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끌 젊은 예술가’ 선정 10년

다시 만난 1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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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7년 1월 1일 12:00 오전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10년간 ‘객석’이 선정한 101명의 예술가를 한데 모았다. ‘그들은 어떻게, 어디까지 와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101명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들어봤다. 각각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려 한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10년간 ‘객석’이 선정한 101명의 예술가를 한데 모았다. ‘그들은 어떻게, 어디까지 와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101명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들어봤다. 각각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려 한디

시작점에 섰던 101명이 만든 10년을 돌아보며

1984년에 창간된 월간객석은 2007년부터 클래식 음악·국악·무용·연극·뮤지컬 등에서 차세대를 이끌 유망주를 선정해왔다. 유망주(有望株)란 ‘어떤 분야에서 발전할 가망이 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망(望)’은 ‘바라다’ ‘기다리다’를 뜻한다. 그 바람과 기다림은 어느 예술가의 성장을 향해 있는 관객의 시선이자, 먼 미래를 내다보는 유망주의 시선이기도 하다.

유망주 선정 과정은 자동차 운전과도 같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백미러로 ‘뒤’를 돌아보는 것처럼, 한 예술가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살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선정해온 인물은 총 101명. 선정하고 나면 늘 빠르게 변하는 예술계의 ‘지형도’와 ‘맥락’이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듯했다.

음악은 바이올린(15명), 피아노(12명), 플루트(4명), 작곡(3명), 첼로·클라리넷·소프라노·지휘(각각 2명), 현악 4중주(2팀), 비올라·더블베이스·오보에·리코더·호른·타악기·카운터테너·바리톤(각각 1명), 피아노 듀오(1팀)가 선정되었다.

편집부는 특정 악기나 장르를 막론하고 국내외 현장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가를 추천받고 수소문했다. 이 과정에서 굵직한 콩쿠르 수상 경력이 적지 않은 기준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예술가의 성실성, 현장에서 활동하는 선배 음악가와 전문가들의 추천이 크게 작용할 때가 많았다.

국악은 판소리·가곡(각3명), 앙상블(3팀), 국악 작곡·해금(각2명), 아쟁·피리·거문고·민요(각각 1명)가 선정되었다. 재즈에서는 더블베이스(1명)가 선정되기도 했다. 연극과 뮤지컬은 합쳐져 진행되었고, 그 결과 뮤지컬 배우(5명), 연극배우(4명), 뮤지컬 겸 연극배우(4명), 뮤지컬 작곡가(2명), 극작 및 연출가(1명), 극작가(1명), 극단(1팀)이 선정되었다. 무용은 발레 분야의 남성 무용수와 여성 무용수(각각 4명), 그리고 현대무용수(4명)가 선정되었다.

국악·연극·뮤지컬·무용 역시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전문가와 관객에게 호평을 받고, 성실성을 인증받은 이들이 추천되고 선정되었다.

매해 유망주를 선정하다 보면 이들을 둘러싼 환경과 사회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그 속에서 유망주와 후보자들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는 수동태이자, 동시에 시대의 변화를 일으키고 이끌어나가는 능동태였다.

2016년은 ‘객석’의 유망주 기획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였고, 올해는 11주년이 되는 해다. 2017년 첫 호를 기획하는 회의에서 ‘10년’이라는, 한마디로 강산도 변하게 하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기자들은 궁금해 했다. ‘‘객석’이 담아온 그들은 어떻게, 어디까지 와 있을까’라는 물음을 담고 지금까지 선정해온 유망주들의 기사를 들춰보니 작년에 고인이 된 권혁주도 있었고, 그 어디에서도 더 이상 이름을 찾아볼 수 없는 존재가 된 이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데이터를 한데 모아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한자리에 모아보니 그들 현재의 위치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러던 중 ‘안착’이라는 단어가 편집부 전원의 입에서 나왔다. 유망주로 선정되던 당시 그들이 섰던 곳이 ‘시작’이라는 공통의 출발선이었다면, 제각각 도달해 있는 현재의 무게와 깊이는 ‘안착’이라는 단어에 의해 달리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진 또 한 번의 논의 과정에서 국내가 아니라 시장이 더 크고 진입이 어려운 해외로 시선을 돌려보자는 의견이 회의 테이블을 가로질렀다. ‘안착’이란 단어와 그 의미는 어느새 해외 예술단과 단체로의 ‘진입(입단)’으로 연결되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장르가 클래식 음악과 발레로 한정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적지 않은 이들이 반기를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처럼 안착한 이들의 존재는 단순히 국위선양을 넘어 국내의 예술학도와 ‘객석’이 앞으로 발굴할 또 다른 유망주들의 ‘꿈’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이 기준을 고수하기로 했다. 한 예로, 한국예술종합학교가 1993년 개교했을 때에도 해외로 진출하는 ‘토종’을 육성하고자 하는 목표의식이 강했고, 이러한 목표는 어느새 국내 예술계가 공유하는 목표가 되지 않았는가. 이러한 논의 과정을 거쳐 101명의 유망주 중 해외 오케스트라에 입단했거나, 교육기관에 안착한 10인을 선정하게 되었다.

