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객석 500+1
통권 500호 발행을 마치고 내딛는 첫걸음

1984년 첫 호를 발간한 이래, ‘객석’은 40여 년 동안 세계의 공연예술 현장을 기록해왔다. 통권 500호를 넘어선 지금, ‘객석’은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시대를 향한 출발을 준비한다. “통권 500호를 마치며, 새롭게 창간하는 마음으로 만들겠다”는 김기태 발행인의 말처럼, ‘500+1’호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예술의 가치를 지켜가겠다는 다짐이 담긴, 다시 쓰는 창간호다
COLUMN
‘객석’에 담긴 세계 음악계의 역사와 변화
500권에 담긴 시간과 또 다른 시작 앞에서
음악과 예술을 ‘기록’하고, ‘변화’를 감지하고, 시대를 ‘기획’해 온 500권의 ‘객석’에 담긴 내용들
『객석』은 창간호(1984년 3월) 창간사에 다음과 같이 적음으로써, 음악 및 공연예술 전문지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사람의 겉을 다스리는 것은 禮이고, 사람의 안을 다스리는 것은 樂(音樂)’이라고 한 공자의 가르침이 이 시대의 우리에게 이어오기까지 음악은 항상 우리의 마음에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지도와 선각자들이 다져놓은 기반 위에 음악·공연예술지 ‘객석’을 창간하게 된 것도 예음이 지닌 뜻과 우리의 음악·공연 문화와의 조화를 함께 살펴보고 싶은 의지입니다. 또한, 음악의 수많은 형식과 내용도 결국 우주 안에 충만한 사람의 메시지로만이 영원할 수 있음을 함께 구현해 나가고자 함입니다. 앞으로 한권 한권을 창간호와 같은 열의와 마지막호와 같은 애정으로 펼쳐 보겠습니다. 뜨거운 성원으로 객석을 채워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인간성 안에 존재하는 음악예술의 지고한 美에 끝없는 경의를 표합니다.”
1980년대 예술과 시대, 글과 사람을 잇다
창간호에는 시대와 예술, 음악과 문화, 사회와 인문을 연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지면마다 드러났다. 이념의 논쟁에서 금기시되던 윤이상이 기사로 전면화됐고, ‘죽의 장막’이라 불리던 중공(중국)의 음악 기행 등을 다루었다. 파리에 거주하는 윤정희는 최초의 통신원으로 다니엘 바렌보임의 현지 취재를 맡았다. 특별부록으로 오디오테스팅 테이프와 서울의 문화지도를 제공했다.
1980년대는 『객석』이 틀을 잡아가던 시간이었다. 음악과 예술에 대한 정론(正論)지를 표방했고, 예술계에 대한 꾸준한 문제 제기를 진행했다. 1984년 10월에는 제1회 객석예술평론상을 제정·공모해 이론적 균형성을 추구하며 새 필진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객석』은 정보 제공 외에도 공연현장 기획에도 적극적이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1985년 예음실내악 경연대회이다. 이듬해인 1986년에는 『객석』의 운영 주체인 예음재단이 실내악 전용공간인 ‘예음홀’을 개관했다.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남달랐다. 1980년대 잡지는 신문물을 소개하는 잡상(雜商)스러운 나열과 정보 제공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알렸는데, 1986년 2월호에 「객석 가이드」를 통해 공연예술뿐만 아니라 문화강좌, 음반과 카세트, 오디오, FM, TV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고, ‘별지 부록’으로 채동선의 가곡 「그리워」와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악보를, 그리고 ‘권중 부록’으로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의 브로마이드를 제공하기도 했다.
『객석』은 지역의 예술을 조명하기도 했다. 수도권역에서 발행되는, 일명 ‘중앙지’의 지역 예술계 탐방과 조명은 지역 문화 알리기에 갈증을 느끼던 지역에 단비 같은 존재였다. 1987년 4월호는 제2의 도시인 부산의 공연예술계를 집중 조명하며, 지역 기사의 시작과 활성화를 알렸다. 지역 음악계에 대한 관심과 정보는 훗날 1989년 전국의 시립교향악단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교향악축제 같은 장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되었다.
1988년 8월호 표지에 윤이상의 등장은 파격적이었다. 올림픽으로 인해 세계 각국은 냉전의 지대와 이념을 떠나 서울로 모이고 있었지만, 남·북한의 관계는 여전히 냉랭했다. 1988년 7월 정부는 금기시되어 오던 월북작가 작품에 대한 해금(解禁) 조치를 취했고,
『객석』은 8월호에 특집 「남북통일을 위한 예술활동,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담았다. 민족적 뿌리의 동질성을 모색하고, 같은 처지의 동·서독 예술교류사(史)를 살폈고, ‘민족음악’과 ‘통일음악’의 역할을 대두하여 ‘대결에서 교류로’의 확대를 모색하는 특집이었다.
1990년대 변화를 읽고, 변화를 만들다
1990년대는 음악잡지 전성시대였다. 1994년 1월 『월간음악』이 복간(재창간)되고, 『레코드 리뷰』가 창간되었다. 1995년에 『클래식 피플』, 『음악춘추』, 『레코드 포럼』이 창간되었다. 『레코드 포럼』은 레코드 전문지 디아파종(프랑스) 등과 계약을 맺고 각종 정보를 담았고, 1996년 『고전음악』이 창간되기도 했다.
이러한 시기에 『객석』이 주목한 것은 클래식 음악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과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었다. 정명훈은 물론 1990년 8월호 표지를 장식한 금난새는 「레닌그라드 심포니를 지휘하고 돌아온 금난새」라는 제목으로 인터뷰가 나갔다. 같은 호에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최현수의 모스크바 현지 인터뷰도 게재되었다. 11월호의 특집 「세계무대에 진출한 한국과 일본, 아시아 음악가들」로 기세를 이어나갔다. 서양과 출발부터 다른 동양의 음악교육을 다루었고, 한국과 일본은 물론 그 외의 아시아권 음악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소개했다.
1990년대에 『객석』은 청취와 생산방식 변화의 시류를 읽고 담아냈다. 1992년 12월호 집중기획 「CD 10주년-재생음악 소프트웨어, 오늘과 내일」로 콤팩트디스트가 바꾸고 있는 현주소를 살피는가 하면, 1993년 1월호에는 「음악과 과학」으로 전자음악, 현대음악, 컴퓨터음악, 디지털 기술, 활용실태 등을 통해 컴퓨터음악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앞으로 음악 청취의 방향성과 저변이 보다 넓어질 것을 예상했다. 『객석』은 1997년 5월호에 ‘집중탐구’로 「세상의 모든 음악-월드뮤직」을, ‘기획 특집’으로 「탱고음악」 편을 소개했다. 특히 월드뮤직은 음반으로 살펴보기도 했지만, 「인터넷으로 본 월드뮤직」을 마련해 이제는 인터넷이 음악 청취와 정보로서의 중요한 도구가 되어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1997년에 시작된 IMF의 여파로 1998년의 경제권은 얼어붙었다. 문화예술계의 많은 활동이 축소되었다. 1998년 『객석』의 표지 인물로는 예전과 달리 한국 음악가들이 많은 호를 차지했는데, 이는 1980~90년대에 급성장한 음악·예술계의 성과이자, 동시에 경제 한파로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고 용기를 북돋고자 한 『객석』의 전략이기도 했다.
2000년대 21세기의 새 피를 수혈하며
세계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문이 넓어지고, 소비의 방식도 다양해진 1990년대를 지나 2000년이 되면서 인터넷 문화는 정보의 바다를 만들었다.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이 오갔다. 이와 함께 종이책의 운명을 점치는 ‘책의 죽음’, 정보를 제공받던 독자를 능동적 정보 탐색자와 편집자로 만들어주는 인터넷과 ‘검색 문화’ 등이 음악을 둘러싼 책과 읽기 문화에 변화를 주었다.
한편 21세기가 되며, 장르적 횡단과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계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열풍은 더욱 짙어졌다. 순수예술과 아카데미즘이 대중예술과 만났고, 대중예술 연구자나 평론가들이 여러 진영에서 순수/대중예술의 만남과 횡단을 논했다. 『객석』은 2001년 3월 창간 17주년 기념호의 특집으로 종주국의 클래식계가 처한 현황을 살핀 「클래식은 죽었는가?」를 담았다. 표지에서는 대중 예술가들의 등장이 눈에 띄었다. 3월호에 기타리스트이자 영화음악가 이병우가, 10월호에 김민기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가볍게만 다뤄진 대중음악이나 크로스오버에 클래식적 무게감을 싣기도 했다.
21세기 들어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었다. 특히 1993년에 문을 연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영재교육은 음악 교육과 콩쿠르 입상에 큰 변화를 주었다. 해외 유학을 거치지 않은 ‘토종’ 음악가 양성을 위한 노력은 몇몇 음악가들의 활약으로 빛을 보았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2004년 10월호를 장식한 손열음이다. 1986년생인 그녀는 뉴욕필과의 데뷔를 앞두고 『객석』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러면서 표지에 젊은 피가 수혈되기 시작했다. 하버드 대학 입학으로 관심을 모으던 장한나(2005년 8월), 2006년 리즈 콩쿠르에 입상한 김선욱(2007년 2월), 젊은 클래식으로 공연계에 불을 지핀 리처드 용재 오닐과 앙상블 디토(2007년 6월), 신시내티 심포니 부수석 최나경(2007년 8월), 세계 오페라극장을 장악하는 임선혜(2008년 6월), 젊은 연륜을 갖춘 임동민(2008년 9월) 등이 표지를 장식했다. 연주 분야 외에도 작곡가 진은숙(2007년 9월)의 등장은 그간 유럽의 ‘고전’만 떠올리던 독자들에게 ‘새로운 고전’을 생산하는 예술가의 존재를 보여주었다. 2003년에 한국메세나협회가 발족되어 성장하는 새 세대에 대한 신개념의 후원과 지원을 실행했다. 『객석』은 특집 「한국 메세나의 현재」(2004년 8월)를 담기도 했다.
2009년에는 제1회 객석예술인상이 제정되었다. 첫 회에 첼리스트 양성원이 수상했고, 2010년에는 지휘자로 활약하며 수원시향을 이끌던 피아니스트 김대진이 수상했다.
