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주요 공연 일정 총정리 (2) 하반기 클래식 음악·국악·연극·뮤지컬·무용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2년 2월 21일 9:00 오전

2022년 주요 클래식 일정 총정리

(2) 하반기 클래식 음악·국악·연극·뮤지컬·무용

 

JULY 7

©vedon

뉴욕 필의 두 핵심 지휘자가 내한한다. 지난 2014년 앨런 길버트와 마지막으로 내한했던 뉴욕 필은 얍 판 츠베덴(1960~)과 함께 8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018년부터 뉴욕 필을 이끄는 츠베덴은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최연소 악장으로 취임했으며, 세인트루이스 심포니를 객원지휘하며 미국 무대에 데뷔했다. 올해 180주년을 맞는 뉴욕 필이 선보일 레퍼토리가 벌써 기대를 모은다(7월 중). 앨런 길버트(1967~)는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다. 그는 뉴욕 필 재임 시절에 현대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뉴욕 필 비엔날레’를 개최하며 “뉴욕 필의 DNA를 근본적으로 바꿨다”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가 초연한 진은숙(1961~)의 ‘권두곡(Frontispiece)’을 선보인다. 책의 첫머리를 가리키는 권두(卷頭)를 제목으로 한 이 작품은 스크랴빈, 라벨 등이 남긴 작품의 첫머리 선율을 차용해 콜라주한 작품이다.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을 키안 솔타니(1992~)와의 협연으로 선보이고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도 준비했다(29일).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15년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추며 국내에 처음 이름을 알린 지휘자 라파엘 파야레(1980~)가 몬트리올 심포니와 내한한다.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오케스트라(SBYO) 단원 출신인 그는 주빈 메타, 샤를 뒤투아의 뒤를 이어 몬트리올 심포니를 이끌고 있다. 이번 내한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1979~)이 동행할 예정이다(5·7·8일).

독일 악단들의 내한도 체크해놓을 것. 슈투트가르트 방송교향악단을 거쳐 2015년부터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프랑수아 그자비에 로트(1971~)와 악단이 내한한다. 1827년 창단된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는 브람스 2중 협주곡, 말러 교향곡 5번 등을 작곡가들의 지휘로 초연한 유서 깊은 악단이다. 이번 무대에서 클라라 주미 강과 생상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선보일 예정이다(7월 중).

지난해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 우승(피아노 부문)을 차지한 김수연(1994~)이 독주회를 갖는다. 우승 이후 가진 공연에서 쇼팽·라벨·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을 선보인 그가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작품을 들려줄지 기대를 모은다. 올해는 몬트리올 심포니와 협연을 포함해 북미 투어를 앞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타인웨이(Steinway&Sons) 레이블과도 첫 데뷔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다(21일). 신예들의 무대는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1996~)으로 이어진다(26일). 그는 서울대 재학 중 도미하여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졸업하고 하얼빈 콩쿠르 2위, 어빙 클라인 현악 콩쿠르 3위, 토머스 앤 에본 쿠퍼 콩쿠르 1위에 이어 2019년 막스 로스탈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수상했다. 2012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6번을 비롯해 이자이 바이올린 소나타 5번 ‘전원’과 버르토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랩소디 1번 Sz86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음악 세계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금호솔로이스츠·앙상블블랭크 등과 함께 무대를 통해 실내악에 대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프로그램은 아직 미정이나 시대를 아우르는 레퍼토리로 공연을 선보여온 그가 이번 무대에서 어떤 작곡가에 파고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예람(1996~)은 장윤성/부천필과 함께 프랑스 작곡가 이베르(1890~1962)의 플루트 협주곡을 선보인다(22일). 이 작품은 당시 저명한 플루티스트였던 마리셀 모이즈의 의뢰로 작곡된 곡으로 플루트의 기교와 화려한 음색이 부각된 작품이다. 박예람은 13세에 프랑스 생모 음악원을 마치고 19세에 파리고등음악원에 입학하며 일찍부터 영재로 주목받았다. 현재 아비뇽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수석으로 활동하며 생모 음악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임원빈 기자

CLASSICAL MUSIC AUGUST 8

관악·실내악·교향악·합창 등 다채로운 음악 축제가 열리는 여름이다. 제27회를 맞이한 제주국제관악제가 먼저 축제의 포문을 연다(8~16일). 영국 코리 밴드·미국 웨스턴 일리노이 대학 관악단·프랑스 생토메르 하모니 오케스트라·대만 대만 국립사범대 관악단 동우회·벨기에 벨기에 브라스 앙상블·이탈리아 피터 스타이너에서 온 흥겨운 관악기 선율을 제주도 일대에서 즐겨보자.

