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 감성 사전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2년 10월 11일 9:00 오전

Autumn’s Music
실내악 감성 사전

 

‘영혼마저 허기진 시인의 일기장 갈피로 제일 먼저 가을이 온다’
– 이외수의 <감성사전> 중 ‘가을’

이른바 실내악의 계절, 가을. 이성과 감성을 모두 채울 음악 감성 사전을 준비했다. 실내악에 대한 용어 정리부터 10월 공연을 앞둔 연주자들이 직접 소개하는 작품들까지. 서늘해진 공기가 내려앉은 계절의 저녁, 바스락 소리가 나는 종이를 넘기며 마음을 든든히 채워줄 음악을 만날 수 있길.

기획 허서현 기자

 

#01 SUMMARY 실내악 미니 백과사전 _송현민
#02 MONTHLY PICK 올가을, 국내 실내악 축제 연주자들의 작품 소개 _ 허서현·임원빈·이의정
M클래식축제·포항음악제·경기클래식 페스티벌·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03 INTERVIEW 내한하는 실내악 연주 단체들 _양경원
타카치 콰르텟,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
#04 BOOK 실내악과 함께하는 독서 _송현민

 

#01 SUMMARY

글 송현민(편집장)

 

실내악 미니 백과사전

 

 

 

Chamber
Music

실내악·실내음악
18세기와 19세기의 귀족 사회에서 음악을 애호하던 아마추어들이나 전문적인 음악가들은 중산계층의 가정이나 귀족의 살롱 등에서 음악을 즐겼다. 이들이 즐기던 작은 그룹의 연주자들을 위한 음악은 일반적으로 ‘실내악’으로 불리는데 이것은 보통 한 성부에 하나 또는 둘 정도의 연주자가 참여하는 기악곡을 의미한다. 즉 관현악과 비교하여 소규모의 연주형태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는 것이다.

실내악의 발생
실내악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7세기 바로크 시대이다. 그 이전에는 유사한 음악 형태는 존재했지만 기악의 형식과 중주의 방법 등을 조직적으로 생각하게 된 바로크 시대에 들어서 이 장르가 갖는 고유의 미학을 인식하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2개 이상의 악기에 의한 소규모 그룹의 음악을 지칭한다.

M클래식축제

 

 

 

 

 

 

실내악은 있는데, 실외악은 없나
실내악이 옛날 왕이나 귀족들의 사적인 ‘실내’ 또는 방에서 연주되었던 역사로부터 명칭이 유래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항상 실내에서만 연주한 것은 아니고 집 정원이나 거리의 광장 등 야외에서 연주되기도 했다. 그러나 연주 매체의 속성상 연주자들 간의 긴밀한 유대와 음악적인 대화가 중시된다. 그래서 아늑한 분위기의 넓지 않은 실내에서 연주해야 청중뿐 아니라 연주자까지도 만족시키는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

실내악은 기악만 있나
기악은 독주와 중주, 대형 합주라는 소(小)·중(中)·대(大) 구성을 갖는다. 반면 성악은 합창과 독창, 오페라와 독창 등 대소(大小)구성이 많다. 따라서 중규모에 해당하는 실내악이 없다고 생각하곤 하는데, 역사를 살펴보면 성악 실내악이 있었다. 19세기 독일어권에선 베를린을 중심으로 가정에서의 사교적인 노래 부르기가 활성화되었는데, 이러한 현상은 봉건 귀족들로부터 새롭게 대두한 시민 계층이 증가하며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가정이나 동아리에서 노래 부르기를 통해 지적 소양을 갖게 된 애호가들은 중창단이나 작은 합창단에서 그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들의 활동 증가와 함께 실내악으로 분류될 법한 작지만 다성부 규모의 성악 실내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슈베르트를 중심으로 했던 예술가곡의 탄생도 이러한 맥락 속에서 태어났다.

오페라축제의 씨앗, 성악실내악
위와 같은 성악 실내악의 중흥은 오늘날 유럽에서 성행하는 오페라 축제와도 관련 있다. 당시 성악실내악을 즐긴 애호가들은 이른바 합창 축제의 주체가 되었고, 이에 따라 대규모 합창곡들이 19세기에 등장하게 된다. 가정(살롱)에서 성악실내악을 즐기던 애호가들은 점점 축제와 관련된 대규모 합창의 인원으로 재편성·재구성되는데, 이에 따라 성악실내악은 점점 쇠퇴하고, 20세기가 되면서 독창과 합창과 함께 하는 대규모 성악작품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이러한 축제들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종료되고, 오페라축제가 그 빈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악기에 따라 ‘중주’의 명칭이 달라져
실내악에서 사용되는 악기 편성은 2중주부터 5중주까지가 가장 보편적이며, 9중주 이상을 넘어가면 실내악보다는 관현악의 범주에 들게 된다. 같은 중주라 하더라도 여기에 어떤 악기가 포함되는가에 따라 현악 4중주, 피아노 4중주, 호른 3중주, 클라리넷 5중주 등이 된다. 특히 18세기 말에 관악기가 발달하면서 관악기가 추가되는 경우가 많았고, 20세기에는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대규모 오케스트라에 대한 거부감으로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도 했다.

 

 

숫자로 보는
실내악 사전

현악 4중주에 피아노가 더해지면?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2중주

두 대의 바이올린 혹은 바이올린과 비올라, 플루트와 바이올린과 같이 두 개의 선율 악기가 함께 하여도 2중주가 되고, 선율악기와 피아노로 구성된 것 또한 2중주라 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 중 2중주의 전형은 한 대의 선율악기와 피아노로 구성된 것이다. 여기서 피아노가 단순히 반주에 머무르거나 아니면 선율악기와 대등한 위치에서 연주하는가에 따라 독주곡과 실내악곡으로의 분류가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바이올린 소나타’라 부르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는 물론 플루트 소나타, 첼로 소나타 등이 2중주에 해당한다. 모차르트는 바이올린 소나타를 42곡이나 썼으며 이중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대등한 관계를 보이는 곡들이 자주 연주된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K526 (바이올린·피아노)
파가니니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Op.3 (바이올린·기타)

3중주

3개의 독주악기에 의한 3중주는 어떤 악기라도 조합이 가능하다. 하이든은 두 대의 바이올린과 첼로로 구성된 3중주를 21곡이나 남겼고,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K563은 바이올린·비올라·첼로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3중주 중에서 널리 애호 받는 것은 바이올린·첼로·피아노로 구성된 피아노 3중주이다. 이 구성은 18세기 중엽 독일 만하임에서 발달하여 하이든과 모차르트가 정립시켰다. 더불어 베토벤은 피아노 3중주를 가벼운 유흥음악에서 벗어나 음악회장에서 연주될 수 있는 장르로 심화시켰다.
18세기 후반부터는 관악기를 포함한 다양한 편성의 3중주가 나타났다. 베토벤과 브람스는 클라리넷·첼로·피아노 편성으로 된 3중주를 남겼고, 20세기에 와서 리게티는 브람스의 호른 3중주와 같은 구성의 곡을 쓰기도 했다.
베토벤 피아노 3중주 ‘대공’ Op.97(피아노·바이올린·첼로)
브람스 호른 3중주 Op.40(호른·바이올린·피아노)
베베른 현악 3중주 Op.20(바이올린·비올라·첼로)