2010년대 이어갈 유산과, 새로운 변화 앞에서
2008년 1월호부터 신년호마다 유망주를 선정해 온 『객석』은 2010년 1월호 표지 인물로 그해에 선정된 유망주들을 내세웠다. 실력을 다지며 콩쿠르를 준비하거나, 연이은 콩쿠르 입상으로 차세대 예술가로 물망에 오른 이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활동 경력에 ‘객석 유망주 선정’이라는 문구를 부지런히 넣었다.
더불어 1980년대와 1990년대라는 20세기가 남긴 예술의 유산들을 부지런히 챙겨나갔다. 1980~90년대에 윤이상을 집중 조명하던 『객석』은 그의 고장 통영에서의 음악제를 2011년 봄호에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가 되며 『객석』에는 젊은 음악가들의 콩쿠르 입상 기사가 많아졌다. 단신 기사든, 여러 쪽의 기사든 젊은 음악가들의 등장과 이들의 포부를 통해 『객석』은 그들의 목격자이자 기록자임을 자처했다.
2013년 4월 『객석』은 유럽판을 창간했다. 그간 유럽 통신원으로 활약해온 영국인 데스먼드 추윈이 편집장을 맡았다. 유럽판에는 세계 콩쿠르와 오페라 극장, 공연 무대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는 한국음악가들의 인터뷰가 영문으로 실렸다. 그만큼 한국 음악계와 예술계는 국경을 넘어 소개될 만큼 전문화되고 한층 성장해 있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제2대 발행인 윤석화의 제의를 받아 제3대 김기태 발행인이 『객석』을 인수했다.
특히 『객석』은 20세기와 달라진 환경에 주목했다. 그간 연주자 중심이었던 음악계에서 꾸준히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작곡가를 시리즈로 다루며 한국창작계의 지형도를 살펴보는가 하면, ‘협업’과 ‘장르 넘기’가 일상이 된 예술계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같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 많은 예술가를 인터뷰어로 기용해 안무가, 대중음악가 등과 만나며 새로운 예술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또한 인공지능(AI), 콘서트홀에 새로운 음향과 관람방식을 제공하는 빈야드 스타일의 공연장 취재, 해외 오케스트라 입단만큼이나 증폭한 해외 발레단으로 진출한 무용수들을 만나본 특집, 세계예술계에서 불어온 미투 열풍과 보폭을 맞춰 돌아본 한국예술계, 성악가들을 중심으로 크로스오버 그룹의 활동과 영화·게임음악의 열풍 등을 다루었다.
2020년대 새 가능성을 품고, 500호를 지나 ‘500+1’호로
그러던 중 2020년 1월에 시작한 팬데믹은 『객석』이 위축된 순간이자, 역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시대의 질병 앞에 ‘극복’이라는 세계인의 공통사가 생겼지만, 거리두기와 스스로 감금하기를 통해 모든 정보와 활동이 고립된 상태였다. 하지만 비대면의 시공간에서 온라인을 타고 세계 여성지휘자 16인, 세계 매니지먼트 CEO 14인, 세계 오페라극장에서 활약하는 젊은 한국인 성악가 75인 등을 인터뷰했다. 무대에서 조명 받던 그들의 삶이 축소된 시기였지만,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와 생각이 인터뷰를 통해 풀려나갔던 『객석』의 ‘지면’은 그들에게 또 다른 ‘무대’가 되었다.
잡지는 여러 글을 모아서 펴내는 정기 간행물이다. 발행 주기에 따라 주간, 월간, 계간으로 구별되며, 신문과 책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16세기 인쇄술이 발달했고, 17세기에 잡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인쇄‘술’을 둘러싼 기술의 발전은 잡지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했고, 잡지를 구성하는 종이가 운반·이동되는 것은 정보의 이동과 전파를 뜻했다. 잡지 속 종이에는 당대의 문화, 사람들의 취향, 시대의 흐름과 유행이 스며 있다. 따라서 『객석』은 이 시대 예술계의 흐름과 시간을 담은 저장고이자,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거울은 빛을 굴절시키고 반사하여 다른 곳을 비추기도 한다.
1980년대는 이념과 냉전의 국경을 넘어 예술의 화합을 펼치고자 했고, 1990년대에는 급성장한 음악계의 흐름을 다양한 기획과 빠른 취재로 담았다. 2000년대에 새로운 세기가 펼쳐지며 정보는 온·오프라인으로 갈라져 흘렀지만, 『객석』은 깊이 있는 정보를 담고자 노력했고, 2010년대에도 21세기를 이끌 젊은 예술가들의 탄생과 활동을 기록해 왔다.
지금 이 시대의 음악잡지는 녹록지 않은 걸음을 걷고 있지만, 언젠가 시대의 빛을 받고 굴절시켜 우리가 보지 못하던 문화와 역사의 사각지대에 빛줄기를 던질 것이다. 이러한 믿음 아래 『객석』은 음악잡지의 전통과 역사를 껴안고, 도래할 미래를 예견하며 나아가고 있다.
글 송현민(편집장)
COMMENTS 1
국내외 원로 음악가 22인이 ‘객석’ 500+1호 발행에 보내온 메시지들
종이 잡지의 오랜 헌신이 가져 온 변화의 바람
통권 501호를 맞아, 지금까지 ‘객석’과 함께해 온 음악가들이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객석’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던 거장들이자, 국내·외 음악계를 빛낸 이들은 축하 인사와 함께 지난 40여 년간 한국 공연예술계가 걸어온 변화를 돌아보고, 예술 애호층을 넓히기 위한 제언과 ‘객석’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함께 전했다
지휘자 사이먼 래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모든 세대가 클래식 음악에 대한 특별한 열정을 품고, 수년간 수없이 많은 뛰어난 음악가들을 배출해 온 한국에서, 클래식 음악을 다룬 대표적인 잡지 ‘객석’이 통권 501호를 맞이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휘자 세묜 비치코프
체코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
‘객석’의 통권 501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올가을 서울 공연은 제가 한국을 두 번째로 찾는 무대입니다. 체코 필하모닉 연주자들과 함께 다시 이 아름다운 나라와 훌륭한 공연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투어 공연은 프라하에서의 연주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의 협력이 필요한 여정입니다. 현장에서 세심하고 전문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난 공연도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한국의 청중과 다시 음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고, 그 만남이 무척 기다려집니다.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
전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객석’의 모든 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의 훌륭한 잡지 ‘객석’이 창간 이후 500+1권이라는 뜻깊은 이정표에 이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금은 인류의 존재 자체가 불안정하고, 중요한 국면에 놓여 있는 시대입니다. 한때 자명하게 여겼던 ‘말의 무게’와 ‘진실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는 지금, ‘객석’이 지닌 목적과 사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값집니다.
시각적 자극과 이미지 소비가 사고와 성찰의 여백을 잠식해 가는 이 시대에, ‘객석’ 같은 공연예술 전문지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귀중한 보물입니다. 사랑과 열정으로 보살피고 이어가야 할, 대체 불가능한 문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경기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재직하며 한국 관객의 놀라운 열정과 헌신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의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 감동은 지금도 제 마음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객석’의 한 구성원으로 함께할 수 있었음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앞으로도 또 다른 500+1권의 여정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객석’의 모든 구성원, 열정적인 독자 여러분, 그리고 따뜻한 한국의 청중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객석’이여, 오래도록 빛나십시오!
지휘자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
‘객석’ 501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클래식 음악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간 흥미로운 인터뷰와 풍성한 정보로 한국의 많은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을 줄로 압니다. 독자 여러분께 ‘객석’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을 당부 드립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국내외 원로 음악가들에게 보낸 설문 내용 |
Q&A
통권 501호를 맞이한 ‘객석’에 보내는 축하 메시지는?
지난 40여 년간 한국 공연예술계를 바꾼 큰 변화와 계기는?
예술 애호층을 넓히기 위한 방안 및 ‘객석’에게 주어진 과제는?
첼리스트 양성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한국 클래식 음악의 맥박을 쉼 없이 기록해온 ‘객석’의 501번째 여정에 깊은 축하를 드립니다. 한 권 한 권은 단순한 잡지가 아니라, 시대와 예술가, 청중의 이야기를 담은 살아 있는 기록이었습니다. 축적된 시간 속에서 우리는 한국 음악계의 성장과 세계와의 대화를 함께 목격했습니다. 앞으로도 ‘객석’이 새로운 세대와 오래된 전통을 잇는 다리이자, 우리 사회가 음악을 통해 더 넓은 울림을 경험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40여 년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가 ‘주변’에서 ‘중심’으로 이동한 격동의 시간이었습니다. 1980년대 이후 국제 콩쿠르에서의 잇따른 성취는 한국 연주자들의 역량을 세계가 주목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특히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임윤찬의 수상은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한국 클래식 음악의 세계적 위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순간이었습니다.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 개관, 서울시향의 DG 전속 계약 등은 국내 무대에서 세계적 담론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었으며, 평창·통영·부산 등의 음악제는 세계적 연주자와 신진 음악가를 연결하는 가교로 성장했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소수의 취향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과 연결되는 깊은 언어입니다. 하지만 그 언어를 익히기 위해서는 ‘첫 만남’이 중요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일상 속에서 음악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 생활문화 속 작은 음악회와 체험형 공연 확대가 필요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온라인 콘텐츠,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 대중매체와의 협업을 통해 ‘첫 경험의 문턱’을 낮춘다면, 관객의 외연은 충분히 넓어질 수 있습니다.
작곡가 이영조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
통권 501호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그동안의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과거는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우리를 발전시킵니다. 영광과 기쁨의 기록은 자아를 발견하고 자존감을 높이며, 앞으로의 희망을 제시합니다. 한편 실패의 기록은 후세에게 큰 교훈이 됩니다. 통권 501호를 맞이한 ‘객석’은 이러한 역할을 꾸준히 이어오며 우리 음악계에 큰 공헌을 해왔습니다.
지난 40년을 돌아보면, 예술은 교육을 통해서만 이해되고 발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오늘날 젊은 음악인들이 해외 무대, 특히 유럽에서 현지 연주자들과 대등하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음악 교육계가 얼마나 큰 발전을 이루었는지 실감합니다. 국내 교육만으로 국제 콩쿠르를 석권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이 이미 30여 년 전에 설립된 것 또한 획기적인 변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024년 파리올림픽 기간 중 문화행사로 오페라 ‘처용’(1987)을 파리 오페라 코미크, 베를린 필하모니, 빈 무지크페어라인 황금홀에서 공연한 일이 큰 추억으로 남습니다.
