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알고 듣는 송년 음악회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2년 12월 2일 9:00 오전

SPECIAL

알고 듣는 송년 음악회

올 연말을 풍성하게 하는 대표 레퍼토리 & 공연

 

2022년의 마지막 달이다. 마치 이 시간을 기다린 듯 12월이면
연말을 장식하는 공연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더욱 유익한 감상을 위해,
올해는 특별히 인기 레퍼토리들을 돌아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더불어 무용·오페라·국악 등 장르별 공연부터 코로나를 지난
해외의 송년 공연 풍경까지, 풍성한 연말을 위한 일정을 잘 챙겨보자.

기획·총괄 허서현 기자

 

01 레퍼토리 탐구 ① ‘겨울 나그네’ _이의정
02 레퍼토리 탐구 ② ‘호두까기 인형’ _허서현
03 레퍼토리 탐구 ③ 교향곡 9번 ‘합창’ _허서현
04 장르 탐구 합창 음악 _임원빈
05 미리보기 송년 음악회 공연 소식 _홍예원
06 해외의 송년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미국의 연말 풍경 _오주영·전윤혜·이실비아·김동민


 

01 music IN December
레퍼토리 탐구 ①

오토 노바크의 ‘겨울 나그네 슈베르트’ (1910)

 

 

 

 

 

 

 

 

 

 

 

 

슈베르트가 사랑한

연가곡 ‘겨울 나그네’

역사·가사·음악 모두 뜯어보기

 

 

“나는 오직 ‘보리수’만 마음에 드는 걸.”
그러자 슈베르트가 대답했다.
“내 어떤 작품보다 이 노래들이 좋아.
그리고 자네도 나머지 전부를 좋아하게 될 걸세.”
– 슈베르트와 시인 프란츠 폰 쇼버가 나눈 대화 (1939년 ‘라디오 타임’지 기사)

 

‘겨울 나그네’는 빌헬름 뮐러(1794~1827)의 시 ‘겨울 나그네’에 슈베르트(1797~1828)가 음악을 붙인 연가곡이다. 총 24곡이 담겨 있고, 12곡씩 묶인다. 뮐러의 ‘겨울 나그네’는 1823년에 출판된 시였고, 슈베르트는 1826년에 이 시를 처음 접한 것으로 보인다. 슈베르트는 뮐러의 시가 총 12개라 생각하여 1827년 2월에 12곡을 썼으나, 다른 12개의 시가 더 있다는 것을 알고 그해 10월에 나머지를 추가로 작곡하였다.

흔히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 세 가지를 슈베르트의 대표 연가곡으로 꼽는다. 특히, 작곡가는 뮐러의 다른 시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도 연가곡으로 만들었으니, 사람들이 두 작품을 연관 짓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겨울 나그네’, 연가곡일까?

그러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다르게, ‘겨울 나그네’가 과연 연가곡인지는 여러 음악가와 음악학자가 의문을 제기한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24개의 작품이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뮐러가 출간한 시 순서와 슈베르트가 제시한 시 순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악학자 정이은이 ‘뉴 그로브 음악사전’을 참고한 연가곡의 정의를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연가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성이다. 이 통일성은 가사와 음악적 절차로 만들어진다. 가사는 한 명의 시인·하나의 이야기·통일된 분위기 등이며, 음악적 절차는 각 작품을 연결하는 거대한 조성 계획·노래의 반복 등이다.’

12개씩 나누어져 작곡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여기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인가. 그러나 슈베르트가 죽기 바로 직전까지 이 작품을 수정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 작품 간의 연결을 끊임없이 고민했을 슈베르트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음악학자 수잔 유엔스는 뉴욕에 보관 중인 그의 필사본에 수정한 흔적이 셀 수 없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12번째 곡인 ‘고독’에는 종이를 찢어버릴 듯이 가위표가 그어져 있다고.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좋았다”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에 애정을 뒀다. 우리가 ‘겨울 나그네’를 사랑하는 것은 그가 표현한 애정의 답신이 아닐지.

겨울나그네 12번 _고독_의 필사본

소름 끼치는 ‘겨울 나그네’의 내용

슈베르트는 친구들에게 ‘겨울 나그네’를 “소름 끼치는 연작”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똑같이 실연의 아픔이 담긴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겨울 나그네’이지만, 두 화자의 태도는 극적으로 다르다. 사랑에 관한 설렘도 엿볼 수 있는 전자와 다르게, ‘겨울 나그네’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비참한 청년의 찢어진 마음만 가득하다. 사랑하는 여인은 청년의 회상 속에만 살아있을 뿐, 현실의 청년에게 얼굴 한번 비춰주지 않는다.

‘겨울 나그네’의 줄거리는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모든 시의 가사를 살필 만큼의 지면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단 두 쪽의 지면을 위해서는 ‘실연을 겪는 나그네의 심정이 담긴 작품’이라고 적어야 한다. 24편의 시에는 내레이션이 전혀 없고, 상황을 묘사하는 객관적 서술 하나 없이, 오직 화자인 나그네의 즉각적인 감정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겨울 나그네’의 가사는 나그네가 다닌 세상의 꼼꼼한 묘사가 아닌, 비통에 빠진 청년의 감각이 만들어 낸 비틀린 세상을 구경시켜준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비교하여, ‘겨울 나그네’는 유절보다 통절로 된 음악이 더욱 많다. 즉, 가사에 담긴 감정을 음악으로 하나하나 표현하려 했다는 의미이다. 첫 곡 ‘밤인사’부터 겨울 밤 여행길을 떠나야 하는 처지가 서러워, 음악은 내내 어두운 분위기로 울린다. 그러나 ‘너의 잠을 방해하지 않을게’라고 사랑하는 이에게 말하는 순간만큼은 밝은 곡조가 달곰하다.

‘보리수’에서도 행복한 과거의 꿈을 생각할 때는 밝은 선율을 부르지만, 깜깜한 어둠을 인식하는 순간 음악은 무거운 분위기로 전환된다. 나뭇가지가 자신을 부르는 듯이 환상을 일으키는 순간에는 유혹하는 부드러운 음색을 내다가도, 피아노가 다시 매섭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으로 나그네의 정신을 깨운다.

