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12월, 주목할 공연&추천 콘텐츠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1년 8월 16일 9:00 오전

2021년 하반기 8~12월

클래식 음악·연극·무용·뮤지컬·전통예술
주목할 공연&책·영화·음반 추천

 

지난 7월 9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발표하면서 저마다 활로를 찾던 공연예술계에 다시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작년과 같은 공연장 폐쇄는 면했으나, 강화된 방역 조치에 따라 오후 10시까지로 운영 시간이 제한됐다. 이에 공연예술계는 안전에 더욱 주의하면서 남은 하반기에 예정된 공연을 준비 중이다.

본지 편집부도 지난 2월호에 게재된 2021년 상반기 프리뷰에 이어 하반기 프리뷰 기사를 준비했다. 다음에 소개할 공연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과의 만남을 포기하지 않은 공연들이다.

클래식 음악·연극·무용·뮤지컬·전통예술 모든 공연 장르와 축제, 콩쿠르까지 아울러 살펴보았다.
내한 공연의 추이가 어떻게 될지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책에 달려 있지만, 국내 음악계가 꾸준히 해외 공연을 유치하고 기다리고 있다는 의지와 기대감을 담아 정리해보았다. 편집부

※코로나19로 공연 일정이 취소·변경될 수 있습니다

 


8월

8월은 클래식 음악의 다채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곡가 피아졸라 기념 공연부터, 국립합창단과 대전시립합창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합창 공연, 한국 목관의 두 미래인 플루티스트 김유빈과 오보이스트 함경의 리사이틀이 준비되어 있다.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의 공연도 놓치지 말길. 브로드웨이 화제작 ‘비틀쥬스’와 ‘하데스타운’, 영화음악 콘서트부터 국악 실내악축제까지, 바캉스 시즌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공연이 다양하게 쏟아질 예정이다.
글 장혜선 기자

 

탄생 100주년, 피아졸라1921~1992


피아졸라가 아니었다면 우리에게 탱고는 여전히 머나먼 이국의 춤으로만 인식됐을 것이다. 우리가 듣고 즐기는 탱고 음악은 대부분 피아졸라가 작곡했다. 피아졸라는 고전 탱고에 재즈와 클래식 음악을 결합한 ‘누에보 탱고’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바 있다. 2021년은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다. 이를 기리며 국내에도 다양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롯데콘서트홀이 개최하는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 ‘클래식 레볼루션’(8.13~22)은 피아졸라의 음악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을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금난새/성남시향(8.19)은 피아졸라 대표 명곡을 박규희(기타), 고상지(반도네온)와 함께 연주한다.

노부스 콰르텟(8.20)은 피아졸라 ‘망각’ ‘탱고를 위한 넷’을 선보인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8.21)는 윤소영(바이올린)과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를 들려준다. 축제의 대미는 오스모 벤스케/서울시향(8.22)이 ‘교향악 탱고’로 장식한다.

현악 앙상블 조이오브스트링스는 ‘탱고 센세이션’(8.1)을 준비 중이다. 피아졸라의 ‘탱고 발레’ ‘망각’ ‘신기한 푸가’를 비롯해 영화음악가 고란 브레고비치의 ‘언더그라운드 탱고’를 선보인다. 오는 9월에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9.28)의 내한 공연이 펼쳐진다. 피아졸라는 다양한 악기 구성의 작업을 선보였는데, 그중 5중주단(Quintet)에 가장 많은 애착을 보였다. 특히 반도네온·바이올린·일렉트릭 기타·피아노·더블베이스의 구성을 가장 선호했다고 하니 이번 공연을 꼭 주목하기 바란다.

 

 

 

공연 전 이 책
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

브뤼노 몽생종 저 | 임희근 역 | 포노
피아졸라를 길러낸 20세기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1887~1979)의 삶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녀는 음악에 대한 폭넓은 시선으로 제자들 각자의 재능을 발견하여 이끌었으며, 특히 피아졸라가 탱고 음악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이끈 일화로 유명하다. 이 책은 그녀가 브뤼노 몽생종과 86세부터 91세까지 5년간 나눈 대화를 담았다.

