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창기

예술을 모든 이의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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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2년 10월 12일 11:28 오전

HIGHLIGHT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창기

예술을 모든 이의 품으로

‘아트페스티벌_서울’과 ‘서울 스테이지11’의 시작을 알리며

이창기(1959~)
1999~2011 세종문화회관 경영본부장
2011~2015 강동아트센터 초대 관장
2015~2019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
2021~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서울문화재단의 모든 신경은 두 가지로 향한다. 서울 시민과 예술가. 대표이사 이창기는 “시민에게 문화 향유권을 제공하고 예술가들의 생계와 예술 생태계를 보전하고 확장하는 것이 재단의 설립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가장 바쁜 1년을 보냈다. 그는 흩어져 진행된 축제를 한데 모아 아트페스티벌_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발진시키고, 서울 스테이지11(이하 스테이지11)을 통해 서울의 문화공간을 점검하고 시민과 예술가들에게 열어 매월 목요일 오전 11시에 공연을 선보이는 계획을 발표해 4월부터 이어오고 있다. 아직 무언가 결실을 보기에는 짧은 기간. 하지만 10월에 예정된 축제와 새로운 공간들에서 지난 1년간의 노력이 빛을 볼 예정이다. 여전히 이 대표의 눈은 새로운 계획들로 반짝인다.

작년 10월 취임했으니, 취임 1주년을 맞는 시간이다.

역동적으로 1년을 보냈다. 코로나가 회복되면서 예술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 그런 시민에게 어떻게 문화적 향유권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동안의 관행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필요한 것을 살폈다. 덕분에 애정을 갖고 일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역동적인 조직이 될 수 있었다. 상반기 노력의 결과는 9월과 10월에 나타날 것이다. 예술가와 시민에게 우리의 노력이 피부로 와닿는 시기이기를 소망한다.

스테이지11은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11개’의 문화공간에서 각기 다른 공연이 펼쳐진다. 스테이지11이 지향하는 목표와 9월 한 달을 이끌어오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스테이지11은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 공간, 교육 공간, 예술 플랫 폼 등을 홍보하는 시간이자, 이러한 전문화된 공간에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듦으로 예술의 문턱을 낮추는 의도가 있다. 스테이지11을 통해 매달 문화공간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다는 건 큰 행복일 것이다. 이번 달에 못 갔어도 다음 달에 또 공연을 볼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잠재 관객을 개발하고 문화적 체험 향유권을 제공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무대 기회를 제공하고 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하는 선순환이 될 것이다.

10월에 한강 노들섬에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강변에서 진행되는 야외오페라인데, 가장 신경 쓴 것은 무엇인가?

노들섬 야외무대 구성은 공연 후 발생하는 환경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생태 친화적인 무대가 되도록 했다. ‘밤의 여왕’ 등장 씬에선 소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무대를 막으로 구분하여 조명과 함께 드라마틱한 연출 효과를 주었고, 무대 전면 영상 프로젝션을 통해 오페라의 화려함을 더했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더불어,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페스티벌이 2022 아트페스티벌_서울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축제를 모으게 된 계기와 한 페스티벌의 타이틀로 여러 크고 작은 페스티벌이 열리게 될 때 얻게 되는 효과는 무엇인가?

공연예술 콘텐츠에서 중요한 건 브랜드이다. 산발적으로 진행되어 온 축제를 어떻게 통합해 브랜드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예술로 일상이 축제되는 서울’을 키워드로 내세워 사계절 내내 지속 가능한 예술을 제공하고,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로 기억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축제를 하나의 이름으로 모음으로써 해당 기간 서울의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를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노들섬의 오페라와 서울거리예술축제를 보면서 ‘아트페스티벌_서울’을 떠올리고 그곳에서의 추억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축제를 찾는 시민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조금만 서울문화재단에 관심을 가지고 홈페이지를 방문한다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체험 거리로 풍성하다. 꼭 가을날의 정취를 문화예술과 함께 젖어보길 바란다.

글 임원빈 기자 사진 서울문화재단


SCOPE

아트페스티벌_서울 9.24~11.26

축제를 따라 동네 한 바퀴!

서울거리예술축제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아트페스티벌_서울은 서울의 대표적인 축제를 모은 서울문화재단의 새로운 통합 축제 브랜드이다. 오는 10월, 5개의 축제를 선보이며 2023년부터 사계절 시즌제로 확장될 예정이다. 축제는 지난 9월 서울비보이페스티벌(9.24/노들섬)로 포문을 열었다. 2013년 ‘서울시 대표 비보이단’으로 시작한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비보이 크루들의 공연과 스트리트 댄스, 디제잉, 그라피티 아트 등 다채로운 볼거리도 풍성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10.1~2/노들섬)를 한강의 풍경과 함께 즐기는 무대도 준비됐다. 한강의 노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이회수가 연출을 맡았고 지휘자 여자경·소프라노 유성녀(밤의 여왕) 등이 참여한다. 전석 무료이며 사전 예약은 필수이다. 서울거리예술축제(9.30~10.2/서울광장·노들섬)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축제로 거리예술, 서커스, 미디어아트, 사운드 아트 등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시민이 참여하여 무대를 만드는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10.3/장충체육관)도 즐길 거리로 풍성하다. 25개 자치구를 대표하는 동호회가 참여하여 스윙댄스, 난타, 풍물놀이 등을 선보이며 시민 250명과 예술가의 협업이 돋보이는 오케스트라 공연도 마련됐다. 융합예술 플랫폼인 ‘언폴드엑스(UnfoldX)’는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11.7~19/에스팩토리 A동)이라는 이름으로 확장되어 새롭게 출발한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창작자의 역할과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은 ‘데이터 판타지’, 비인간형 주도의 예술창작을 시험한 ‘불확실한 종’ 등 5개의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글 임원빈 기자


