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Part 2. 젊어지는 공연계에 맞춰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다 2020년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3월 4일 8:00 오후

2020

코로나는 공연예술계에 찾아온 큰 충격인 동시에 변화였다. ‘객석’은 코로나로 인한 공연예술계의 변화(4월)와 해외예술계의 동향(5월),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현상인 영상으로 보는 공연(7월), 비대면 음악교육(10월)을 다루며 시대상을 기록했다. 허서현 기자

 

이슈

바이러스에 잠식된 공연예술계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메르스(2015)처럼 잠깐 기승을 부릴 호흡기 감염병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양상은 달랐다. 2월, 코로나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됐고, 대부분의 공공 공연장과 단체가 공연을 완전히 멈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선언했고 전세계 공연 예술계는 이례 없는 사태를 맞았다.

4월부터는 ‘생활 속 거리두기’에 따라 닫혀있던 공연장들의 문이 하나둘씩 열렸으나, 인구 밀집 장소인 공연장에 대한 지침은 엄격했다. 5월에는 거리두기 규정이 1m로 완화되었으나, 객석 간의 띄어 앉기를 유지하며 티켓을 오픈하기에는 기획사들의 피해가 컸다.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면, 공연이 취소되는 일도 허다했다. 한국문화관광위원회 예술동향분석에 다르면, 2020년 공연 분야의 피해액은 총 3,291억 원으로 취소된 공연 건수도 1만 6천 건이 넘는다. 페스티벌도 국내외 할 것 없이 취소와 연기를 반복했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전면 취소를, 교향악축제는 계절을 바꿔 진행됐다. 탄생 250주년을 맞이한 베토벤 관련 프로젝트들도 다수 무산되었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도 이 해에 100주년을 맞이하며 축소된 기념주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쇼팽 피아노 콩쿠르·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도 개최를 연기했다.

‘객석’ 5월 호는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조피 무터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코로나 초, 유명 연주자들은 감염 소식만으로도 화제였고, 무터는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찍어 공유하며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그녀가 남긴 답변들은,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잔잔한 울림을 준다.

2020년 5월호 발췌 |

Q. 처음 양성 판정을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곧 죄책감이 따랐다. 내가 누군가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바이러스가 내 ‘몸’이 아닌 ‘정신’을 감염시킨 것 같았다.

Q. 굳이 직접 영상으로 감염 사실을 알린 이유가 궁금하다.

어떠한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잠식한 이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영상을 올린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나처럼 증상 없이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고, 두 번째로는 이것이 세상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나의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연재

아티스트 에세이, 젊은 연주자들이 직접 쓰는 글

 

©임주희

 

우버를 타는 바이올리니스트, 파리의 추억을 떠올리는 첼리스트…. 젊은 예술가들이 일상을 써 내려 가기 시작했다. 직접 쓰는 일상의 예술사가 ‘아티스트 에세이’라는 연재로 이어졌다. 이 연재는, 특별히 피아니스트 임주희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함께 꾸며진다. 음악가들이 만들어가는, 또 다른 예술의 현장이다.

‘객석’이 젊은 음악가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방법은 다양했다. 10월, 음악 칼럼니스트이자 현대음악앙상블 소리의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는 송주호가 21세기를 빛내고 있는 한국의 젊은 작곡가들을 소개했다. 신예 작곡가의 작품일수록, 어렵게 완성한 작품은 초연 이후 자주 연주되지 않아 들을 기회가 적다. 인터뷰와 함께 소개된 지면에는 이들의 현대 작품을 들어볼 수 있는 영상의 QR코드를 제공해 독자의 감상을 유도했다.