음악은 작곡–연주–감상–평론의 네 단계가 균형 있게 발전할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간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는 초기 성악가들의 헌신으로 시작해 연주자 중심 구조로 발전해왔습니다. 이제 40년이 지난 지금, 이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특히 지역 클래식 음악 애호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
‘객석’의 통권 501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984년 ‘객석’이 처음 창간되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당시 ‘객석’은 단숨에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클래식 음악 전문지로 자리 잡으며 큰 의미를 남겼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객석’과 함께한 여러 인터뷰와 기록은 저에게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음악가이자 한국 문화계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문화예술 발전에 귀중한 공헌을 해온 ‘객석’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한국의 경제 발전은 세계적인 예술가와 오케스트라를 국내에 초청할 많은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동시에 해외에서 학업을 마친 훌륭한 한국 음악가들이 귀국하면서 음악 교육기관과 교원의 수준 또한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정기적으로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훨씬 많아,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같은 프로그램을 세 번, 네 번씩 반복해 공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호기심이나 유명 연주자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타깝게도 애호가 수를 단기간에 늘릴 뚜렷한 해법은 없지만, 학교 교육에서 음악을 필수적으로 접하고 어릴 때부터 공연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그 장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메조소프라노 강화자
베세토오페라단 단장 및 예술총감독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과 변화를 기록하며 수많은 예술인과 청중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온 ‘객석’의 여정은 한국 음악사에 길이 남을 소중한 발자취입니다. 늘 흔들림 없이 음악의 본질을 지켜온 잡지의 정신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40여 년은 한국 음악계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시기였습니다. 국제 콩쿠르에서의 잇따른 입상은 한국 클래식 음악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동시에 국내 젊은 음악도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과 콘서트홀에서 활약한 한국인 성악가와 연주자들의 등장은 우리 음악계의 자부심이자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국립극장·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공연장의 활성화는 수준 높은 무대를 가능하게 했으며, 최근에는 창작 오페라와 한국 가곡이 세계화를 모색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베세토오페라단은 1997년 창단 이후 한국 창작 오페라와 가곡을 무대에 올리며 한국적인 소재와 정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특히 ‘춘향전’ ‘황진이’ 등 창작 오페라 공연은 한국 오페라가 서구 레퍼토리의 재현을 넘어, 우리 고유의 문화적 색채를 담아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토리텔링’과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작품과 작곡가, 그리고 연주자에 담긴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공연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학교, 지역사회, 미디어 플랫폼 등 다양한 접점을 마련해 음악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객석’이 단순한 공연 정보지를 넘어, 독자가 음악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이끄는 동반자가 될 때 클래식 음악 애호가층은 자연스럽게 확장될 것입니다.
비올리스트 최은식
서울대 음대 관현악과 교수
그동안 ‘객석’이 걸어온 40년의 발자취는 대한민국 음악계의 흐름을 기록하며, 다양한 정보와 깊이 있는 콘텐츠로 독자들에게 감동과 신뢰를 선사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풍성한 내용과 발전된 모습으로 한국 음악계와 함께 성장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클래식 음악계는 눈부신 변화를 이루었습니다. 특히 한국인 연주자들의 국제 콩쿠르 입상과 해외 주요 오케스트라에서의 활약은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성악·관현악·피아노·작곡·지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실내악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어 비올라를 전공하고 현악 4중주단 활동을 했던 저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발전의 배경에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훌륭한 스승들, 열정과 경쟁심을 갖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국악, 현대음악 등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이루어졌고, 이는 음악인 개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음악재단, 문화재단, 기업 등 다양한 기관이 장학금과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가들을 지원하고, 연주회, 콩쿠르, 마스터클래스,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무대 경험과 교육의 기회도 제공되어 음악가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준 높은 국내외 연주자들의 공연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음악도뿐만 아니라 일반 청중에게도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대금 연주자 임재원
전 서울대 교수, 전 국립국악원장
‘객석’ 통권 501권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501’이라는 숫자는 물리적으로도 대단하지만, 40여 년 동안 ‘객석’이 예술인과 그 현장을 꾸준히 기록해온 역사라는 점에서 경이로움과 고마움을 느끼게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이 1,893권 888책이라 하듯, ‘객석’이 ‘공연예술실록’으로서 이 시대 한국 예술을 견인하는 대표 공연예술지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국악인으로서 제가 생각하는 국악계의 가장 큰 변화는 ‘창작 음악’과 ‘국악관현악’의 성장입니다. 과거 국악 기반 창작 음악은 작곡가 영역으로 한정되었으나, 이제는 음악적 경계를 두지 않고 작곡가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어졌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다채로운 작품을 탄생시킨 작곡가들의 헌신과 악보에 담긴 의도를 한국 고유의 음향으로 구현하려는 연주자들의 노력이 오늘날 국악관현악 분야의 놀라운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악과 클래식 음악 모두 저변 인구를 확대하려면 음악인들의 자세 변화가 필요합니다. 어느 시대든 예술은 옛것과 새것 사이에서, 대중의 미감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왔습니다. 결국, 그 시대의 음악으로 호흡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이 필요합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혹은 낯선 것을 익숙하게 보는 통찰로 옛것에 시대정신을 반영한 새것을 만들어낸다면, 국악이나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인구도 자연스레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 ‘객석’이 앞으로 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40년간 쌓인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일입니다.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든든한 비빌 언덕이 되어주며, 국악과 클래식 음악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감성적 지면을 마련해주길 바랍니다.
피아니스트·지휘자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객석’이 통권 501호라는 뜻깊은 이정표에 도달한 것을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많은 위기와 시련 속에서도 꾸준히 예술계 소식과 흐름을 담아내며 걸어온 여정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예술계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길을 밝혀 주시고, 언젠가 1,000호를 맞이할 그날까지 힘차게 항해를 이어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음악계의 가장 큰 변화는 영재들의 눈부신 성장과 세계 무대에서의 활약이라고 생각합니다.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로 부임한 이래 젊은 재능들의 미래를 위해 힘써왔고, 그 결과 수많은 영재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영재 강국’에 머무르지 않고, ‘음악 강국’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현재 클래식 음악 애호가는 전 국민의 1~2%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를 10%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공연 저변을 넓히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규모 공연장은 물론 계속 유지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지역 단위 공연과 소규모 무대 활성화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음악가들도 큰 무대뿐 아니라 작은 무대에서도 관객과 직접 호흡하며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객석’이 젊은 영재들의 활약을 꾸준히 조명하고, 중·장년 예술가들의 삶과 활동도 다룬다면 주요 관객층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신수정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객석’이 창간된 지 어느덧 40년이 더 지났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객석’의 역사는 곧 K-클래식 음악의 수직적 상승을 증명하는 산증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모든 장르의 예술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지로서의 위치 또한 독보적이지요.
국제 콩쿠르의 선두주자였던 피아니스트 이미주·백혜선,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등 선발주자들에 이어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리즈 콩쿠르 우승과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그 뒤를 잇는 임윤찬의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까지. 눈부신 세대가 등장했습니다. 과거, 일본 음악 잡지에서 일본 출신 국제 콩쿠르 입상자 명단을 보며 부러워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이제 그 당시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 되어버렸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대중음악처럼 폭넓게 확산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기본적인 음악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장르이니까요. 그러나 젊은 청중이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품격 있는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애호층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베이스 연광철
독일 캄머쟁어(궁정가수) 수여, 전 서울대 교수
저는 1984년 3월 대학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시작했는데, 바로 그해에 ‘객석’이 창간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년배라는 느낌에 저와 늘 함께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지난 긴 시간 동안 ‘객석’은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흐름을 성실히 기록하며, 예술가와 관객을 잇는 품격 있는 매개가 되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예술의 본질과 가치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한국 문화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매체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지난 40년간 한국 클래식 음악계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해외에서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음악가들이 많이 늘었고, 국내에서는 예술과 예술인에 대한 사회의 이해도 한층 깊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무대에 서는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예술로 관객을 설득해 온 결과라 생각합니다.
‘객석’이 단순히 공연의 기록을 넘어, 예술의 본질과 시대의 흐름을 함께 성찰하는 매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예술가의 목소리를 깊이 있게 담고, 젊은 세대가 예술의 가치와 감동을 발견할 수 있는 통로로 자리하길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예술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믿음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정태봉
서울대 음대 작곡과 명예교수
‘객석’은 창간 이후 공연예술 애호가들에게 등대의 역할을 꾸준히, 그리고 변함없이 수행해 왔습니다. 밤바다 뱃사람은 등대의 불빛을 보며, 정박할 곳을 찾아 항구로 안전하게 들어갑니다. 만약 등대가 늘 같은 곳에 있지 않고, 오늘은 여기에 또 내일은 저기에, 이런 식으로 위치를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도 한결같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등대로 남아주시길 바라며,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크고 작은 연주장이 많지만, 청중이 절반도 차지하지 못하는 공연이 적지 않습니다. 수준급 연주자의 무대임에도 그렇습니다. 기획사나 연주자, 혹은 연주단체가 공연 입장권의 일부를 기증받아 클래식 음악 애호가 양성에 활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면 어떨까요? 연주자나 기획자들이 자신의 공연장은 반드시 청중으로 가득 찰 것이라는 환상에 젖어 있는 것인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입장권을 기증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서일까요, 아니면 그런 전례가 없어서일까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연주장을 찾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잠재적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이들을 연주장으로 불러오는 일보다 더 효과적인 클래식 음악 애호가 양성 방안이 과연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바리톤 박수길
한양대 음대 성악과 명예교수 및 예울음악무대 이사장
지난 40여 년 우리 음악계와 함께해 온 ‘객석’의 501호 출간을 축하합니다. 앞으로 더욱 알찬 내용으로 한국 음악계와 함께하는 ‘객석’으로 발전하길 바랍니다.