 

비통의 겨울을 따뜻함으로 감싸다

올해 12월에는 ‘겨울 나그네’ 공연이 가득하다. 그중 3일 롯데콘서트홀의 오전을 여는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1964~) 공연과, 17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만나게 될 바리톤 토마스 햄슨(1955~)의 공연을 주목해 보자. 두 성악가 모두 ‘겨울 나그네’와 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영국 출신의 보스트리지는 1993년 데뷔한 이후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1996년 그라모폰 상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슈베르트 가곡을 여럿 불렀으며, 국내에 2004년 3월 첫 내한으로 ‘겨울 나그네’를 들고 오기도 하였다. ‘겨울 나그네’로는 두 개의 음반을 발표하였다. 2004년에는 피아니스트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1970~)와 함께하였고, 2019년에는 토마스 아데(1971~)와 녹음하였다. 테너인 만큼 높고 힘이 있으면서도 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미국의 햄슨은 1997년 처음 ‘겨울 나그네’ 음반을 발매하였다. 여든 후반에 접어든 지금의 나이에도 세계 여러 바리톤 중에서 여전히 손꼽히고 있는 그는, 특유의 따뜻한 음색으로 유명하다. 아르농쿠르와 함께하였던 모차르트 사이클이 유명하여 오페라 가수의 이미지가 짙지만, 슈베르트·슈만·R. 슈트라우스 등의 가곡으로도 호평받아왔다. 굵직한 성악가들이 내한하는 이번 겨울, 나그네와 함께 걷기 가장 좋은 해이다.

글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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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D911 DG E4151872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바리톤), 제라드 무어(피아노)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D911 Warner Classics 5669852 한스 호터(바리톤), 제라드 무어(피아노)

 

 

 

 

 

 

 


 

겨울 나그네의 명가수들 내한

INTERVIEW ①

©Kalpesh Lathigra

이안 보스트리지(1964~)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 역사학과 철학을 공부, 역사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3년 스물아홉에 바리톤 피셔 디스카우의 권유로 테너로 데뷔한 후, 1996년 슈베르트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Hyperion CDJ33025)로 그라모폰 상을 받았다.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부를 때마다 다른 이 노래

 

 

한국에는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 기간은 음악 활동 제약이 많아서 가끔 우울하긴 했지만, 대체로 잘 지냈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로 큰 피해는 없었다.

1993년에 데뷔하여 어느새 내년이 30주년이다.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일이 있을까?

아, 내년이 30주년이라니! 알려줘서 고맙다. 전혀 생각 못 하고 있었는데. 특별한 준비는 그럼 50주년에 해봐야겠다.

사람들은 당신의 장점으론 맑고 깨끗한 목소리를 꼽는다. 동감하는지?

스스로 장점을 말하자면, 아마 소위 말하는 ‘순수주의자’들과 겨룰 준비가 돼 있다는 것? 작품의 감정선을 잘 전달해 지루하지 않은 음악을 선사한다. 클래식 음악을 하려면 청중을 거머잡을 줄 알아야 하지 않나.

내한에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와는 오랜 호흡을 맞춰왔다. 첫 만남이 기억나나.

랠프 본 윌리엄스(1872~1958)의 연가곡 ‘웬로크 벼랑에서’를 연주할 때 줄리어스를 처음 만났다. 그때 줄리어스는 슈만 피아노 5중주를 연주했는데, 정말이지 반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악기의 반주에 그치지 않고 음악 구절마다 계속 질문을 던지는 연주였다.

이안 보스트리지하면 ‘겨울 나그네’로 유명하다. 음반도 2004년과 2019년 두 번 발매했는데, 이 작품에 매료된 이유가 무엇인지?

부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는 게 하나고, 연가곡의 역사에서 초기작이라는 게 또 하나겠다. 노래하는 70분 동안 그 깊이에 빠져들고, 노래가 끝나면 청중을 내 곁으로 데려와 버리는 매력이 있다.

수없이 불러도 매번 새로운 것을 느낀다는 게 흥미롭다. 최근에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무대에 서서 부를 때 매번 새로운 것을 정말 많이 느끼는데, 그 순간이 지나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웃음). 그렇기에 다음 공연이 언제나 놀라울 수 있는 것이다.

이 순간 24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는 뭘까?

14번 ‘백발’을 꼽을 순 있겠지만, 이 작품은 하나의 큰 묶음이기에 공연을 올릴 때 맥락을 벗어나 한 곡만 부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14년에는 저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바다출판사)를 발행했다. 책에 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의 가사와 맥락을 광범위하게 다룬 책이다. 내가 가졌던 흥미와 지적 관심을 마음껏 탐닉한 글이라, 감정으로 작품을 더듬는 연주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오페라와 다르게 연가곡은 시를 독백하는 것이라, 청중도 가사를 깊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청중이 가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연가곡을 즐길 수 있다. 가사를 이해하는 것보다 감정의 흐름을 함께 타는 것이 중요하다. ‘가곡’은 글이 아니라 노래다. 시를 찢고 터져 나오는 좋고 나쁜 정서에 귀를 기울이길.

예전의 인터뷰에서 연가곡을 부를 때면 당시 작가의 마음뿐만 아니라 현시대에 어떻게 해석될지도 고려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겨울 나그네’는 우리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고전적인 레퍼토리는 항상 재창조해야 한다. 누군가 와서 “죽은 작곡가 앞에서 겸손해야 하고, 그들의 뜻을 위해 봉사할 의무가 있다”라고 ‘책임감’을 강조하는 말들을 하면, 무시해라. 음악은 산 자를 위한 것이지, 죽은 자를 위한 게 아니다.

마지막으로 음악가로서 꿈이 있다면?

언제나처럼, 내 청중은 결코 지루함을 모르게 할 것.

