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4
앙상블 르 콩소르
바로크의 언어로 오늘을 말하다
첫 아시아 투어로 한국을 찾는 프랑스 바로크 앙상블, 역사주의 연주에 담긴 우아함과 즉흥성에 대하여

©Julien Benhamou
역사주의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프랑스 바로크 앙상블, 르 콩소르가 오는 6월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2015년 파리에서 결성된 르 콩소르는 단순히 옛 음악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이들은 철저한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바로크 음악 속에 살아 숨 쉬는 즉흥성과 우아함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 왔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바로크 시대의 핵심 장르, 트리오 소나타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테(1995~)와 소피 드 바르도네슈가 연주하는 두 대의 바이올린, 그리고 아나 살젠스탱(첼로)과 쥐스탱 테일러(1992~, 하프시코드)가 이끄는 바소 콘티누오가 빚어내는 대화는 치밀한 시대적 해석 위로 대담한 통찰과 우아한 뉘앙스를 더한다.
르 콩소르에게 메일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 명의 연주자가 함께 의견을 나누며 작성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들은 6월 말 내한공연에서 코렐리(1653~1713), 퍼셀(1659~1695), 비발디(1678~1741), 라모(1683~1764) 뿐 아니라 몽테클레르(1667~1737), 달라바코(1675~1742), 당드리외(1682~1738) 등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곡가들의 작품까지 폭넓게 탐구하며, 바로크 트리오 소나타의 다채로운 풍경을 한자리에서 펼쳐 보일 예정이다.
2024년 예술의전당 바로크 음악 시리즈에서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테와 쥐스탱 테일러가 먼저 한국 관객과 만난 바 있지만, 르 콩소르 네 명의 핵심 멤버가 앙상블로 내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아시아 투어의 거점을 서울로 선택한 이들과 앙상블의 탄생 과정, 트리오 소나타의 매력, 그리고 이번 공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창단부터 자리매김의 시간까지
최근 유럽 투어를 마치고, 드디어 한국 관객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2026년은 저희에게 매우 특별한 해입니다. 2015년에 창단한 앙상블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고, 첫 아시아 공연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게 되었으니까요. 한국 관객분들이 음악에 열정적이라고 익히 들었는데, 여러분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르 콩소르는 2015년 창단 이후 빠르게 역사주의 앙상블로 자리 잡았습니다. 창단하게 된 계기와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저희는 파리에서 유학하던 시절 처음 만났습니다. 프랑스 바로크 작곡가인 당드리외의 소나타를 함께 연주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 시작이었는데, 벌써 10년 전 일이네요! ‘콩소르(consort)’는 바로크 시대에 같은 계열의 악기들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한 세트로 구성한 악기 그룹을 의미합니다. 저희는 두 대의 바이올린과 첼로, 하프시코드라는 서로 다른 악기를 연주하지만, 하나의 ‘콩소르’처럼 통일되고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고자 ‘르 콩소르(Le Consort)’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창단 이후 줄곧 트리오 소나타에 집중해 왔습니다.
두 대의 선율 악기(바이올린)와 바소 콘티누오(첼로·하프시코드)로 이루어진 트리오 소나타는 고전주의 시대의 현악 4중주에 비견될 만큼 중요한 장르입니다. 오늘날에는 ‘소나타’라고 하면 독주곡을 먼저 떠올리지만, 바로크 시대에는 거의 모든 작곡가가 트리오 소나타를 중심 장르로 다루었습니다. 이 장르에는 매우 폭넓은 감정이 담겨 있으며,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작품을 연구하다 보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나 한 번도 연주된 적 없는 악보를 발견하기도 하는데, 잊힌 음악을 연주하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은 저희에게 늘 큰 감동을 줍니다.
역사와 오늘 사이에서, 젊고 감각적으로 균형 맞추기
바로크 음악은 악보에 많은 요소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그 빈틈을 채우는 과정에서 연주자의 해석과 즉흥성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음악을 해석하는 일은 악보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역사적 문헌 연구, 그리고 저희만의 예술적 감각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과정입니다. 네 멤버의 생각이 다르고, 때로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기도 하지만, 바로 그런 다양성을 조화롭게 엮어내어 하나의 일관된 음악적 서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크 시대를 흔히 ‘바소 콘티누오(통주저음)의 시대’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저음 성부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요.
맞습니다. 바소 콘티누오는 하나의 악기가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악기가 함께 연주합니다. 저희 팀에서는 하프시코드와 첼로가 이 성부를 맡고 있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 전혀 다른 두 악기가 마치 하나의 악기처럼 호흡하며 공통된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특히 아티큘레이션과 프레이징은 첼리스트 아나 살젠스탱과 하프시코디스트 쥐스탱 테일러가 매우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습니다.
르 콩소르의 연주에는 “젊고 감각적이다”라는 평가가 자주 따릅니다. 역사적 재현과 현대적 해석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추구하나요?
저희는 바로크 음악을 현대인의 귀에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로크 음악은 이미 충분히 현대적이기 때문이죠. 춤의 리듬, 극적인 대비, 보편적인 감정 표현처럼 시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이 이미 충분히 담겨 있습니다. 저희는 그 본질을 잘 드러내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첫 내한 공연의 레퍼토리는 어떻게 구성했나요?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된 작품들은 오랜 시간 함께 연주하며 특별한 애정을 쏟아온 곡들입니다. 무엇보다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나는 데뷔 무대인 만큼, 저희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들로만 엄선했습니다.

