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말을 채워줄 무대

국내외 송년공연 & 감상법 PART III 무용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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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12월 2일 11:44 오전

SPECIAL

 

THEME 1. 연말은 가족과 함께

헨젤과 그레텔’ ©국립오페라단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

‘12월’ ‘겨울’ ‘크리스마스’라는 키워드와 함께 자연스레 떠오르는 무대가 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바로 그 공연, 바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스테디셀러인 만큼 올해에도 여러 단체가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모두 E.T.A 호프만 원작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입혀진 ‘호두까기 인형’이지만, 각기 다른 모습을 띤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바실리 바이노넨의 안무 버전을, 국립발레단은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버전을 선보이고, 와이즈발레단은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에 비보잉과 탭댄스 등을 더해 재구성했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제임스 전의 재안무 버전을 선보인다. 이처럼 서로 다른 버전의 안무와 연출, 출연진에 따라 변하는 무대가 재미를 더한다.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이 무용 ‘루돌프’와 국립오페라단 ‘헨젤과 그레텔’ 또한 가족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루돌프’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어린이·청소년 무용 레퍼토리 개발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루돌프’라는 이름을 가진 원숭이가 자기만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았다. 안무가 이경구가 직접 고안한 이야기에 이탈리아 인터랙티브 시어터 TPO의 영상 연출이 더해져 다채로운 감각 자극을 기대하게 한다. 공연과 함께 어린이를 위한 움직임 워크숍과 포럼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헨젤과 그레텔’은 어른과 아이를 위한 동화다. 독일 작곡가 훔퍼딩크가 그림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작곡한 이 작품은 1893년 12월 23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독일 바이마르 궁정극장에서 R. 슈트라우스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국립오페라단에서는 지난해 크리스티안 파데의 연출로 처음 선보였으며, 올해는 지휘자 성시연과 소프라노 캐슬린 김, 바리톤 이동환 등이 무대를 꾸민다. 이미라

 

발레 ‘호두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 ©와이즈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말하자면 비틀즈의 ‘Yesterday’같은 작품이다. 명작이되 ‘취향’은 될 수 없는 것.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지만, 바로 그 때문에 ‘최애작’이 되긴 어렵다.

‘호두까기 인형’은 발레 마니아들에겐 유치한 가족공연이고, 공연 종사자들에겐 공연계의 다양성을 해치는 눈엣가시이며, 무용수에겐 지겨운 돌림노래이다. 요즘은 발레뿐 아니라 뮤지컬·연극·영화·샌드아트까지 퍼져나갔으니, 가히 ‘독과점’이라 비난받을 만하다. 허나 발레단으로선 연 재정의 상당 부분을 채워주는 단비이자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는 기회이다. 관객들에겐 연말 가족 행사다. 그리고 발레무용수는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성장한다. 어린이 단역에서 무용수로 이어지는 통과의례이고, 공연 횟수가 많은 덕에 신인이 주역무용수로 데뷔하는 장이기도 하다.

‘호두까기 인형’이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1892년 러시아에서 초연했을 땐 호평 받지 못했으나 1940년대 북미에서 인기를 끌며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 마리우스 프티파/레브 이바노프 안무버전이 기본이되, 발레단마다 조금씩 다르게 개작되었다. 클라라 역을 어린이가 출지 어른이 출지, 클라라와 사탕요정을 구분할지 합할지 다양하다. 또한 마크 모리스의 ‘하드 넛’이나 매튜 본의 ‘호두까기 인형!’처럼 아예 파격적인 버전도 있다. 미국에선 매년 창의적인 프로덕션을 뽑는 콘테스트도 있으니, 제한된 소재 안에 상상력이 폭발한다.

‘호두까기 인형’이 연말 단골 레퍼토리가 된 데에는 눈·파티·트리·선물처럼 크리스마스에 대한 직접적인 묘사가 작용했을 것이다. 허나 그 이면엔 가족과 친구들, 나아가 낯선 존재까지 아우르는 꿈과 모험, 의리와 환대가 있다. 용감한 소녀는 작은 인형들과 연대하여 위기를 극복하면서 하룻밤 만에 훌쩍 커버린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로를 향한 진지하고 따뜻한 시선이라고, 연말이 되면 깨닫는다. 정옥희

 

 

THEME 2. 우아한 연말을 위하여

한 해의 마지막을 보다 우아하게 보내고 싶은 당신에게 오페라 무대를 추천한다. 연말을 장식할 두 편의 작품은 바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과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라 보엠’은 겨울의 정서를 가득 품고 있다. 국내 여러 공연장에서는 본래 4막 구성의 오페라 ‘라 보엠’을 ‘콘서트 오페라’ ‘스토리텔링 오페라’ 등 관객들이 보다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식으로 선보인다.

