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객석’이 추천하는 이달의 신간 | 바흐는 바흐다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2년 6월 20일 9:00 오전


INTO THE BOOK

예술을 담은 책 | 글 이의정 수습기자     


 

바흐는 바흐다

나주리 저 18,000원 ┃ 모노폴리

당신의 바흐는 어떤 바흐인가? 음악의 아버지·천재·고전주의자·계몽주의자·교회음악가·세속음악가·대중음악가. 음악사 속에 그처럼 많은 수식어를 부여받은 작곡가도 드물 것이다. 베토벤·멘델스존과 같은 작곡가를 비롯하여 음악학자 슈피타·포르켈까지, 바흐를 해석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음악학자 나주리는 바흐 앞에 붙는 수식어의 시초를 찾아 나선다. 대체 누가, 언제, 왜 바흐를 그 용어로 해석했는지 말이다. 300년간 축적된 바흐의 이미지는 하나로 일치되지 않으며, 각 세기 사회의 의도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의 사료를 통해 이해하는 바흐는 당신이 익숙히 생각해오던 바흐가 아닌 또 다른 바흐를 소개해 준다.

 

재즈, 끝나지 않는 물음

남예지 저 16,000원 ┃ 길마바람

재즈를 감상하는 다양한 방법에 인문학적 사유를 추가하는 본 서적은 철학·정신분석학·미학 등 각종 학문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기존의 재즈 서적이 음악 내적, 즉, 연주자·작품·화성 등 음악 자체를 주축으로 연구해왔다면, 저자는 재즈의 의의·해석·영향력 등과 같이 음악 외적인 영역을 끌어내 재즈 담론의 지평을 더욱 확장하고자 한다. 더 깊어질 우리의 재즈를 위하여, 또 이를 통해 깊어질 우리의 사유를 위하여.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문학박사인 저자는 말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모두 ‘재즈를 하고 있다’”라고(p.233). 음악을 포함한 더 넓은 지평의 재즈를 공부하고 고심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잘 나가는 모차르트 개런티는 얼마일까?

야마네 고로 저 ┃ 정은희 역 16,000원 ┃ 시그마북스

수많은 서적이 작곡가의 삶·작품·해석 등 다양한 주제어로 음악사를 조명해 왔다. 그러나 이 서적은 우리가 익숙하게 다루었던 ‘음악’을 살짝 밀어 놓고, 음악을 통한 ‘경제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 시대 최고의 거장은 과연 당대에도 최고의 인기 스타였을까? 저자는 동시대 작곡가 둘을 비교하여 작곡가의 비즈니스 실적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한다. ‘바흐 vs. 헨델’, ‘모차르트 vs. 살리에리’와 같이 익숙한 조합부터, ‘하이든 vs. 보케리니’, ‘프로코피예프 vs. 스트라빈스키’와 같이 조금은 낯선 조합까지. 연봉 그래프, 경제력 등급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작곡가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플레이리스트: 음악 듣는 몸

김호경 저 15,000원 ┃ 작업실유령

녹음의 발명은 악보 시장의 변화를, LP와 CD의 발명은 연주 시장의 변화를, MP3플레이어의 발명은 작품 길이의 변화를 가져왔다. 듣는 방식의 변화는 음악 자체와 음악의 의미를 변화시킨다. 21세기 바로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듣는 방법의 변화’는 무엇일까? 저자는 ‘플레이리스트’를 변화로 꼽았다. 다양한 음원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제시한다. 이 플레이리스트가 엮인 기준은 느낌, 기분, 분위기와 같이 ‘정서’와 관련되어 있으며, 우리는 한 번의 터치로 가볍게 그 기분을 입는다. ‘청각’의 음악이 아닌 ‘촉각’의 음악을 입고, 익숙한 음악을 낯설게 감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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