 

4중주

실내악 중에서 가장 이상적이며 완성된 형식으로 평가받는 것은 현악 4중주이다. 각 현악기의 음질이 고르게 융합된다는 점과 네 개의 성부를 통해 가장 균형 잡힌 음향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실내악 형식보다도 우위에 있다. 사실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이든은 ‘현악 4중주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의 초기 교향곡의 짜임새는 현악 4중주와 다를 바가 없으며, 70여곡의 현악 4중주로 이 장르를 실내악의 가장 중요한 장르로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전통적으로 현악 4중주는 교향곡처럼 큰 규모의 4악장 형식을 갖추고 있다.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은 보통 빠르고, 중간 악장은 느리거나 미뉴에트, 스케르초 등의 춤곡 형식이다.
피아노 4중주는 일반적으로 피아노와 바이올린·비올라·첼로로 편성되었다. 특히 협주곡처럼 피아노와 현악기 간 대조가 두드러지는 것이 피아노 3중주와 구별되는 특징 중 하나이다.
18세기 말, 관악기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관악기가 포함된 4중주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모차르트는 플루트와 현악 3중주(바이올린·비올라·첼로)를 위한 플루트 4중주, 현악 3중주에 오보에가 더해진 오보에 4중주를 남겼다. 파이퍼의 바순 4중주도 같은 구성이다.
20세기에 들어서는 4중주 형식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진다. 베베른은 바이올린·클라리넷·피아노에 테너색소폰을 곁들이기도 했다.
하이든 현악 4중주 ‘종달새’ Op.64-5 (제1바이올린·제2바이올린·비올라·첼로)
모차르트 현악 4중주 ‘사냥’ K458 (제1바이올린·제2바이올린·비올라·첼로)
슈베르트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 (제1바이올린·제2바이올린·비올라·첼로)
슈만 피아노 4중주 Op.47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바이올린·첼로·피아노·클라리넷)

M클래식축제

포항 음악제

5중주

다섯 대의 악기로 구성된 5중주는 3중주나 4중주에 비해 악기편성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며 크게 현악 5중주와 피아노 5중주, 목·금관 5중주로 구분된다. 현악 4중주를 기본으로 한 대의 현악기(첼로·비올라·더블베이스)가 첨가되면 현악 5중주가, 한 대의 피아노가 첨가되면 피아노 5중주가 되는 식이다. 현악 5중주는 현악 4중주에 추가한 악기를 강조하는 경우에 따라 비올라 5중주, 첼로 5중주라 부를 때도 있다.
낭만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악기의 제왕으로 군림한 피아노는 실내악에서 빠질 수 없는 악기가 된다. 특히 현악 4중주와 결합한 피아노 5중주는 음향이 풍부하여 협주곡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를 변주시킨 피아노 5중주 ‘송어’를 꼽을 수 있으며, 제2바이올린 대신 더블베이스를 추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피아노 5중주는 슈만에 의해 독자적 장르로 발돋움했고,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 Op.34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목관 5중주는 플루트·클라리넷·오보에·바순·호른으로 구성되었다. 이중 금관악기인 호른이 목관악기들 사이에 있는 이유는 음색이 트럼펫·트롬본과 같은 금관 악기에 비해 목가적이고 부드러워서이다. 특히 20세기에 들어서는 목관 5중주로 주목받는 작품이 많이 나왔다.
모차르트 현악 5중주 K515 (바이올린(2)·비올라(2)·첼로)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피아노)
브람스 클라리넷 5중주 Op.115 (현악 4중주·클라리넷)
쇤베르크 목관 5중주 Op.26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호른)

 

6중주

6중주부터는 양식화된 편성보다는 작곡가에 따라 편성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현악 6중주는 바이올린(2)·비올라(2)·첼로(2) 혹은 바이올린(2)과 비올라(2)에 첼로·더블베이스가 더해진 편성이 일반적이다. 관악 6중주는 오보에(2)·바순(2)·호른(2)으로 편성되어 18세기에 널리 애용되었다. 이처럼 고전적인 6중주는 같은 악기가 두 대씩 짝지어져 편성되는 경우가 많고, 20세기에 들어서는 각기 다른 여섯 개의 악기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베토벤 관악 6중주 Op.71
(클라리넷(2)·호른(2)·바순(2))
브람스 현악 6중주 Op.18
(바이올린(2)·비올라(2)·첼로(2)=두 개의 현악 3중주)
야나체크 관악 6중주를 위한 모음곡 ‘청춘’ (플루트·피콜로·오보에·클라리넷·베이스클라리넷·호른·바순)
쇤베르크 현악 6중주 ‘정화된 밤’ Op.4 (바이올린(2)·비올라(2)·첼로(2)=두 개의 현악 3중주)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포항음악제

 

 

 

 

 

 

 

 

7중주

7중주는 피아노가 포함된 편성과 관현악기만으로 이루어진 편성으로 나뉜다. 피아노가 포함된 7중주는 주로 19세기에 작곡되었다. 관현악기만으로 편성된 7중주는 베토벤의 7중주 Op.20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바이올린·비올라·첼로·호른·클라리넷·바순·더블베이스 편성의 이 작품은 이후 7중주의 모델이 되었다.
이처럼 현악기와 관악기가 혼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서 본 6중주와 달리, 7중주는 ‘현악 7중주’ ‘관악 7중주’라고 하는 경우보다는 그냥 ‘7중주’라 일컫는 경우가 많다. 20세기 들어 7중주 작품이 이전보다 많이 나왔는데, 이는 작곡가들이 음향과 음색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모색한 것에서 연유한다.
생상스 7중주 Op.65 (피아노·트럼펫·바이올린(2)·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
스트라빈스키 7중주 (클라리넷·호른·바순·바이올린·비올라·첼로·피아노)

8중주

8중주도 특별한 악기를 중심으로 한 편성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살펴보면 앞서 본 7중주보다는 ‘현악 8중주’ 등 특정 악기군을 중심으로 한 편성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두 개의 현악 4중주로 구성된 현악 8중주, 두 개의 관악 4중주(오보에·클라리넷·호른·바순)로 구성된 관악 8중주가 있으며, 여덟 대의 관악기와 현악기가 뒤섞인 8중주도 있다.
멘델스존 현악 8중주 Op.20 (바이올린(4)·비올라(2)·첼로(2)=두 개의 현악 4중주)
스트라빈스키 관악 8중주 (플루트·클라리넷·바순(2)·트럼펫(2)·트롬본(2))