롯데콘서트홀이 주최하는 클래식 레볼루션(예술감독 크리스토프 포펜)은 특정 작곡가를 집중 탐구하는 음악 축제다(12~21일). 베토벤(2020), 브람스·피아졸라(2021)에 이어 올해는 멘델스존(1809~1847)과 코른골트(1897~1957)가 선정됐다. 두 작곡가의 연결고리는 독일 고전음악의 전통을 존중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창조했다는 점. 서울시향, KBS교향악단을 비롯해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김태형(피아노) 등이 독주부터 실내악, 협연에 이르는 다채로운 음악 성찬을 벌인다.

치열한 축제의 장에 작지만 막강한 새 얼굴이 등장했다. 스테이지원이 기획한 실내악 축제로, 제1회 랑데부 드 무지크다(21~25일). 당대에 레퍼토리로 자리 잡지 못하고 사라졌거나, 연주 기회가 적은 동시대 음악을 조명한다. 에이미 비치(1867~1944)·레베카 클라크(1886~1979)·나디아 불랑제(1887~1979)·다리우스 미요(1892~1974)·케빈 퍼츠(1972~)·김택수(1973~) 등의 실내악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축제의 부제는 ‘20세기의 르네상스’다. 국립합창단(예술감독 윤의중)은 ‘서머 코랄 페스티벌’에서 영국 작곡가 본 윌리엄스(1872~1958)의 교향곡 ‘바다’를 선보인다(22일). 월트 휘트먼(1819~1892)의 시 ‘바다의 표류’(Sea Drift) 등의 작곡가가 축약한 가사에 음을 붙였다. 20세기 초 영국 교향곡과 합창음악의 새 장을 연 작품으로, 독특한 구조와 장대한 규모로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힉엣눙크’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세종솔로이스츠의 ‘힉엣눙크!’는 ‘지금’ 떠오르는 세계 음악계의 화두를 ‘여기’로 가져오기를 추구하는 축제의 장이다(8~9월 중). 그중 폴 살레니가 작곡한 음악극은 40여 년간 하버드 음대와 버클리 음대에서 재직하며 중요한 작곡가로 자리매김한 한국계 작곡가 얼 킴의 행적을 쫓는다. 티네 팅 헬세트(트럼펫), 필립 퀸트(바이올린), 뉴욕 필 악장 프랭크 황(바이올린) 등 세계적인 음악가도 축제를 찾는다.

축제의 계절이지만, 놓치면 아쉬울 독주회도 열린다. 작년 6년 만에 열린 제18회 쇼팽 콩쿠르에서 참가자와 심사위원으로 만난 피아니스트 이혁(2000~)(4일)과 당 타이 선(1958~)(21일)이 각각 독주회를 갖는다.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부상한 이혁은 한국인으로서 유일하게 쇼팽 콩쿠르 결선에 오르며 국내외 음악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그해 겨울 제17회 아니마토 콩쿠르에서 쇼팽 레퍼토리로 우승을 거뒀다. 아니마토 콩쿠르는 프랑스 예술법인 아마토 협회가 피아노 대회 입상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대회로, 작년에는 쇼팽 작품으로만 경연을 펼쳤다. 16세에 차이콥스키 음악원에 입학한 이혁은 모스크바 청소년 쇼팽 콩쿠르 우승(2012), 하마마츠 콩쿠르 3위(2018)에 올랐다.

