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음악

반려동물과 음악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3년 2월 6일 9:00 오전

TREND & ISSUE

반려동물과 음악

사람과 반려동물 사이에 ‘음악’이 있다!

반려동물은 즐거움 이상의 사랑과 정을 나누는 ‘가족’이 되고 있다.
그래서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도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 이러한 ‘가족’을 위한 여러 콘텐츠가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본 지면에서는
인류의 새로운 가족인 반려동물과 음악의 관계를 짚어본다. 글 임원빈 기자

PART 1
세계 작곡가들의 반려동물

살아 움직이는 뮤즈, 개와 고양이

아무리 괴팍한 작곡가라도 그들의 반려동물에게는 한낮 ‘집사’에 불과했다.
반려동물과 작곡가들의 에피소드, 위대한 명곡 탄생까지.

 

바그너의 기이한 반려견 사랑

쇼팽(1810~1849)이 사랑에 빠진 건 그의 연인 조르주 상드뿐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키우던 개 마르키(비숑 프리제와 말티즈로 추정)에 대한 애정도 여러 편지에 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드에게 보내는 한 편지에는 “마르키가 제가 그리워 방 문틈에서 킁킁댔다니. 꼭 고맙다고 전해주세요”라고 적는가 하면, 1846년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마르키 자랑이 팔불출이다. “그의 재주는 말로 다 할 수 없군요. 금박 그릇이 아니면 먹거나 마시지 않고, 코로 뒤엎는답니다.” 쇼팽의 ‘미뉴트 왈츠’의 원래 제목은 ‘강아지 왈츠’로 알려졌다. 마르키가 자기 꼬리를 물려고 뱅글뱅글 돌고 있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바그너(1813~1883)는 대형견 애호가였다. 폴(래브라도), 루스(뉴퍼랜드)와 비교적 작은 팹스(킹 찰스 스패니얼)까지 총 세 마리의 반려견을 키웠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에게 물려 악보 출판이 미루어진 일을 겪기도 했다. 1862년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작곡할 당시 마인츠의 한 집에 머물렀던 그는, 집주인이 키우던 불도그, 레오를 풀어주려다 물리는 사고를 당한다. 레오가 늘 묶여있던 것이 측은히 여겼던 바그너의 마음을 레오가 알 리 없었다. 결국 손가락 염증이 생겼고, 악보 출판이 6개월 이상 미루어졌다. 레오와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의 반려견 사랑은 기이하리만큼 깊었다. 첫 번째 아내의 장례식에는 손가락 염증을 핑계로 불참했지만, 그가 없는 사이 죽은 반려견 폴을 하인이 뒤뜰에 아무렇게나 묻은 것을 알고는 격분했다. 바그너는 돌아온 즉시 묻었던 폴을 다시 꺼내, 손수 목에 목걸이를 걸고, 관에 안치해 장례를 치렀다.

엘가(1857~1934)도 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결혼 전, 마르코라는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있는 그는 개에 대한 깊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부인 알리스의 반대로 결혼 생활 내내 반려동물을 기르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그의 친구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조지 로버트슨의 반려견 댄(불도그)을 산책시키는 것으로 달래고는 했다. 댄을 무척 아꼈던 엘가는 그의 ‘수수께끼 변주곡’의 11번째 곡 ‘G.R.S’에서 댄이 강에 뛰어드는 장면, 헤엄치는 모습 등을 음악적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1920년, 부인 알리스가 세상을 떠나자, 두 마리의 반려견을 입양했다. 이전에 키우던 개의 이름을 따 마르코(코커스파니엘)라 이름 짓고 또 다른 개에게는 미나(테리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작곡가의 반려견으로 살기

한편, 영국의 여성 작곡가 에설 스마이스(1858~ 1944)의 반려견 마르코는 양치기 개인 세인트 버나드 종으로 큰 덩치에 에너지가 넘쳤다. 그녀의 회고록에는 브람스가 직접 참석한 가운데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 리허설 도중 마르코가 방으로 뛰어 들어와 첼리스트의 보면대를 넘어트린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마르코 때문에 난장판이 되었지만, 브람스는 이를 좋게 받아들여 웃었다고 한다.