9중주

9중주가 되면 실내악보다도 관현악적인 성격이 강하여 ‘실내 관현악’이라 부르기도 하며, 작품 또한 많지 않은 편이다. 악기 구성의 다양함을 넘어 9중주의 속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여러 개의 중주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훔멜의 작품을 살펴보자. 그가 지은 피아노 9중주는 두 대의 피아노가 들어간 독특한 곡으로 피아노 외에 플루트·오보에·호른·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안을 살펴보면 플루트 4중주(플루트·바이올린·비올라·첼로), 호른 3중주(호른·바이올린·피아노), 피아노 5중주(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피아노) 등이 보인다. 따라서 9중주는 여러 중주가 연주자처럼 호흡을 맞추며 움직이는 거대한 중주라 할 수 있다.
슈포어 9중주 Op.31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호른·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

 

 

#02 MONTHLY PICK

글 허서현·임원빈·이의정 기자

 

올가을, 국내 실내악 축제
연주자들의 작품 소개

M Classical Music Festival

 

M클래식축제

[제7회, 9.20~11.24]
마포구(구청장 박강수)와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송제용)이 개최하는 클래식 축제. 김광현/KBS교향악단(협연 박재홍)의 메인 콘서트를 시작으로 김도현·문지영·박재홍·백건우의 릴레이 독주를 묶은 ‘M소나타시리즈’, 사무엘 윤·김기훈 등이 채울 성악 공연 ‘노래의 날개 위에’, 오전을 채울 렉쳐 콘서트 ‘브런치 시리즈’와 다양한 장르 공연을 선보일 ‘스페셜 콘서트’ 등이 축제를 구성, 5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특별히 클래식 계의 주목을 받은 젊은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Young Star’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임지영을 비롯 트럼피터 성재창이 이끄는 SNU Brass Society의 금빛 무대와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박주원(기타), 박종성(하모니카)와 함께 꾸밀 기타 듀오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성재창 (1978~)
[프로필] ① (악기) 트럼펫 ② (졸업) 서울대·스웨덴 말뫼 음악원·독일 뮌헨 음대 ③ 서울대 기악과 교수

트럼피터 성재창의 PICK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 모음곡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Maria de Buenos Aires, 1968) [탱고 오페레타] ① (줄거리) 매춘부인 주인공 ‘마리아’의 비극적인 삶과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벌어지는 초현실적 이야기 ② 탱고 음악으로만 구성된 피아졸라 최대 규모의 걸작 ③ 마리아의 고독하고 쓸쓸한 삶의 분위기를 표현한 음악 ④ 금관 앙상블 SNU Brass Sociaty가 연주 예정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 1921~1992) [작곡가] ① (국가) 아르헨티나 ② 탱고 음악 작곡가이자 반도네온 연주자 ③ 탱고의 영웅이자 혁명가 ④ (대표작) ‘아디오스 노니노’ ‘리베르 탱고’ ⑤ 가을과 어울리는 작곡가
금관 앙상블 (Brass Ensemble) [실내악 구성] ① (악기) 트럼펫·호른·트롬본·베이스트롬본·튜바 ② 강하고 화려한 소리, 서정적이면서 목가적인 선율이 모두 소화 가능 ③ 약음기를 사용한 다양한 음색 연출
SNU Brass Sociaty [연주 단체] ①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 ② 서울대 기악과 교수 성재창 지도 하에 운영 ③ 2022년 창단 이후, 두 번째 연주 예정 ④ 금관 악기의 매력을 관객에게 전달할 예정

 

 

 

 

박규희 (1985~) [프로필] ① (졸업) 도쿄 음대·빈 음대 ② 아홉 번의 국제콩쿠르 우승 ③ 한국·일본 기반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 ④ (악기) 2009년 작 다니엘 프리드리히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PICK ‘카바티나’

카바티나 (Cavatina, 1970) [OST] ① (영화) 마이클 치미노 감독 ‘디어 헌터’ ② (유래) 곡의 반복이 없는 서정적인 짧은 독창곡. ③ 스탠리 마이어스 작곡 ④ (편곡) 존 윌리엄스 ⑤ (감정) 추억, 애수, 그리움 (포르투갈어) ⑥ 이문세 ‘별이 빛나는 밤에’ 3부 시그널 음악
디어 헌터 (The Deer Hunter, 1978) [영화] ① (줄거리) 베트남 전쟁에 자원한 ‘마이클’ ‘닉’ ‘스티븐’은 포로로 붙잡힌다. 목숨을 건 러시안 룰렛 게임이 시작되고, 가까스로 탈출하지만 전쟁 후유증이 이들을 괴롭힌다 ②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외 ③ 반전 사상을 집요하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감상 포인트 ④ 한때 행복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카바티나’가 흐른다
스탠리 마이어스 (Stanley Myers, 1930~1993) [작곡가] ① (국가) 영국 ② 한스 짐머의 멘토 ③ 1960년대부터 60여 편의 영화 음악을 작곡
존 윌리엄스 (John Christopher Williams, 1941~) [기타리스트] ① (주의) 영화 음악가 존 윌리엄스와 다른 인물 ② 현존하는 최고의 클래식 기타 연주자 ③ ‘카바티나’ 연주 버전의 유명세를 담당

 

Music Festival Pohang

포항음악제

[제2회, 10.7~13]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개최하는 이 음악 축제는 메인공연·리사이틀·찾아가는 음악회·강연까지 포함된 다양한 구성이 특징이다. 포항 출신의 첼리스트 박유신이 예술감독으로 참여, 총 26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며, 현악이 중심이었던 작년에서 변화를 주고자 성악·목관 등 다양한 구성의 악기로 꾸며졌다. 눈여겨볼 것은 개막공연. 박유신이 꼽은 이 오프닝은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악장 이유라)가 연주하며, “지휘자 없는 자유로운 연주를 위해 오케스트라 전체가 일어나서 연주”하는 방식으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만날 수 있다. “여러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던 최근의 일상.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이 운명 속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음악이었다. 포항음악제가 운명 속 따뜻한 존재가 되길 바라며 ‘운명, 마주하다’를 표제로 삼았다.”

 

벨체아 콰르텟
[프로필] ① (악기) 현악 4중주 ② (단원) 바이올리니스트 코리나 벨체아·악셀 샤세르, 비올리스트 크시슈토프 호젤스키, 첼리스트 앙투안 레데르렁 ③ 2010년부터 빈 콘체르트 하우스의 상주음악가

벨체아 콰르텟의 PICK ‘죽음과 소녀’

죽음과 소녀 (Der Tod und das Mädchen D810, 1824) [현악 4중주] ① (구성) 4개의 악장 ② (부제) 슈베르트가 7년 전 작곡한 동명의 가곡 선율이 2악장의 주제로 쓰이면서 이름이 붙음 ③ 작곡가가 본인의 불치병을 알게 된 후 죽음을 예견하는 절망 속에서 완성 ④ (음악특징)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 ⑤ 벨체아 콰르텟이 연주 예정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작곡가] ① (국가) 오스트리아 ② 교향곡·실내악곡·피아노곡 등을 고루 작곡 ③ 600편이 넘는 가곡(독일 리트)을 쓴 가곡의 왕 ④ (대표작) ‘겨울나그네’, 교향곡 8번 ‘미완성’, 6개의 ‘악흥의 한때’ ⑤ 베토벤과 함께 들었을 때, 서로를 보완하는 작곡가
가곡 ‘죽음과 소녀’ (Der Tod und das Mädchen D531, 1817) [가곡] ① 독일 시인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가 쓴 시를 배경으로 20세의 슈베르트가 작곡 ② 죽음과 소녀의 대화로 구성 ③ 느리고 여유 있는 죽음의 노래와 빠르게 당혹스러워하는 소녀의 노래가 대비 ④ 죽음을 체념을 화성에 담아 내 강렬한 인상을 줌
슈베르트의 병 [기록] ① 1824년 봄, 작곡가 본인이 매독에 걸렸음을 깨달음 ②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당시 심정을 상세히 기록 ③ “인간의 삶의 가장 큰 희망을 주는 사랑과 우정을 마주하였을 때 오직 고통만 느끼는 사람, 아름다움을 향한 열정을 잃어버린 사람”이 됨 ④ 벨체아 콰르텟의 공연에서 이 심정을 귀로 들을 수 있음