박서정 기자

SEPTEMBER 9

지난 1월에 정명훈(1953~)이 KBS교향악단의 명예직인 ‘계관 지휘자’로 위촉됐다. 9월 공연에서는 생상스 교향곡 제3번 ‘오르간’ 등을 지휘한다(1일). KBS교향악단은 앞으로도 지휘자 정명훈과 연간 한두 차례 함께할 예정이다. 이외 정명훈은 9월에 피아니스트로서도 무대에 오른다(15일). 과감한 시도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1947~)와 크레메라타 발티카(2일)는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를 레퍼토리로 내세웠다. 지휘자 파보 예르비(1962~)가 직접 일군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한다(3일). 오케스트라는 2011년부터 그의 멘토링 안에서 에스토니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등 개성을 구축해오고 있다. 첫 내한으로 바이올린·첼로 수석 단원이 브람스의 2중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이다.

지휘자 롱유(1964~)와 음악감독인 상하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내한도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며 열린다(28일~). 이 오케스트라는 2018년 도이치 그라모폰과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자금성에서 열린 도이치 그라모폰 설립 120주년 기념 음악회의 실황 음반을 출시하는 등 세계 음악 시장의 시선을 한껏 받고 있다. 9월은 피아니스트 장 하오첸, 10월에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소프라노 이명주와 협연한다.

9월의 무대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것들은 ‘성악’이다.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토(4일)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14·20일), 두 디바가 차례대로 내한할 예정. 특히 조이스 디도나토(1969~)는 3년 전 내한을 함께한 고음악 단체 일 포모 도로와 ‘Eden’이라는 타이틀로 돌아온다. 휴머니스트로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전해온 그는 헨리 퍼셀의 ‘킹 아더’ 중 ‘당신의 어떤 힘으로’, 카벨리의 오페라 ‘칼리스토’ 중 ‘나무그늘이여’,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없는 질문’ 등을 들려준다.

제19회를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11월까지 이어진다(29일~). 개막작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하고 2023년 독일 만하임국립극장에도 오를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이탈리아 페라라시립극장·독일 만하임극장·광주시립오페라단과 합작으로 진행되며, 2025년까지 해외 극장과의 교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Jean-Baptiste Millot

오보이스트 프랑수아 를뢰(1971~)는 피아니스트 에마뉘엘 스트로세(1965~)와 함께 리사이틀을 연다(29일). 파리 오페라·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수석을 역임한 그가 생상스·풀랑크·드뷔시·뒤티외 등의 프랑스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 첼리스트 양성원(1967~)과 피아니스트 엔리코 파체(1967~)는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변주곡 전곡 연주로 또 한 번의 깊은 음악적 호흡에 돌입한다(25·29일).

허서현 기자

CLASSICAL MUSIC

October 10

10월은 실내악의 계절이다. 2006년과 2016년, 두 차례 내한한 타카치 콰르텟이 창단 45주년을 맞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1978~)을 새로운 비올리스트로 영입했다. 이를 기념하며 그의 고국인 한국에서 특별한 무대를 준비 중이다(6일). 베를린 필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하는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은 정형화된 현악 앙상블의 틀을 깨고 2명의 바이올린 주자와 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로 구성하여 넓은 스펙트럼의 레퍼토리를 선보인다(7·9일). 2012년 베를린에서 창단한 비전 스트링 콰르텟은 제네바 콩쿠르, 멘델스존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단원들은 직접 작·편곡까지 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녔다. 창단 10주년을 앞둔 이들이 의미 있는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29일). 매년 10월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티엘아이실내악축제(18~30일)와 어텀실내악페스티벌(20~23일)도 놓치면 아쉽다. 서울국제음악제(22~30일)에서도 세 번의 실내악 시리즈가 펼쳐진다.

©Oliver Helbig/LANDSCAP

영국을 대표하는 두 악단이 한국을 찾는다. 4년 만에 내한하는 런던심포니(14·16일)는 2017년부터 음악감독인 사이먼 래틀(1955~)과 함께한다. 2023년부터 래틀이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수석 지휘자로 취임하기에 래틀/런던 심포니의 마지막 내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함께 무대를 장식할 피아니스트 조성진(1994~)의 협연 또한 기대할 만하다. 최근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임명된 산투 마티아스 로우발리(1982~)의 내한도 있다(19일). 유연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가 내재된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1979~)이 함께 무대에 선다.