첼리스트 이강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대한민국 예술의 산 역사, ‘객석’의 통권 501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500+1’이라는 표기처럼, 새로운 500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창간 이후 수많은 예술가와 관객을 잇고, 시대의 흐름을 기록해 온 ‘객석’이 1001호에는 또 어떤 시대정신과 예술적 도약을 담아낼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1980년대 초, 예술은 오프라인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이 전제된 시대였습니다. 그 시절 ‘객석’은 관객인 저에게 국내외 공연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소중한 창(窓)이자 지도였습니다. 잡지를 넘기며 가보지 못한 음악회의 연주를 들었고, 세계의 연주자들을 만났으며, 다양한 페스티벌을 체험했습니다. 지난 40년간 한국 음악계의 가장 큰 변화는 디지털 전환과 온라인 플랫폼의 비약적인 발전이라 생각합니다. 인터넷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은 더 많은 예술 경험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자극적 콘텐츠의 범람으로 깊이 있는 향유는 어려워졌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예술계는 세계의 흐름을 빠르게 흡수하며, 전통과 융합된 새로운 예술적 정체성, 즉 K-컬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시작과 궤적 속에는 언제나 ‘객석’이 있었습니다.
클래식 음악과 공연예술 애호가의 비중이 여전히 전체 국민의 1~2%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단지 ‘관심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고급문화(high culture)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구조와 매개체의 부족 때문입니다. 애호가의 저변을 10%로 확장하기 위해선, 단순한 홍보를 넘어서 ‘예술을 이해하고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깊이 있는 콘텐츠와 경험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무수히 쏟아지는 온라인 콘텐츠 속에서 ‘객석’은 단순 정보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선별과 해석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공연 리뷰, 인터뷰, 기획기사 모두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사유를 이끄는 콘텐츠여야 합니다. 또한, 월간지라는 형식에 갇히지 않고, 강연, 렉처 콘서트, 세미나, 포럼 등 실시간 교류와 체험의 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와 아티스트, 전문가 간의 거리감을 좁히고, 예술이 생활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피아니스트 이경숙
서울사이버대학 피아노과 석좌교수
‘객석’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예술의 본질을 지켜온 살아 있는 기록이자, 예술가와 관객을 잇는 다리였습니다. 그동안의 열정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예술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 위에서 변함없는 동반자로 함께하길 바랍니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를 늘리는 일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예술의 감수성을 사회 전체에 되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듣고, 느낄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랄 때 비로소 삶의 일부가 됩니다. 학교, 지역사회, 미디어가 함께 나서 더 많은 사람이 클래식 음악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작은 연주회, 강연, 체험 프로그램이 일상 가까이 다가올 때, 클래식 음악은 더 이상 ‘어려운 음악’이 아닌 ‘우리의 음악’이 될 것입니다. ‘객석’은 긴 시간 한국 음악계의 성장과 역사를 충실히 기록해왔습니다. 이제는 그 기록 위에, 미래의 청중과 젊은 예술가를 잇는 다리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세대의 언어로 소통하는 매체, 예술의 본질을 따뜻하게 전하는 동반자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
톤마이스터 최진
백건우, 조성진 등 음반 프로듀서
초등학생 시절인 1984년, ‘객석’의 창간과 함께 이 잡지를 처음 접한 이후 오랜 세월 애정을 가지고 읽어 왔습니다. 당시 존재하던 여러 음악 잡지들은 안타깝게도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객석’만은 우리 예술계와 함께 호흡하며 그 길을 굳건히 이어왔습니다. 이러한 여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은 제게 더없는 영예이자 기쁨입니다. 앞으로도 한국 예술계의 중추적인 매체로서 더욱 빛나는 성과를 이어가기를 기원합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우리나라를 가장 부러워하는 요소 중 하나는 청중의 연령이 젊다는 사실입니다. 앞으로도 다음 세대가 음악을 더욱 가까이할 수 있는 다양한 계기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에 클래식 음악을 자주 접한 아이들은 잠시 학업이나 생업에 전념하느라 음악과 거리를 두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음악을 찾게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친숙하게 경험하게 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많은 부모가 그 방법으로 자녀를 음악회에 데려가곤 합니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는 곡들로만 구성된 음악회에 갑작스레 노출될 경우, 아이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오히려 클래식 음악을 멀리하게 되는 결과가 따르기도 합니다. 따라서 공연장에 가기 전, 집에서 미리 연주될 곡을 들려주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도록 한다면, 공연장에서의 경험은 훨씬 더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결국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새로운 애호가 세대가 탄생하리라 믿습니다.
지휘자 함신익
함신익과 심포니 송 예술감독
대한민국 예술계의 정론으로서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시선으로 예술계를 이끌어 주신 ‘객석’의 통권 501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그 고된 사명을 묵묵히 이어온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 오케스트라에서 음악감독으로 일해온 지난 세월 동안, 저는 청중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고민해 왔습니다. 현장에서 이 과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 중 하나는 미래의 클래식 음악 청중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즉,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친근하고 재미있는 음악 교육을 강화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적 계획을 갖춘 음악회를 대폭 늘려 생활 속에 클래식 음악이 스며들도록 해야 합니다. 콩쿠르 우승자에게만 쏠리는 언론의 관심이나 단기적 ‘만원 사례’ 현상보다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예술단체들이 장기적 안목과 지속력을 갖고, 자생력을 키우며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 보건대, 무대 위 음악의 수준을 높이는 일 못지않게 젊은 청중을 위한 다양하고 과감하며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조이오브스트링스 이사장 겸 예술감독
1984년 창간 이래 40년의 세월 동안 ‘객석’은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 전문지를 넘어 세계적인 매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993년 2월호 표지를 장식하며 첫 인연을 맺은 이후, ‘객석’은 제 음악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었습니다. 덕분에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할 수 있었고, 세계 음악계의 생생한 소식 또한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변함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클래식 음악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예술의 깊이를 담아온 ‘객석’의 통권 501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객석’은 단순히 소식을 전하는 매체를 넘어, 우리 예술가들의 열정과 고민을 나누는 창구였습니다. 한국 예술계의 빛과 소금 같은 존재로 영원히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세계 무대에서의 약진’입니다. 개인적 경험으로 돌아보면 1998년 젊은 시절 첫 국제 콩쿠르 우승이었던 토티 달 몬테 오페라 콩쿠르를 시작으로, ‘객석’은 제 오페라 가수로서의 모든 과정을 함께 해주었지요. 이는 비단 저만의 이야기가 아닌, 수많은 한국 음악가가 콩쿠르를 통해 세계적 예술가로 발돋움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였던 시대적 흐름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수준 높은 공연장의 건립과 지방 문화시설의 확충은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에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관객은 더 가까이서 양질의 공연을 접하게 됐고, 이는 곧 공연계의 질적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국내 오케스트라와 오페라단의 꾸준한 발전도 음악계를 풍성하게 하는 토대가 되었죠.
애호가 수를 늘리기 위해선 ‘접근성의 확대’ ‘새로운 경험 제공’이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공연 형식의 다양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둘째로는 교육과 예술의 필수적 연계로, 자라나는 세대가 자연스럽게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 많아지기 위해 학교 교육 시스템과도 필수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론 예술가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연구가 시급하겠죠. 창작에 전념할 안정적 환경이 마련될 때, 질 높은 콘텐츠가 대중과 만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객석’에 바라는 역할로는 첫째, 다양한 장르의 아름다운 협업을 응원해 주세요. 오페라가 여러 예술이 한데 모인 종합예술인 것처럼, 오늘날에도 다양한 장르가 모여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키는 시도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객석’이 이 창의적 협업을 가장 먼저 기록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둘째로는 소외되는 장르 없이 예술 본연의 가치를 조명해 주세요.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가 없도록, 예술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이야기하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합니다. ‘객석’이 한국 예술계의 귀한 증언자이자, 새로운 시대를 이끌 등불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피아니스트 한옥수
단국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음악 잡지로서 통권 501호를 맞이한 ‘객석’에 진심으로 축하를 전합니다. 지난 40여 년간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오직 ‘객석’만이 보여줄 수 있는 폭넓은 시야로 음악계의 흐름을 올바르게 조망해온 덕분에 오늘의 영광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은 물론, 세계 속에서 더욱 빛나는 매체로 자리하길 기원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대중음악과 달리 그 자체로 별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론적으로 복잡하고 구조적으로 섬세한 요소들이 많기에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문화적 환경이 일시적 유행이나 취향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클래식 음악이 대중적 호응을 얻지 못하는 현실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자연을 바탕으로 한 예술이며,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체화할 때 내면의 위안과 깊은 감동을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예술적 경험을 사회 전체와 개인에게 널리 인식시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조기 음악 교육의 지속적인 확산은 물론, BBC 프롬스나 보스턴 팝스처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클래식 음악 프로그램을 각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안입니다. 특히 야외무대에서 무료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면, 보다 많은 시민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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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 48인이 답하다
‘객석’에 담긴 우리 공연예술의 어제와 내일
| 젊은 예술가들에게 보낸 설문 내용 |
Q&A
통권 501호를 맞이한 ‘객석’에 보내는 축하 메시지는?
한국 공연예술계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의 전망은?
‘객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발레리나 박세은
파리 오페라 발레 수석무용수
‘객석’이 501호의 역사를 맞이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린 시절 콩쿠르 무대부터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이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 걸음을 지켜보고 춤의 길을 기록해 준 ‘객석’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발레와 무용 공연에 대한 관심을 넓히고, 깊이 있는 리뷰와 세계 동향을 전하는 가교로서 역할을 이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국내 발레계의 성장을 세심히 기록하며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객석’이 앞으로도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안무가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1990년대 대학 시절, ‘객석’을 통해 접했던 귀한 문화예술 정보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야 비로소 예술의 세계를 알게 되고 그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많지만, 사실 예술을 향유하는 즐거움은 훨씬 더 일찍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중·고등학교 공교육 단계에서 음악, 무용, 미술 등 예술교육이 보다 의무적으로 보급된다면, 자연스럽게 예술 애호가들의 수는 늘어나고 사람들의 삶의 질 또한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객석’이 우리 사회에서 왜 예술이 필요한지, 왜 예술이 다른 분야에 비해 지출 대비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는 장르인지를 함께 성찰하게 하는 매체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시선이야말로 예술의 가치를 널리 전하고, 더 많은 이들이 예술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될 것입니다.