 

남연수 (1998~)
[프로필] ① (악기) 오보에
② (학력) 쾰른국립음대 영재원·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현 석사과정)
③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 부수석

오보이스트 남연수의 PICK ‘오보에 4중주’

오보에 4중주 (Oboe Quartet K370/368b, 1781) [오보에 4중주] ① (구성) 3개의 악장 ② 모차르트의 오보에 협주곡과 함께 오보에 레퍼토리에서 중요하게 꼽히는 작품 ③ 1악장 처음의 오보에 선율이 3악장에서 변화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첫 모티브를 주시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음 ④ 살롱에서 차 한잔하듯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즐겨보기 ⑤ 오보이스트 남연수와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비올리스트 웬샤오 쳉·첼리스트 노버트 앙어가 연주할 예정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작곡가] ① (국가) 오스트리아 ② 어린 시절부터 연주 여행을 하며 본인의 이름을 알린 작곡가 ③ 교향곡·오페라·실내악·독주악기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한 재치 있는 예술가 ④ (대표작품)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교향곡 40번’ ‘목관 5중주’
오보에 (Oboe) [악기] ① (분류) 목관악기② (특징) 목가적이고 따뜻한 음색을 가지면서도 또렷한 음색이 멀리 있는 관객까지 사로잡기 제격 ③ 사람의 목소리와 닮음

 

Gyeonggi Classic Festival

경기클래식페스티벌

[10.10~16]
경기아트센터가 주최하는 경기클래식페스티벌은 2015년부터 이어진 경기실내악축제를 전신으로 올해 새롭게 도약했다. 송영훈 예술감독은 “올해 축제의 레퍼토리는 그간 쌓인 실내악축제의 저력이 폭발하는 하이라이트”라며, “축제의 마지막 날 3B(바흐·베토벤·브람스)가 남긴 실내악 협주곡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만나는 실내악 연주는 한 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우니 놓치지 마시라”고 전했다. 7번의 실내악 공연에서는 송지원·김계희(바이올린), 신경식(비올라), 이호찬(첼로), 조성호(클라리넷) 등이 함께 한다. 주말 공연은 야외광장의 LED모니터로 생중계 되며, 정규 공연 외에 클래식, 푸드 트럭 운영으로 축제의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특별히 올해는 경기도 지역예술가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 이를 통해 선정된 목관 5중주 단체 가온 퀸텟·남양주(NYJ)필하모닉 아띠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송영훈 (1974~)
[프로필] ① (졸업) 줄리아드, 시벨리우스 음악원 ② (수상) 파울로 첼로 콩쿠르, 대통령상 ③ (연주) 프랑스 카잘스 페스티벌 외 ④ KBS 라디오 1FM ‘송영훈의 가정음악’

첼리스트 송영훈의 PICK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Franck Sonata for Violin and Piano, 1886) [기악 실내악] ① 프랑크의 대표작 ② 베토벤·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와 함께 자주 연주 ③ (헌정)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의 결혼 선물 ④ “음악으로 이보다 더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⑤ (버전) 첼로로도 연주
세자르 프랑크 (Cesar Franck, 1822~1890) [작곡가] ① (국가) 벨기에 태생 ②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작곡가로 인식 ③ (기념) 탄생 200주년 ④ (오르가니스트) “바흐 이외에는 비길 데 없다” -리스트 ⑤ (대표작) 교향곡 d단조, ‘생명의 양식’, 피아노 5중주 f단조
외젠 이자이 (Eugene Ysaye, 1858~1931) [바이올리니스트] ① 비르투오소 ② “나의 우상은 요제프 요아힘도, 파블로 데 사라사테도 아닌 오직 한 분 외젠 이자이다”_크라이슬러 ③ (명곡)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 바흐의 파르티타를 잇는 작품 ④ (교육자) 브뤼셀 음악원 교수 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 이자이를 기념하며 시작

 

 

가온 퀸텟
[프로필] ① (뜻) 순우리말 ‘한 가운데’
② 이소정(클라리넷)·최진(오보에)·최선율(플루트)·
김황희(바순)·한기범(호른) ③ 멤버 모두 국내외
음대 재학 중 ④ 모차르트, 장 프랑세, 외젠 보자의 작품도 연주 예정

가온 퀸텟의 PICK ‘폴 타파넬의 목관 5중주’

폴 타파넬의 목관 5중주 (Paul Taffanel Quintet for winds, 1876) [목관 5중주] ① (작곡) 플루티스트이자 작곡가인 폴 타파넬 ② (구성) 클라리넷·오보에·플루트·바순·호른 ③ 목관 5중주 편성만의 매력을 담은 작품
폴 타파넬 (Paul Taffanel, 1844~1908) [작곡가] ① (국가) 프랑스 ② 20세기 프랑스 풀루트 악파의 창시자 ③ (교육) 프랑스 음악원 ④ 새롭고 부드러운 스타일의 연주와 가볍고 신중하게 변조된 비브라토의 사용을 요구 ⑤ “음악적 텍스트는 절대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⑥ (기교) 눈에 띄지 않도록 정교하게 조직
목관 5중주 (Wind quintet) [실내악 구성] ① 다섯 악기의 생김새, 음색, 연주법이 모두 다름 ② 중후한 공명의 클라리넷, 따스한 음색의 오보에, 가볍고 새침한 플루트, 담대하고 포근한 바순, 웅장하면서도 든든한 호른 ③ 다채롭고 조화로우며, 신비스러운 구성

 

 

GS Caltex YEULMARU
Chamber Music Festival

GS칼텍스 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

[10.14~16]
GS칼텍스 예울마루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특별한 실내악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지난해 러시아 작곡가의 음악을 조망했다면, 이번에는 슈만에게 집중한다. ‘슈만과 19세기 이상’을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예술감독 양성원을 주축으로 피아니스트 문지영·엠마뉘엘 슈트로세,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 소프라노 서선영 등이 모여 슈만을 비롯해 그의 아내인 클라라 슈만, 브람스, 멘델스존의 실내악 작품을 연주하며 가을을 낭만 빛으로 물들인다. 예술감독 양성원은 “슈만 개인과 19세기 중반까지의 문학적이고 영적인 작곡가들에 집중한다”며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낭만이라는 것은 갖고 있기보다 느끼는 것이다”라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미샤 에마노브스키(1977~)
[프로필] ① (악기) 호른 ② (졸업) 커티스 음악원·줄리아드 음악원 ③ 2006년~2021년까지 서울시향 호른 부수석 역임 4. (현재) 주한체코문화원 원장