©Hamelin Sim Cannety Clarke

주목할 만한 해외 음악가가 대거 한국을 찾는다. 16세에 도이치 그라모폰의 최연소 아티스트로 계약하며 주목받은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2001~)가 첫 리사이틀을 준비하고 있다(4일). 비루투오소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1961~)이 10년 만에 내한하며(8일), 바이올리니스트·지휘자로 활약 중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1967~)는 대구에서 바흐의 바이올린 무반주 소나타·파르티타 전곡 연주를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백건우(1946~)의 독주회도 주목하길. 스페인의 민족음악을 바탕으로 따뜻한 선율을 그려낸 엔리케 그라나도스(1867~1916)의 모음곡 ‘고예스카스’를 선보인다.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그라나도스의 진면모를 접할 수 있는 시간으로 휴식 없이 한 호흡으로 연결된다. 백건우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장혜선 기자

NOVEMBER 11

전통적으로 해외 유명 악단과 연주자의 내한 공연이 몰려 있어, 음악 애호가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달이다. 올해도 굵직한 내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Lisa Marie Mazzucco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중심, 독일 베를린을 대표하는 악단 중 하나인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가 26년 만에 두 번째 서울 공연을 개최한다(5일). 2017/18 시즌부터 악단을 이끄는 로빈 티치아티(1983~)가 지휘봉을 잡고, 피아니스트 이매뉴얼 액스가 협연자로 오른다. 1981년 창단한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베토벤·슈베르트·멘델스존에 이르는 독일 레퍼토리를 선보인다(8·9일).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1976~)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4번을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음악적 동반자 관계로, 끈끈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한다. ‘클래식 음악 그 자체’(더 가디언)로 통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츠하크 펄먼(1945~). 두 차례의 연기 끝에 내한한다(9일). 그래미상 16차례, 에미상 4차례를 수상하고,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과 이스라엘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제네시스상을 받는 등 펄먼의 65년 음악 여정은 그 누구도 이루기 어려운 업적으로 가득하다.

©Felix Broede/Sony Classical

피아니스트의 향연이다. ‘프렌치 베토베니언’ 프랑수아 프레데리크 기(1969~)는 2017년부터 금호아트홀에서 선보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를 마무리한다(9·10일). 특히 베토벤의 마지막 세 소나타를 연주하여 숭고하고도 짙은 여운을 기대해볼 만하다. 그라모폰상이 사랑하는 독일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1987~)의 첫 내한 독주회도 예정되어 있다(15일). 2020년 아시아 투어의 재개인 만큼, 당시 탄생 250주년을 맞았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로 모든 프로그램을 채웠다. 17번 ‘템페스트’, 8번 ‘비창’, 25번, 21번 ‘발트슈타인’이다. 레비트는 2019년 발매한 베토벤 소나타 전집(Sony)으로 ‘그라모폰’ ‘오푸스 클라식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샤를 리샤르 아믈랭(1989~)은 쇼팽 24곡의 프렐류드와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즈’ Op.22,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쿠프랭의 무덤’으로 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18·20일).

건강상의 이유로 작년 내한이 취소됐던 엘리소 비르살라제(1942~)의 독주회도 열린다(24일). 러시아 피아니즘의 적통자이자 세계 음악계의 스승인 비르살라제는 모차르트와 베토벤, 쇼팽과 슈만에 깊은 애정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슈만 해석의 제일가는 피아니스트로 손꼽힌다.

굵직한 공연 속 싱그러운 신예들의 무대도 눈에 띈다. 발매 예정인 음반을 포함, 21세의 나이에 벌써 5장의 인터내셔널 음반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의 리사이틀이다(4일). 작년 데뷔 리사이틀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으로 “자신의 시대를 선언”한 피아니스트 임윤찬도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22일).

