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나를 비추는 투명한 소리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 음반과 공연을 선보이는 그녀의 새로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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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업데이트 시간: 2019년 2월 11일 9:00 오전

INTERVIEW

2017년 바르샤바 필하모닉과 함께 워너 클래식스에서 데뷔음반을 발매한 김봄소리가 올해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음반을 선보인다. 함께하는 파트너는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의 주역인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 2016년 10월 폴란드에서 열린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 출전한 김봄소리의 연주를 듣고 그가 직접 이메일로 ‘러브콜’을 보낸 일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 인연이 음반과 공연으로 이어진 것.

“당시 라파우가 내 연주를 들었다는 것에 놀랐고, 같이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해서 더욱 놀랍고 기뻤다. 2017년 말 폴란드 공연 투어가 끝날 무렵 라파우도 폴란드에 있어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런저런 걱정과 떨림을 안고 리허설을 시작했는데, 라파우가 연주하는 포레 소나타 전주를 듣자마자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마법처럼 리허설이 진행됐다. 라파우는 그 존재만으로 굉장한 영감을 준다. 거짓 없이 음악에만 오롯이 헌신하는 사람과 함께하면서 나 자신도 한 단계 성숙해지는 것 같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하는 이번 앨범에는 포레와 드뷔시, 시마노프스키를 담았다. 21년 전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폴란드 국적이자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함께한 음반을 발매한 바 있다. 이후 또 한 번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와 폴란드 피아니스트이자 쇼팽 콩쿠르 우승자가 함께 참여한 음반이라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심규태(HARU)

“폴란드 작곡가 시마노프스키의 신선하고 기발한 음악에 매료되어 있던 차에, 라파우와 처음 레퍼토리를 상의할 때 시마노프스키 얘기가 나와서 굉장히 반가웠다. 포레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언젠가 내가 꿈꾸던 피아니스트가 나타나면 꼭 같이 해보고 싶은 작품이라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때다 하고 라파우에게 제안을 했고, 드뷔시 소나타는 포레와 시마노프스키와의 어울림을 고려해서 정하게 됐다. 세 작품 모두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호흡이 아주 중요하고 어려운 작품이지만 그만큼 더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뮌헨 ARD 콩쿠르 우승,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2위 등 유수의 콩쿠르들에서 입상하며 실력을 증명해온 김봄소리는 이제 경력으로나 나이로나 자신의 음악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나갈 시기에 직면했다. 2016년 ‘객석’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은 나만의 소리를 찾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는 김봄소리는 이제 자신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콩쿠르를 통해 연주자로서의 삶을 맛보기로 경험했다면, 이제 정말로 국제 무대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중심을 다지는 시기다. 나의 삶과 가치관이 온전히 드러나는, 가식 없이 노골적일 만큼 나를 비추는 투명한 소리를 갖고 싶다. 또한 그런 소리로 연주하기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인간 김봄소리의 삶 자체를 충실히, 온전히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 이정은 기자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라파우 블레하츠 & 김봄소리 듀오 콘서트

2월 21일 울주문화예술회관

22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포레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시마노프스키 바이올린 소나타 D단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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