글 이의정 기자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Warner Classics 5577902 이안 보스트리지(테너),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피아노)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Pentatone PTC5186764
이안 보스트리지(테너), 토마스 아데(피아노)

 

 

 

 

 

 

 

 


Performance information

이안 보스트리지와 줄리어스 드레이크의
‘겨울 나그네’

12월 1·3일 롯데콘서트홀 외


 

INTERVIEW ②

©JiyangChen

 

 

토마스 햄슨(1955~)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영국 왕립음악원의 명예회원 칭호를 얻었다. 170개 이상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그래미상·에디슨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7년에는 후고 볼프 메달을 받았다. 80여 개가 넘는 오페라 레퍼토리를 소화했으며, 현재도 다수의 오페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바리톤 토마스 햄슨

영원히 매력적일 삶의 이야기

 

 

오랜만의 내한이다.

초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내와 함께 다른 문화와 음식을 둘러보는 걸 좋아해서 한국에 다시 방문하는 걸 상당히 기대 중이다.

오페라와 가곡, 서로 다른 두 장르로 모두 좋은 평을 받고 있다. 각각의 자리에 있을 때, 다른 방식으로 노래를 부르나?

거대한 무대의 큰 서사 속에 서 있을 때도, 친근한 일화를 나긋이 전해줄 때도, 나는 뛰어난 작품 속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녹음한 음반 수가 무려 170개를 넘는다! 녹음을 꾸준히 하는 이유가 있을까?

간단히 말하자면, 음악을 사랑하니까. 녹음할 기회가 꾸준히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본인의 작품 활동을 넘어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2003년부터 ‘햄송’(Hampsong) 재단을 세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이 재단은 사람들이 공연장에서 듣는 것, 그리고 내 음악에서 듣는 것이 과연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들리는 것 너머의 실체를 다루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싶었달까. 시를 배경으로 하는 음악을 들을 때면 흥미롭게도 음악이 사람을 불러 세워서 인간사의 더 큰 맥락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이런 음악의 힘에 관해 배울 수 있다.

시가 배경인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는 화자가 죽음을 향해 간다는 해석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해석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금도 ‘겨울 나그네’의 방랑자가 죽기 위해 방황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랑자는 죽음을 고찰하고 있지만, 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여정에 가깝고, 마지막 순간에는 ‘신념을 안고 용기 있게 삶을 마주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묘사는 죽음을 넘어선 더 깊은 심리를 다룬다.

슈베르트의 여러 연가곡 중 ‘겨울 나그네’의 매력은 무엇일까?

다른 연가곡보다 더욱 고통스럽고 위태롭다는 것. 그로 인해 영원히 매력적일 것이다.

24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가 있다면?

내가 부르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의 곡.

슈베르트와 뮐러 시의 순서는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런 차이가 작품의 맥락을 헐겁게 할까?

음악과 원작이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는 게 되레 편견이 아닐까. 슈베르트가 ‘겨울 나그네’로 이루고자 했던 이야기는 뮐러와 분명히 다를 것이다. 오히려 나는 원작의 순서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다.

끝으로 음악가로서 이루고자 하는 바가 있을까?

마지막 순간까지 작곡가가 창작한 탁월한 작품에 호기심과 열성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음악이라는 언어로 만들어낸 삶의 이야기에 언제나 빠져들고 싶다.

글 이의정 기자 사진 통영국제음악재단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Warner Classics 5564452 토마스 햄슨(바리톤), 볼프강 자발리슈(피아노)

토마스 햄슨의 크리스마스 Warner Classics 9031731352 토마스 햄슨(바리톤), 휴 울프(지휘), 성 파울 체임버 오케스트라

 

 

 

 

 

 

 

 


Performance information

토마스 햄슨의 ‘겨울 나그네’

12월 17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02 Ballet IN December

레퍼토리 탐구 ②

 

발레 ‘호두까기 인형’

100년 넘게 사랑 받아온 연말의 스테디셀러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초연은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이다. 차이콥스키와 함께 ‘백조의 호수’ 등을 만든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가 시작했으나, 중간에 지병에 시달리게 되며 그의 조수 레프 이바노프의 안무로 완성됐다.

사실 ‘호두까기 인형’이 처음부터 사랑받은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소비에트 연방 시절인 1934년, 안무가 바실리 바이노넨이 작품을 보강하며 레퍼토리로서는 자리 잡았지만 공산주의 국가에서 이 작품을 ‘크리스마스’에 대대적으로 즐길 리 만무했다. 후에 러시아 출신의 예술가들이 서구 자본주의 사회로 진출하게 된 후,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뉴욕시티발레단이 만든 ‘호두까기 인형’은 1954년 초연 이래로 매년 크리스마스 기간에 무대에 오르며 연말 분위기에 못을 박았다.

한국은 이 분위기를 고스란히 흡수했다. 연말이 되면 각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한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을 1986년에 처음 공연했고, 현재 바실리 바이노넨의 버전을 기반으로 로이 토비아스·유병헌 등의 각색 버전을 더해서 선보이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초연은 1977년이다. 2000년부터는 볼쇼이 극장의 전설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버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1947년에 창단된 바르나 국립 발레의 동작품 공연도 내한 예정이라, 어떤 버전을 즐겨볼지 미리 행복한 고민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인종차별 논란부터 재해석된 안무들까지

지난해, 베를린 발레단은 ‘호두까기 인형’에 “중국·동양 무용 등의 파트에 인종적 고정관념을 지닌 요소가 있다”고 밝히며, 크리스마스 공연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2막에 등장하는 각국의 과자 나라 요정들, 이를테면 중국 전통 복장을 흉내낸 무용수가 곡예를 하는 움직임 등이 서구 중심의 시각이며, 인종차별적이라는 지적이었다.