호르니스트 미샤 에마노브스키의 PICK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dagio and Allegro for Horn and Piano Op.70, 1849) [피아노 변주곡] ① (구성) 서정적인 아다지오와 생기있는 알레그로로 구성 ② 배음렬 외에 도약과 긴 호흡 등을 사용해 호른의 기교를 엿볼 수 있는 작품 ③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호른 작품 ④ 첼로와 피아노 편성으로 슈만이 편곡 ⑤ 피아니스트 문지영과 함께 선보일 작품
배음렬 (Harmonic Series/Overtone Series) [음악 용어] ① (뜻) 한 음을 기본음으로 하여 기본음과 배음 관계에 있는 음을 나열한 것
호른 (Horn) [금관악기] ① 사냥용 나팔에서 발전된 악기 ② 금관악기이지만 부드럽고 따듯한 음색 때문에 목관 5중주 편성에 들어감 ③ 벨브가 장착되기 이전 내추럴 호른은 자연배음열의 음 밖에 낼 수 없었음 ④ 조성에 맞추어 교체관인 크룩(Crook)을 장착해 연주
로베르트 슈만 (Robert Schuamnn, 1810~1856) [작곡가] ① (국가) 독일 ② 피아노 소품부터 가곡과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품 활동을 펼친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평론가. ③ (대표작) 가곡 ‘헌정’, ‘아라베스크’, 교향곡 4번 ④ 브람스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작곡가

 

문지영 (1995~)
[프로필] ① (악기) 피아노 ② (졸업) 한국예술영재교육원·한국예술종합학교 ③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2014)·이탈리아 부소니 피아노 콩쿠르(2015) 등 1위 석권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PICK ‘슈만 주제에 의한 피아노 변주곡’

슈만 주제에 의한 피아노 변주곡 Op.20 (Variations on a Theme by Robert Schumann Op.20, 1853) [피아노 변주곡] ① (구성) 총 7개 변주로 작곡 ② (배경) 슈만의 43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 ③ 로베르트 슈만의 다채로운 작품 Op.99 중 4번째 곡 ‘음악수첩 1번(Albumblätter I)을 주제로 사용 ④ 비슷한 시기 투신자살을 시도한 슈만으로 상심한 클라라 슈만을 위로하기 위해 브람스가 같은 주제로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9를 작곡 ⑤ 이번 연주에서 피아니스트 멕켄지 멜리메드의 연주로 브람스의 변주곡이 무대에 나란히 오름
클라라 슈만 (Clara Schumann, 1819~1896) [작곡가] ① (국가) 독일 ② 남편 로베르트 슈만의 그늘에 가려 작품들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당대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인정받으며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해 수많은 피아노 작품을 남김 ③ (대표작) 3개의 로망스 Op.22, 가곡 Op.12 5. 브람스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작곡가
슈만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9 (Variations on a Theme by Robert Schumann) [작품] ① (감상 포인트) 같은 주제를 가지고 두 사람이 어떻게 다르게, 그 자신만의 언어와 아이디어를 펼쳐나가는지를 따라가면 매우 흥미로울 것
변주곡 (Variation) [음악 용어] ① (뜻) 한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리듬과 선율, 화성 등에 변형을 주어 확장해 나가는 악곡 ② (대표곡)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 모차르트 변주곡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지요’,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Autumn Chamber Music Festival

어텀실내악페스티벌

[제4회, 10.20~23]
어텀실내악페스티벌이 올해는 편지를 쓰듯 써내려간 작곡가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은 실내악 음악으로 찾아온다. ‘Dear; 친애하는’을 부제로 김재영·김영욱·박지윤(바이올린), 김세준·이한나(비올라), 브래넌 조·강승민(첼로), 김태형·문지영(피아노)이 관객에게 위로를 전한다.
특별히,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어텀살롱콘서트’는 실내악의 역사가 ‘살롱(응접실)’에서 시작된 것에 착안했다. 박유신 예술감독은 “관객들과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공간에서 소통하며, 비교적 짧은 길이로 작곡된 각기 다른 편성으로 작품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서는 독특한 구성의 2중주부터, 3대의 첼로와 피아노의 만남 등 흥미로운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강승민 (1987~)
[프로필] ①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스 아이슬러 ② (수상)차이콥스키 콩쿠르,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
카사도 콩쿠르

첼리스트 강승민의 PICK ‘세 대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레퀴엠’

세 대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레퀴엠 (Requiem for Three Cellos and Piano, 1892) [첼로와 피아노] ① (원곡) 오케스트라와 세 대의 첼로를 위한 곡 ②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포퍼가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추모하는 진혼곡 ③ 세 대의 첼로 모두에게 선율이 고르게 배분 ④ 작곡가의 장례식에서도 연주
포퍼 (David Popper, 1843~1913) [작곡가] ① (국가) 보헤미안 ② 파블로 카살스가 인정한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 ③ (연습곡) 첼리스트들의 필수 작품인 고등 연습곡과 5개의 협주곡 ④ (기교) 첼로로 연주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표현 ⑤ 콩쿠르 필수곡 ⑥ (대표작) ‘폴로네이즈’ ‘헝가리 광시곡’ ‘요정의 춤’
레퀴엠 (Requiem) [음악 형식] ① (가톨릭) 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서 사용하던 전례 음악 ② (구성) 키리에·글로리아·크레도·산투스·아누스 데이 ③ 모차르트·베르디·포레·브람스·브리튼 등 시대별 많은 작곡가가 사용
첼로 (Cello) [악기] ① (분류) 현악기 ② (음역대) 바이올린 족의 저음역 악기

 

 

 

김세준 (1988~)
[프로필] ① (졸업) 한국예술합학교, 한스 아이슬러, 우데카 음대, 뮌헨 음대 ② (수상) 힌데미트 콩쿠르, 하이든 실내악 콩쿠르, 도쿄 비올라 콩쿠르 ③ (현재) 하노버 NDR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하노버 음대 재학 중

비올리스트 김세준의 PICK ‘현악 6중주 정화된 밤’

‘정화된 밤’ (Verklärte Nacht, 1899) [현악 6중주] ① 쇤베르크가 25세에 졸업 작품으로 작곡한 초기작 ② (형식) 단악장 ③ (조성) 후기 낭만이지만 현대음악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작품 ④ 현악 6중주에서 가능한 효과를 극대화 ⑤ 리하르트 델멜의 동명의 시에서 영향을 받음
쇤베르크 (Arnold Schoenberg, 1874~1951) [작곡가] ① (국가) 오스트리아, 미국 귀화 ② 조성음악 해체에 기여 ③ (명언) “지금까지가 ‘평범한’ 시대였다면 우리 시대의 음악은 아주 달라야 한다” ④ (대표작) ‘달에 홀린 피에로’ ‘구레의 노래’
현대음악 (Contemporary Music) [음악사] ① 현대로 이어진 클래식 음악 ② 발전이 현재 진행형 ③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이야기를 가식 없이 표현해내고 있는 음악 ④ (감상 포인트) ‘예술=아름다움’이라는 프레임을 벗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현악 6중주 (String Sextet) [실내악 구성] ① (악기) 바이올린·비올라·첼로 각 두 대씩 ② 쓸쓸하고 농후한 음색을 내기 좋은 편성 ③ (다이내믹) 가장 작은 약음부터 현악 오케스트라를 연상하는 스케일까지 포함
리하르트 데멜 (Richard Dehmel, 1863~1920) [시인] ① (국가) 독일 ② (작품) ‘정화된 밤’ : “봐요, 이 우주가 얼마나 밝게 빛나는지! 저 광채가 모두에게서 사라지고, 당신과 내가 차가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타오르게 할거요”

 

 

실내악 페스티벌 상세 정보를 확인하고 싶다면?