또 하나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베르디의 대표작 중 하나인 ‘라 트라비아타’는 향락과 유흥에 젖어 살던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진정한 사랑과 자기희생을 담고있는 비극이지만, ‘축배의 노래’ ‘언제나 자유롭게’ 등 귀에 익숙한 유명 아리아들과 화려한 장면을 대거 감상할 수 있어 인기를 끈다. 이번 프로덕션은 이탈리아 앙코나 극장과 합작으로 선보이는 것으로 지난 9월 이탈리아 현지에서 선보인 무대를 그대로 재현할 예정이다. 이미라


‘라 보엠’

오페라 ‘라 보엠’

시인 로돌포는 화가인 마르첼로와 함께 파리의 다락방에 산다. 난로를 지필 땔감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그들이지만, 젊음과 희망으로 웃음을 잃지 않는다. 사실 이 다락방은 그의 친구들의 아지트인데, 음악가인 쇼나르와 철학자인 콜리네까지 모이면 시끌벅적 활기가 돈다.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 쇼나르가 모처럼 돈을 벌어왔기에 기분이나 내자며 카페 모뮈스로 향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마감할 원고가 있던 로돌포는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홀로 남아 글을 쓴다. ‘똑똑’ 어떤 여인이 다락방 문을 두드린다. 미미다. 창백할 정도로 하얗고 고운 그녀는 불을 빌리기 위해 이곳을 찾아왔다. 금세 서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 중 하나인 ‘그대의 찬 손’과 ‘내 이름은 미미’로 통성명을 한 후 함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카페 모뮈스로 향한다.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시작 부분이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작곡가 중 한 명인 푸치니는 시작부터 대박을 쳤던 작곡가는 아니었다. 35세가 돼서야 ‘마농레스코’(1895)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음악가들이나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그를 알아주는 이가 적었다. 어떤 평론가는 그를 ‘소인배의 베르디’라고 폄하했고, 한 때 R. 슈트라우스는 ‘토스카’(1990)를 ‘형편없는 유치함으로 악명 높다’고 평가 절하했다.

‘마농레스코’가 토리노 왕립극장에서 성공적으로 초연된 후, 푸치니는 이듬해 같은 극장에서 ‘라 보엠’을 올린다. 미래의 아내가 될 엘비라에게 보낸 서신에 따르면 푸치니는 ‘라 보엠’의 성공을 꽤나 확신했던 것 같다. 초연을 맡은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대단하다”라고 말했다며 ‘엄청난 성공과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기대를 완전히 배신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미지근했고, 다락방과 뒷골목과 폐결핵, 매춘에 관한 이야기는 평론가나 언론 매체에도 ‘한탄스러운 저급함’이라며 외면 받았다. 하지만 1897년 팔레르모에서 상연된 이후부터는 성공가도를 달리며 지금의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지금은 거의 잊혔지만, 당시 ‘라 보엠’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다. 바로 레온카발로의 ‘라 보엠’이다. 푸치니가 어떤 경로로 원작 소설인 앙리 뮈르제르의 ‘보헤미안의 삶’을 접했는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푸치니의 친구이자 후원자인 출판사 사장 쥴리오 리코르디가 알려줬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리코르디는 레온카발로가 뮈르제르의 소설로 직접 대본을 쓰며 오페라를 만들고 있고, 그 작품은 경쟁사인 ‘손조뇨’에서 출판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거라는 추측이다. 오페라 ‘팔리아치’로 유명한 레온카발로는 푸치니 ‘마농레스코’의 7명의 대본가 중 한명으로 참여했을 정도로 푸치니와 인연이 있었고, 작곡가이자 훌륭한 대본가로 손꼽혔다. 하지만 이 ‘라 보엠’ 경쟁으로 인해 그들은 절연했다고 한다. 푸치니의 작품보다 1년 늦게 베네치아에서 초연된 레온카발로의 ‘라 보엠’은 당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그 이후로는 푸치니의 작품에 밀려 지금까지도 공연이 거의 되지 않는다.