작품에 반영된 시대적 흐름도 일찍이 1막의 가족 묘사에서 드러났다. 첫 버전인 이바노프의 안무는 귀족을 연상케 하나, 발란신의 버전으로 넘어오면서는 미국 중산층의 소박하고 편안한 일상이 반영됐다. 이처럼 ‘호두까기 인형’은 시시각각 변하는 문화적 맥락에 따라 계속해서 재탄생되고 있다. ‘백조의 호수’에서 백조를 남성 무용수로 탈바꿈시킨 안무가 매튜 본은 ‘호두까기 인형!’(1992)에도 새로운 해석을 더했다.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었던 작품 배경은 음침한 고아원으로 탈바꿈했다. 마크 모리스가 재해석해 내놓은 ‘하드 넛’(1991)에는 안무가의 성적 정체성까지 드러난다. ‘하드 넛’에 등장한 ‘눈송이의 춤’은 남성과 여성 모두 동일하게 지나치게 짧은 탑과 튜튜의 의상을 착용하고 있다.

국내의 여러 발레단도 저마다의 개성을 더한 ‘호두까기 인형’을 내놓고 있다. 와이즈 발레단 공연에서는 비보이 생쥐들과 탭댄스 병정들의 씬이 등장한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제임스 전에 의해 재안무된 버전을 선보이며, 2막에 등장하는 각 나라의 전통 춤에 한국 춤과 의상을 추가하며 차별성을 드러낸다. 광주시립발레단은 안무가 김용걸의 전막 창작 안무로, 부산발레시어터는 마술과 현대 무용을 더한 버전으로 자신들만의 ‘호두까기 인형’ 티켓 몰이를 톡톡히 하고 있다.

글 허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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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마린스키 발레 ‘호두까기 인형’
Warner Classics 2564656309(DVD), 2564654365(Blu-ray)
알리나 소모바(마샤 공주), 블라디미르 쉬클리야로프(호두까기 왕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지휘), 마린스키 발레·오케스트라 외

매튜 본 ‘호두까기 인형!’
Warner Music
매튜 본(감독), 스콧 앰블러·에밀리 피어시(배우)

 

 

 

 

 

 


03 Music IN December
레퍼토리 탐구 ③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실러의 시를 직접 편집한 베토벤의 의도는?

 

 

 

베토벤 교향곡 9번 자필 악보

교향곡 9번의 정식 부제는 좀 길다. ‘실러의 송가 ‘환희에 부쳐’에 의한 종결 합창을 수반한 관현악, 독창 4부와 합창을 위한 교향곡 9번’이 원래 이름이다. 이 작품은 1824년 초연됐지만, 베토벤은 1793년부터 실러(1759~1805)의 시를 마음에 품었다.

잘 알려진 대로, 교향곡 9번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청력을 거의 상실했다. 시력도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그의 행색을 본 빈 사람들은 드디어 베토벤이 미쳤다고 수군거렸다. 실러의 시에 집착하고 있던 미치광이 작곡가. 그러나 그는 어둠에서 빛을 향하며 걸어 나와 오늘날까지 심금을 울리는 메시지를 남겼다. “환희여, 환희여! 백만의 사람들이여, 서로의 손을 마주 잡자”는.

그런데 정작 실제로 교향곡 9번에 사용된 시는 원작과 조금 다르다. 원작은 꽤 과격한 정치적 의도가 드러나 있어, 베토벤이 자신의 메시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편집의 과정을 거친 것. “전제군주의 권력으로부터 안전을!”과 같은 정치적 시구는 빠지고, 4악장에서 바리톤의 솔로로 시작되는 성악 부분의 “오, 벗들이여! 이런 음이 아니다. 조금 더 즐겁고 환희에 찬 노래를 부르자”라는 구절은 베토벤이 직접 써넣은 것이다.

 

올해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 12월 31일, 새해 소망은 오로지 ‘평화’였다. 실러가 ‘환희에 부쳐’를 썼던 라이프치히에서는 그해의 마지막 날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연주하며 그 간절한 마음을 모았다. 이 전통이 현재도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연말 공연에 이어지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이 아닌, 유럽에서 연말 레퍼토리로 교향곡 9번을 연주하는 건 이곳이 유일하다.

작품이 가진 메시지로 인해, 유독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인류의 역사적 순간에 함께해왔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1989년 말,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열린 베를린 장벽 붕괴 축하 공연이다. 지휘자 번스타인은 분단 당시 베를린을 점령했던 미국·소련·영국·프랑스 국적 단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선보이며 의미를 더했다. 통일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일부러 ‘환희(Freude)’를 ‘자유(Freiheit)’로 개사해 연주했다고.

국내 초연은 1948년이다. 롤프 자코비의 지휘로 서울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창단 1주년 기념 공연으로 선보였다. 올해는 오스모 벤스케의 지휘(12.15·16)로 연주할 예정. 잉키넨/KBS교향악단(12.24)은 베토벤의 교향곡 9번과 함께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를 합창 버전으로 연주하며 눈길을 끈다. 여전히 다수의 교향악단 송년 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다.

연말의 ‘합창 교향곡’ 연주는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어쩐지 더 마음이 간다. 전염병과 전쟁, 재난과 참사를 모두 겪은 한 해여서 일까.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선포하는 역사적 상징’으로서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우리에게 필요한 때다.

글 허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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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레너드 번스타인 ‘자유에 부쳐’
EuroArts 8024272034(Blu-ray)
레너드 번스타인(지휘), 뉴욕 필·런던 심포니·파리 오케스트라 외
아르농쿠르 ‘베토벤’
Warner Classics 2564637792(14CD)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지휘),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아널드 쇤베르크 합창단 외

 

 

 

 

 

 


 

04 music IN December

장르 탐구

 

 

 

 

 

 

 

 

➊ 1808년 3월 27일 하이든의 76번째 생일을 기념해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연주한 축하 공연 ➋ 헨델 메시아 자필악보 마지막 파트의 ‘아멘’ ➌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➍ 아브라함 블루마르트의 ‘동방박사의 경배’ ➎ 조반니 디 파올로의 ‘동방박사의 경배’

 

오라토리오·칸타타 외 합창음악

연말에 울려 퍼지는 합창 명곡들

 

두 명 이상의 목소리가 모인 음악을 우리는 ‘합창’이라고 부른다. 흩어져 있던 목소리의 개별성이 ‘화음(和音)’이라는 이름으로 연합하고, 독립적이었던 각각의 원음은 서로의 배음을 어루만지며, 소리의 온기를 느낀다. 그 온기가 무대와 객석에 포개질 때, 우리는 새삼 옆 사람과의 지근한 거리를 생각하게 된다.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가 지하철 역사 내에서 들려오는 12월이면, 합창(合唱) 음악이 주는 ‘함께하는 것’의 의미를 더욱 생각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작한 지도 3년, 그 음악의 온기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했던가! 무엇보다 서로의 온기가 필요한 연말, 오라토리오, 칸타타 등 ‘합창’ 공연이 풍성하다.