 

어텀실내악페스티벌

포항음악제

경기클래식페스티벌

M클래식축제

GS 칼텍스 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

 

 

 

 

 

 

 

 

 

 

 

 

 

#03 INTERVIEW 1

글 양경원(음악 칼럼니스트) 사진 크레디아

전통과 시간의 검증을 거치다

타카치 콰르텟의 리처드 용재 오닐

꿈이 만든 매 순간의 길

 

리처드 용재 오닐은 ‘비올리스트이다’.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았다’. 그리고 ‘앙상블 디토를 무려 12년 동안 이끌었다’. 그리고 ‘그래미 어워드에 세 번 노미네이트됐고, 2021년 클래식 음악 독주악기 부문을 수상했다’. 그리고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한 MBC 다큐멘터리 ‘안녕?! 오케스트라’는 2013년 에미상 예술 프로그램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그리고’의 향연이 리처드 용재 오닐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다. 그는 2007년부터 12년 동안 한국에서 앙상블 디토로 ‘실내악의 대중화’를 일궜고, 2019년에는 디토의 마지막 연주회 ‘디토 연대기’로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다시금 어마어마한 이름으로 한국의 품에 돌아왔다. 2020년, 명문 현악 4중주단인 타카치 콰르텟의 새로운 비올리스트로 말이다. 창단 45주년을 맞은 타카치 콰르텟은 리처드 용재 오닐을 새로운 멤버로 맞이했다.
“한국은 그저 어머니의 나라나 고국이 아닙니다. 내 꿈이 실현된 곳이죠. 세계 최고의 현악 4중주단의 멤버가 되어 다시 한국을 찾아 기쁩니다. 멤버들과의 연주를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한국 관객과 나눌 수 있다니 꿈만 같지요!”
모든 것이 마술처럼 이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곳에 도달하기까지 아픔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5년, 그는 타카치 콰르텟의 오디션에 도전했던 적이 있다. 당시 멤버가 되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타카치 콰르텟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2020년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2005년 당시 저는 정말 실망했어요. 저에게 불합격 소식이 왔을 때 타카치 콰르텟 멤버들로부터 ‘지금은 올바른 때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올바른 때’는 그가 앙상블 디토와 해야 할 일들을 모두 해내고 난 2020년 찾아왔다. 타카치 콰르텟에 합류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전의 모든 일들을 웃으면서 다시 이야기했다.
“제가 지금까지 이뤄온 꿈들은 ‘행운’이 없었다면 이루지 못했을 겁니다. 한국에서 실내악에 대한 경험, 그에 따르는 감사함을 쌓아갈 수 있었죠. 되돌아보니, 이제까지 해 온 수많은 실내악 경험으로 현악 4중주에 적합한 연주자가 된 것 같아요.”

 

에드워드 듀슨베리(제1바이올린)/안드라스 페어(첼로)/하루미 로데스(제2바이올린)/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Amanda Tipton

 

 

 

 

 

두 번의 오디션, 마치 꿈같던 순간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지난 두 번의 오디션 과정도 되돌아봤다. 오디션을 위해 다양한 현악 4중주곡을 섭렵해야만 했다.
“보통 현악 4중주 오디션은 늘 나오는 레퍼토리 목록이 있습니다. 지원자는 그 작품들을 열심히 익히고, 4중주단과 최종 리허설하는 식으로 오디션이 진행됩니다. 오디션 레퍼토리는 어렵습니다. 모차르트 현악 4중주 14번 K387을 비롯하여, 브람스 1번 Op. 51-1, 버르토크 1번, 베토벤 9번 Op.59-3 등 여러 현악 4중주곡을 익혔어요. 처음 오디션을 본 곡은 버르토크의 현악 4중주 4번,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4번 Op.131, 하이든 현악 4중주 ‘황제’였던 것 같습니다.”
압박이 심했던 첫 오디션과 달리, 두 번째 오디션은 매 순간이 ‘꿈’만 같았다. 그것은 차라리 ‘꿈’이었다. 그는 타카치 콰르텟 멤버들과 미국 불더(Boulder)에서 3일 동안 리허설을 했다.
“그 과정 모두가 꿈을 꾸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미 레퍼토리들에 익숙했기에, 실전 연주처럼 임할 수 있었어요. 멤버들이 제 스타일을 알아가려고 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이 리허설을 마치고 저는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갔죠. 에드(에드워드 듀슨베리, 제1바이올린)로부터 몇 주 후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가 합격했다고 했을 때 너무도 기뻐서 전화기를 떨어트릴 뻔했답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타카치 콰르텟의 멤버 한 명 한 명을 사랑을 가지고 소개했다.
“에드는 정말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입니다. 관용적인 태도로 대화하듯이 연주하죠.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천재적인 연주자이지만 허세라곤 없지요. 하루미 로데스(제2바이올린)의 연주에서는 생명력이 흘러넘쳐요. 그녀는 음표를 넘어서서 음악이 정말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찾아내요. 안드라스 페어(첼로)는 음의 정수를 갖고 있는 첼리스트죠. 그는 풍부한 음색으로 호흡과 깊이를 우리의 음악에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4중주가 올라설 수 있는 바탕을 짓죠.”