2010년에 선정된 여성 발레 무용수 서희(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노부스 콰르텟(김재영·김영욱·이승원·문웅휘), 2012년에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클리블랜드 음악원·오벌린 음악원), 오보이스트 함경(로열 콘세트르헤바우 오케스트라), 여성 발레 무용수 이은원(워싱턴 발레), 2013년에 선정된 남성 발레 무용수 김기민(마린스키 발레), 2015년에 선정된 플루티스트 손유빈(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호르니스트 김홍박(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6년에 선정된 플루티스트 김유빈(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이 그들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오케스트라나 예술 단체에 입단했다가 탈단한 이들도 눈에 보였다. 하지만 편집부가 가져간 ‘안착’의 기준을 적용했을 때, 그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곳에 안착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10인’의 대열에서 아쉽게도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2009년에 선정된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클래식 음악의 인구와 시장이 작은 국내 대중의 기억과 인기에 ‘안착’한 특별한 존재로서 10인의 대열에 합류되었다.

열 명의 예술가는 이른바 본고장이라 불리는 해외에 안착했으면서도 ‘자기 중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답게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 끊임없이 소식을 전하는가 하면, 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한국의 관객과 만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획 기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그 누구보다 가장 많이 깨달은 이들은 ‘객석’ 발행인과 편집부였다. 후보자 선정과 추천, 그리고 최종 선정으로 이어지는 유망주 선정 과정과 기준이 여전히 해외 콩쿠르 입상 경력, 간혹 인맥과 친분에 의한 추천인의 권위에만 의존했다는 자체 반성의 시간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산도 변하게 하는 10년’의 시간을 통해 다음부터는 더 다양한 시선을, 한마디로 넓고 깊고 멀리 내다보는 시선과 기준을 정하자는 데 입을 모았다.

글 편집부

다시 만난 그들

지난 10년 간 ‘객석’이 선정한 101인의 예술가 중 10명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선정 당시 인터뷰를 함께 들춰보고, 근황과 새로운 다짐을 이야기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2009년 선정

‘객석’ 유망주 선정 당시와 현재의 모습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에게서 음악적 자신감과 당당함을 느꼈을 때 조금 초라해지는 느낌”이라던 양 볼이 통통한 열다섯 소년은 2017년 한 해에만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80회의 연주회를 가진다.

2015년 쇼팽 콩쿠르 1위 수상과 함께 등장한 ‘조성진 신드롬’은 현재진행형이다. 작년 11월 일반 관객에 오픈된 1월 3·4일 리사이틀 티켓은 단 9분 만에 매진됐다.

워너 뮤직 코리아 클래식 음악 마케팅 부장 이상민이 “조성진을 위해, 잠시 조성진을 잊자”(한국일보)고 염려할 만큼 한국 사회는 ‘영웅의 탄생’에 열을 올렸고, 그 열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조성진은 차분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자신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랑스 매니지먼트 솔레아와 계약하고, 굴지의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에서 데뷔 음반을 발매했다. 2월, 뉴욕 카네기홀 데뷔 무대를 앞두고 있다.

