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3년 1월 1일 12:00 오전

“레퍼토리를 짜고 보니 우연히도 베토벤·드뷔시·프로코피예프의 곡 모두 말년에 쓴 곡들이더군요. 제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이들을 연주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젊을 때 쓴 작품이라고 해서 늙어서 쓴 작품보다 덜 성숙한 것도 아니에요. 작곡가들이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바뀌고 작품 스타일이 바뀌니 ‘초기·중기·말기’ 하는 식으로 나누는 것일 뿐이라 생각해요. 연주할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죠. 음악엔 선입견이 통하지 않아요.”

1999년 6월호 커버 스토리의 주인공은 당시 만 열여섯 살의 첼리스트 장한나였습니다. 장한나와의 인터뷰 말미에 기자는 “장한나를 더 이상 ‘소녀 첼리스트’라 부르지 말자”라고 세상에 부탁합니다.
정확히 일 년 전인 2012년 신년호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던 장한나는 당시 첼리스트로서, 지휘자로서, 서른의 젊은이로서의 열정적인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습니다. 최근 그녀는 카타르 필하모닉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아랍계 오케스트라 최초의 여성 음악감독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청춘을 보내는 청년이 얻은 당차고 값진 열매입니다.
이달 ‘객석’의 얼굴을 장식한 김은성ㆍ박인혜ㆍ전민재는 2007년부터 본지가 선정해온 ‘차세대를 이끈 젊은 예술가 10인’ 올해의 주인공들입니다. 얼굴만 봐서는 그들이 누구인지 아직 알아채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며, 어쩌면 너무 낯설어 호기심조차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커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객석’은 이들 세 청년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소녀 예술가’라는 명칭은 가끔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지만, ‘청년 예술가’는 예술가 모두가 영원히 갈구하는 이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청년은 때로 낯설고 서툴 수 있습니다. 동시에 청년은 언제나 변모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청년은 소년보다 좀더 단단히 굳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세상과 시간 안에 그저 조용히 고여 있지만은 않는 것이 청년입니다. 청년은 움직임입니다.
‘객석’ 2013년 1월호가 소개한 10명의 청년. 그들의 움직임을 올 한 해 함께 지켜봐 주십시오. (박용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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