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소니-말러 재단 예술감독 피터 폴 카인라트, 거대한 음악의 숲을 가꿔 나가다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10월 14일 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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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음악의 숲’을 가꿔 나가다

11월 부소니 콩쿠르 예선을 앞두고, 콩쿠르와 아카데미, 페스티벌을 성장시켜 온 재단의 운영 철학 이야기

 

부소니-말러 재단 예술감독 피터 폴 카인라트 피터

 

 

폴 카인라트(1964~) 1992~2015년 볼차노의 몬테베르디 음악원에서 피아노 전공 교수로 재직했다. 2007년부터 부소니-말러 재단의 예술감독으로 있으며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를 비롯하여, 미술·영화 등 다양한 분야와 협력하고 있다. 2020년 1월, 클랑포룸 빈의 예술감독이자 CEO로 선임됐다.

 

1949년,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페루치오 부소니의 서거 25주년을 기념하며 부소니 재단이 설립됐다. 이후 1999년에는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구스타프 말러를 기려 말러 아카데미를 만들고, 뛰어난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운영해 왔다. 그리고 2019년, 부소니 재단과 말러 재단은 다음 세대 음악가를 적극적으로 키우고자 재단을 하나로 합쳤다.

그렇게 탄생한 부소니-말러 재단(이하 재단)의 3대 핵심 사업은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 말러 아카데미, 볼차노 페스티벌이다. 그중 부소니 콩쿠르는 알프레드 브렌델·폴리니·아르헤리치를 비롯해 문지영(2015년)·박재홍(2023년) 등 음악계를 수놓은 별들을 탄생시켰다. 재단의 예술감독인 피터 폴 카인라트와 이 콩쿠르를 중심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피아니스트이자 넓은 시각을 지닌 예술경영인으로 지난 15년간 아시아와의 연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2023년에는 아시아 관객을 배려해, 콩쿠르를 오전 11시(중앙유럽표준시)에 진행하기도 했다. 이는 세계를 아우르는 공정한 콩쿠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고, 세계 콩쿠르 중 최다 응시자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미래의 음악가 양성을 위한 터전

2023 부소니 콩쿠르 현장 ©Anna Cerrato

재단의 예술감독으로 어떤 일들을 담당하고 있나?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말러 아카데미·볼차노 여름 음악 페스티벌의 예술·경영적 면을 총괄한다. 부소니 콩쿠르의 경우, 예선·결선 곡 목록을 조율하는 것부터 콩쿠르 진행 형식까지 운영 원칙을 세우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다. 말러 아카데미는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사업이다. 2022년에는 말러 당대의 악기로 음악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볼차노 페스티벌에는 부소니 콩쿠르 입상자, 말러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펼쳐져, 신예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멋진 장이 되고 있다.

부소니 재단과 말러 재단이 합쳐진 이유는 무엇인가?

부소니(1866~1924)와 말러(1860~1911)는 동시대에 살며, 음악적으로도 많은 교감을 가진 관계다. 2019년, 볼차노 시장의 제안으로 두 재단은 하나가 되었다. 가장 큰 목적은 재단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젊은 음악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실제로 재단을 합친 후, 예전보다 재정적으로도 훨씬 안정적이다. 재단의 콩쿠르와 아카데미, 페스티벌은 실력 있는 신진 연주자를 더 많이 양성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며 발전하고 있다. 이들이 바로 음악의 현재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이자 재단의 예술감독이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미디어아트 프로덕션 창립 멤버이자 클랑포룸 빈의 대표를 동시에 맡는 등 다양한 행정 업무를 보고 있다. 예술가와 행정가의 마음가짐은 무엇이 다른가?

평범한 피아니스트로 1년에 30회 정도의 연주를 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다 매니지먼트를 해보겠냐는 제안에 일을 시작했고, 이는 거시적 안목으로 음악계를 바라보며 잠재 가능성을 늘 생각하는 일이었다. 문화예술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예술 경영자는 예술이 사회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고, 사회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늘 고민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을 음악 용어로 말하자면 ‘폴리포니(다성음악)’이다. 여러 개의 선율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결합하는 짜임새를 말한다. 다양한 일로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것, 이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이 재단에서 음악이라는 이 큰 숲을 가꾸는 일을 하는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부소니 콩쿠르를 준비하며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콩쿠르가 이상적이고 창의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가장 중요한 일은 심사위원 선정, 심사 방식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공정한 콩쿠르를 위해 심사위원 선정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부소니 콩쿠르 입상자들은 18개월간 전 세계 관객을 대상으로 100여 회의 연주 기회를 갖는다. 이는 관객을 설득할 100번의 기회를 얻는다는 뜻이다. 콩쿠르 이후 경력을 이어갈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신인 연주자들을 부소니 콩쿠르에 도전하도록 이끈다. 올해는 648명이 콩쿠르에 지원했다.