 

영화와 음악을 좋아하는 당신에게


올 하반기, 국내에는 다양한 영화음악 콘서트가 쏟아진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별세 이후 현재 할리우드의 주류 작곡가는 단연 존 윌리엄스이다.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을 라이브로 즐길 수 있는 공연 두 편이 준비되어 있다. 먼저 8월에는 윌리엄스의 명곡을 추려 선보이는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 콘서트’(8.7)가 펼쳐진다. 이어서 10월에는 필름콘서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10.15~17)를 선보인다. 한편 ‘애니메이션 첼로 페스티벌’(8.8)은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스튜디오 지브리와 디즈니의 영화음악을 첼로 10대로 연주한다.

최영선/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시네마 라이브 : 이충주&길병민’(8.28)은 뜨거운 여름밤에 낭만을 더한다. 크로스오버 그룹 에델 라인클랑의 멤버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약 중인 이충주, 크로스오버 그룹 레떼아모르의 리더이자 오페라 가수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이 함께한다.

‘음악영화’를 좋아한다면 매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기다릴 것이다. 올해 17회를 맞이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8.12~17)는 ‘다짐 : BE JOYFUL’이라는 부제로 진행된다. 코로나로 잃어버렸던 문화의 즐거움을 ‘영화-음악-여행’으로 되찾고, 잊고 지냈던 일상의 즐거움을 다시 가득 채우자는 의지를 담았다.

 

브로드웨이 화제작을 만나다


올해 뮤지컬 라인업 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비틀쥬스’와 ‘하데스타운’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인 뮤지컬 ‘비틀쥬스’(~8.8)는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팀 버튼의 세계관’을 오롯이 구현한 무대로 주목을 받았다. 유령이 된 부부가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를 소환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비틀쥬스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오가며 관객과 소통한다. ‘비틀쥬스’의 라이선스 공연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2019년 토니 어워즈 최우수작품상, 62회 그래미 어워즈 최고 뮤지컬 앨범상 수상으로 전 세계 뮤지컬 애호가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뮤지컬 ‘하데스타운’(8. 24~2022.2.27)도 한국어 공연으로 오는 8월 초연한다. 이 작품은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개막했으며, 록과 재즈가 뒤섞인 독특한 음악 스타일과 획기적인 연출로 호평받았다.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교차된다.

 

 


9월

모든 것이 무르익는 계절, 가을이다. 차분히 곱씹어 음미할 수 있는 공연이 풍성하게 열린다. 국내외 피아니스트가 파고드는 낭만파 작곡가의 작품을 포함해 현대예술의 거장 윤이상과 백남준의 작품에 영감을 받은 창작음악도 만난다. 추석을 맞아 열리는 전통예술 공연도 준비돼있다. 가을의 초입에 있는 9월의 공연을 만나보자.
글 임원빈 기자

 

피아노로 물드는 가을


9월 한 달간 국내외 피아니스트들의 다양한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임윤찬은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 데뷔 이후 2018년 클리블랜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 입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는 이번 독주회(9.25·10.7·12)에서 리스트의 ‘초절기교’ S139와 ‘순례의 해’ S161 중 ‘페트라르카 소네트’를 연주하며 기교의 장벽에 도전한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쇼팽을 벗어나 모차르트·드뷔시·슈베르트·쇤베르크까지 다양한 시대의 작곡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 이번 독주회(9.7)의 레퍼토리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어 그가 새롭게 선보일 레퍼토리는 무엇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7년 부조니 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원재연(1988~)은 어느덧 국내 무대에 자리 잡은 30대 피아니스트다. 그는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슈만의 ‘숲의 전경’ Op.82, 환상곡 C장조 Op.17과 브람스의 ‘오리지널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21을 연주한다(9.2). 박종화(1974~)는 꾸준한 음악 활동과 더불어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연주자다. 그는 이번 공연(9.4·7·10)에서 쇼팽의 연습곡 Op.25와 전주곡 Op.28을 연주한다. 쇼팽의 음악이 무르익던 때에 작곡된 작품들을 중견의 나이에 접어든 박종화의 연주로 만나보자.