박서정 기자

CLASSICAL MUSIC DECEMBER 12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12월의 문턱을 넘은 무사히 넘은 관객의 손에는 우선 피아니스트 조성진(1994~) 협연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내한 공연이 쥐어진다(3·5일). 2018년 내한 당시 마리스 얀손스 대신 무대에 올라 확신에 찬 ‘봄의 제전’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지휘자 주빈 메타(1936~)가 함께한다. 9월에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내한한 파보 예르비는 그의 수족 도이치 카머 필과 다시 한국을 찾는다(15~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오케스트라는 2021/22 시즌부터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아지즈 쇼하키모프(1988~)와 함께 한다(15~22일). 협연자는 4월에 내한한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로, 유서 깊은 오케스트라에 젊은 에너지가 더해진 공연이다.

이틀에 걸쳐 열리는 율리아 피셔(1983~)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파르티타 전곡 연주도 기대를 모은다(7~8일). 완벽한 테크닉과 방대한 레퍼토리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그녀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이 그 바탕에 깔려있다. 바이올리니스트지만 피아니스트로서 협주곡을 연주하는 무대에 데뷔할 만큼 그 실력과 이해 범위가 넓다. 2019년 런던 필과의 협연 후, 2부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깜짝 등장해 끝까지 음악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가 가진 음악의 깊이가 어디까지 닿는지, 바흐의 마스터피스를 통해 확인할 기회다.

 ©JiyangChen

이안 보스트리지(1964~)와 줄리어스 드레이크(1959~) 듀오의 리사이틀(12월 중), 에릭 루(1997~) 피아노 독주회(6일) 등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 여부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엿볼 수 있는 12월이다. 계절에 걸맞은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레퍼토리로 두 바리톤 이응광(2일)·토마스 햄슨(17일)이 각각 리사이틀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응광(1981~)은 스위스 바젤 극장 전속 가수로 유럽 공연장을 거쳤고, 토마스 햄슨(1955~)은 미국 바리톤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성악가이다.

오페라단들도 연말에 자신 있는 레퍼토리를 대문에 걸었다. 국립오페라단(1~4일)과 대구오페라하우스(21~24일)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솔 오페라단(9~11일)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일 예정. KBS교향악단·부천필·심포니송도 예년과 같이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연말을 이미 계획 중이다. 외에도 롯데콘서트홀·예술의전당 등 다양한 극장 및 연주 단체에서 송년 음악회를 빽빽이 계획하며 다가올 한해의 무사안일을 기원하고 다짐 중이다.

허서현 기자

TRADITIONAL MUSIC

전통의 요람부터 새로운 창작까지

국립극장의 2022 시즌은 올해 상반기까지 발표됐다. 국립창극단의 상반기 공연은 신작 ‘리어왕’(3.17~27)이다. 극작가 배삼식이 셰익스피어 ‘리어왕’의 스토리를 극본으로 완성했다. 안무가 정영두가 처음으로 연출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시즌에서 젊은 소리꾼들의 면모를 조명하며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던 국립창극단 ‘절창’(6.25·26)은 올해도 이어진다. 단원 민은경과 이소연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민은경은 국악 오디션 프로그램 ‘조선판스타’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해 사랑을 받은 창극 ‘춘향’(5.4~8)도 올해 재공연에 오른다. 판소리 ‘춘향가’가 원작으로, 감각적인 음악과 동시대적 무대 미학이 호평을 받았다. 김명곤(연출), 유수정(작창), 김성국(작곡·음악감독) 등이 함께 제작했다.

올 하반기 재건축을 예정하고 있는 국립정동극장은 2년간 인근의 이화여고100주년기념관 및 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시즌 공연을 이어간다. 7월에 진행될 청년국악인베이팅사업 ‘청춘만발’(7월)을 통해 올해도 젊은 국악인 발굴과 지원을 계속해나간다.

전통음악에 동화를 접목시켜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연은 국립국악원에서 상설로 진행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토요 국악 동화’(2.5~12.24)를 만날 수 있다. 집지킴이 신들을 소재로 한 어린이 국악극 ‘수상한 외갓집’을 2월 시작으로 하여 한 해 동안 진행된다.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진행하는 또 하나의 상설 공연 ‘토요명품’(1.8~12.14)은 매주 토요일 3시에 열린다. 매달 첫 주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무형유산 작품’을 선보이며, 종묘제례악·영산재를 비롯해 판소리, 가곡, 처용무, 강강술래, 농악 등을 만날 수 있다. 전통음악과 무용은 물론 오늘날에 창작된 국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이며, 초심자를 위해 문턱도 낮춘 맞춤형 공연이다.