쇼스타코비치(1906~1975)는 반려견 톰카(에어데일테리어)를 키웠다. 어린 시절, 조라는 반려묘와도 함께 지낸 바 있는 그는 평소 동물에 관심이 많았다. “개는 모든 것을 마음에 새기기 때문에 짧은 생을 산다”라고 말한 그의 이야기에서는 어딘지 반려견에 대한 애틋함이 느껴진다. 그는 섬세한 보호자였다. 1947년 쇼스타코비치와의 인터뷰를 준비하던 기자는 몹시 불안해하며 끙끙거리던 톰카를 발견하고 그가 불안해하는 이유를 묻자, “가족들이 휴가를 위해 짐을 싸고 있기 때문에 괴로워한다”라며 톰카를 달랬다고 한다. 연주 일정으로 늘 여행 다녔을 그를 생각하면, 톰카의 짜증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한편, 벤저민 브리튼(1913~1976)은 닥스훈트 애호가였다. 브리튼은 클리티아라는 반려견을 키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리튼이 말년을 보내기 위해 1957년 레드 하우스로 이주하고 난 뒤, 두 마리의 닥스훈트를 키웠다. 이외에도 드뷔시는 상토(콜리)를 키웠고, 라흐마니노프와 카를 오르프는 대형견을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 자장가 만든 스트라빈스키

조용하고, 독립심이 강해 개만큼의 특별한 보살핌(산책·공놀이 등)이 필요하지 않아서일까?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은 작곡가들에게 개만큼 사랑받은 동물은 고양이이다. 고양이들의 엉뚱한 행동은 작곡가에게 새로운 영감이 되기도 했다.

스카를라티(1685~1757)는 그의 고양이에게 나폴리의 한 인형극에서 봤던 인상 깊었던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풀치넬라라고 이름 지어줬다. 어느 날 풀치넬라가 건반 위를 걸어 다니며 아무 음이나 눌러대자, 영감이 떠오른 스카를라티는 재빠르게 악상을 메모했고, 이후 ‘고양이 푸가’ K30을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라벨(1875~1937)은 “고양이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라고 주장할 정도로 철저히 고양이 위주의 집사였다. 그는 새로 태어난 아기 고양이의 대부를 자처하고 나섰으며, 그의 친구이자 바이올린 소나타를 헌정한 바이올리니스트 엘렌 주르당 모항주(1888~1961)에게도 그 고양이의 대모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엘렌에게 “당신의 대자(代子)는 건강하지만, 그의 형(고양이)은 위염으로 고생하고 있어”라고 편지하며 한 번씩 고양이의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라벨의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 중 ‘야옹 듀엣’에는 고양이를 사랑한 라벨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한편, 라벨과 함께 파리에서 공부했던 영국 작곡가 랠프 본 윌리엄스(1872~1958)는 파리 유학 당시 라벨과 고양이에 대한 사랑을 나눴다. 그의 대표적인 초상화에는 반려묘 폭시가 함께 있다.

스트라빈스키(1882~1971) 역시 개와 고양이를 무척 좋아했다. 그의 개 사랑을 아는 이들은 그의 발레 작품 ‘풀치넬라’에서 개를 의미하는 ‘푸치(pooch)’로 이름을 바꿔 ‘푸치넬라’라고 그의 별명을 부르기도 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 판초·바스카·셀레스트라고 이름 붙인 고양이들의 집사였다. 1966년에는 에드워드 리어의 시에 붙인 가곡 ‘올빼미와 고양이’를 작곡하기도 했다. 그 외 네 개의 모음곡인 ‘고양이 자장가’도 있다. 글 임원빈 기자

 

Part 2

반려동물에게 맞는 음악 감상법
그들이 꼽은 최고의 음악은?

아무리 훌륭한 명곡도 개와 고양이에겐 그저 소음일 수 있다.
실험을 통해 알려진 개와 고양이에게 어울리는 음악, 바르게 알고 감상하기

반려동물의 취향 바로 알기
개와 고양이가 사람보다 뛰어난 청각을 가졌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사람이 20,000헤르츠까지의 고음까지 들을 수 있다면, 개는 그의 2배가 넘는 약 50,000헤르츠까지의 고음을 감지하고, 고양이는 인간의 3배인 약 64,000헤르츠까지 감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에게 음악의 형태보다 중요한 것은 소리의 정도일 것이다.