완벽주의자 푸치니는 대본가들을 달달 볶아서 명작을 만들어냈는데, 루이지 일리카와 쥬세페 쟈코자가 그 노역을 감당했다. 예민한 쟈코자는 ‘라 보엠’을 끝으로 리코르디에게 다시는 푸치니와 작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후에 다시 마음을 돌려 푸치니의 또 다른 히트작 ‘토스카’와 ‘나비부인’의 대본을 썼다. 오페라 팬들에게는 천만다행인 일이지 않나! 오주영

©TPO

앙코나 극장 ‘라 트라비아타’

앙코나 극장 ‘라 트라비아타’

 

 

 

 

 

 

 

 

 

THEME 1.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11월 30일~12월 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12월 3·4일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12월 14~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유리 그리고로비치(안무)/제임스 터글·김종욱(지휘)/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박슬기·박예은·김리회 외(마리)/이재우·김기완·허서명 외(왕자)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12월 6~8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12월 21~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

바실리 바이노넨(안무)/로이 토비아스·유병헌(개정 안무)/올레그 비노그라도프(연출)/강미선·홍향기·최지원 외(마리)/콘스탄틴 노보셀로프·이동탁·마밍 외(왕자)

와이즈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12월 6~8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12월 21일 성산아트홀 대극장

마리우스 프티파(안무)/라스트 포원(비보이)/탭꾼탭댄스컴퍼니(탭댄스) 이현정·이가영·윤해지(사탕요정)/이승현·남스라이 맨드바야르·빌구데 아리운보드(과자나라 왕자)

서울발레시어터 ‘호두까기 인형’

12월 14일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12월 19~25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안무)/제임스 전·로이 토이바스(재안무)/김지영·이와모토 유리·한혜린(사탕요정)/이현준·윤오성·오동구 카탄바타르(호두까기 왕자)

국립현대무용단 ‘루돌프’

12월 7~1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이경구(안무)/TPO(인터랙티브 디자인)/이경구·박소진·이연주·임성은(출연)

국립오페라단 ‘헨젤과 그레텔’

12월 5~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크리스티안 파데(연출)/성시연(지휘)/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CBS소년소녀합창단)/유스티나 그린기테·양계화(헨젤)/캐슬린 김·한은혜(그레텔)/이동환·이혁(아빠)/정수연·임은경(엄마)/정제윤·민현기(과자마녀)/김제니(모래요정·이슬요정)

 

THEME 2.

스토리텔링 오페라 ‘라 보엠’

12월 4·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이혜경(연출)/우나이 우레초 주비야가(지휘)/앙상블스테이지 챔버오케스트라/YS어린이합창단)/박소은·이소연(미미)/오상택·김은국(로돌포)/김소연·안희은(무제타)/박현석·조병수(마르첼로)/박성훈·염현준(쇼나르)/김남수·신명준(콜리네)/이덕기·허하용(베누아·알친도르)

콘서트 오페라 ‘라 보엠’

12월 14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엄숙정(연출)/이민형(지휘)/코리아쿱오케스트라/신은혜(미미)/허영훈(로돌포)/장수민(무제타)/공병우(마르첼로)/이승왕(쇼나르)/김철준(콜리네)/나경일(알친도로)

콘서트 오페라 ‘라 보엠’

12월 13·14일 아트센터 인천

장재호(연출)/홍석원(지휘)/경기필하모닉/심포니 콰이어 코리아/위자드 콰이어 어린이 합창단/홍주영(미미)/정호윤(로돌포)/이호준(마르첼로)/강은현(무제타)/전승현(콜리네)/안대현(쇼나르)/이준석(베누아·알친도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12월 6·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스테파니아 파니기니(연출)/조나단 브란다니(지휘)/디오 오케스트라/대구오페라콰이어/김정아(비올레타)/아퀼레스 마차도(알프레도)/피에로 테라노바(제르몽)/손정아(플로라)/최은혜(안니나)/양요한(가스통)/허호(듀폴 남작)/한준헌(오비니 후작)/장경욱(그랑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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