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화제의 신보 | 귀도 ‘사계’ 외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2년 10월 2일 9:00 오전

RECORD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THEME RECORD

바로크의 사계절

귀도 ‘사계’

 

 

 

 

캐롤린 발딩(바이올린)/
더 밴드 오브 인스투르먼츠
Divine Art DDA25072

 

‘명상: 류트로 연주하는 프랑스 바로크의 사계절’

 

 

 

 

 

시모네 발레로톤다(류트)
Arcana A496

 

누구나 오감으로 느낄 수 있으면서 각각이 다채로운 이미지를 가진 사계절은 여러 작곡가가 즐겨 사용하는 소재이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비발디의 ‘사계’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작곡가가 자신이 느낀 계절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시도를 하였다.

프랑스의 작곡가 조반니 안토니오 귀도(1675~1729) 역시 그중 하나이다. 비발디(1678~1741)와 겹치는 생애와 ‘사계’로도 비교된다는 점 외에 그의 삶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파리에 머물면서 왕족과 귀족의 후원을 받으며 활동한 작곡가 겸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이 때문에 편성은 바이올린·첼로·베이스·하프시코드로 현악기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더 밴드 오브 인스트루먼츠의 연주로 또 다른 바로크의 ‘사계’를 즐길 수 있다.

류티스트이자 철학자인 시모네 발레로톤다는 프랑스 바로크의 사계절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는 사계절이 가진 이미지를 다른 요소와 결합하여 당대 프랑스 작곡가들의 22곡을 바로크의 사계절이라는 콘셉트로 묶어냈다. 예를 들어 ‘봄’을 4원소의 ‘공기’와 조성의 ‘A장조’로, ‘여름’을 ‘불’과 ‘g단조’와 연결했다. 샤를 무통(1626~1710)·자크 갈로(1625~1695)·로베르 드 비세(1650~1725)·발렌틴 스트로벨(1611~1669)·장 필리프 라모(1683~1764) 등의 작품을 그만의 해석으로 연주했다.

이의정


두 거장을 추모하다

 

 

하이팅크 RCO 스튜디오 녹음 전집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지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Decca 4852737(113CD+4DVD)

 

넬슨 프레이레 메모리즈

 

 

 

 

 

넬슨 프레이레(피아노)
Decca 4853136(2CD)

 

 

지난해 우리는 한 시절을 풍미했던 두 명의 음악가를 떠나보내야만 했다. 어느덧 1주기를 맞은 지휘자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와 피아니스트 넬슨 프레이레를 기리는 음반이 데카에서 발매되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하이팅크(1929~2021)의 사후 1주기를 맞아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스튜디오 녹음을 모두 모은 전집이 발매됐다. 많은 교향곡 전곡 녹음으로 유명한 하이팅크가 젊은 시절 왕성하게 쏟아 냈던 베토벤·브람스·브루크너·말러·슈만·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전곡이 한자리에 모였다. 머레이 페라이어 협연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이츠하크 펄먼과 로스트로포비치가 협연한 브람스 2중 협주곡 등 CBS, EMI, RCO Live에서 빌려온 녹음까지 포함하고 있다.

2021년 11월 세상을 떠나 많은 애호가를 안타깝게 했던 브라질의 피아니스트 넬슨 프레이레(1944~2021)를 추모하며 미발매 녹음을 모은 음반이 발매됐다. 2014년 베를린에서 녹음하고 음반화되지 않았던 매력적 소품 3곡, 글루크의 ‘멜로디’, 바흐의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 베토벤의 ‘안단테 파보리’를 놓칠 수 없다. 희귀 방송녹음으로 베토벤·리하르트 슈트라우스·버르토크·브람스 협주곡을 음반으로 만날 수 있고, 빌라 로보스 ‘브라질 풍의 바흐’ 4번 가운데 ‘전주곡’, 브람스 ‘간주곡’ 등 그가 특별한 애착한 작품들의 희귀 녹음이 최초로 CD에 수록됐다.