 

50년 역사의 일부가 된다는 것

이쯤에서 타카치 콰르텟의 역사를 짚어보면 좋겠다. 타카치 콰르텟은 부다페스트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1975년 가버 타카치 나지, 카롤리 슈란츠, 가버 오마이, 안드라스 페어에 의해 시작됐다. 1977년 프랑스 에비앙의 현악 4중주 콩쿠르에서 1등과 비평가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1982년 미국 데뷔 이후, 여러 사정으로 단원 교체는 있었지만(현재 첼리스트는 원년 멤버), 수많은 명연과 녹음으로 흔들리지 않는 명성을 지켜왔다. 2012년, ‘그라모폰’지는 명예의 전당에 오른 최초의 현악 4중주단으로 타카치 콰르텟을 지목했고, 2014년에는 위그모어 홀에서 처음으로 수여하는 메달을 받았다.
“타카치 콰르텟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현악 4중주단이에요. 제 생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 의견에 동의해요. 50년의 역사를 가진 어떤 존재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타카치 콰르텟 이전의 모든 멤버들의 노력과 헌신의 총합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전 아주 크고 무거운 책임을 맡은 것이죠.”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하이든 현악 4중주 2번, 버르토크 현악 4중주 6번, 슈베르트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를 선보인다. 버르토크는 하이든, 베토벤, 모차르트와 함께 타카치 콰르텟의 ‘상시 연주 목록’에 들어있다.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같은 경우는 ‘로자문데’와 커플링 된 음반으로 언론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최고의 현악 4중주단에 스며든 리처드 용재 오닐의 사운드를 감상하기에 최적의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리처드 용재 오닐은 지난해 그래미 어워드 수상 소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굉장한 순간이었습니다. 저의 인생의 많은 부분이 실패였고, 타카치 콰르텟의 경우처럼 도전의 연속이었어요.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큰 영광이었는데 상을 받다니, 믿을 수 없었어요. 실은 아직도 꿈이 아닐까 하는 느낌입니다…”
그와의 인터뷰에서는 ‘꿈’ ‘꿈꾸는 것 같은’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오셀로 게임에서 검은 돌이 흰 돌로 바뀌듯, 그의 고난은 하나하나 꿈으로 변화되고 있었다.

 

타카치 콰르텟의 PICK

‘작곡가들의
후기 현악 4중주’

하이든 현악 4중주 2번 (Haydn String Quartet Op.77, 1799) ① (작곡가) 하이든(1732~1809) ② 마지막으로 작곡된 4중주 ③ 심오함과 유머, 위대함이 모두 갖춰진 작품

버르토크 현악 4중주 6번 (Bartók String Quartet No.4, 1939) ① (작곡가) 버르토크(1881~1945) ② 깊은 슬픔으로 가득 찬, 동시에 경이로운 대조와 성격 ③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엔딩

슈베르트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 (Schubert Der Tod und das Mädchen D810, 1824) ① (작곡가) 슈베르트(1797~1828) ② (원곡) 가곡 ‘죽음과 소녀’ 멜로디 ③ “나의 운명의 속삭임”-슈베르트 ④ 천재적인 선율, 말년의 규모와 깊이를 모두 담은 작품

 

Performance information

타카치 콰르텟 내한공연
10월 4일 성남아트리움
10월 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0월 7일 울산현대예술관
10월 8일 인천서구문화회관
10월 9일 대구서구비원뮤직홀
10월 10일 대전예술의전당

 

 

#03 INTERVIEW 2

양경원(음악 칼럼니스트) 사진 더브릿지컴퍼니

 

베를린 필의 공인 인증 5중주단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

오케스트라의 DNA를 실내악으로 품다

베를린 필하모닉 공식 홈페이지에는 악단의 성격이 잘 정리되어 있다. 1882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가는 악단의 장대한 역사를 설명하는 ‘오케스트라 역사’ 카테고리, 자랑스러운 베를린 필 단원들을 소개하는 ‘음악인들’ 카테고리, 젊은 음악 전공생들에게 최고의 오케스트라 경험을 안내하는 ‘카라얀 아카데미’ 카테고리가 큰 축을 이룬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중요한 기반을 이루는 또 다른 카테고리가 있는데, 바로 ‘실내악 음악 그룹’ 카테고리이다.
‘베를린 필 12첼리스트’를 비롯한 15개의 현악 그룹, ‘앙상블 빈-베를린’을 포함한 6개의 관악 그룹, 그리고 관·현악과 건반악기 등으로 이루어진 13개의 그룹이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식적인 앙상블로 활동 중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이 그룹들에 대한 자세한 경력과 정보도 제공 중이다.
10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도 ‘공인된’ 베를린 필하모닉의 실내악 그룹이다. 베를린 필의 현재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이 그렇듯, 단원들 간의 이러한 앙상블 결성도 카라얀(1908~1989)의 믿음과 의지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카라얀은 단원들에게 실내악을 많이 하도록 장려했습니다. 그는 멤버들 간의 활발한 실내악 경험이 오케스트라 음악가로 더 발전하는 방법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앙상블 연주에는 항상 ‘내가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하라’라는 ‘황금률’이 중요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 이것은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필수적인 태도이죠.”
비올리스트 볼프강 탈리츠와 함께 1980년대부터 베를린 필하모닉에서 일해 온 로마노 토마시니(제2바이올린)는, 카라얀 시절의 ‘레가토’ 사운드에 대한 그리운 기억도 간직하고 있다. “저는 카라얀과 함께 연주했어요. 그 시절 그가 오케스트라에서 끌어낸 풍부하고 다양한 사운드는 정말로 대단한 것이었지요. 아직도 그가 남긴 유산은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를린 필의 공식적인 실내악 그룹이긴 하지만, 5명 모두가 베를린 필 단원인 것은 아니다. 제1바이올린 루이스 펠리페 코엘료, 제2바이올린 로마노 토마시니, 비올라 볼프강 탈리츠, 더블베이스 구나르스 우파트니엑스는 단원이고, 첼리스트 타티아나 바실례바는 2014년부터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그녀는 발레리 게르기예프·데이비드 진먼·클라우디오 아바도·다니엘레 가티·블라드미르 스피바코프·유리 바슈메트와 함께 세계 각지에서 협연 무대를 가진 솔리스트이기도 하다.

 

구나르스 우파트니엑스(더블베이스)/로마노 토마시니(제2바이올린)/
타티아나 바실례바(첼로)/볼프강 탈리츠(비올라)/루이스 펠리피 코엘료(제1바이올린)

 

베를린 필을 고스란히 축소한 실내악단
현악 4중주에 비올라나 첼로가 추가되는 일반적인 현악 5중주와 달리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은 현악 4중주에 더블베이스가 더해진 구성인데, 이러한 ‘축소된 현악 오케스트라’와 같은 편성은, 그들에게 훨씬 더 넓은 선택의 문을 열어준다.
“스트링 퀸텟 베를린을 시작할 때, 우리만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동시에 바이올린·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로 구성된 우리 베를린 필의 다섯 파트를 대표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기를 바랐죠.”
그래서인지 2007년 벨기에에서 첫 연주회를 가진 후 이들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좋은 평판을 얻었다.
“더블베이스가 함께 하는 5중주는 악상의 다양한 셈여림과 깊은 호흡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작은 현악 3중주부터 시작해 현악 오케스트라의 풀 사운드까지요. 우리의 한국 공연 레퍼토리도 보면, 풀 사운드의 웅장한 베토벤과 브루크너부터 가볍고 비르투오소적인 보테시니나 사라사테의 곡들을 함께 다루고 있지요.”
그들이 자부심을 갖고 소개하는 이번 내한 공연에는 베토벤 현악 5중주 Op.104, 브루크너 현악 5중주 F장조(3악장), 멘델스존 현악 교향곡 10번, 파가니니 비올라와 현을 위한 ‘라 캄파넬라’(편곡 윌리엄 프림로즈), 보테시니의 ‘몽유병의 여인’ 주제의 환상곡(현악 버전), 차이콥스키 첼로와 현을 위한 ‘페조 카프리치오소’, 사라사테 두 대의 바이올린과 현을 위한 ‘나바라’ 듀오 협주곡 Op.33 등 실내악곡과 관현악곡, 협주곡이 모두 들어있다. 특히 베토벤과 브루크너의 곡은 베를린 필 세계관의 축소판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한다. 카라얀 시대를 함께 지나온 특별한 멤버가 두 명이나 있기에. 이들은 카라얀과 함께 했던 1984년의 내한공연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한국에 처음 왔던 때로부터 어언 40년이 흘렀네요. 저는 그때 카라얀과 함께 왔습니다. 서울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6번을 연주한 것을 기억해요. 그때에도 한국 관객들의 열정에 놀랐었습니다. 서울에서 시각장애인 학생들과 연주했던 것 역시,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이번 공연도 ‘서프라이즈’가 준비되어 있다. 내용을 들어보니 밝혀선 안 될 것 같다. 그저 현악기들이 함께 하는 놀라운 순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뿐.