 

부활절의 ‘메시아’는 어떻게 크리스마스의 ‘구원자’가 되었나?

헨델

헨델(1685~1759)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한국뿐만 아닌, 유럽과 미국의 대표적인 연말공연 레퍼토리이다. 별도의 무대장치가 없는 것이 특징인 오라토리오는 성서와 고전 문화, 서사시 등의 장대한 내용과 가사를 차용한다. 특히 ‘메시아’는 예수의 탄생과 부활의 기쁨을 다루고 있어 교회·성당과 공연장을 넘나들며 연말 공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메시아’는 오라토리오이지만, 헨델은 ‘부(part)’라는 단위보다 오페라를 구성하는 ‘막(act)’으로 나누기를 선호했고, 이러한 오페라적 색채 때문에 오늘날에는 성서의 내용에서 벗어나 동시대적 사회성을 띤 작품으로 각색되어오고 있다.

하지만 헨델의 ‘메시아’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연으로 자리 잡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작품의 초연은 부활절 직후인 1742년 4월에 이루어졌고, 예수의 탄생보다는 수난과 부활에 더 치중되어 있기 때문에 1900년대 초에는 자연스레 부활절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그랬던 ‘메시아’는 언제부터 연말 공연의 ‘구원자’가 되었을까? ‘성탄절 위대한 전통 뒤에 숨겨진 이야기’의 저자 에이스 콜린은 그의 저서에 “영국의 크고 작은 도시 어디에서든 부활절에 ‘메시아’를 연주하면 언제나 많은 군중이 몰려들었다”라며 “사실상 예수의 탄생 이야기는 3번째 파트에서만 다루어지지만, 기부금을 더 받기 위해 그 대목을 부각해 종교적 행사에 이용했다. 비교적 휴가일이 짧은 부활절보다 휴가일이 긴 크리스마스에 기부금을 더 많이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바흐

한편, 런던 헨델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로런스 커밍스는 한 인터뷰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 BWV 244, ‘누가 수난곡’ BWV246처럼 예수의 수난(각 수난곡의 이름은 제자인 ‘마태’와 ‘누가’가 기록한 예수의 수난을 의미한다)을 다룬 부활절 음악은 많지만, 크리스마스를 위해 작곡된 훌륭한 작품이 없다는 인식이 필연적으로 ‘메시아’를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만든 것”이라며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 골고루 연주되던 ‘메시아’가 1960년대 들어 크리스마스의 전통 레퍼토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메시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내에서 ‘메시아’ 초연이 이루어 진 건, 해방 직후인 9월 15일, 배재고등학교 강당에서였다. 종교 행사의 의미보다, 민족의 구원에 감사하는 종교적 신념에 더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해방과 동시에 작곡가 박태준(1900~1986)은 우리말로 번역된 ‘메시아’ 악보집을 안고, 남대문장로교회 성가대를 위시해 한국의 최초 합창단인 한국오라토리오합창단을 창단, 우리말로 된 ‘메시아’ 국내 초연을 이루어냈다.

해마다 청중과 함께 부르는 ‘싱어롱 메시아(다 함께 부르는 메시아)’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박치용/서울모테트합창단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메시아를 통한 청중과의 하모니를 꿈꾼다(12.1/롯데콘서트홀). 김제니(소프라노)·정민호(카운터테너)·김효종(테너)·김준동(베이스)이 솔리스트로 함께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천지창조!

 

하이든

새롭게 떠오르는 연말 공연으로 하이든(1732~1809)의 ‘천지창조’가 있다. 다소 낯설지만 생각해보면 ‘천지창조’가 헨델 ‘메시아’의 뒤를 따라 연말공연으로 주목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성서 ‘창세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천지창조’는 ‘빛이 있어라!’라는 힘찬 합창으로 시작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또한 당시 에스테르하지 후작가의 궁정악장으로 있던 하이든이 ‘천지창조’를 작곡하게 된 배경엔 ‘메시아’의 영향도 있다. 1792년 하이든은 첫 번째 런던 방문 중,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헨델의 ‘메시아’를 보고 작품의 규모와 압도적인 음악 효과에 매료되었다. 이후 평소 가깝게 지내던 고트프리트 판 슈비텐 남작으로부터 ‘메시아’에 버금가는 역작을 남기는 것이 어떻겠는가 권유받으며 작품 착상을 시작했다.

작품은 총 3부로 되어 있다. 1부는 천지창조의 첫째 날에서 넷째 날, 2부는 다섯째 날에서 여섯째 날까지의 창조 과정을 다루고 있고, 3부에서는 가장 나중에 창조된 아담과 이브의 사랑과 조물주에 대한 감사를 합창으로 노래하며 마무리 짓는다. 태초의 인간이 나타나기 이전인 1부와 2부에서는 가브리엘(소프라노)·우리엘(테너)·라파엘(베이스)이 각 날에 이루어지는 창조 과정을 노래한다.

하이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창조 이전의 혼돈(무질서)을 표현하기 위해 거꾸로 음악에 질서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조성을 사용해 혼돈과 질서를 구별했다. 작품은 c단조로 시작하지만, 이윽고 조성을 흐리는 비화성음과 반음계로 인해 조성의 체계가 무너진다. 하지만 태초의 ‘빛’이 등장하는 구간에서는 c단조 후에 나오는 순수한 C장조의 우렁찬 울림으로 혼돈에서 처음 질서가 생긴다.