장혜선

 


프랑크 탄생 200주년 기념하기

 

프랑크 관현악 전집

 

 

 

크리스티안 아르밍·에르베 니케·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지휘)/
리에주 로열 필하모닉 외
Fuga Libera FUG791

 

프랑크 실내악 전집

 

 

 

오귀스탱 뒤메이·로렌초 가토(바이올린)/
미구엘 다 실바(비올라)/게리 호프만(첼로) 외
Fuga Libera FUG795

 

 

벨기에 리에주 태생인 세자르 오귀스트 프랑크(1822~1890)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음반들이 줄을 잇는다. 이번에 발매된 음반들은 그의 대표작 바이올린 소나타를 비롯해 교향곡 d단조 등 실내악부터 관현악 편성에 이르기까지 그의 다양한 음악세계를 톺아본다.

먼저 벨기에 리에주 로열 필하모닉은 자국의 작곡가 프랑크의 관현악 작품을 충실히 담았다. 크리스티안 아르밍의 지휘로 녹음된 교향곡 d단조는 그의 가장 성공적인 관현악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르밍은 장대한 음향과 선명한 음색으로 음악적 서사를 그린다. 이 외에도 프랑수아 그자비에 로트의 지휘로 프랑크의 대표적인 교향시 ‘에올리데스’ M43과 에르베 니케의 지휘로 ‘속죄’ FWV52를 만날 수 있다.

한편 그의 실내악 작품 전곡을 작곡 연대순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음반이 발매됐다. 프랑크는 1872년 파리 음악원 교수가 되면서 실내악의 세계로 발을 뻗었다. 음반에는 많은 대중의 사랑받는 바이올린 소나타(바이올린 로렌초 가토·피아노 줄리앙 리비어)가 수록되었다. 외젠 이자이(1858~1931)의 결혼 선물로 헌정한 작품으로, 그의 대표적인 음악어법인 ‘순환 형식’이 두드러진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영향을 받은 피아노 5중주는 조나단 푸르넬(피아노), 오귀스탱 뒤메이·슈이치 오카다(바이올린), 미구엘 다 실바(비올라), 게리 호프만(첼로)의 연주로 만날 수 있다.

임원빈


비올라의 숨은 매력

 

‘백야: 러시아 작곡가들의 비올라 음악’

 

 

 

 

타탸나 마주렌코(비올라)/
로글리트 이샤이(피아노)
Profil Medien PH20045(3CD)

 

브리지 첼로 소나타(비올라 버전) 외

 

 

 

엘렌 클레망(비올라)/
알라스데어 빗슨(피아노)/
세라 코널리(메조소프라노)
Chandos CHAN20247

 

 

짙고 낮은, 비올라의 음색. 그 깊이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여전히 우리가 탐구해야 할 무궁무진한 매력을 만나게 마련이다. 누구보다 이 악기를 사랑해 마지않을, 비올리스트들이 들려줄 새로운 비올라 레퍼토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타탸나 마주렌코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도시의 비올라 작품에 집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비올라 음악’을 부제로, 러시아 레퍼토리에 대한 총망라다. 글린카와 쇼스타코비치의 비올라 소나타부터 쇼스타코비치의 프렐류드,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편곡 작품까지 익숙함과 새로움이 모두 담겼다. 소비에트 연방의 마지막 수십 년간 탄생한 강하고 표현적인 작품들을 타탸나 마주렌코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폴드 아우어를 떠오르게 할 강렬한 에너지로 연주해낸다.

한편, 엘렌 클레망은 자신의 악기에 담긴 사연을 풀어냈다. 그의 비올라는 1843년 만들어진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작곡가 브리지(1879~1941)가 애제자 브리튼(1913~1976)에게 작별 선물로 선물했다. 클레망은 이 두 작곡가를 연결하는 이 특별한 악기를 위한 음반을 만들며, “두 작곡가는 이후로 다시 만나지 못했다. 이들의 관계에 영감을 준 소리를 만드는 데에 우선순위를 두고 녹음했다”고 밝혔다. 음반에는 비올라를 위해 편곡한 브리지의 첼로 소나타, 브리튼의 ‘엘레지’ 등이 담겼다.