플루티스트 최나경
인디애나 제이콥스 음대 교수
오랜 시간 제 음악 여정의 가까운 친구이자 조언자가 되어준 ‘객석’에 진심 어린 감사와 축하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음악인들과 애호가들의 든든한 길잡이로 오랫동안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국내 유일의 종합예술지이자, 공연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매체인 만큼, ‘객석’은 시대의 흐름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의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연주자들의 세계적인 기량에 발맞춰 한국 청중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해와 안목 또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깊이 있고 넓은 시선으로 그 역할을 이어가 주시길 기대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콘(KoN)
세계문화예술교류대상, 대한민국 창조문화예술대상 수상자
제가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했을 무렵에 ‘객석’도 함께 시작된 것을 아실까요? ‘객석’은 언제나 저와 함께 음악의 여정을 가는 동반자였습니다. 그렇게 함께 걸어온 세월 동안 시대도 빠르게 변했으며, 클래식 음악의 정의와 영역도 확장되었죠. 클래식 음악의 전통적인 개념을 남기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대중과 함께 호흡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후배 음악가들도 이처럼 다양한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덧붙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무대는 세계에 뻗어있습니다. 기회라는 것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일이니, 항상 열린 마음으로 문을 두드리고 꿈을 펼치길 바랍니다. 아울러 ‘객석’도 그들을 위한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 예술가 여러분들, 그리고 ‘객석’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바이올리니스트 지상희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제2바이올린 부악장
오랜 시간 클래식 음악의 숨결을 기록해 온 책장이 이제는 하나의 숲처럼 무성해졌다는 생각을 하니, 그 안에서 저도 작은 잎사귀로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참 고맙게 다가옵니다. 많은 무대에 설 때마다 연주가 끝난 후 무대 위에서 서로를 끌어안는 연주자들, 그리고 그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관객들 모두 음악이라는 한줄기에 모인 잎사귀라는 것을 느낍니다. 그 모든 잎사귀들이 숨을 불어넣어야 비로소 완전한 음악이 완성되는 것이죠. 음악의 길을 걸을수록 화려한 성취보다는, 그렇게 서로를 믿고 지지하는 따뜻한 순간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객석’이 앞으로도 그러한 순간들을 오래도록 담아주길 바라며, 저 역시 연주자로서 그 길 위에서 작은 울림을 더하고 싶습니다.
색소포니스트 브랜든 최
(사)클래식색소폰협회 회장
500권의 시간을 넘어 501번째 ‘객석’이 탄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음악계의 호흡이 쌓여 하나의 역사가 된다는 뜻이겠지요. 앞으로 ‘객석’이 단순히 공연을 기록하는 매체를 넘어, 음악가와 청중 사이에서 흐르는 ‘보이지 않는 숨의 울림’을 담아내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은 그저 세계를 향해 나아가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숨 쉬며 울림을 나누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들이 더욱 선명히 빛나리라 믿으며, 이 길 위에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지휘자 정한결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대와 관객을 이으며 예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묵묵히 지켜온 깊은 헌신과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객석’을 통해 많은 젊은 지휘자들이 소식을 접할 텐데요, 좋은 지휘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케스트라와의 실습 및 공연을 최대한 많이 경험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기에, 젊은 지휘 학도들이 국내의 다양한 오케스트라나 앙상블과 협업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객석’이 든든하고 친근한 동반자로서 함께 하기 위해서는 지면뿐 아니라, 디지털 환경(스마트기기 상의 깔끔한 레이아웃·디지털 아카이빙 및 검색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
런던 심포니 더블베이스 단원
‘K-클래식 음악’이 이미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 클래식 음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더 빨라지거나 높아지는 것이 아닌, ‘더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객석’은 앞으로 ‘더 넓어지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기존의 구독자들이 바라는 형태와 균형을 맞추되,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SNS나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 보입니다. 오늘날 점점 더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 속에서 ‘객석’ 또한 그 흐름을 탈 수밖에 없겠으나, 그럼에도 그 반대편에서 천천히 우리를 붙잡아 주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을 유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다뤄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첼리스트 이영은
2023년 차이콥스키 첼로 부문 1위
모두의 생각과 살아온 환경이 다르듯 연주와 해석 또한 무궁무진하기에, 연주자와 관객이 서로의 해석을 존중하며 폭넓은 예술을 경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객석’은 그 가운데에서 음악으로 다 전하지 못한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담으며 관객과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주었습니다. 통권 501호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객석’을 찾는 독자층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카페나 미용실 등 일상 속 공공장소에서 ‘객석’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면, 관객층을 더욱 확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언어가 갈라지기 시작한 이래 가장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며 범지구적인 소통 방식이 바로 ‘음악’인 만큼, 처음 ‘객석’을 접하는 이들에게도 충분한 흥미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첼리스트 김솔다니엘
앙상블 첼로가야금
요즘 한국이 예술계 전반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클래식 음악의 전통적 무대와 뿌리는 여전히 유럽에 있습니다. 이 틀을 넘어 진정한 세계의 중심이 되려면 단순히 연주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창작하는 과정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만의 감각과 목소리가 담긴 음악이 나올 때 비로소 한국 클래식 음악계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해온 ‘객석’인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가진 아티스트들을 조명하고 대중이 공감할 만한 시도를 적극 소개한다면, 더 많은 관객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김준형
2022년 뮌헨 ARD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
‘객석’은 그동안 한국 공연예술의 길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며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예술가와 관객 사이를 이어주는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신 덕분에 지금의 풍성하고 다채로운 무대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도 마찬가지로 앞서 길을 닦아주신 선배 연주자들의 노고와 성취가 있었기에 세계 무대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어린 연주자들까지도 훌륭히 성장하며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의 클래식 음악은 더욱 넓은 무대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비올리스트 박하양
2022년 도쿄 비올라 콩쿠르 1위
요즘 한국이 예술계 전반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클래식 음악의 전통적 무대와 뿌리는 여전히 유럽에 있습니다. 이 틀을 넘어 진정한 세계의 중심이 되려면 단순히 연주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창작하는 과정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만의 감각과 목소리가 담긴 음악이 나올 때 비로소 한국 클래식 음악계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지 않을까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해온 ‘객석’인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가진 아티스트들을 조명하고 대중이 공감할 만한 시도를 적극 소개한다면, 더 많은 관객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41년간 500권이 넘는 여정을 통해 한국 공연예술의 흐름을 기록해온 큰 발자취에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플루티스트 유채연
함부르크 필하모닉 수석
클래식 음악의 현장을 늘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해온 ‘객석’은 저를 비롯하여 무대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젊은 음악가들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왔습니다. 그 길을 달리다 보니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어떠한 도전을 마음먹었을 때 그 끝에 맞이하는 성패가 만족스러울 수도,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결국 그 길을 달려가는 과정에서 ‘배워가는 것’들이 훨씬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한창 도전을 거듭하는 음악가들이 어떤 아픔을 겪더라도 절대 위축되지 않고, 그 과정의 중요성을 언제나 마음에 새겼으면 합니다. 501호를 맞이하는 ‘객석’에 진심으로 축하를 전하며, 앞으로도 음악가들이 걸어갈 무수한 길의 동반자가 되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피아니스트 서형민
2021년 본 베토벤 콩쿠르 1위
10년이면 강산도 변하지요. ‘객석’은 강산이 무려 네 번이나 바뀔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모든 음악의 뿌리이지만, 변화에 가장 둔감한 장르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인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영역 안에 머무르지 않고, 재즈·대중음악·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하며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 필요합니다. 예술가의 태도 또한 달라져야 하고요. 문화예술은 거대한 이익을 추구하는 산업은 아니지만, 한 사회의 품격을 결정짓는 가장 확실한 잣대입니다. 예술인들이 단순히 지원을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 정책과 사회 구조를 이해하며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갈 때 비로소 예술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휘자 박근태
베를린 노이에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겸 부예술감독
지금도 한국의 클래식 음악가들이 세계 무대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독창적인 해석과 새로운 기획으로 한국만의 음악적 색채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젊은 예술가들이 장기적인 비전과 창의적인 시도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합니다. ‘객석’ 또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젊은 관객층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조명한다면 더 큰 공감과 영향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음악과 사람을 잇는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해 주시길 바라며, ‘객석’의 501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비올리스트 김규리
뮌헨 필하모닉 종신 단원
저의 첫 시작부터 함께하며 꾸준한 응원을 이어준 ‘객석’의 501번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러한 응원 덕인지 꾸준히 음악가로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점점 우리나라의 음악가들이 세계적으로 크게 인정받으며 그만큼 기대치도 높아져 가는 것을 느낍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배 음악가들이 갖는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이지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면의 소리를 믿고, 주눅 들지 말며, 음악을 진심으로 대하라’고요. 자신을 믿으세요! 더 많은 무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객석’도 그렇게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갈 음악가들의 소중한 발자취를 오래도록 담아주시길 바랍니다.
톤마이스터 이민호
손정범(피아노), 박경민(비올라), 제니아 얀코비치(첼로) 등 음반 프로듀싱
한국 클래식 음악이 세계에서 더 큰 위상을 오롯이 갖기 위해서는 기량 못지않게, 그들의 연주를 온전히 담아내고 전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이미 뛰어난 연주자들을 배출하고 있으니, 이들이 세계와 호흡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술적 토대를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방향이라 믿습니다. ‘객석’은 연주자들의 열정과 청중의 감동을 담아내며 한국 클래식 음악의 성장과 변화를 기록해 온 든든한 동반자였습니다. 변화하는 공연 환경과 새로운 기술 흐름, 젊은 음악가들의 목소리와 창작의 과정, 그리고 무대 뒤를 지탱하는 전문적 요소까지 균형 있게 조명한다면 ‘객석’은 한층 입체적인 매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첼리스트 이정란
금호솔로이스츠 멤버, 서울시향 객원수석
우리는 경쟁을 미덕처럼 여기는 문화에 익숙합니다. 매년 콩쿠르 우승자들이 쏟아지지만, 그들 모두가 DG와 계약하고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도 하지요. 문화강국은 ‘우승자’ 몇 명이 아닌, 무대와 관객을 갈망하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환경에서 비롯됩니다. 이들의 가치를 알아보고, 함께 성장하는 공연기획자와 후원자, 그리고 예술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관객이 필요하지요. 보석같은 아티스트를 발견하고 그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일만큼, 예술계에 아름답게 기여하는 방식도 드물 것입니다. ‘객석’은 이러한 만남을 이어주는 든든한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지면과 온라인을 넘어, 독자와 아티스트를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더욱 크게 발전하길 바랍니다. 예술의 현장을 꾸준히 비추어온 ‘객석’의 여정에 언제나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첼리스트 문태국
2014년 카살스 콩쿠르 1위
오랜 독자로서 ‘객석’과 함께해 온 나날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무대로 발돋움하여 끝없는 성장을 펼치는 한국 연주자들의 기사는 큰 감동이며, 이는 후배들에게도 커다란 귀감이 되리라 믿습니다. 다만 진정한 연주자의 길은 성취보다 경험의 축적에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기업의 체계적 지원과 사회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지요. 매월 ‘객석’을 펼칠 때마다 방대하고 풍부한 기사들에 감탄하지만, 동시에 더 간결한 버전도 마련된다면 더 많은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휘자 이규서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음악감독
급변하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실물 종이 잡지를 만드는 분들의 헌신은 마치 종교적 수행처럼 느껴집니다. 한쪽에 태블릿 PC을 두고도 종이 악보를 책장 가득 안고 사는 제게도 역시, 큰 위안이 되기도 하지요. 예술의 공론장이 점점 음지화되고, 막대한 자본이 예술의 우열을 판단하는 오늘날에도 ‘객석’만은 공신력 있는 평론지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미 알려진 예술이 아닌, 향유할 가치가 있는 현장을 새롭게 발굴해 왔듯, 앞으로도 그 길을 이어주시리라 믿습니다. ‘객석’의 통권 501호를 축하드리며, 머지않아 5001호를 맞이하길 기대합니다.