‘천지창조’는 오는 12월 두 공연에서 만날 수 있다. 먼저, 이기선/부산시립합창단의 무대(12.8/부산문화회관)는 유나이티드 코리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며 김순영(소프라노)·이광근(바리톤) 등이 솔리스트로 함께한다. 다비트 라일란트/국립심포니는 다음날 서울모테트합창단과 함께하며, 황수미(소프라노)·김재형(테너) 등이 ‘천지창조’를 통해 한 해의 새 출발을 연다(12.9/예술의전당).

이 외에도 성탄절을 기점으로 만나볼 수 있는 오라토리오는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BWV248이 대표적이다. 바흐는 성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지휘자)를 맡으며 수많은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를 남겼는데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는 당시 작곡된 작품 중 하나이다. 총 6부로 나뉘어 신약 성서의 예수 탄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마태 수난곡’ BWV244와 합창 중 같은 선율이 차용되어 예수의 수난을 기록한 수난곡이 탄생을 축하하는 작품 끝의 선율로 차용됨으로써 예수의 탄생은 인류를 구원할 구원자가 감당할 수난으로 이어진다.

글 임원빈 기자

 


recommended

 

ALBUM

하이든 ‘천지창조’
LSO Live LSO0628
콜린 데이비스(지휘)/런던 심포니 합창단·오케스트라/샐리 메슈스(소프라노)/이안 보스트리지(테너)/디트리히 헨첼(바리톤)

헨델 ‘메시아’
Phlips 4342972
존 엘리엇 가디너(지휘)/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츠/몬테베르디 합창단/마거릿 마셜(소프라노)/사울 퀴르케(트레블)/캐서린 로빈(메조소프라노) 외

 

 

 

 

 

 

 

 

 

 


05 music IN December
미리보기

연말엔 이 공연 어때요?

테마별 올해

송년음악회 추천

 

연말을 장식하는 아티스트들

#손열음 #조수미 #곽정 #용재오닐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매년 동료 음악가들과 한 해를 매듭짓는 공연(손열음의 커튼콜/12.1)을 기획한다. 이번 공연은 손열음의 오랜 친구들인 김재영·스베틀린 루세브(바이올린)·이한나(비올라)·이정란(첼로)이 한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바리톤 토마스 햄슨과 만난다(조수미·토마스 햄슨 듀오 리사이틀/12.22). 이들은 슈베르트를 시작으로 말러, 바흐, 드뷔시의 작품을 선보이며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조수미와 후배 음악가들이 꾸미는 무대(조수미&프렌즈 ‘In love’/12.23)도 준비되어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조수미가 20년 만에 발매하는 한국가곡 앨범에 수록될 곡으로 구성돼있다. 대니 구(바이올린)·홍진호(첼로)·길병민(베이스바리톤)·나리(해금)와 작곡가 김효근(1960~)의 ‘첫사랑’, 이원주(1979~)의 ‘연’ 등 한국가곡에 담긴 아름다운 서정성을 노래한다.

하피스트 곽정은 연말이면 크리스마스에 꼭 어울릴 하프의 낭만적 선율과 함께 돌아온다. 올해는 ‘여행’을 주제로 무대에 오른다(곽정 하프 콘서트 ‘새로운 여정’/12.27). 하피스트 앙상블, 그리고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박성희(소프라노)·이소영(플루트), 브랜든 최(색소폰)와 함께한다. 한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올해 ‘탱고’를 선보인다(리처드 용재 오닐 송년 콘서트 ‘선물’/12.29). 이번 공연은 양인모(바이올린)·문태국(첼로)·줄리앙 라브로(반도네온)가 함께해 기대를 모은다.

국립합창단은 지난 한 해 동안 선보인 창작합창곡과 가곡, 한국가요들을 합창에 걸맞게 편곡해 선보인다(2022 송년음악회/12.12). 강혜정(소프라노)·김기훈(바리톤), 소리꾼 고영열이 준비한 화려하고 힘찬 무대와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겨울 동요 메들리’가 밝고 따뜻한 연말의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장윤성/부천필하모닉도 익숙한 레퍼토리, 베토벤 교향곡 9번으로 관객을 찾는다. 김형순(소프라노)·임은경(알토)·이범주(테너)·아이잭 킴(베이스)이 함께 연말을 풍성하게 꾸민다. 이들이 선사하는 ‘환희의 송가’로 올 한 해를 배웅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송년음악회 ‘베토벤, 합창’/12.29).

함신익/심포니 송은 국립합창단과 함께 연말을 준비한다(송년음악회 베토벤 합창교향곡/12.13). 권은주(소프라노)·김선정(메조소프라노)·김동섭(바리톤)·신상근(테너)과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바흐 칸타타 140번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로 막을 올린다. 이후, 희망찬 내일을 노래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으로 저무는 한 해를 마무리한다.

 

OST로 즐기는 환상적인 겨울 밤

#캐럴 #나 홀로 집에 #반지의 제왕

일상에 낭만을 더하는 다양한 영화음악도 12월의 밤을 환하게 밝힌다. 김재원/WE필하모닉은 WE밴드와 함께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 ‘나 홀로 집에’의 OST 등 송년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영화음악을 선보인다(헐리우드 인 크리스마스/12.17). 뮤지컬 배우 고은성·정유지의 목소리와 송지원(바이올린)의 연주로 풍성하고 꽉 찬 무대를 펼친다.

밀레니엄심포니는 윤의중이 이끄는 국립합창단과 함께 영화 ‘알라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국립합창단과 함께하는 영화음악 콘서트/12.21). 김순영(소프라노)·이재욱(테너)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강혜정이 준비한 특별한 공연도 눈에 띈다. 영화 ‘코다’ ‘반지의 제왕’ 등 공연장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영화음악으로 따뜻한 목소리를 전한다(소프라노 강혜정 연말 콘서트/12.17). 차웅/한경arte필하모닉과 송호섭(클라리넷)이 무대에 오르며, 팝 칼럼니스트 출신 방송인 김태훈이 해설을 맡았다.