Violin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테 ©Julien Benhamou

Violin
소피 드 바르도네슈 ©Julien Benhamou

Cello
아나 살젠스탱 ©Julien Benhamou

Harpsichord
쥐스탱 테일러 ©Julien Benhamou
트리오 소나타로 펼쳐내는 유럽의 풍경
다소 낯선 작곡가들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바로크 시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작곡가가 트리오 소나타를 작곡했습니다. 그중에는 오늘날까지 널리 알려진 작곡가들도 있지만, 완전히 잊힌 이들도 있죠. 저희는 유명 작곡가들뿐 아니라,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간 주변 음악가들의 작품과 음악적 맥락을 함께 소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된 니콜라 마테이스(1650~1714)는 나폴리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였지만, 퍼셀이 활동하던 영국의 런던으로 이주해 활동했습니다. 이렇듯 이탈리아와 영국의 음악적 양식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는 것은 연주자로서도, 관객으로서도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특히 이탈리아 작곡가(마테이스·비발디·스카를라티 등)와 프랑스 작곡가들(몽테클레르·당드리외·라모 등)의 대비가 도드라집니다.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트리오 소나타는 코렐리를 중심으로 이탈리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그 영향은 18세기 유럽 전역으로 뻗어 나갔습니다. 프랑스의 당드리외 역시 평생 파리에서 활동했지만, 스스로 코렐리의 이탈리아 전통을 계승한다고 생각했죠. 흔히 이탈리아 음악이 극적인 표현력과 화려한 기교, 서정성을 특징으로 한다면, 프랑스 음악은 섬세함과 우아함, 그리고 미묘한 뉘앙스가 돋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역사 속에서는 이러한 특성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습니다.
르 콩소르가 추구하는 ‘역사주의 연주’는 무엇인가요?
역사적 사실을 고증하고 연구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저희의 무대는 학술 발표회가 아닙니다. 악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시대적 고증, 그리고 감성이라는 세 꼭짓점 안에서 저희가 길을 잃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나침반은 결국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국 공연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주신다면요?
‘저희가 가장 사랑하는 트리오 소나타를 따라가는 하나의 여정’입니다. 그 안에서 각 멤버의 개성과 르 콩소르만의 독창적인 음악적 색채를 온전히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첫 내한 공연을 찾을 관객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테오팀과 쥐스탱을 통해 한국 관객들이 얼마나 집중해서 음악을 듣고 뜨겁게 환호해 주시는지 익히 들었습니다. 저희 네 명의 연주자가 만들어 내는 음악적 대화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여정을 함께 떠나보시죠!
글 유선옥(음악학자) 사진 예술의전당
르 콩소르 2015년 파리에서 결성된 프랑스 바로크 앙상블.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테·소피 드 바르도네슈(바이올린), 아나 살젠스탱(첼로), 쥐스탱 테일러(하프시코드)로 구성되어 있다. 코렐리·퍼셀·쿠프랭·비발디 등의 작품을 연주 및 녹음하며 바로크 음악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해석으로 주목받아 왔다. 2017년 발 드 루아르 국제 고음악 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프랑스 루아요몽 수도원과 왈로니 페스티벌 등의 상주단체로 활동했다. 2024년부터 몽펠리에 국립 오페라·오케스트라의 바로크 상주 앙상블로 활동 중이다.
PERFORMANCE INFORMATION
르 콩소르 리사이틀
6월 26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퍼셀 ‘여왕의 탄식’(르 콩소르 편곡), 마테이스 ‘마니에라 이탈리아나’, 당드리외 소나타 4번 Op.1, 몽테클레르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대화 형식의 탄식’, 라모 ‘평화와 담뱃대 의식을 위한 춤’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