지휘자 이승원
2024년 말코 지휘 콩쿠르 우승
어린 시절, 침대 머리맡에 늘 ‘객석’을 두고 선대 선생님들의 활동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음악인의 길을 꿈꾸었습니다. ‘객석’은 제게 든든한 길잡이이자 선생님과 같았습니다. 깊이 있는 시선과 따뜻한 기록으로 한국 공연예술계를 비춰 주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예술가와 관객을 연결하는 다리로서, 더 많은 영감과 울림을 전해주시길 기원합니다. 이는 한국 공연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세계 속에서 단단한 존재감을 이어가는 힘이 될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염려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대중의 관심이 일부 스타 연주자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예술가들이 관객과 폭넓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비올리스트 김세준
하노버 NDR 방송교향악단 수석
첫 인터뷰가 실렸을 때의 설렘을 잊지 못합니다. ‘객석’은 오랜 친구 같은 존재였기에 더 그러했을지도 모릅니다. 앞으로도 예술가와 관객을 잇는 든든한 동반자로 남아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예술가들은 세계에서 점점 더 각광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음악적 기량을 넘어선 한국만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결과라 느껴집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국적 협업·융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 예술이 한층 독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전망합니다. ‘객석’은 늘 공연예술의 생생한 현장을 담아내며 예술가와 관객 모두에게 귀한 길잡이가 되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젊은 독자에게는 영감을, 경험 많은 예술가에게는 공감을 전하는 매체로 발전하길 바랍니다.
지휘자 데이비드 이
강남심포니 상임지휘자
한국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객석’의 여정은 모든 음악인에게 소중한 자산입니다. 지휘자에게는 좋은 오케스트라가 필요하고, 오케스트라에는 좋은 지휘자가 필요합니다. 지휘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전문 교향악단을 지휘할 기회를 갖는다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더 많은 한국 젊은 지휘자가 탄생할 것입니다. ‘객석’이 상징성과 전통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와 채널을 통해 폭넓은 독자와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한국 음악계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아쟁 연주자 김용성
김용성류 아쟁산조 창작자
‘당신의 예술을 작업하고 싶다면, 당신의 인생을 작업하라’. 안톤 체호프가 남긴 이 말은 예술이 어디서 비롯되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 ‘객석’의 통권 501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는 단순한 책의 권수가 아니라 한국 공연예술이 걸어온 길과 수많은 예술가의 숨결이 켜켜이 쌓인 발자취라고 생각합니다. 그 여정에 함께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예술과 관객을 이어주는 공연예술의 통로로 함께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바수니스트 유성권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수석
한발 앞서야 하고 뭐든지 빠르게 해내야 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이에 맞는 성장을 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어린 나이에 이미 유수의 콩쿠르에서 상을 받고, 큰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활약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서는 악기를 내려놓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스스로 감당하기엔 너무 벅찼던 무게 때문이겠지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취는 견디기 힘들 수 있습니다. 한국 음악이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지금, 어린 연주자들의 성취를 볼 때마다 책임감도 무겁게 느낍니다. 빠른 결과보다 깊은 성장을 응원하는 사회, 예술의 본질을 지켜내는 환경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객석’은 예술가와 관객, 그리고 세대를 잇는 소통의 창구로서 예술의 언어를 이어왔습니다. 수많은 예술가의 이야기를 전하며, 예술이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준 그 여정에 진심 어린 존경을 보냅니다.
플루티스트 김유빈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수석
훌륭한 한국인 연주자가 꾸준히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먼저 토대를 닦아온 선배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그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 젊은 연주자들은 이 소중한 전통을 이어가며, 더 치열하게 배우고 연구하고 나누는 노력을 통해 한국 음악계의 빛나는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저 또한 샌프란시스코 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책임감과 기쁨을 동시에 느낍니다. 수업을 준비하며 스스로 더 큰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학생들에게 영감을 주는 동시에 그들로부터 새로운 자극과 배움을 얻으며 값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 전문 매체로서, 깊이 있는 시선과 따뜻한 기록으로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써 내려가 주시길 바랍니다.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하모니카 제작사 호너(HOHNER) 글로벌 아티스트
세계 무대에서 한국 음악가들이 거둔 성취 소식은 언제나 깊은 기쁨과 자긍심을 안겨줍니다. 반대로, 유럽의 작은 극장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음악에 몰두하는 연주자들의 일상을 마주할 때면 뭉클한 마음과 함께 코끝이 시리기도 합니다. 수많은 음악가들이 살아가는 저마다의 시간, 그리고 그만큼의 다른 음악이 있기에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요. 한 페이지를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정성이 들어가는지 잘 알기에, ‘501’이라는 숫자는 감히 가늠할 수 없는 무게와 경외심으로 다가옵니다. 음악은 악보 속에 존재하기도 하고, 끊임없이 새로 쓰이기도 합니다. 악보 밖으로 펼쳐진 음악을 다시 지면 위에 옮겨, 우리가 그 음악을 새롭게 사유할 수 있게 해준 ‘객석’에 뜨거운 찬사를 보냅니다. 이 순간에도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을 모든 예술가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비올리스트 신경식
2024년 막스 로스탈 콩쿠르 비올라 부문 1위
한 달 한 달 쌓여온 세월이 어느덧 500권을 넘어섰고, ‘객석’과 함께한 저의 유년기와 청춘도 그 시간 속에 깃들어 있습니다. 지금은 청년 음악가로서 축하 메시지를 전하지만, 훗날 중견 예술가로 성장해서 다시 한번 축하의 글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저와 ‘객석’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지난해 막스 로스탈 콩쿠르 우승 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어 초등학교와 예중·예고에서 봉사하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세계로 느낀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그러나 클래식 음악은 ‘아는 만큼 감동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교육이 그 다리를 놓아준다면, 우리 음악계의 저변은 훨씬 더 단단하고 넓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외교부 문화외교 자문위원, ‘사랑의 바이올린’ 홍보대사
1984년, ‘객석’이 첫 장을 펼친 이후로, 한국 공연예술의 충실한 동반자로 걸어온 여정은 수많은 예술가의 목소리를 전하는 귀한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예술의 심장부에서 등불이 되어 주시기를 바라며, 더 많은 미래 세대가 예술의 길로 나아가기를 응원합니다. 현재 한국 클래식 음악계는 젊은 연주자의 숨결 위에서 새롭게 꽃피우고 있으며, 모든 장르가 각자이면서도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두려움 없는 실험과 창의적 도전이 더욱 필요합니다. 한국적 색채를 간직하되,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울림을 담을 때, 우리의 예술은 더욱 멀리, 깊이 세계 속에서 노래하게 될 것입니다. ‘객석’은 오랜 세월 깊이 있는 시선으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품격 있게 담아왔습니다. 이제 그 울림이 공연예술과 삶의 작은 순간들을 잇는 기획으로,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열린 시선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나아가 예술가들이 존중받고 행복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플랫폼이 된다면, ‘객석’은 우리 시대 예술을 지켜내는 든든한 집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한지호
인디애나 제이콥스 음대 교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음악가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음악이 맡는 역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이제 한국 음악가들의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음악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선순환의 주체가 되기를, 예술이 사회에 선한 울림을 전하는 시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클래식 음악은 알면 알수록 그 깊이에 빠져드는 무결한 예술입니다. ‘객석’을 통해 앞으로도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클래식 음악의 매력과 가치를 널리 전달하기를 기대하며, 그 과정에서 음악계의 저변이 더욱 넓고 단단해지기를 바랍니다.
정창관
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1984년 3월, 설레는 마음으로 ‘객석’ 창간호를 구입했던 때가 벌써 41년이 지났습니다. 고전음악에 깊이 매료되어 매달 발행일을 기다리던 설렘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국악으로 귀향한 이후에는 ‘리뷰’가 아닌 ‘소개’라고 우기며 찾는 이가 거의 드물던 국악 음반들을 지면에 실었던 시간도 그립습니다. 앞으로도 ‘객석’이 국악의 젊은 세대와 그들의 열정을 함께 조명하며, 풍성한 발자취가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휘자 진솔
아르티제·말러리안 예술감독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기조차 벅찰 때가 많지만, 저는 클래식 음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다만 현재의 클래식 음악계는 여전히 다소 한정된 틀 안에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우리는 주로 18~19세기에 확립된 거장들의 유산, 이른바 ‘과거의 IP’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으며, 수많은 공연과 음반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제는 그 무한한 예술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동시에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며, 나의 예술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성찰이 이어질 때, 예술은 비로소 생명력을 얻습니다. 생의 각 시기마다 서로 다른 언어로 자신을 표현할 때, 건강한 예술 생태계가 만들어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세계적 성취만을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 여정이 되길 바랍니다. 수많은 인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재능을 발휘하며, 예술이 다양성과 시간의 깊이 속에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손일훈
‘넘버스 앤 핑거스’(박종해), ‘팡파레’(김선욱/경기필) 외 다수 작품활동
대한민국이 문화예술 강국으로 인정받기까지 국내외 예술의 발자취를 담아온 ‘‘객석’ Op.501’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객석’이 기록해온 수많은 한국인 음악가들과 함께 국내 클래식 음악 시장은 큰 성장을 이뤄왔습니다. 아직 풀어갈 과제들도 있지만, 음악가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길을 열어간다면 더 넓은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각을 담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한데요, ‘객석’은 저에게 그런 공간 중 하나입니다. 놓친 공연, 몰랐던 소식, 깊이 있는 리뷰와 인터뷰를 통해 경험을 나누는 기쁨을 주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언어만으로 전할 수 없는 영역을 전하는 매개체이기에 그 울림을 청중, 특히 어린이와 함께 나누며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의 장을 펼치고 싶습니다. ‘객석’도 늘 지금처럼 믿음직한 동반자로 함께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재형
베토벤 본 오케스트라 제2악장
저는 아티스트에세이 코너를 무척 좋아합니다. 연주자들과 커피 한 잔이라도 하며 대화하는 듯한 생생한 이야기는 개인적인 호감을 넘어서, 자연스럽게 이 사람의 음악이 궁금해지게 만들거든요. 앞으로도 연주자들의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꾸준하게 담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독일에서 활동하며 점점 많은 한국인 음악가가 세계적인 콩쿠르 입상을 넘어서 연주자·교육자로서도 활약하는 것을 보며 감탄하곤 하는데, ‘객석’을 통해 풀어내는 이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저뿐 아니라 연주자와 독자 모두가 바라는 길일 것입니다. ‘객석’이 늘 친근하고 가까운 소통구가 되기를 바라며, 통권 501호의 발간을 축하드립니다.