세계무대를 돌며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50회 이상 연주한 조성진은 같은 곡을 계속 연주하면 지겹지 않느냐는 질문에 “연주를 하면 할수록 재밌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고, 스스로 연주력이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좋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위험을 조심했고, 처음 연주하는 듯 신선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는 2009년 유망주 선정 당시 인터뷰에서 그가 했던 “언제 들어도 똑같은 연주라는 평을 받는 게 가장 두렵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초심을 잃지 않고 강직하게 나아가고 있는 그의 행보가 미래의 모습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전보다 이메일이 많이 온다는 것, 원하는 무대에 더 많이 설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일상 속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스물셋의 조성진. 모든 순간에 의연한 그의 성격 덕에 그의 음악은 앞으로 더 깊어질 일만 남았다.


▲ ©Harald Hoffmann/DG

노부스 콰르텟(김재영·김영욱·이승원·문웅희)
2010년 선정

“7년 전 인터뷰를 다시 들춰보라고 하셔서 얼마나 오글거릴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음악에 대한, 현악 4중주에 대한 저희의 생각이 현재와 별로 다르지 않아 신기했어요. 당시에는 음악 활동에 대한 기대감과 의지, 절박함 같은 것이 있었다면, 이제는 음악의 본질을 더욱 깊이 있게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모차르트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두고, 현재의 에이전시인 지메나워를 만나 꿈에 그리던 유럽 활동을 진취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멤버들 모두 20대 후반, 30대 초반 나이에 접어들며 강직한 품성, 예술적 깊이가 연주에 묻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폭넓게 사고하고, 넓은 시각을 지니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악 4중주단이 안정적인 위치를 갖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음악의 순수한 가치를 전할 수 있도록 묵묵히 나아갈 겁니다.”

발레 무용수 서희
2010년 선정

“과거의 인터뷰를 다시 읽어보니 그때도, 지금도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예쁘다’ ‘잘한다’는 말이 좋아서 시작한 발레를 운명처럼 여기게 되었고, 무용뿐 아니라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예술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온 지난 18년을 돌아보니 아득하게 느껴지네요. 미국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껏 제 자신을 끊임없이 타이르며 잘 버텨온 것 같아요.

6년 전과 달리 꿈이 하나 더 늘었는데요. 발레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선배로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거예요. 2016년 제1회 YAGP 한국 경연을 유치해 11명의 미국 경연 본선 진출자와 6명의 해외 발레학교 장학금 수여 학생을 선발했어요. 현직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YAGP 뉴욕 본사의 이사회에 합류했고요. 한국뿐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의 학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
2012년 선정

“5년 전 인터뷰에서 “음악은 누군가의 ‘핵심’을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그 생각은 아직 변하지 않았어요. 저는 여전히 이 문장이 음악인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같은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제게 고집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네요.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우승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우승이 계기가 되어 시즌이 꽉 차는 연주자가 되었고, 클리블랜드 음악원과 오벌린 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어요. ‘앙코르 체임버 뮤직’을 세워 여름방학 기간동안 다양한 지역에서 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요. 불과 3년 전만 해도 꿈꿀 수 없는 일이었는데 말이죠.

‘성장’이란 부끄러운 민낯의 나를 자꾸만 상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꾸미지 않은 자신을 보는 것은 무섭고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자꾸만 마주할 때 변화를 꿈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어떤 변화가 되었든, 그것이 바로 ‘성장’이겠죠.

오보이스트 함경
2012년 선정

“벌써 5년이나 지났다니 신기하네요. 예전 인터뷰를 보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2016년 암스테르담으로 이사를 오고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에 들어온 것은 인생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좋은 동료들과 함께 여러 지휘자를 경험하고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어지는 동시에, 학생 때 느끼지 못한 사회 안에서의 인생과 음악에 대한 공부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유망주로 선정된 이후 줄곧 새로운 다짐과 꿈을 갖고 살아왔지만, 인생이 마음대로만 흘러가진 않았던 것 같아요. 다행히 5년 전보다는 생각과 사고방식이 더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반짝하고 사라지는 음악가가 아닌 세월과 어우러지는 음악가가 되고 싶어요. 전 튀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매순간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해나가려고 합니다.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게 정답 아닐까요?”

발레 무용수 이은원
2012년 선정

“5년 전 사진 속 제 모습이 무척 어려 보이네요. 시간이 흘러도 발레는 제게 가슴 뛰는 삶 그 자체입니다.

