑랑인 만큼, 이번 앨범에서도 강한 타건과 극적인 강약조절이 돋보인다. 국내에서는 한국 라이선스 음반은 발매되지 않고, 수입 CD와 디지털 음원으로만 만나볼 수 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와의 만남
마르타 아르헤리치(피아노) 외 Avanti 10572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2018년 함부르크 콘서트 실황을 모두 담은 박스 세트로 총 일곱 장의 CD로 구성되어 있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에드가 모로, 피아니스트 스티븐 코바체비치·릴리야 질베르시테인, 바리톤 토마스 햄슨, 바이올리니스트 아키코 스와나이, 함부르크 심포니 등 명성 있는 음악 동료들과 함께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준다. 드뷔시·라벨·프로코피예프·베토벤·슈만·생상스 등 작곡가 17명의 작품을 담고 있으며, 특히 세 번째 장에 담긴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는 여전히 눈부신 아르헤리치의 타건을 만날 수 있다.

 

더 베스트 오브 10년
일 볼로 Sony Classical S80479C

클래식 크로스오버 그룹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팝페라 트리오 일 볼로의 신보로, 그들의 지난 10년간 음악 생활을 총망라했다. 2009년 이탈리아의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처음 만난 그들은 이후 팀명인 ‘일 볼로’가 갖는 비행이라는 뜻처럼, 크로스오버 장르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비상해왔다. 이들의 영향력은 국내에서도 발휘되어, 남성 4중창 크로스오버의 인기를 촉발했다. 이번 음반에서는 데뷔 앨범 수록곡들뿐 아니라 푸치니·베르디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까지 보다 성숙해진 그들의 음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서은영 가야금 산조 한숙구류
서은영(가야금)/서수복(장구) GOGEUM GGC19023

신관용류 가야금산조에 이어 두 번째로 발매하는 서은영의 가야금산조 음반이다. 서은영은 지난 2019년 4월,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정달영이 남긴 한숙구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했다. 이 연주를 통해 복원된 한숙구류 가야금산조가 음반으로까지 제작됐다. 정달영이 연주한 한숙구류 가야금산조는 거문고 연주 주법을 인용하거나, 콘소르디노와 하모닉스를 활용한 음색의 변화가 도드라진다. 이러한 특징은 한숙구류 가야금산조를 바탕으로 하지만 정달영의 개인적인 기량이 많이 묻어나는 부분이다.

 

뮤지컬 ‘빅 피쉬’ OST
노버트 리오 버츠(에드워드 블룸)/바비 스테저트(윌 블룸) 외 Broadway Records DC31555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오가는 뮤지컬 ‘빅 피쉬’의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레코딩. ‘빅 피쉬’는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2017년 웨스트엔드 공연 이후, 올 연말 새로운 버전의 국내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공연에서는 동화적 상상력을 최대치로 구현한 퍼펫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앤드루 리파가 작곡한 약 20곡의 넘버로, 작품의 배경이 되는 미국 남부 음악과 블루그래스의 영향을 받았다. 편곡과 음악감독을 맡은 김성수는 원곡의 리듬을 최대한 살리되, 한국적인 정서에 맞도록 극적인 선율을 가미했다.

 

오래된 가야금
이슬기(법금)/서수복(장구) 외 ADCD 619

전통과 현대, 크로스오버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가야금 연주자 이슬기의 새 음반이다. 가야금 레퍼토리 발굴을 위해 지난해 5월 기획해 선보인 공연 ‘오래된 가야금’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내용은 크게 가곡과 취타로 나뉜다. 본래 관현악 반주에 맞춘 노래 형태의 가곡과 관악기 위주의 음악인 취타를 가야금 독주 및 가야금·생황·장구의 편성으로 선보인다. 계면 다스름·여창 계면 이수대엽·태평가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김효영(생황)·서수복(장구)·이승희(해금)이 함께 참여했다.

 

영화 ‘파바로티’ OST
루치아노 파바로티· 안드레아 보첼리(테너) 외 Decca DD41198

론 하워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파바로티’의 개봉을 앞두고 영화의 사운드 트랙 앨범이 발매됐다. 파바로티의 일생을 조명한 영화인만큼 그의 음악 인생이 이번 앨범 한 장에 응축돼있다.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한 전성기 시절 부른 ‘내 앞길에 펼쳐질 행복한 미래여’ ‘남몰래 흘리는 눈물’ ‘별은 빛나건만’부터 말년에 자선 음악회 ‘파바로티와 친구들’에서 불렀던 슈베르트 ‘아베 마리아’ ‘미스 사라예보’까지 수록됐다. 도밍고, 카레라스와 함께 열창한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또한 담겨있다. 영화 ‘파바로티’의 여운을 이어갈 풍성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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