하반기에는 두산아트센터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추다혜의 신작(9.27~10.15)을 선보인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명상 콘서트 ‘반향’(12.2·3)은 올해 작곡가 이건용의 음악을 중심으로 공연을 구성한다. ‘저녁노래 1’ 등의 음악적 명상의 주제 작품과 작곡가가 ‘침묵’을 주제로 작곡한 초연 작품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현악시리즈 ‘황홀경’(6.15)에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그간의 레퍼토리 중 많은 사랑을 받은 곡과 미디어 아트 작가 이이남의 작품이 만나 한국적 해학이 담긴 무대를 꾸민다.

허서현 기자

THEATRE

불확실성 시대의 연극

지난해 SF연극이 주목할 만한 흐름을 보였다.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진 지금, SF 창작물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올해도 대학로 최초의 SF 연극 페스티벌인 제7회 SF연극제(4.13~5.8)가 소극장혜화당에서 개최된다. 하반기에 열리는 제12회 서울미래연극제(10월 중)는 대중적 흐름에 편승하지 않는 창작자들의 작품이 대거 오른다. 이중 SF 연극도 여럿 올라갈 예정이니 주목하길. 한편, 국립극단·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동 제작으로 선보이는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11.2~27)도 SF연극이다. 2021년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한 연출가 정진새의 신작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반대로 걷는 한 사람에게서 시작하여 게임·증강현실 등을 소재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2018년 초연해 ‘SF멜로드라마’라는 평을 받은 창작집단 LAS의 ‘산책하는 침략자’(11.11~13)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동명 영화(구로사와 기요시)를 원작으로 하는 이 연극은 지구 정복이 목표인 외계인들이 사람들의 특정 개념을 빼앗는다는 이야기다.

©샘컴퍼니

고전을 좋아한다면 즐거운 한 해가 될 것이다. 상반기에는 배우 황정민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숨 막히는 셰익스피어의 ‘리차드 3세’(1.11~2.13)가 공연된다. ‘소설, 연극으로 읽다’를 주제로 2013년 처음 시작한 ‘산울림 고전극장’은 매년 가장 주목받는 신진 단체와 함께 고전문학을 연극으로 제작한다. 작년에는 헤밍웨이·조지 오웰·제인 오스틴 등 영미 고전을 연극으로 올렸다. 그중 가장 화제가 됐던 ‘동물농장’(2.23~27)과 ‘휴식하는 무늬’(3.2~6)의 앙코르 공연을 선보인다. 하반기에는 세 개의 고전 작품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경기도극단은 예술감독 한태숙이 연출을 맡아 욕망 앞에 파멸해 가는 ‘맥베스’(11.3~13)를 무대로 불러온다. 한태숙은 ‘맥베스’를 부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레이디 맥베스’로 찬사를 받은 바 있어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인 몰리에르의 ‘스카팽’(11.23~12.25)이 올해도 오르며,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광보는 버나드 쇼의 ‘세인트 죠운’(10.5~30)을 새롭게 선보인다.

젊은 창작자들의 실험실 두산아트센터는 ‘두산아트랩’으로 2022년을 시작하고 있다. 1월부터 3월까지 8팀의 창작자가 젠더, 주거문제, 현대인의 고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극단도 3~4월 두 달간은 올해 ‘창작공감: 연출’ ‘창작공감: 작가’ 공모를 통해 1년간 개발한 6개 공연을 완성된 모습으로 드러낸다. ‘장애와 예술’을 주제로 작업을 선보일 세 명의 연출가 강보름·김미란·이진엽과 동시대 담론을 중심으로 집필을 원하는 극작가 김도영·배해률·신해연이 함께한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연극 공연을 영상화하는 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11월 OTT 플랫폼인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의 문을 열었다. 국내 극단이 자체적으로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는 ‘소년이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를 비롯해 2022년 작품 일부도 새롭게 서비스한다.