 

다양한 공연장에서 즐기는 송년음악회

#서울에서 #여수까지

연말이면 각 공연장들이 주민들을 위해 겨울 느낌 물씬 풍기는 자체 공연들 준비에 한창이다. 롯데콘서트홀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음악회를 선보인다(롯데콘서트홀 송년음악회/12.31). 최수열/한경arte필하모닉, 조진주(바이올린) 연주에 댄서 립제이·오민수, 가수 하임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 음악과 댄스를 결합해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화성 반석아트홀에서는 피아노와 현악기의 어울림을 느낄 수 있는 실내악 공연이 오른다(겨울의 콰르텟, 손끝의 선율/12.2). 허재원(피아노)·정원영(바이올린)·윤진원(비올라)·이정란(첼로)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공연장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남쪽 공연장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는 네 대의 첼로로 전하는 경건한 성가와 캐럴을 선보이는 공연(크리스마스 첼로의 성가/12.8)이 열리며 이경준·이길재·박상혁·조호연(첼로)이 함께한다. 한편, 공주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는 김다미(바이올린)·김지숙(소프라노)이 챔버플레이어스21과 함께 겨울 레퍼토리를 연주한다(크리스마스 콘서트/12.10).

 

희망을 노래하는 목소리

#파리나무십자가 #국립오페라단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내한은 팬데믹 이후 3년 만이다(12.10~22). 1907년에 창단된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은 110년 이상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평화와 사랑,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한다. 이번 공연에는 캐럴과 더불어 장 필리프 라모(1683~1764)와 가브리엘 포레(1845~1924)의 곡이 연주되며 샹송 가수 샤를 트르네(1913~2001) 등 시대별 프랑스 음악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오페라 ‘라 보엠’(12.1~10)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라 보엠’은 2020년에 제작한 프로덕션이다. 파리의 대학가에 모여 사는 젊은 예술가 네 명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가난하지만, 그 속에서 꽃피는 따뜻함과 애잔함이 담겨있다. 서울과 성남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국악에 깃든 연말 분위기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극장은 연말기획 공연 ‘세 가지 선물’을 준비했다. 국립극장 전속단체(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전 단원이 함께 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로 2018년 평창 문화올림픽 총감독을 지낸 김태욱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 첫 번째로 국립창극단의 ‘연작’(12.20·21)은 창극단의 대표 작품 주요 곡들을 다양한 편성으로 소개하며, 국립무용단의 ‘수작’(12.24·25)은 ‘부채춤’ ‘사랑가’ ‘화관무’ 등 국립무용단의 전통 소품을 사계절에 빗대어 새롭게 엮어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명작’(12.30·31)은 국악관현악의 정수를 담은 무대와 다채로운 협연을 보여준다. 고상지(반도네온)는 피아졸라의 ‘망각’과 작곡가 장석진의 민요를 주제로 한 위촉 초연곡을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선보이며 가수 신용재와 HYNN(박혜원)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마지막 날에는 지난 9월,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안숙선 명창의 만정제 ‘춘향가’로 한 해를 마무리 한다. 만정제 ‘춘향가’는 김소희 명창의 호 ‘만정’에서 명명한 ‘춘향가’의 한 유파이다. 김소희 명창의 애제자인 안숙선 명창은 만정 소리를 계승해나가고 있는 다섯 명의 제자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글 홍예원 수습기자

 

 

 

 

 

➎ ©PCCB

 

 

 

 

 

 

 

 

➊ 국립합창단 ➋ 용재 오닐 ➌ 강혜정 ➍ 국립오페라단 ‘라 보엠’ ➎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06 music IN December
독일·프랑스·이탈리아·미국의 연말 풍경

해외의 송년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미국의 연말 풍경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from Germany

‘박힌 돌’을 쳐낼 ‘새로운 돌’의 등장?

독일에서 연말에 가장 인기 있는 오페라는 무엇일까. 2019년 연말에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물론 올해에도 ‘마술피리’는 베를린의 도이체 오퍼·슈타츠오퍼·코미셰 오퍼 세 곳 모두 독자적인 프로덕션을 선보이고, 이 외에도 20여 곳에 달하는 극장이 예정할 정도로 여전히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번 겨울엔 훔퍼딩크(1854~1921)의 ‘헨젤과 그레텔’의 인기가 ‘마술피리’를 뛰어넘었다. 대형극장부터 지방의 소규모 극장에 이르기까지 무려 30여 곳에 이르는 극장이 ‘헨젤과 그레텔’을 연말 공연으로 걸었다. 버림받은 남매가 씩씩하게 마녀와 싸우는 이야기를 바그너의 제자였던 훔퍼딩크의 풍성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기존에 ‘연말 오페라’ 하면 떠올렸던 푸치니의 ‘라 보엠’의 상황은 어떨까. 올해는 확실히 인기가 덜하다. 쾰른·하노버 등 겨우 다섯 개의 극장만이 연말에 파리의 보헤미안 이야기를 들려준다. 반면 전쟁과 경제 위기 등 심란한 현실 탓일까, 푸치니의 격정적인 비극 오페라 ‘토스카’가 ‘라 보엠’과 동률로 뒤셀도르프·슈투트가르트 극장 레퍼토리에 포진되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바그너 오페라의 약진이다. 베르디의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나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같은 이탈리아 스테디셀러는 예년에 비해 위세가 덜하다. 대신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로엔그린’ ‘탄호이저’ 등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은 바그너의 오페라들이 연말 프로그램에 착륙했다. 바그너의 오페라가 더 이상 대형극장의 야심작이 아닌, 중소형 극장에서도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만큼 독일 음악계에 스탠더드로 정착했단 증거로 보인다.

오페레타 ‘박쥐’(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는 여전히 12월 31일을 보내는 좋은 선택이고, 그 외 레하르, 칼만, 링케 등 독일 작곡가들의 오페레타가 연말 극장가를 장악할 예정이다.