2002년 동물행동학자 데보라 웰스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소리 자극에 대한 개들의 반응을 연구했다. 사람의 대화 소리·클래식 음악·팝 음악·록 음악·무음 5가지 형태의 소리 자극을 하루 간격으로 1회 4시간씩 자극을 주었다. 그 결과 개들의 행동과 짖는 행동은 소리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소리 자극보다 클래식 음악을 들은 개들이 서 있는 시간이 적고 휴식 시간이 늘어났다. 반면, 헤비메탈 음악을 들려준 그룹은 짖는 시간이 확연히 늘었다.

한국동물매개심리치료학회는 클래식 음악과 하드 록 음악에 따른 동물들의 혈압 변화를 관찰했다(김옥진). 그 결과 하드 록의 평균 소리 크기인 70데시벨이 동물들에게 폐사·유산·사산·부상 등의 피해를 줄 수 있는 소음 기준인 60데시벨 이상(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으로, 소음 스트레스로 인해 혈압이 상승했다. 반면, 클래식 음악의 경우, 평균 소리 크기가 소음 기준에 못 미치는 50데시벨로 평균 혈압보다 소폭 감소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스코틀랜드 동물 복지 단체와 영국 글래스고대학의 연구진은 개는 클래식 음악보다 레게음악에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개의 심장 박동 수는 1분에 80~100비트인데, 레게음악이 이와 비슷한 템포이기 때문이다.

한편, 고양이는 클래식 음악에 더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미구엘 카레이라 포르투갈 리스본대 수의학 교수팀은 중성화 수술 중인 고양이에게 클래식음악·록 음악·팝 음악 등을 들려주고 호흡과 동공의 크기를 측정했다. 그 결과 고양이는 클래식 음악에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모든 연구 결과는 클래식 음악의 우월함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소음의 정도가 개와 고양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클래식 음악이라고 할지라도 소음으로 인식되는 데시벨의 음악은 동물에게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선곡하기
소리의 크기가 반려동물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았으니, 선곡에 도전해보자. 우선, 갑작스러운 악상의 변화가 있는 곡을 피하자.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의 1악장 중간부나 스트라빈스키 ‘불새’ 중 ‘카스체이 일당의 흉악한 춤’, 아카타(휴식 없이 바로 다음 악장을 연주)로 이어지는 베토벤 교향곡 5번 4악장처럼 갑작스러운 큰 소리로 놀랄 수 있는 음악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또한 클래식 음악이라 할지라도 반복적인 소리는 반려동물에게 좋지 않다.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중 ‘봄의 태동’이나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의 3악장, 스티브 라이히의 ‘러너’와 같은 곡(위의 작곡가들에게 악의는 없다)을 감상할 때는 특히 주의하자.

가장 좋은 방법은 볼륨을 낮추는 것이다. 반복적인 리듬이나 복잡한 악기 구성의 작품을 피하는 것도 좋다. 그렇다면, 호흡을 정돈할 수 있는 느린 악장이나 높은 음성의 성악곡, 단일 악기 작품을 선곡하면 어떨까? 슈만의 ‘꿈’이나 생상스의 ‘백조’ 같은 작품 외에 색다른 곡을 찾고 있다면 다음 곡들을 찾아보자.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중 ‘아리아’,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 피아노 소나타 5번, 슈만 가곡 ‘연꽃’, 브람스 인터메조 Op.117 1번, 그리그 ‘홀베르그’ 모음곡 중 2악장, 스크랴빈 5개의 전주곡 중 4번, 사티 3개의 사라반드,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피아노 편곡 버전), 패르트 ‘거울 속의 거울’, 막스 리히터 ‘꿈’ 등을 플레이리스트로 추천한다.

