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오 콜로레스, 타악기 앙상블의 무한한 가능성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10월 14일 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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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오 콜로레스

타악기 앙상블의 무한한 가능성

 

음색과 리듬으로 수놓는 그림, 타악기로 완성하는 음악의 팔레트

 

 

파비안 치글러(1995~) 취리히 예술대학을 졸업했다. 시티 라이트 심포니·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빈터투어 음악협회의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루카 슈타펠바흐(1996~) 취리히 예술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편곡·작곡가와 독주·실내악·오케스트라·밴드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마티아스 케슬러(1997~) 취리히 예술대학을 졸업 후, 현재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함부르크 심포니의 타악기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3~4인조의 실내악 공연에서 주로 연주되는 악기는 현악기와 피아노이며, 때로는 관악기가 더해져 소리의 다양성을 보여주곤 한다. 하지만 타악기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타악기로만 구성된 실내악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면, 3인의 타악 연주자로 구성된 앙상블 ‘트리오 콜로레스(Trio Colores)’를 주목하자. 이들이 그 궁금증을 풀어줄 것이다.

 

연주에 색채를 더하다

타악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악기로 여겨진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온 만큼 전 세계에 약 5,000가지의 타악기가 존재한다. 말렛(채)이나 막대, 맨손으로 연주하는 악기는 물론, 발로 연주하는 악기도 있다. 여럿이 팀을 이뤄 연주하면 연주 효과는 배가 되지만, 아쉽게도 타악기 앙상블을 위한 작품은 많지 않은 편이다.

타악기 연주자 파비안 치글러·루카 스타펠바흐·마티아스 케슬러는 망설임 없이 서로를 파트너로 선택해, 2017년 타악기 앙상블 ‘트리오 콜로레스를 결성했다. “동료 연주자이기 이전에 좋은 친구였고, 무엇보다 셋이 함께 연주할 때면 특별함이 느껴졌다”(마티아스)는 것이 이유였다. ‘트리오 콜로레스’라는 이름에는 “화가가 색색의 물감이 가득한 팔레트를 사용하는 것처럼, 우리는 다양한 타악기를 연주하며 음악으로 그림을 그리겠다”(파비안)는 음악 철학을 담았다. 이들은 그 이름에 걸맞게 색채감이 가득한 연주를 들려주었고, 2019~2022년 유럽과 미국의 콩쿠르를 석권했다. 현재는 세계 무대에 오르며 타악기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 트리오 콜로레스에게 타악기 앙상블의 매력을 묻자 “언제나 관객을 놀라게 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힘”(마티아스)이라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인상주의와 타악기의 만남

‘En Couleur’(2024)

타악기 앙상블은 20세기에 접어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교적 짧은 역사 때문에, 타악기 앙상블 팀의 레퍼토리는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모차르트나 쇼팽 같은 18~19세기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마티아스)던 트리오 콜로레스는 고민 끝에 직접 편곡에 나섰다.

그리고 5년의 준비 끝에, 생상스 ‘죽음의 무도’, 라벨 ‘쿠프랭의 무덤’, 타유페르 ‘토카타’, 드뷔시 ‘작은 모음곡’, 미요 ‘스카라무슈’를 담은 데뷔 음반 ‘En Couleur(총천연색)’을 선보였다. 이들은 오는 10월 오르는 공연의 1부에서 이 음반의 수록곡들을 연주하며, 한층 더 선명해진 자신들만의 색을 보여줄 예정이다.

음반의 수록곡으로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마티아스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은 다양한 음색과 소리 질감으로 표현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인데, 이러한 특징이 타악기의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타악기 앙상블은 여러 악기를 조합하면서 음색과 소리 질감에 변화를 줄 수 있고,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마림바(나무)와 비브라폰·글로켄슈필(금속), 부드럽거나 단단한 말렛(채)을 함께 활용하면서요.