한 인터뷰에서 “예술가에게 국적의 의미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부소니 콩쿠르 홈페이지에 연주자의 출생 도시뿐 아니라 공부한 도시, 거주지 등을 기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인가.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 전쟁 등 세상은 복잡하게 돌아간다. 지정학적 충돌은 언제나 일어나지만, 예술가들이 이 갈등 속에서 한쪽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거나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예술성은 국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콩쿠르에 국적을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다. 음악가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달리, 국가를 대표한다는 임무를 받지 않는다. 서울 출생의 연주자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일에 거주한다든가, 러시아 교수가 스페인에서 가르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많은 음악가가 자신의 예술 세계를 위해 거주지를 바꾼다. 이들과 소통하려면, 국적이 아니라 예술가 저마다의 성장 배경을 바탕으로 대화해야 한다.

 

기회의 장, 공정을 추구하다

말러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Luca-Guadagnini

밴 클라이번·쇼팽·부소니·차이콥스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은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다. 콩쿠르의 세계적인 위상은 어떻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나?

각 콩쿠르는 개성이 있다. 쇼팽 콩쿠르는 위대한 음악가를 오늘날 재창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100명이 넘는 스태프가 체계화된 조직 속에서 일한다.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최우수 상금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가장 부유한 콩쿠르다. 높은 상금이란 메리트로,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지원하게 된다는 점에서 당연히 세계적인 가치를 만들어낸다. 공통점이라면 입상 후 연주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연주자가 엄청난 상금을 받는 것 또한 좋은 일이겠으나, 콩쿠르를 만들고 진행하는 사람이라면 일회성 상금보다 연주자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부소니 콩쿠르만의 특색은 무엇인가?

부소니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콩쿠르는 큰 가치를 지닌다. 무엇보다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는 우리 콩쿠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예선이라는 용어가 주는 압박감을 줄여보고자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 시기에 피아노 회사인 스타인웨이와 협력하며 탄생했다. 스타인웨이는 세계 곳곳에 공연장을 가지고 있고, 각 지역의 음악가들이 굳이 유럽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자신의 연주를 보여주도록 했다. 전문 촬영팀이 녹화 후, 심사위원들이 동영상을 심사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동영상은 1년 동안 전 세계 시청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또한, 자체 매니지먼트사를 운영 중이다. 30~40년 전에는 콩쿠르 수상 후 음악가들의 대부분이 에이전시와 계약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매니저들은 입상 후의 연주를 듣고, 그 연주가 관객을 설득하겠다는 판단이 설 때만 계약을 맺는다. 음악가들이 예전보다 에이전시의 관리를 받기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이에 자체 매니지먼트사를 설립, 입상자들에게 콩쿠르 이후 2년간 무대에 오를 기회를 준다. 작년에 1위를 차지한 아르세니 문(1999~)은 100건의 계약서에 따른 400회의 연주회를 성사시키는 성공을 거두었다.

2007년부터 재단에 재직 중인데, 콩쿠르 경향의 변화를 실감하는 것이 있다면?

커뮤니케이션과 라이브 스트리밍, 다양한 매체들의 활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운영은 전문화되었고, 다양한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나는 ‘자유로운 공간’으로서의 콩쿠르를 만들고 싶었다.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역량을 펼쳤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일반적으로 콩쿠르들의 심사위원은 겹치는 편이다. 젊은 음악가들이 4~5개의 콩쿠르에 출전하며 항상 같은 심사위원들을 기준으로 두는 것이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 부소니 콩쿠르의 예선과 본선 심사위원들을 다양하게 선정했다. 다양한 연주 스타일을 가진 심사위원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참가자를 평가할 수 있고, 풍부한 피드백이 가능하다.

콩쿠르의 공정성을 위해 심사위원 선정 시 재단이 고수하는 기준이 있나?

교직에 있는 연주자들을 심사위원에서 배제한다. 처음 이들을 배제했을 때, 주위에서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만류했다. 교수들이 제자들을 콩쿠르에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피아니스트들이 이해에 얽매이지 않길 바랐다. 그래서 학생의 이익을 위해 심사할 필요가 없는 전업 연주자들로 심사위원을 꾸렸다. 이들을 심사위원으로 선정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연주자의 시선으로 참가자들의 개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자유의 공간’이 된 콩쿠르에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연주자로 심사위원을 구성한 전략이 통했다고 본다.

 

다양성을 갖춘 콩쿠르가 되려면

부소니 콩쿠르는 많은 한국인 입상자를 배출했다. 2015년에 문지영이 1위를, 2021년에는 박재홍이 1위, 김도현이 2위를 했다.