피아니스트 허효정
㈜오푸스 아티스트
현재의 한국에서 빚어지는 창작곡들이 미래의 한국 예술계의 위상을 결정짓지 않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18~19세기 독어권 음악신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비평가들이 자국의 음악 문화에 가치를 부여하고자 한 노력이 바흐와 베토벤과 같은 음악가들의 명성에 기여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국내를 비롯하여 아시아에서 배출한 뛰어난 연주자들이 세계 클래식 음악의 지형도를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작곡은 물론, 음악이론·음악학·공연기획·음악비평이 더욱 활성화되어 한국 공연예술계를 지탱할 자양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객석’에서도 앞으로 이런 영역에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조명해주시길 바라며, 한국 공연예술의 비평과 담론을 선도해온 ‘객석’의 통권 501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피스트 황세희
2014년 라이언&힐리 어워즈 수상, 하프듀오 하프시스 멤버
요즘 정말 놀랄 만큼 잘하는 후배들을 많이 보게 돼요. 다만 안타까운 것은, 멋진 무대에 서기까지 무대 밖에서 겪는 숱한 과정들은 드러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관객이 그런 과정까지 함께 느낀다면 음악과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객석’은 항상 그 역할을 맡아주었습니다. 늘 음악가들의 진심과 여정을 담아내 줘서 감사합니다. 점차 공연을 찾는 관객층이 한정되는 것을 느끼는데, 앞으로도 젊은 세대가 클래식 음악을 더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무대 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 줬으면 합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사람의 진심에 있으니까요. 그런 마음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더 따뜻하게 만들 거라 믿어요.
첼리스트 강승민
2006년 카사도 콩쿠르 우승, 도쿄 미나토 첼로 콩쿠르 심사위원
한국을 대표하는 잡지, ‘객석’의 ‘500+1’이라는 큰 업적을 축하드립니다. ‘객석’은 예술인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선물이자 어두운 길을 밝히는 ‘등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아직 불길이 닿지 못한 수많은 예술인이 ‘객석’을 통해 꾸준히 조명되었으면 합니다. 그와 동시에, 빛을 받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이 필수라는 것을 후배 연주자들도 명심했으면 합니다. 재능은 결국 흙 속에 묻힌 원석과 같아서 가공 없이는 돌멩이에 불과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느냐에 따라 그 값어치는 천양지차로 벌어지지요. 항상 차곡차곡 정진하며 언젠가 등불이 닿았을 때, 찬란하게 빛날 수 있는 음악가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객석’도 1,000권을 넘길 그날까지, 많은 사랑과 전 세계의 더 많은 구독자와 함께하기를!
지휘자 차웅
포항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무대의 생생한 숨결과 관객의 마음을 함께 담아온 대한민국 대표 공연예술 전문지 ‘객석’의 통권 501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객석’을 통해서 많은 젊은 음악가들이 발굴되었는데요, ‘인기 있는’ 연주자보다는 ‘조명해야 할’ 연주자를 다루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러한 기회를 통해 더욱 많은 젊은 연주자들이 멀리 뻗어나갈 수 있겠지요. 덧붙여, 그렇게 조명해야 할 지휘자 후배들에게는 ‘관객 및 오케스트라와 충분히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고, 음악적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하며 본인만의 진실한 음악을 만들어 나가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음악가로서의 인생을 더 멀리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피아니스트 김도현
2021년 부소니 콩쿠르 2위
이미 한국의 수많은 연주자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무시 못 할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그럼에도,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인정받기 위해서는 쇼팽·모차르트처럼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위대한 작곡가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지원이 확장되고, 제도적인 보완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객석’은 한국 클래식 음악의 흐름 사이에서 501권째의 책을 출간하기까지 정말 훌륭한 역할을 수행해 주었습니다. 앞으로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연주자들을 홍보하거나, 클래식 음악과 관련한 지식적인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젊은 세대의 유입을 늘리며 더욱 풍성하고 가치 있는 문화예술 전문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피아니스트 김다솔
서울대 음대 피아노과 교수
‘객석’의 501번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마 ‘객석’을 읽고 계신 젊은 예술인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요, 그분들께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일이 아주 의미 있는 일이며, 때론 힘들고 막막하더라도 지금 투자하는 노력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요. 항상 그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아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며, 진심 어린 응원의 말씀도 함께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대단한 한국의 예술인들이 전 세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객석’을 통해 더 많은 예술가들이 소개되어, 꾸준하고 풍성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계희
2023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1위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위상이 세계에서 한창 꽃피는 시기라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안타까운 부분들도 보입니다. 음악의 본질보다 실적을 보여주기에 집중하는 연주자나, 과도한 채찍질에 잿빛으로 물들어가는 학생들처럼요. 한국 음악계가 눈부신 도약을 이룬 만큼, 이제는 진심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예술가를 육성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과 사회적 시선에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관객들도 그런 연주에 더욱 진심을 느낄 테니까요. ‘객석’도 계속해서 그 사이를 연결해주었으면 합니다. 빼어난 실력의 연주자라도 국내 활동 위주일 경우 다소 폄훼하는 시선 또한 안타까운데, ‘객석’이 지금까지 여러 아티스트들을 비춘 것처럼, 국내의 숨은 실력자들을 꾸준히 조명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통권 501권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
에스메 콰르텟
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한국 학생들의 부단한 노력과 뛰어난 재능이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연주자의 길을 이어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최근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연주마다 생존을 걸어야 하는 프리랜서 음악가의 현실을 체감했고요. 음악가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참 고단한 길이지만, 그래도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음악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도 다시금 깨닫곤 합니다. ‘객석’이 오랜 시간 국내 클래식 음악의 여정을 함께 걸어와 준 그 음악에 대한 헌신이 통권 501호라는 성취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 속에 공연예술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음악가와 관객의 소망을 함께 대변해 주기를 기대합니다.
기타리스트 조대연
2023년 타레가 콩쿠르 1위
옛날에는 가구 하나를 주문해도 오랜 시간이 걸렸듯, 이전 시대의 산물인 클래식 음악도 현시대의 실용성·편리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지요. 그 가운데에서 ‘객석’은 501권에 이르기까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담론을 만들고 다양한 시선을 기록하며, 세대를 이어주었습니다. 이제 더욱 젊은 세대와도 연결고리를 만들어나갈 때입니다. SNS와 디지털 콘텐츠를 통해 공연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젊은 언어로 풀어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젊은 층이 소외되지 않고 ‘객석’을 통해 자연스럽게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객석’과 한국의 클래식 음악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방향이라고 믿습니다.
첼리스트 박성현
아레테 콰르텟
한국의 클래식 음악 연주자들이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쉬운 점은 그 대상이 솔리스트에 몰려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최근 들어 실내악 부문에서도 많은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에, 이를 위한 지원과 관심을 늘린다면 ‘솔리스트 강국’을 넘어 진정한 ‘클래식 음악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추후에는 ‘객석’이 ‘학생 기자단’이나 ‘클래식 음악 애호가 비평회’ 등을 모집하여 전문성과는 별개로 독자들과 더욱 친숙한 접근을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객석’이 콩쿠르를 주최한다면 젊은 연주자들에게 기회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긍정적인 접근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피아니스트 김준희
2017년 호로비츠 콩쿠르 우승
1984년 창간 이후 ‘객석’은 한국 예술계의 길을 비추는 이정표이자 저에게는 무대와 사회를 잇는 소중한 동반자였습니다. 그렇게 함께 긴 시간을 지나온 지금의 한국 음악계는 국제적 성과와 교육적 토대를 바탕으로 눈부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제는 더 많은 무대와 기회를 통해 젊은 음악가들이 각자의 언어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 느낍니다. 다만, 예술가들이 섬세한 감정으로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에서는 ‘따뜻한 응원’과 ‘비판의 시선’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객석’이 균형 잡힌 통찰로 다양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한다면, 그 목소리들이 더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것입니다. 진심 어린 열정과 꾸준한 기록이 모여 501호를 맞이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합니다.