국립극장이 이번 시즌 처음 선보인 ‘NTOK Live+’는 영국·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 극장의 실황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2월 ‘로미오와 줄리엣’(2.17~20)은 2020년 여름, 영국 국립극장에서 17일간의 촬영으로 완성했다. 이언 릭슨의 연출과 코너 맥퍼슨의 각색의 ‘엉클 바냐’(2.24~27)는 2020년 초연 당시 비평가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공연이 갑자기 중단되고, 공연 팀은 헤롤드 핀터 극장으로 돌아와 이 작품을 영상으로 남겼다. 이처럼 올해도 연극계는 불확실성 시대에 새로운 연극을 탐구하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장혜선 기자

 

MUSICAL

뜨거운 전율이 가득한 뮤지컬

코로나 시기 세계 뮤지컬 시장의 대안이 된 한국. 올해 상반기까지 내한 뮤지컬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한 차례 개막 연기를 겪은 뮤지컬 ‘라이온 킹’ (1.26~3.18)인터내셔널 투어는 서울과 부산 두 곳에서 개최된다.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여 야생 밀림을 연상시키는 동물 캐릭터 표현, 마을 하나를 통째로 옮긴 듯한 스케일이 눈을 사로잡는다.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Shadowland’ 등 팝적으로 아름다운 선율과 아프리카 대륙의 요동치는 기운을 품은 ‘라이온 킹’의 음악은 이국적인 아프리카 야생의 무대로 단숨에 관객을 인도한다. 1997년 11월 13일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래 지금까지 세계 25개 프로덕션에서 1억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관람했으며, 이번 인터내셔널 투어에는 연출가 줄리 테이머를 비롯해 오리지널 제작진이 참여해 브로드웨이 공연 그대로의 강렬한 무대를 선사한다.

프랑스 뮤지컬의 걸작을 원어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2.25~3.13)이 앙코르 공연을 연다. 빅토르 위고의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배우와 댄서가 분리되어 있는 프랑스 뮤지컬 특유의 양식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송스루 뮤지컬로, 이탈리아의 가수이자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1946~)의 음악은 추한 외모의 꼽추 콰지모도와 성당 대주교, 근위대장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과 혼란하던 당대 사회상까지 아름답게 그려낸다. 콰지모도 역에는 깊은 울림을 전하는 안젤로 델 베키오와 애절한 목소리의 막시밀리엉 필립이 캐스팅됐다. 대표 넘버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르는 그랭구와르 역엔 한국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존 아이젠과 프랑스에서 20주년 기념 무대에 올랐던 플로 칼리가 새롭게 합류한다.

두 편의 초연작을 주목할 것. 멕시코의 화가이자 혁명가 프리다 칼로(1907~1954)가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삶의 고통에도 환희를 외쳤던 그의 일생을 다룬 창작뮤지컬 ‘프리다’(3.1~5.29)가 초연된다. 극작가 추정화와 작곡가 허수현이 함께한 작품으로, 꾸준한 수정과 보완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프리다’는 2020년 제14회 DIMF 창작지원작으로 선정, 그해 DIMF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하고 이듬해 제15회 DIMF 공식 초청작으로 상연된 바 있다. 최정원·김소향·전수미·리사 등의 캐스팅 라인업을 공개됐다. 브로드웨이를 달군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국 라이선스 공연이 오는 12월 관객을 찾는다. CJ ENM이 브로드웨이에서 공동 프로듀싱한 작품으로, 지난해 제74회 토니어워즈에서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최우수작품상을 포함해 10개 부문을 석권했다. ‘물랑루즈!’는 1890년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클럽 물랑루즈의 가수와 젊은 작곡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동명의 원작 영화에서 재해석한 히트 팝 음악과 마돈나·엘튼 존·시아·비욘세·레이디 가가·아델·리한나 등 유명 팝 가수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022년 한국에 문을 열 물랑루즈는 어떤 모습일지 사뭇 기대를 모은다.