 

 

 

팬데믹 이후, 취재 영역을 글로벌로 넓히다

2020년 5월 19일, ‘객석’의 사옥이 서울시 중구로 이전했다.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움츠러들었을 이 때에, ‘객석’은 사옥과 맞닿아 있는 약현성당(대한민국 사적 제525호)으로 일시 귀국한 예술가들을 불러 모았다. 아담한 벽돌조의 건물 앞에 모인 54인의 젊은 예술가들은 팬데믹 시대의 초상화였다. 2020년 7월호 발췌 | 이렇게 많은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같은 때, 같은 장소에 모인 적은 처음이다.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음악가·무용수 54인이 ‘객석’이란 다리로 연결됐다. 코로나 시대, 젊은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본 예술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커버

팬데믹을 거치며 탄생한, ‘객석’의 글로벌 커버스토리들

 

➊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젊은 성악가 75인

2020년 ‘객석’의 표지는 전에 없던 형태로 확장됐다. 취재의 글로벌화를 추진한 것이다. 공연장도, 사람과의 만남도 모두 멈춘 이때, ‘객석’의 시선은 온라인을 타고 세계로 향했다. 대면할 수는 없는 시대, 지면에서나마 예술가들을 모으고 또 모았다. 그렇게 탄생한, 오페라 무대를 활보하는 성악가 75인의 면면이 6월 호에 담겼다.

➋ 세계 공연계를 움직이는 TOP 매니지먼트 CEO 14인

코로나 여파로 국내 기획사들이 휘청거렸다. 막막한 현장에서 눈을 돌려, 가야 할 방향성을 더 오랜 역사와 큰 시장 속에서 찾고자 했다. 그렇게 ‘객석’의 10월 호는 전 세계의 공연계를 움직이는 매니지먼트의 문을 두드렸다.

우리의 두드림에 KD 슈미트·해리슨 패럿·이베르무사카·재팬 아츠·IMG 아티스트·지멘아우어·저드슨 매니지먼트 그룹·노르딕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리우 코노프 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아마티·키노트 아티스트 매니지먼트·프리모 아티스트까지 총 14개의 매니지먼트가 응답했다. 대륙을 넘나드는 아티스트들의 다리이자 날개인 그들이, 한국의 ‘객석’ 지면으로 모두 모여 예술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쏟아냈다.

➌ 세계의 파워 여성 지휘자 16인

11월에는 ‘여성’ 지휘자들에 집중했다. 지휘자의 임무를 수행할 때에야 전통적인 성 역할은 존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2020년대에 들어서며, 주요 여성 지휘자들이 다수의 상징적인 자리를 차지했다. 마린 알솝이 빈 방송교향악단에, 옥사나 리니우가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그리고 김은선이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 음악감독으로 발을 디딜 때였다.

‘객석’은 어렵게 이어져온 여성 지휘자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연보를 제시하고 여성으로서 최초의 기록을 가진 이들을 포함 16인의 지휘자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그들이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길을 살펴보기 위함이다. 한국인 지휘자 중에는 여자경·성시연·김보미가 16인의 명단에 포함되었다.

 

 

연재

화제의 팬데믹 연재, 최나경의 화상 인터뷰

2020년 9월, 플루티스트 최나경이 인터뷰 연재를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일상화가 된 화상 미팅을 활용했고 인터뷰 현장이 생생한 영상으로 남았다. 지휘자 파보 예르비로 시작,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피아니스트 이매뉴얼 액스 등을 포함한 세계 음악인들과의 귀한 만남이었다.

 

화제와 인물

 

1월 2015년 이후, 오랜 기간 공석이던 서울시향의 음악감독 자리에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1953~)가 취임했다. 2월에 취임 연주회를 가졌으며, 3년간 서울시향을 이끌었다.

3월 폴란드의 대표 작곡가인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1933~2020)가 별세했다. 10대에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경험을 전위적인 자신의 작품에 담았다. 한국을 사랑했던 그는 ‘코리아 판타지’(1991)에 민요 ‘새야 새야 파랑새야’의 모티브를 담았다.

3월 톈진 줄리아드 스쿨이 개교했다. 중국 톈진에 설립된 학교로, 미국 본교와 동일한 석사 학위를 받는다.

11월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이 개관했다. 음악당의 리허설 공간으로 쓰이던 장소였으나, 인춘장학재단이 10억 원을 기부해 연주홀로 변경됐다. 좌석 수는 130석. 높은 대관 경쟁률을 완화하고, 연주 기회를 얻기 힘든 신인에게 기회를 줄 장소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12월 예술인 고용보험이 12월 10일부터 시행됐다. 문화예술용역 관련 계약을 체결한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으로, 2020년 5월 자유 예술인도 고용보험 대상에 추가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회에 통과되면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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