지휘자 이든
이탈리아 벨 오페라 페스티벌 총예술감독
‘501번째 관람석’을 심어냄을 축하드립니다. ‘객석’은 그동안 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에게 예술을 통해 행복과 기쁨을 나눠온 역사적인 월간지입니다. 그 역사가 흐르는 동안 한국은 실력 있는 음악가들을 끊임없이 배출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클래식 음악 강국으로 거듭났습니다. 반면,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유명세에 뒤처져 주목받지 못하는 음악가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숨은 보석 같은 젊은 음악가들이 세상에 끊임없이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객석’도 함께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객석’이라는 이름처럼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싣는다면 ‘객석’을 더욱 풍부하게 장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40년의 역사를 넘어 앞으로도 전 세계의 예술 소식을 오래도록 나누어가길 기원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원
이화여대 관현악과 조교수
공연예술의 순간들과 소식을 정성껏 담아온 ‘객석’의 501번째 여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유럽에서의 활동 중 많은 한국 음악가들이 세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그간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습니다. 지금도 끊임없는 후배 예술가들이 세상으로 나오고 있는데, 당장 눈앞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항상 중심을 단단히 지키며, 깊은 사유를 통해 음악적 표현과 전달에 자유로울 수 있는 참 음악인으로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덧붙여, 클래식 음악은 결국 사람을 위한 예술입니다. 음악 소리와 감정이 공존하는 연주회장에서 음악가와 관객 모두가 더 깊이 소통하며 행복한 시간을 경험했으면 합니다. ‘객석’이 앞으로도 그 사이에서 예술가와 관객을 끊임없이 이어주며 소통의 장이 되어주길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원재연
2017년 부소니 콩쿠르 2위
전설 같은 선배들의 발자취와 훌륭한 재능을 가진 후배들의 활동 덕분에 한국이 예술 분야에서 세계의 주요 흐름 속에 들어섰다는 사실은 큰 자부심입니다. ‘객석’도 통권 501권이라는 오랜 시간 그 흐름에 동반해 온 것에 감사드립니다. 슈만이 “인간 내면의 어둠에 빛을 비추는 것, 그것이 예술가의 의무이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 ‘객석’이 바로 그 역할이었습니다. 독자로서 그 빛을 함께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객석’도 앞으로 새로운 세대와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 SNS와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서도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덧붙여, 앞으로 한국이 세계적인 흐름에 함께 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주체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COMMENTS 3
세계의 예술경영인과 평론가 10인이 말한다
‘객석’과 한국 공연계에서 발견한 용기와 저력
2022년부터 시작된 본지 연재 코너 ‘Behind the Scene’. 이를 통해 ‘객석’과 소통한 전 세계 공연장·단체·축제 및 콩쿠르의 CEO들이 통권 501호 발행을 축하하며 오늘날의 흐름과 한국 음악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메시지를 함께 보내왔다
| 세계의 예술경영인들에게 보낸 설문 내용 |
Q&A
통권 501호를 맞이한 ‘객석’에 보내는 축하 메시지는?
오늘날 공연예술계의 두드러진 흐름과 변화는?
한국 음악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조언은?
제니야 마사미
도쿄 신국립극장 대표
오랜 시간 예술과 문화에 대한 통찰과 영감을 꾸준히 전해 온 ‘객석’의 헌신에 존경을 표합니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 콘텐츠와 온라인 스트리밍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예술이 더 넓게 공유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동시에 사회 속 예술의 의미,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아시아(특히 한국과 일본) 예술가들의 부상입니다. 이제 아시아는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에서 단순한 ‘수용자’를 넘어, ‘수출자’로서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으로, 최근 한국의 국립무용단 ‘호동’ ‘몽유도원무’를 신국립극장에서 상영하기도 했지요. 한국은 오랜 역사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현대적 감수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를 전 세계에 자신 있게 나눈다는 점이 놀라운 점이지요. 극장과 단체의 긴밀한 협력으로 공동제작·문화 교류 등이 확대된다면 더 많은 국제적 인지도를 얻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벤 스타이너
스타인웨이 & 선즈 대표
의미 있는 이정표에 도착한 것을 축하합니다. 오랜 세월 꾸준히 발행되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객석’의 저널리즘과 창의성이 증명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객석’에 스타인웨이 대표로 소개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앞으로도 스타인웨이의 이야기를 다뤄주실 기사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악기 산업에서 어쿠스틱 악기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지만, 많은 부분 디지털 환경으로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스타인웨이 또한 이미 ‘스피리오’라는 제품으로 연주의 녹음과 재생은 물론, 전 세계 실시간 스트리밍 연주를 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환경이 클래식 음악의 풍경 속에 더 깊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한국의 음악과 예술이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만큼, 앞으로도 계속 새롭고 창의적인 영역을 계속 개척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베티 펑
서구룡문화지구 대표
501호의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날 ‘객석’이 이룬 성취는 예술에 대한 헌신 덕분이며, 클래식 음악·연극·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통찰력 있는 담론의 장을 꾸준히 제공해 온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구룡문화지구(WestK)는, 아시아에 있는 예술 문화 기관입니다. 탁월한 예술의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죠. 이를 위해 저희는 예술가를 지원하며, 관객과의 소통을 확장하는 역동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모두가 예술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더욱 깊이 가질 수 있길 바라고 있어요. 오늘날 공연예술계는 다양한 변화가 있습니다. 접근성을 높이는 디지털 플랫폼이 확산하고 있으며, 장르 간의 융합과 변형도 활발히 일어납니다. 다양성에 대한 포용도 넓어지고 있죠. 이러한 변화는 예술 내부는 물론, 여러 분야와의 경계를 허물며 활발한 협력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객석’이 한국 예술계 내에서 쌓아온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서구룡문화지구가 더 많은 한국 독자에게 알려지면 좋겠군요. 함께 맞잡은 손으로, 문화의 활발한 교류와 지역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피터 폴 카인라트
부소니-말러 재단 대표
통권 501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클래식 음악은 결코 과거의 유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를 비추는 시대의 거울이며, ‘객석’은 그 변화를 탁월하고 국제적인 시각으로 전달해 온 매체입니다. 동시에 여러 문화와 세계를 잇는 다리를 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시대와 형식의 공존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처럼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관점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기 좋은 시대가 또 있었을까요? 새로운 사회적 시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아내는 예술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한국이 있습니다.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 열정적인 예술가, 그리고 젊은 청중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제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은 깊은 전통과 열린 혁신 사이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을 맞이했습니다. 그 길을 찾아 나선다면, 전 세계 청중과 더욱 깊이 소통할 힘을 얻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치엔 웬핀
국립가오슝아트센터 대표
국립가오슝아트센터를 대표해, 특별한 순간을 맞은 ‘객석’에 진심 어린 축하를 전합니다.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클래식 음악계는 풍부한 공연 체험을 기대하는 관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청각적 경험을 넘어, 시각과 감성의 아름다움도 동시에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그중 한국은 아시아의 여러 국가와 적극적인 교류를 모색하며 선도적인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산업·교육이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를 꾸준히 양성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더욱이 K팝의 방식을 클래식 음악계에도 효과적으로 접목함으로써 국제적 영향력을 높인 것은 다른 나라에도 귀감이 될 만한 사례라 생각합니다. ‘객석’ 또한 앞으로 더 깊은 통찰로 예술의 세계에 지속적인 영감을 전하길 기대합니다.
이본 텀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대표
‘객석’ 통권 501호 발행에 열렬한 축하를 보냅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공연예술을 꾸준히 지원하고 알려온 헌신과 열정이 쌓은 뜻깊은 성취라 생각합니다. 에스플러네이드는 2002년 개관 이래, ‘모두를 위한 공연예술센터’로 여러 한국 예술가들의 수준 높은 무대를 꾸준히 소개해 왔습니다. 우리 콘서트홀에서 임윤찬·조성진·양인모의 공연이 매진되는 것을 보며 한국 음악의 저력을 실감했습니다. 한국 정부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서도 한국의 예술적 성취를 이해할 기회가 많았는데 올해는 ‘종묘제례악’, 이날치의 공연이 올랐으며, 11월에는 LG아트센터가 제작한 ‘벚꽃동산’도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예술이 세계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는 이러한 현대적 감각의 전통 재해석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한국과 견고한 예술적 교류 관계를 발전시키길 바라며, ‘객석’ 또한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 세계에 전하는 다리로, 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전하는 매체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패트릭 한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 대표
‘객석’이 501호까지 이어왔다는 사실은, 이 잡지가 단순히 클래식 음악을 다루는 매체를 넘어 스스로 하나의 ‘고전(Classic)’이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앞으로도 ‘동시대적으로, 클래식한’ 그 멋진 길을 계속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지금 우리는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무수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이 제시하는 범주를 넘어, 불레즈와 바흐, 베토벤과 비틀스를 함께 놓고 즐길 수 있는 시대입니다. 아프리카계 미국 작곡가 조지 루이스는 우리 시대를 흩어진 사람들이 ‘하나’가 된다는 ‘폴리아스포라’라는 개념으로 정의했습니다. 모두가 대부분의 장소에서 ‘이방인’으로 존재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 형식과 매체 사이에서 탄생한 새로운 예술은 아름답지요. 그런 음악은 아직 그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반드시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고,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는 자리에서만 탄생한다는 것. 이 진실이 우리가 앞으로 지켜나가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라 생각합니다.
마틴 엥스트롬
베르비에 페스티벌 대표
음악 잡지와 음반 가게가 점점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객석’이 오랜 시간 꾸준히 성장해 온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한국의 강인한 음악적 시장을 증명하고, 전 세계에도 모범이 되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종 아시아의 청중을 보며 이런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아시아가 클래식 음악을 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서구권에서는 클래식 음악 청중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는데, 아시아에서는 젊은 세대가 오히려 클래식 음악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곡가보다 연주자의 카리스마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사례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이 여전히 클래식 음반 구매량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며, 더불어 다수의 뛰어난 연주자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이 한국에서 교육받았다는 점은 언제나 놀랍습니다.
국내 음악 칼럼니스트들이 말하는 한국 음악계
음악 칼럼니스트 류태형
전 ‘객석’ 편집장·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최근 들어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의 기량도 늘고, 세계 오케스트라들의 내한도 활발해지며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또, 스타 연주자들이 견인하는 공연 시장을 보며 클래식 음악의 소비 행태도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이런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객석’은 500권이라는 긴 세월동안 공연예술을 지면에 붙들며 역사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공연장에서 음악을 찾는 사람들을 더 늘리고, 스타 연주자를 기다리기보다 이 판을 더 폭넓게 키워나가야 할 때입니다. ‘객석’도 그 흐름을 함께 하며 앞으로도 예술가와 감상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늘 곁에 존재하길 바랍니다.
음악 칼럼니스트 장일범
전 ‘객석’ 기자
‘객석’에서 기자로 일하며 음악과 예술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글로 예술을 기록하는 일의 책임을 배웠습니다. 그 시절의 경험은 지금도 제 예술 인생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지요. 오늘날 한국 클래식 음악은 세계 무대와 견줄 만큼 성장했지만, 여전히 기금 중심의 일회성 기획, 시대감각에서 벗어난 공연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과제로 남습니다. 예술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는 단발적 행사가 아닌, 작품의 완성도와 음악적 본질을 향한 꾸준한 투자와 비전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