몇 년 전, 한국 피아노 교육에 대한 심포지엄을 이틀간 열어 한국 관련 다큐멘터리와 인터뷰를 분석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 피아노 교육 시스템에 대해 무척 큰 감명을 받았다. 물론 유럽의 피아노 교육 시스템도 체계적이며 존중하는 바이지만, 피아노 부분에서 한국 교육은 현재 매우 우수하다. 문지영이 참가했을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아시아계 피아니스트에게 절대로 1등을 줄 수 없다고 강하게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심사위원장은 인종에 의해 실력이 평가돼서는 안 된다고 맞섰고, 문지영이 1등상을 받았다. 한국 연주자들이 뛰어난 테크닉을 가졌음은 이미 음악계에서 수없이 인정했다. 훌륭한 기술은 예술을 표현할 수 있는 바탕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연주자들이 선정되도록 심사 과정을 꼼꼼히 구성한다고 들었다.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을 각자 상·중·하의 세 그룹으로 나눈다. 그리고 자신의 스타일과 정반대되는 응시자들을 중위권 그룹에서 두 명씩 뽑도록 한다. 중위권 그룹에 든 연주자 중 실력이 매우 뛰어나지만, 곡을 해석하는 방법이 해당 심사위원과 달라 중위권에 들어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만약 브렌델에게 ‘호로비츠가 어떤 피아니스트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열정이 없는 피아니스트라고 답할지도 모른다.(웃음) 그러나 이 두 명의 피아니스트를 제외하고 음악사를 얘기할 수 없지 않나. 이런 이유에서 반대 성향의 연주자 두 명을 고르도록 하는 것이다.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연주자들이 있어야 결선에서도 서로 다른 연주를 들을 수 있고, 콩쿠르도 새로움을 가질 수 있다.

콩쿠르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생들에게 콩쿠르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잊으라고 한다. 그리고 2년에 걸쳐 3~4개 콩쿠르에 출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경쟁하는 마음 대신 해외 투어 공연을 하는 기분으로 임하라고 권한다. 두 배 정도의 레퍼토리를 준비해서, 여행하듯 콩쿠르 연주를 하는 것이다. 수상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콩쿠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에게 ‘콩쿠르가 너희를 이용하게 하지 말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 연주하라’고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다. 이 말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자유롭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콩쿠르는 그들을 돕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할까?

‘훌륭함’이라는 말은 본인이 정의 내리기 어렵다. 누군가, 즉 미디어나 매니저, 관객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훌륭함’은 결코 타이틀이 아니다. 예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 스스로의 미학적 성향을 찾길 바란다. 다른 사람의 음악을 많이 듣되, 모방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신념을 믿고 동시에 열린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그는 인터뷰하는 내내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끊임없이 콩쿠르와 음악에 관해 이야기했다. 특히, 젊은 음악가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그 열정이 화면 밖까지 뜨겁게 전해졌다. 그는 오로지 연주자의 발전을 위한 방향에서 콩쿠르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콩쿠르는 음악 생태계에서 피할 수 없는 관문인지도 모른다.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넘지 못해 절망을 주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잘 만들어진 콩쿠르는 수상자에게 영광을 주는 동시에, 지원자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음악계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비전을 품은 방향과 참신한 운영 방식, 세심한 지원과 공정한 심사를 두루 갖출 때 지원자 모두에게 의미 있는 콩쿠르가 될 것이다.

박선민(음악 칼럼니스트) 사진 부소니-말러 재단

 

BOOK 음악의 본질(김윤미 옮김/포노)

서거 100주년, 부소니의 음악관을 살펴보다

“악상은 곧 재능이고, 신념은 성격의 문제이며, 노선은 시대의 특질이다. 악상, 신념, 노선은 형식의 도움을 받아 비로소 예술작품의 반열에 오른다”(p.81)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음악 신동이었던 부소니(1866~1924)는, 역사상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손꼽히는 연주자이자, 바흐의 작품 편곡자로도 유명한 작곡가였다. 동시에 그는 비평가이자 음악미학자, 교육자로서도 음악사에 영향을 미쳤는데, 그가 1907년에 출간한 ‘음예술의 새로운 미학 구상’은 주요 논문으로 후에 쇤베르크가 이 논문에 해설을 붙이기도 했다.

사후 경매에 붙여진 장서가 5천 권이 넘을 정도로 애서가였던 그가 평생에 화두로 삼은 주제는 ‘음악의 본질’이었다. 낭만주의 시대를 살았지만, 고전주의의 전통을 존중하고, 현대 음악에 대해서는 열린 태도를 취한 부소니. 그가 평생에 걸쳐 음악에 대한 쓴 글 중 독자에게 흥미로울 만한 것을 엮은 것이 바로 이 책, ‘음악의 본질’이다. 다채로운 이력에서 나온 날카로운 문장들은 후배 연주자들에게 건네는 조언이자, 지난 거장들에 대한 빛나는 통찰이다. 음악으로 시대를 포용했던 한 지성인이 남긴 말들은 오늘날의 독자에게도 의미 있는 글로 다가온다. 허서현

 

INFORMATION

제65회 부소니 콩쿠르 일정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

11월 20일~30일

파이널 콩쿠르

2025년 8월 27일~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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