6년 간 국립발레단에서 일하다 2016년 8월, 워싱턴 발레로 적을 옮긴 것이 그간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용수로서 외국에 나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무척 기뻤지만, 언어·문화도 다르고, 가족·친구도 없는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는 게 두렵기도 했거든요. 국립발레단의 최태지 전 예술감독과 강수진 예술감독, 워싱턴 발레의 줄리 켄트 예술감독까지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기회와 영감을 꾸준히 얻은 것은 제 복인 듯합니다. 꾸준히 노력해 언젠가 세 분 선생님들처럼 많은 무용수에게 본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발레 무용수 김기민
2013년 선정

“마린스키 발레에 입단하자마자 ‘객석’의 유망주로 선정되었는데, 그로부터 벌써 4년이 흘렀네요. 이후 수석 무용수로 승급도 하고, 브누아 드 라 당스(최고무용수상)도 수상했지만, 저에게 가장 큰 변화는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나이를 조금씩 먹으며 기쁨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슬픔과 아픔도 여러 모습을 띠더군요. 무대 위 섬세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일상 속 새로운 경험 전부가 제겐 중요한 사건들입니다.

4년 전 이야기했던 “기억에 오래 남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꿈은 여전히 변함 없어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긴장과 부담, 고민과 괴로움 등 어려움을 더 많이 겪어내고 싶어요. 이겨낼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르니스트 김홍박
2015년 선정

“‘객석’ 같은 오랜 전통과 권위를 지닌 매체에 훌륭한 연주자들과 함께 선정되었다는 것에 정말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객석’과 함께 좋은 소식으로 2015년을 시작해서인지 그 이후 행복한 일이 많이 생겼어요. 당시 스웨덴에서 활동 중이었는데 이 인터뷰 직전에 오슬로 필하모닉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런던 심포니의 객원수석으로 연주했던 것도 중요한 ‘사건’이었고요. 2015년 여름부터 오슬로 필하모닉의 호른 제2수석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후 단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예정보다 일찍 종신단원 자격을 얻게 된 것도 제겐 아주 기쁜 일이었습니다.

최근 가정을 이루고 아빠가 된 후, 아이를 보며 더 행복하고 편안해진 제 감정을 호른 소리로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졌어요. 2년 전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따뜻한 음악으로 관객들과 교감하며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또 기쁨이 되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플루티스트 손유빈
2015년 선정

“뉴욕에서의 일정이 바쁜 탓에 한국 관객과 잘 만나지 못해 늘 아쉬운데 ‘객석’과 이렇게 오랜만에 연락을 주고받으니 정말 반갑네요! 전 스스로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영감이 될 만한 일이 주변에서 자주 생기거든요. 제가 몸담고 있는 뉴욕 필하모닉도 그중 하나죠. 뉴욕 필하모닉에서 같이 연주하는 동료들은 어찌나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완벽한지 항상 놀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를 자극하며 존중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바로 오케스트라를 움직이는 힘 같아요.

참, 일 년 전에 결혼을 했어요. 남편(토론토 심포니 상주 지휘자 얼 리)도 음악가여서 제 일을 잘 이해해주고 함께 의논할 수 있어 참 좋아요. 연주자로서 더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도와주죠.

나이가 들수록 연주자 자신을 치켜세우는 연주보다는 음악의 순수함과 진실함을 표현하는 연주가 좋아지더군요. 2년 전 인터뷰에서 얘기한 “꾸밈이 없고 자연스러운 연주”와 통하는 말이죠. 그렇게 계속 투명한 연주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플루티스트 김유빈
2016년 선정

“어릴 적부터 아버지(충남교향악단 더블베이시스트 김종관)의 책상에 있던 ‘객석’에 제가 유망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신났는지 몰라요. 마치 연예인이 된 느낌이었어요! 부모님과 영상통화로 기쁨을 나눈 지 벌써 일 년이 흘렀네요. 당시 프랑스에 있느라 ‘객석’ 커버 촬영에 함께하지 못한 게 참 아쉬웠어요. 인터뷰 경험이 많지 않던 때라 못다 한 이야기도 많았고요.

2016년 하반기부터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곡들을 연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며 행복한 오케스트라 생활을 하고 있어요. 오케스트라 입단이 결정되었을 때 꿈이 현실로 이뤄진 것만 같았어요. 연주자로서 또 한 번 중요한 성장의 계기가 됐죠.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시즌 중 가장 큰 투어인 아시아 투어가 2017년 3월에 진행되는데요, 그중 한국에서의 연주는 3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립니다. 정말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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