서울 스테이지11

한낮의 도시로 찾아온 공연

공연 ‘화분'(서교예술실험센터)

조진주·김규연 듀오 리사이틀(서울예술교육센터)

악단광칠(대학로센터)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4월부터 다양한 공간으로 직접 다가가는 한낮의 공연 ‘서울 스테이지11’을 이어오고 있다. 공연 방식이 흥미롭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11개의 창작공간에서 첫 번째 목요일 11시경에 공연들이 동시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관람자는 본인에게 가장 흥미로운 공연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가는 것도, 같은 장소를 방문하는 것도 모두 의미 있다. 같은 공간이라도 매달 참여하는 연주자가 변하기 때문에 같은 장소를 찾아가도 새로운 공연이 준비돼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11개 창작공간은 금천예술공장·대학로센터·문래예술공장·서교예술실험센터·서울무용센터·서서울예술교육센터·서울연극센터·서울예술교육센터·시민청·연희문학창작촌·청년예술청이다.

스테이지11의 강점은 단연 높은 품질의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르도 다양하다. 클래식 음악·재즈·대중음악·무용·북콘서트가 가장 적합한 장소에서 펼쳐진다. 10월 6일에는 총 아홉 개의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야외 공간인 금천예술공장에서는 민속악기 듀오 지온(ZY_ON), 대학로센터 1층에서는 전방휘 아티스트 백현진과 김오키가, 연희문화창작촌에서는 극작가 김연재·시인 김영미·하모니시스트 박종성·피아니스트 조영훈이 참여한다. 이색 공간의 공연으로는 무용수 이양희·강호정·박소희와 음악가 미리안 콜레프가 서울무용센터의 무용연습실에서 펼쳐진다. 이외에 다섯 개의 도심 공간에서 하림·블루카멜앙상블·더 보울스·차세대·팝페라그룹 포마스·싱어송라이터 소수빈·바이올리니스트 윤동환 등이 시민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공연은 홈페이지(QR) 또는 현장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다.

글 이의정 기자

REVIEW

서울 스테이지11

‘연희에 물들다; 시간’ 9월 1일 오전 11시 연희문학창작촌 야외무대 ‘열림’

소설가 권혜영의 단편 소설 ‘유예하는 밤’ 낭독이 말간 오전의 하늘을 채운다.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물결에서 작은 파동이 발생하지만 일시적이다. 강은 완만한 파고를 그리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쉼 없이 지나간다. 강은 태어난 이래로 단 한 번도 저 시간에 따른 물의 흐름을 멈춘 적이 없을 것이다.” 조곤조곤한 낭독의 빈 곳을 피아니스트 조영훈의 즉흥 연주가 채운다. 낭독이 끝나고 이어지는 노래는 차이콥스키의 ‘뱃노래’. 하모니시스트 박종성이 불어 넣는 숨은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잇는다.

낭독과 라이브 연주를 한 데 듣는 ‘연희에 물들다’는 매달 ‘서울 스테이지11’의 일환으로 찾아온다. 9월의 주제는 ‘시간’. 음악만큼이나 부지런히 지저귀는 새소리가 들리는 나무 아래에서, MC로 이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는 박종성의 멘트가 사람의 마음을 퍽 편안하게 한다. 잔잔한 웃음이 퍼지는 나무 벤치 객석도, 파란 하늘에서 연주자로 옮겨가는 앞 관객의 카메라 무빙도, 모두 같은 결을 가졌다. ‘연며드는’(연희에 스며드는) 시간.

4개의 동으로 구성된 연희문화창작촌은 실제로 작가들이 거주하며 창작의 산실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문학 기획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서, 그 정취를 쉽게 느낄 수 있도록 열려있다. 이곳에서 매달 작품과, 이에 걸맞은 음악으로 꾸며지는 작은 콘서트는 계절을 풍성하게 할 문구 하나, 음악 한 소절을 건져가기에 제격이다. 함께 자리한 채기성이 낭독하는 문정희의 시 ‘통행세’의 한 구절이, 이날 현장에 있었던 기자의 마음에도 남는다. “가족들과 나눠 먹은 음식 속에도/하루하루가 조용히 사라지는/두려운 사약이 섞여 있었다 (…) 내가 가는 길/그래도 나는 시 몇 편을/통행세로 바치고 싶다.”

연희문학창작촌

글 허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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