 

필하모니 스트링 퀸텟 베를린의 PICK

‘베토벤과 브루크너’

베토벤 현악 5중주, Op.104 (Beethoven String Quintet, 1817) ① (작곡가) 베토벤(1770~1827) ② (c단조) 베토벤 ‘운명의 조성’. 교향곡 5번으로 이어지는 작품 성격이 이미 들어있는 작품 ③ (원곡) 피아노 트리오 Op.1-3 ④ 베토벤은 두 비올라를 추가하여 편곡했으나, 필하모니 스트링 콰르텟은 더블베이스로 연주 ⑤ 원작 피아노 파트의 음역대를 소화해서 연주 가능

브루크너 현악 5중주 F장조 중 3악장 (Bruckner String Quintet F major 3rd mvt, 1878/79) ① (작곡가) 브루크너(1824~1896) ② 몇 안 되는 브루크너의 실내악 작품 중 걸작 ③ (3악장) 교향곡 풍 특성을 극대화해 콘트라베이스 포함 편성으로 단독 연주 경우가 많음

 

Performance information

필하모닉 스트링 퀸텟
베를린 내한공연

10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4 BOOK

글 송현민(편집장)

실내악을
듣기 전에
읽어볼 책

 

베토벤 현악 사중주

실내악과의 만남

새로운 세대를 위한 베토벤

1일 1클래식 1기쁨

 

 

 

 

 

 

베토벤 현악 사중주 나성인 저 ┃ 풍월당
베토벤(1770~1827)은 클래식 음악 모든 장르에서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다른 장르에 비해 베토벤 현악 4중주에 접근하는 이는 의외로 많지 않다. 후기 4중주곡이 난해한 이유도 있지만, 동시대 청중은 화려하며 선율적인 음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과 인문학의 만남을 시도하며 저술 활동을 해온 저자 나성인. 이번 책에선 베토벤 현악 4중주를 연구하며 얻은 경험을 풀어 놓는다.
저자는 베토벤의 초기·중기·후기의 현악 4중주 해설에서 각기 다른 방식을 취한다. 초기는 베토벤 현악 4중주가 탄생하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네 명의 사람’, 중기는 작품에서 시간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살피는 ‘네 개의 시간’, 후기는 청력을 거의 잃은 상태에서도 작곡을 계속했던 베토벤의 ‘네 가지 자아’로 음악을 분석한다.

실내악과의 만남 제러미 시프먼 저(김병화 역) | 포노
실내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초기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 나라, 작곡가별로 실내악의 작품과 그 특징들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특히 실내악의 절정기는 슈베르트가 살았던 19세기라고 지적하는 저자는 슈베르트가 이룬 성취를 깊이 있게 설명한다. 슈베르트에게 실내악은 “내적 경험의 양극단을 화해시키려는 노력”이었고, 이러한 노력은 현악 4중주 작곡을 신격화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 이외 실내악의 중요한 악기의 역할과 주요 악기인 현악기, 목관악기, 피아노 등 다양한 조합에 따라 얼마나 매력적인 음악이 완성되는지 살펴보며 흥미를 더한다. 또 실내악을 이해할 수 있는 용어집과 그 시대의 역사, 미술, 건축, 문학을 한눈에 짚어볼 수 있는 비교 연표가 수록되어 있어 클래식 음악에 생소한 입문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실내악의 주요 곡목을 담은 CD가 동봉되어 있어 책과 함께 음반을 장만한 듯한 재미와 느낌도 든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베토벤 에드워드 듀슨베리 저(장호연 역) | 아트북스
“살짝만 더 조용하게 연주해봐. 슬픔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내면에서 느껴지도록.” “그렇다고 해서 머뭇거리거나 가냘픈 소리여서는 곤란하지.”
베토벤 현악 4중주곡의 악구를 해석하는 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이 음악을 20여 년간 연주해온 연주자라면 어떨까? 저자는 베토벤의 현악 4중주 작품들을 연주해오며 한 그간의 시도와 고민에 대해 풀어놓는다. 그는 타카치 콰르텟의 제1바이올리니스트이다. 베토벤 현악 4중주 음반으로 2002년 그라모폰 어워즈 최우수 실내악 음반상, 2006년 BBC뮤직매거진어워드 올해의 음반상 등을 받았다.
저자는 베토벤이 음악적 주제로 삼았던 변화와 실험, 연속성과 균형을 나폴레옹전쟁 등 시대적 배경과 연관지어 설명하기도 하고, 라주모프스키 백작과 같은 음악활동의 후원자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작곡된 베토벤 4중주곡에 담긴 다양성을 조명한다. 베토벤 작품들을 연주하는 타카치 콰르텟의 리허설 현장, 그리고 네 명의 멤버 사이 오가는 의견도 생생히 담았다.

1일 1클래식 1기쁨 클레먼시 버턴힐 저(김재용) | 윌북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전, 이 책과 함께 10분간의 작은 여유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1일 1클래식 1기쁨’은 매일 한 곡의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며, 그와 관련된 한 페이지 분량의 이야기를 전한다. 각 페이지에는 1년을 아우르는 날짜가 명기되어 있는데, 이는 매일의 실천을 이끄는 작은 원동력이 되어준다.
저자는 클래식 음악 라디오를 진행하며 ‘클래식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똑같은 고민을 듣고, 자신의 보물 상자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했다. 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엄선해 리스트를 채웠다. 일 년 내내 그날의 계절감과 역사적 의미를 짚어가며 신중히 고른 하루 한 곡을 추천한다. 작곡가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나 해당 음악의 탄생 배경까지 유쾌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저자는 자타공인 불후의 명곡은 물론 숨겨진 보석 같은 곡들을 발굴해냈다. 다소 낯선 현대 작곡가의 음악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여성 작곡가의 음악에도 주목했다. 그리고 수많은 실내악 작품이 소개된다. ‘1일 1클래식 1기쁨’을 ‘1실내악곡’으로 느껴보기를.

Back to site top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