글 오주영(성악가·독일 통신원)

샹젤리제 거리

from FRANCE

파리는 언제나 ‘총천연색’ 분위기

11월 20일,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전구가 켜지면 본격적인 프랑스의 연말이 시작된다. 크리스마스를 가장 전통적인 프랑스식으로 맞는 방법은 성당의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다. 성당마다 크리스마스를 위한 합창과 오르간 음악이 울려 퍼지기 때문이다. 사실 프랑스에는 ‘캉캉’ 음악으로 잘 알려진 오펜바흐의 춤곡 정도를 제외하고는 특정한 송년 레퍼토리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공연되는 크리스마스 발레 ‘호두까기 인형’조차 좀체 열리지 않을 정도다. 이를 두고는 여러 추측이 있다. 연극평론가 로라 카펠은 파리 오페라 발레가 올리는 누레예프 안무 버전이 “꽤 어두운 정신 분석적 해석이 필요한 버전”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송년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발레 공연은 언제나 수요가 많다”는 점, ‘호두까기 인형’의 화려함이 그동안 “프랑스 예술계가 은근히 거리를 두어온 미국식 엔터테인먼트 스타일로 치부”되는 점을 언급했다. 그동안 파리 오페라 발레는 12월에도 여느 달처럼 ‘돈 키호테’ ‘공원’ 등 다양한 작품을 올려왔고 올해는 ‘백조의 호수’(12.10~1.1)의 차례다.

음악계는 조금 더 축제 분위기를 풍긴다. 파리 필하모니는 ‘축제 주간’을 열고 ‘유령 신부’ 등 시네 콘서트(12.21~23), 레자르 플로리상의 샤르팡티에 음악회(12.17), 일 드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오펜바흐 음악회(12.19) 등을 뷔페식으로 준비했다.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도 오펜바흐 곡들로 송년 음악회(12.30~31)를 꾸린다. 신나는 오펜바흐 작품들이 연말연시에 자주 오르는 것은 맞지만, 그것으로만 대표할 수 없는 분위기 또한 프랑스답다. 국립 공연장들의 크리스마스 이브 프로그램을 보라. 보르도 오페라 합창단의 아르헨티나 민요 음악회, 리옹 오케스트라의 가스펠 음악회… 아이러니하게도 발레계가 멀리하는 엔터테인먼트 스타일마저 심심찮게 보인다. 샤틀레 극장의 ‘브로드웨이 42번가’(12.7~1.15), 메종 드 라 라디오의 ‘진 켈리 쇼’(12.19)까지. 프랑스는 언제나 총천연색이다.

글 전윤혜(프랑스 통신원)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

 

 

 

 

 

 

 

from Italy

코로나·에너지 위기 속 전통 지키기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은 다양성에 있다. 각 도시는 과거에 뿌리를 둔 전통을 유지해왔고 여전히 이어간다. 연말을 준비하며 각 극장은 각자의 전통에 따라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먼저,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의 제야 음악회이다. 매해 최고의 성악가들을 초대하며, 1부는 관현악, 2부는 오페라로 공연을 꾸민다. 올해의 2부는 베르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축배의 노래’로 막을 내린다. 피렌체 극장은 22일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31일에는 만찬과 함께 즐기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로마 극장은 발레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전통을 이어, 올해에는 ‘돈 키호테’를 올린다.

이탈리아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위한 연주회를 22일경에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들에게 24, 25일은 집에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는 휴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팬데믹 이후 많은 제재가 풀린 이후 맞이한 연말로, 광장 문화로 유명한 이탈리아를 다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가족·친구들과 연말을 맞이하려고 광장에 모일 사람들을 위해 무료 공연들도 준비된다. 베네치아(산마르코 광장), 밀라노(두오모 광장), 피렌체(레푸블리카 광장, 시뇨리아 광장), 나폴리(플레비쉬토 광장)에서 메가 콘서트가 열리고, 불꽃놀이가 이어진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우려하여 로마는 대전차경기장에 예정했던 행사를 최근에 취소했고, 루미나리에로 유명한 리미니는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때에 에너지비용이 드는 공연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을 느껴 취소했다. 온전히 정상으로 돌아가진 못하고 여전히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나고 있지만, 음악 안에 희망을 가지고 힘을 내려는 이탈리아인들의 마음은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Buon natale e Buon Anno!(즐거운 성탄절,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글 이실비아(이탈리아 통신원)

뉴욕 필의 ‘메시아’ 공연 ⓒ New York Philharmonic

 

 

 

 

 

 

 

from AMERICA

가족의 온기를 함께 느끼며 맞는 송년

팬데믹의 여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연주 단체들이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공연이 쏟아지는 12월에는 가족 단위의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대중 친화적인 공연이 촘촘하게 계획되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송년 음악회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헨델의 ‘메시아’이다. 최근 새 단장을 마친 링컨센터에서 뉴욕 필은 고음악의 명장 스즈키 마사아키의 지휘로 ‘메시아’를 선보인다(12.13~17). 거룩한 합창을 노래하는 동안, 금관 악기들이 펼치는 ‘할리데이 브라스(Holiday Brass)’의 공연도 예정되어 있다. 4세 이상 자녀를 동반할 수 있다.

메트 오페라 역시 가족 단위 청중을 위해 각색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를 오는 새해까지 총 아홉 번 연주한다(12.16~1.6). 가사 역시 독일어가 아닌 영어로 번역된 버전이 연주된다. 뉴욕 시티 발레는 연말 공연 일정을 11월 25일부터 시작한다. 링컨센터에서 열리는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은 90명의 무용수와 62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그리고 130여 명의 어린이가 두 팀으로 나뉘어 12월 31일까지 총 46회 공연을 펼친다(11.25~12.31).

맨해튼 서쪽을 흐르는 허드슨강 건너편의 뉴저지 심포니도 ‘메시아’를 연주하며 송년 음악회 반열에 합류한다(12.16~18). 이 기간에 악단은 12월 16일부터 27일까지는 뉴저지 발레단과 함께 ‘호두까기 인형’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4개의 다른 공연을 순차적으로 계획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메시아’ 2회 공연을 필두로, 찰스 디킨스의 동화를 디즈니가 영화화한 머펫의 ‘크리스마스 캐럴’과 성탄 음악을 중심으로 꾸며지는 콘서트인 ‘크리스마스의 아름다운 소리(The Glorious Sound of Christmas)’를 무대에 올린다.

글 김동민(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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