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글 박서정 기자
쇼스타코비치는 어떻게 내 정신을 바꾸었는가
스티븐 존슨 저 | 김재성 역
쇼스타코비치를 다룬 책들은 주로 그의 인생 역정에 주목한다. 쇼스타코비치 인생은 20세기 역동적인 사회사와 밀접하게 닿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BBC의 고전음악 프로듀서인 저자 스티븐 존슨은 쇼스타코비치를 역사적 틀 밖으로 꺼낸다. 라디오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직접 러시아에서 많은 인터뷰를 진행한 스티븐 존슨. 그는 전쟁과 스탈린으로 인해 고통받던 러시아 민중이 어떻게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으로 위안을 찾았는지 알려준다. 쇼스타코비치 음악이 사적인 고통, 다양한 우울증을 비롯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심리적인 고통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사례들을 제시한다. 그 사례에는 스티븐 존슨의 경험도 포함돼 있다. 풍월당 | 1만4천원 | 02-512-1466
음악의 사물들: 악보, 자동 악기, 음반
신예슬 저
2013년 객석예술평론상을 받은 저자 신예슬. 그는 음악학을 공부하면서 음악의 본질에 관한 질문이 생겼다. 음악을 분석할 때 일반적으로는 화성·선율·리듬 등 음 구조에 집중한다. 하지만 뒤따르는 여러 질문들. 우리가 작품이라고 통칭하는 것이 반드시 음 구조에만 그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음악은 소리와 시간의 예술로 이해된다. 만약 음악이 공간적으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 책은 음악에서 비롯했으나 음악의 도구에서 벗어나 음악의 가능성을 발견한 사물들을 다룬다. 구체적으로 작곡가의 악상을 기록하는 악보, 인간의 연주를 대체하는 자동 악기, 소리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음반이 그 주인공이다. 흐름에 따라 책을 읽다 보면 음악의 본질에 관한 새로운 질문이 연쇄한다. 작업실유령 | 1만5천원 | 02-6013-3246
슈베르트 세 개의 연가곡
나성인 저
연가곡은 같은 주제를 지닌 여러 편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가곡이다. 그간 국내에서 출간된 슈베르트 관련 서적은 대부분 번역서였다. 서른한 살 이른 나이에 생을 마감한 작곡가이기에 연구 자료가 많지 않고, 시와 음악을 아울러 연구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저자 나성인은 시문학의 관점에서 예술가곡 연구해왔다. 이 책에서는 슈베르트를 대표하는 세 개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를 다룬다. 곡이 만들어질 당시 작곡가에게 영향을 준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관습, 전통에 대한 깊이 있는 서술은 곡에 담긴 속뜻을 음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음악과 관련된 명화를 삽입해 감상의 영역을 확대하도록 했다. 책의 말미에는 독자들의 음악 감상을 도울 음반 추천도 잊지 않았다. 한길사 | 1만6천5백원 | 031-955-2000
조희창의 에센셜 클래식: 25인의 마에스트로를 말하다
조희창 저
음악평론가 조희창이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 25명을 직접 꼽은 후 그들의 음악과 삶을 소개한다.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지휘자 토스카니니·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지휘자 카라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조희창은 이들이 음악사에 쌓아 올린 경력 뒤에 가려졌던 인간적 면모도 놓치지 않았다. 이는 음악평론가로 활동한 저자가 직접 인터뷰한 대목에서 잘 드러난다. 지휘자 게오르크 솔티는 1996년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여든다섯의 나이에도 여전히 다음 작품에 대한 음악적인 욕심을 드러내고, 선택받지 못했던 첫 레코딩 작업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시달렸음을 고백한다. 각 장마다 추천 음반과 연주 영상을 QR코드로 수록한 페이지를 마련해 음악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미디어샘 | 1만8천원 | 02-355-3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