제16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6.24~7.11)은 코로나의 여파를 딛고 2년 만에 글로벌 공연팀 초청을 재개한다. 프랑스·러시아·슬로바키아·호주·미국·남아프리카공화국 합작 뮤지컬 등 다양한 해외 작품 라인업으로 뮤지컬 팬을 사로잡을 예정. 창작뮤지컬 개발과 인재 발굴이라는 축제의 역할에도 더욱 충실히 임하고 있다. 어느덧 뮤지컬 배우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DIMF 뮤지컬스타’는 1월부터 접수를 시작해 3월부터 경연을 시작한다. 뮤지컬 전문가 양성을 위한 ‘DIMF 뮤지컬아카데미’는 교육생과 함께 8개월간의 대장정을 이어간다. 뮤지컬 배우 과정, 창작자 과정(작가·작곡가)으로 운영되는 해당 교육은 약 50명 내외의 교육생을 선발해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국내 강사진과 뮤지컬 전문가로서 역량을 쌓아갈 예정이다.

박서정 기자

DANCE

움츠린 공연계 속 부지런한 무용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신작들이 쏟아져 나온다. 국립발레단은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아 신작 ‘고집쟁이 딸’(6.8~1)을 선보인다. 장 도베르발의 원작으로 농부를 사랑한 부잣집 딸과 그 사랑을 반대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다. 프랑스 대혁명 때 초연되어 가장 오래된 전막 발레로 알려져 있다. 국립발레단은 1960년 영국 로열발레단이 초연한 프리데릭 에쉬튼 안무 버전을 선택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안무가 허성임과 랄리 아구아데의 신작(9.30~10.2)을 선보인다. 사회의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무용과 음악, 시각예술 등으로 전하는 허성임은 ‘떨어짐에 대한 두려움’을 소재로 신작을 선보인다. 스페인 안무가 랄리 아구아데는 ‘집단 속 개인을 드러내는 작은 차이의 위대함’이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신작 ‘승화’를 선보인다. 2020년 한국인 무용수 오디션을 진행하고 2021년 원격으로 댄스필름 ‘승화’를 제작하는 등 오랜 호흡으로 탄탄히 준비해 왔다.

클래식 음악을 안무로 재해석한 공연도 기대를 낳는다. 전통의 원형 보존과 동시대 안무가와의 협업을 진행해온 경기도무용단은 정나라/경기필하모닉과 함께 한국무용의 변용을 꿈꾼다. 전통춤과 클래식 음악이 함께 하는 시간으로 윤성철이 안무를 맡았다(4.15~17). 국립발레단은 ‘트리플 빌’(11.18~20)을 제목으로 바흐·베토벤·쇼팽의 작품을 안무로 재구성한 ‘Ssss…’(안무 에드워드 클러그)와 ‘Artifac II’(안무 윌리엄 포사이드), 우베 숄츠의 교향곡 7번을 공연한다.

축제도 풍성하다. ‘즉흥’은 예술가에게 내재된 가장 솔직한 표현 방식이다. 제주도와 서울 등지에서 펼쳐지는 몸짓의 순수한 원형은 제7회 제주국제즉흥춤축제(5.17~21)와 제22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5.23~28)에서 만나볼 수 있다. 클래식 발레부터 모던 발레까지 작품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국내 발레의 지형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6.7~29)가 열린다. 올해로 25주년을 맞는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이하 시댄스)도 어김없이 돌아온다(9.22~29).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 무용제로 자리 잡은 시댄스는 지난해는 스페인·프랑스·벨기에·한국 등이 참여해 총 14개국에서 77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참가한 무용단(또는 안무가)이 79개에 이르며 축제 발족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선보였다.

해외 발레단의 내한도 이목을 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발레 시어터는 이들의 뿌리가 속한 러시안 레퍼토리를 전면으로 내세운다(9.14~18).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와 루드비히 밍쿠스의 ‘라 바야데르’ 등을 선보인다. 두 작품 모두 1877년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수석무용수를 가리켜 ‘별’을 뜻하는 ‘에투알’이라고 부른다. 150명의 단원 중 오직 16명만이 에투알의 영광을 안는다. 그리고 그 별 중 지난해 수석무용수에 임명된 박세은이 있다. 그는 오는 여름 ‘파리 오페라 발레 2022 에투알 갈라’(7.28~29)를 제목으로 발레단의 에투알인 마티아스 에만, 폴 마르케 등과 함께 공연을 선보인다.

임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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