본격적으로 감상하기
좋은 곡을 선곡하고, 따듯한 차를 우려냈다. 그리고 발밑에 반려동물이 내 발을 괴고 엎드려 있다. 이제 드는 생각은 과연 나의 반려동물도 나만큼 음악을 감상하고 있냐는 것이다. 호주의 분자 생물학자 우플리 디비스케라는 “동물이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지 단언할 수 없지만, 반려동물이 음악을 인지하고 반응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한다. 이어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개는 여전히 좋아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반려동물마다 성격이 다르다. 그런 만큼, 반응하는 음악의 종류도 다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호자와 반려동물에게 맞는 음악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어떤 음악에 나의 반려동물이 편안해하는지를 유의 깊게 관찰하며 음악을 가지 쳐 나간다면, 어느새 반려동물을 위한 곡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음악보다, 당신과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이 반려동물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글 임원빈 기자

선곡이 어렵다면, 추천 받자!

‘펫 플레이리스트(Pet Playlists)’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기업 스포티파이(Spotify)를 통해 반려동물을 위한 음악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용 방법도 섬세하다. 강아지·고양이·새·이구아나·햄스터 총 5가지의 반려동물 중 자신의 반려동물의 종류를 선택하고 나면, ‘활력이 넘친다’ ‘수줍음이 많다’ 등 나의 반려동물에게 맞는 성향을 입력한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의 이름과 사진을 올리고 나면, 동물 이름을 제목으로 맞춤형 재생 목록 아이콘이 생성된다. 음악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구성된다. 위의 과정이 번거롭다면, 팟캐스트 ‘My Dog’s Favourite Podcast’를 이용해보면 어떨까? 스포티파이 측은 “동물전문가에게 특별히 의뢰해 제작한 오디오로 동물을 안심시키며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고 밝혔다. 재생 시간은 총 5시간이며 인간의 목소리와 음악, 빗소리를 포함한 잔잔한 소리를 재생한다.

RECOMMENDED RECORD

‘고양이를 위한 음악

 

첼로를 전공한 데이비드 테이는 지난 2016년 ‘고양이를 위한 음악’을 음반(Universal)으로 발매하며 화제를 모았다. 음반에는 고양이를 위한 5곡의 음악이 담겨있다. 심리학자 찰스 스노든과 함께 수년간 여러 소리를 수집해 음악과 함께 녹여냈다. 고양이 음악 작곡에 앞서, 꼬리감는원숭이를 위한 음악을 작곡해 위스콘신대학교의 연구진과 그의 음악이 원숭이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고양이만을 위한 음악이라니. 다른 음악과 무엇이 다를까. 개와 고양이가 더 호감을 보이는 소리는 저음이 아닌 고음이다. 그래서 반려동물이 낮은 목소리로 불렀을 때보다 높은 목소리로 부를 때 더 호의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음반에 수록된 작품들은 사람 목소리보다 한 옥타브 높은 주파수로 작곡되었다.

테이와 스노든은 고양이의 두뇌가 생후 10주간 계속 자란다는 점을 감안해 새끼 고양이가 그르렁거리거나 젖을 빨 때의 템포를 사용했고, 벽 긁는 소리, 장난감 공 치는 소리, 스프레이 병 소리 등 고양이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소리를 음악과 함께 담아냈다(반려동물뉴스 노트펫). 실제로 고양이 47마리 중 77퍼센트의 고양이가 스피커에 다가와 몸을 비비고, 몸을 웅크리고, 그르렁거리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Part 3

국내 연주자들의 반려동물 사랑

SNS에 등장하는 그들의 ‘가족’ & 음악 이야기
공연사진만큼 다양한 반려동물과 함께 한 사진들

국내 음악가 중 애견인·애묘인을 수소문하다 보니, 열 손가락을 넘어간다. 지면에 소개된 음악가들 외에도 직접 반려동물을 기르지는 않지만, 평소 동물 사랑이 남다른 이들도 있다. 플루티스트 최나경은 한국에 올 때면, 친동생의 반려묘 3마리와 함께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에 거주할 때는, 옆집 고양이가 테라스를 통해 놀러 와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SNS에서도 골든레트리버 ‘로마’의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주 왕래하는 오랜 친구가 기르는 반려견으로, “소울메이트”라고 할 정도로 아낀다고 한다. 베를린에서 반려견 입양을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찮아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이 외에도 피아니스트 임동혁·조재혁,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에스더 유, 첼리스트 심준호, 소프라노 조수미 등 수많은 음악가의 SNS에서 반려동물 애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글 임원빈 기자