허서현


새로 나온 음반

new & good

 

 

라흐마니노프 오페라 전곡
유진 오르만디·키릴 콘드라신·
겐나디 로즈데스트벤스(지휘)/
볼쇼이 오페라 극장 오케스트라 외
Profil Medien PH21036(15CD)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작품에만 익숙한 대중에게 그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한다. 1929~1963년 볼쇼이 오페라 극장 실황으로 라흐마니노프의 첫 번째 오페라 ‘알레코’를 포함해 알렉산더 푸시킨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 ‘인색한 기사’ 등 그동안 만나볼 수 없었던 라흐마니노프의 오페라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외 피아니스트 리흐테르·길렐스·자크가 협연한 피아노 협주곡 전곡, 합창 교향곡 ‘종’도 만나볼 수 있다.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아스믹 그리고리안(젠타)/
드미트리 체르니아코프(연출)/옥사나 리니브(지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외
DG 50736174(2Blu-ray)

 

 

2021년,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역사상 최초의 여성지휘자로 데뷔한 옥사나 리니브가 화제다. 이와 함께, 2018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살로메’에서 “모든 살로메를 뛰어넘는 새로운 살로메”라는 평을 받으며 단숨에 새로운 스타로 부상한 리투아니아 태생의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1981~)이 젠타 역을 맡아 매력적인 음색을 들려준다. 연출가에게 야유를 보낸 바이로이트 관객은 그녀의 커튼콜에는 발을 구르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야나체크 오페라 ‘예누파’

 

 

 

아스믹 그리고리안(예누파)/
클라우스 구트(연출)/
헨리크 나나시(지휘)/로열 오페라 오케스트라 외
Opus Arte OA1351D(DVD), OABD7302D(Blu-ray)

 

 

체코 출신 작곡가 레오시 야냐체크(1854~1928)의 오페라 ‘예누파’의 2021년 로열 오페라 실황 영상물이다. 연극 ‘그녀의 수양딸’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마을 단위 생활상, 어른을 중심으로 한 대가족제, 적자(嫡子)와 서자(庶子)의 신분차별 등 한때 우리 시골에서 충분히 벌어졌을 법한 동유럽 시골 풍경을 그린다. 예누파 역을 맡은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의 투명한 가창과 호소력 짙은 연기가 돋보인다.

베토벤 ‘장엄미사’

 

 

 

 

리카르도 무티(지휘)/빈 필하모닉/
빈 슈타츠오퍼 합창단 외
Unitel Editions 806508(DVD), 806604(Blu-ray)

 

 

팬데믹은 절망적인 시간이었지만, 새로운 작업을 도전해 볼 기회이기도 했다. 그 도전이 누구에게나 열려있음을 증명하듯, 여든에 도달한 이탈리아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1941~)가 지난 세월 동안 선보인 적 없는 작품을 들고 나왔다. 90분의 ‘장엄미사’는 베토벤의 아홉 교향곡과 비견되며, 교향곡에서 느끼지 못한 종교합창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2021년 잘츠부르크 대축제극장에서 선보인 무티의 첫 ‘장엄미사’ 실황이다.

 

‘푸르트벵글러의 보석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지휘)/베를린 필하모닉 외
Berliner Philharmoniker BPHR180182(8LP)

 

 

20세기 손꼽히는 독일의 피아니스트·작곡가·지휘자로 활동한 빌헬름 푸르트벵글러(1886~1954)의 21개의 음악회·프로그램 북·리허설 영상·녹음 자료가 담긴 LP가 완성됐다. 더불어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인터뷰와 음악학자 리처드 타루스킨의 해설까지 담겨 그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손색이 없다.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비롯하여, 푸르트벵글러가 직접 작곡했다는 ‘교향적 협주곡’,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 등을 수록했다.

프랑크 페터 짐머만 전집

 

 

 

 

 

프랑크 페터 짐머만(바이올린)
Warner Classics 9029631788(30CD)

 

독일 바이올린의 위대한 계보를 이은 프랑크 페터 짐머만(1965~)의 전집. 1984년 EMI에서 발표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을 시작으로, 멘델스존·베토벤·차이콥스키·바흐 등 협주곡의 명연이 이어진다. 파가니니 ‘카프리스’, 이자이 소나타,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는 오늘날 전설적인 명반으로 자리 잡았으며, 텔덱 레이블에서 발표한 리게티 바이올린 협주곡에 이르기까지 30장의 역사적 음반을 통해 짐머만의 삶과 인생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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