모든 곡을 루카 스타펠바흐가 직접 편곡했다고요. 편곡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루카 우선 원 작곡가의 의도를 최대한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편곡은 원곡의 음표를 타악기, 더 구체적으로는 저희 트리오의 특성에 맞게 번역하는 과정입니다. 저희가 주로 사용하는 악기는 마림바·비브라폰·글로켄슈필이며, 보통 한 손에 각각 두 개씩, 총 네 개의 말렛을 쥐고 연주합니다. 공연에서는 타악기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관객이 흥미로울 수 있도록, 드럼과 심벌즈 등 더 다양한 악기를 활용하고요. 이런 저희의 특성에 맞춰 제가 편곡의 밑그림을 그리면, 셋이 다 함께 모여 연주하고 실험하면서 가장 좋은 소리를 찾아냅니다. ‘과거에도 타악기가 오늘날처럼 발전했더라면, 이토록 멋진 악기를 위해 이 작곡가는 어떻게 작곡했을까?’하고 상상하면서요.

 

타악기 앙상블의 미래를 위하여

2부에서는 현대곡들을 연주합니다. 그중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작곡가와 작품이 있나요?

파비안 2부에서는 다섯 작곡가, 칸겔로시·퀸츨리·도르만·트레비노·지브코비치의 작품을 연주합니다. 그중 파비안 퀸츨리(1984~)의 ‘The Shadings Of Nyx(닉스의 그림자)’는 저희의 위촉작입니다. 음반의 수록곡들과 대조적이면서도 신선한 분위기의 작품을 원한 저희의 요청에 따라 특별히 작곡되었죠. 인상주의·꿈·밤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곡된 어두운 음색의 작품으로, 여러 해석이 가능한 매력적인 곡입니다. 이 외에도 아브너 도르만(1975~)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에요. 내년에는 도브만에게 위촉한 타악기를 위한 3중 협주곡을 초연할 예정입니다.

동시대 작곡가들과 자주 협업하나요?

루카 네. 저희는 작곡가들에게 정기적으로 작품을 위촉하고, 그들의 작품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타악기 앙상블을 위한 레퍼토리는 아직도 발전 중이기 때문에 새롭게 편곡하거나 작곡을 의뢰하지 않으면 연주할 곡이 충분하지 않거든요. 실제로 작곡가들과의 협업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저희의 레퍼토리가 더 풍부해지는 것은 물론, 미래의 타악기 연주자들이 탐구하고 연주할 수 있는 작품이 늘어나는 기회가 되니까요.

트리오 콜로레스 연주 미요 ‘스카라무슈’ 중 3악장 ‘브라질레이라’

이번 공연의 특별한 점을 소개해 준다면요?

파비안 악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특별한 방식으로 연주하는 곡도 있습니다. 그 소리가 어떻게 들릴지, 혹은 들리지 않을지 공연에서 확인해 주세요.

마티아스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울 거예요.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네 가지 핵심을 짚어드릴게요. 악기, 다이내믹, 리듬, 시각적 연출입니다!

트리오 콜로레스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파비안 타악기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타악기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전 세계를 투어하며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어요. 저희는 공연이 지닌 힘을 믿거든요.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지만, 야심 찬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했으니 기대해 주세요!

김강민 기자 사진 소누트아트

 

트리오 콜로레스 파비안 치글러·루카 슈타펠바흐·마티아스 케슬러가 2017년에 창단한 타악기 앙상블. 안톤 루빈스타인 콩쿠르(2019), 미국 체서피크 실내악 콩쿠르(2022) 등에서 수상했다. 동시대 작곡가들과의 협업과 작곡 및 편곡을 통해 타악기 앙상블의 레퍼토리를 넓히고 있다. 올해 6월부터 ‘IMG 아티스트’의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Performance information

트리오 콜로레스 리사이틀

10월 24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10월 25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10월 26일 오후 5시 대구서구문화회관

10월 29일 7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 생상스 ‘죽음의 무도’, 타유페르 ‘토카타’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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