피아니스트 김태형
이름 : 길슨(푸들)
좋아하는 것 : 산책
나의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작곡가 : 모차르트(발랄한 길슨과 닮음)
추천 플레이리스트 : 슈만 ‘어린이 정경’/브람스 인터메조 Op.117/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7번 D850
“길슨을 무릎에 앉혀 놓고 함께 햇볕을 쬘 때 가장 행복해요. 재밌는 것은, 평생 음악을 들어온 길슨은 연주만 시작하면 바로 나가요. 그래도 예전보다 잘 치지 않나 생각하는데···”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이름 : 미소(토이 푸들)
좋아하는 것 : 산책
나의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작곡가 : 라벨(새초롬함이 닮음)
추천 플레이리스트 : 챗 베이커 스테레오 음반/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1번/그 외 조용한 음악
“제가 연주할 때면 대체로 큰 소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의 서주나, 이자이 무반주 소나타 4번 앞부분을 연주할 때면 하울링으로 음을 맞춰줘요. 그러다가 본인 집으로 터덜터덜 들어가서 귀를 막고 잠을 청한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이름 : 밍(러시안 블루)/하나(턱시도+페르시안 믹스)
좋아하는 것 : 집콕
나의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작곡가 : 밍-베토벤(언제 어디서 돌변할지 모름), 하나-슈베르트(항상 겁먹은 듯한 눈이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선율과 잘 어울림)
추천 플레이리스트 : 베토벤 피아노 3중주 5번 ‘유령’/슈베르트 즉흥곡 3번 Op.142/슈만 가곡 ‘연꽃’
“두 고양이가 음악에 보이는 반응도 다릅니다. 밍은 골똘히 바라보고, 눈을 감고 무념무상을 시작한다면, 하나는 놀라서 36계 줄행랑을 친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
이름 : 먼지(페르시안+브리티쉬숏헤어)
좋아하는 것 : 츄르
나의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작곡가 : 버르토크/프로코피예프(어두워보이는 먼지의 이미지와 달리 유머스러운 면이 있음)
추천 플레이리스트 : 바흐 무반주 소나타·파르티타/모차르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Eb 장조에 강한 반응을 보임)/슈만 ‘어린이 정경’
“먼지는 음정이 틀리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면, 귀를 쫑긋 거리면서 귀를 파르르 떨어요. 뭔가 아는 것 같이. 그래서 음악을 감상하는 먼지를 보면, 음악 감상의 폭이 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팔불출인가요?(웃음)”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이름 : 람(푸들)/셜록(요크셔테리어)/하피(치와와)
좋아하는 것 : 배 간질기/공 쫓기
나의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작곡가 : 모차르트(하피)/드뷔시(셜록)/헨델(람)
추천 플레이리스트 :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로시니 현악 소나타 1번,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람·셜록·하피 모두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강아지일 때는 악기 소리가 들리면 안아달라고 하거나 발등에 기대서 자곤 했는데, 이제는 철이 들었는지, 악기 소리가 나면 방해 안하려고 다른 곳으로 갔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나타납니다. 방해 안 하려는 것 맞지 애들아?”

첼리스트 배지혜
이름 : 푸딩(테리어 믹스)
좋아하는 것 : 산책
나의 반려동물과 어울리는 작곡가 : 스카를라티(산책할 때 팔랑거리는 귀가 통통 튀는 스카를라티의 음악과 닮음)
추천 플레이리스트 : 스카를라티 피아노 소나타/비발디 만돌린 협주곡 RV425/게오르그 마티아스 몬(1717~1750) 첼로·현악기·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푸딩을 가족으로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연습할 때 음악을 감상하는지 모르겠지만, 몸을 길게 늘이고, 금방 잠에 빠지는 것을 보면 감상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직 세상에 궁금한 것이 많아 산책을 좋아하는 푸딩과 몸을 맞대고 체온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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