해학을 뜻하는 ‘스케르초(Scherzo)’. 피아노 음악에서 스케르초는 건반의 기교로 풀어낸 ‘해학’이다. 발렌티나 리시차가 쇼팽의 스케르초 전곡으로 내한한다. 지난해 3월, 국내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코로나를 불사하고 내한해 화제를 모았던 리시차는 이번 공연(9.9·11)에서 쇼팽 스케르초 전곡을 포함해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42,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다시 보는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기사 (2015년 12월호 발췌)


한국에선 ‘조성진 열풍’이다. 한국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서 이 기회에 해명해야 할 것들이 있다. 우선, 아이돌이라 부르는 게 싫다. 클래식 음악가로 남고 싶지, 그렇게 비치는 데 대해 부정적이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쇼팽은 가장 자신 없는 작곡가 중 한명이다.
다음 대회에 나가기 전까지, 질리도록 쇼팽 피아노 협주곡을 쳐야 할지도 모른다. ‘탈 쇼팽’을 위해 준비할 곡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다행인 게 어려서부터 꽤 많은 협주곡을 만들어 놨다. 베토벤·모차르트를 시작으로 그리그와 러시아 작곡가들···기본적으로 공부할 곡이 더 있겠지만, 연주 요청이 들어왔을 때 백지 상태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정도다. 실내악에도 점차 폭을 넓혀야겠지만 당장은 아니다. 앞으로 ‘쇼팽 스페셜리스트’들처럼 쇼팽을 치고 싶다.

 

전통예술과 함께 하는 한가위


추석 연휴(9.20~22)를 맞이해 전통예술 공연들이 명절에 신명을 더한다. 판소리와 태권도를 접목한 ‘소리킥’(연출 유한철)의 두 번째 시즌 ‘흥부! 소리를 차다’(9.10·11)가 관객과 만난다. 판소리 ‘흥보가’를 원곡으로 얼터너티브 국악·EDM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했다. 상모돌리기가 흥을 돋우고, 각종 태권도 동작이 접목된 폭발적인 안무가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다.

추석에 온 가족과 즐길 수 있는 공연은 국립국악원(9.21·22)에서 만나볼 수 있다. ‘풍요의 기원’ ‘수확의 기쁨’ ‘나누는 행복’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경풍년’으로 포문을 연다. 이어서 전통 민속놀이인 ‘강강술래’를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춤으로 만나고,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의 창작국악동요 무대도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른다.

추석의 여흥을 더 즐기고 싶다면 이번 공연을 주목해보자. 전통의 원형에 현대적 해석을 덧입혀 오늘날의 국악을 소개하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예술감독 원일)는 ‘역(易)의 음향’(9.25·10.9)이라는 제목으로 주요 국악관현악 레퍼토리를 선정해 선보인다. 김대성의 ‘열반’, 김성국의 ‘공무도하가’ 등 국내 작곡가의 작품을 포함해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현대즉흥음악과 교수이자 작곡가인 앤서니 콜만(1955~)의 작품을 위촉·초연한다. 원일(지휘)·강권순(여창가곡)·이필기(대금) 등이 참여한다.

 

 

 

윤이상 & 백남준

현대예술의
두 거장을 만나다


윤이상

근대 예술사에 초석을 놓은 윤이상(1917~1995)과 백남준(1932~ 2006)은 한국의 현대예술이 태동하던 시기에 태어나 격동의 시대 속 이념과 언어를 뛰어넘는 예술을 선보였다. 이들의 예술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연을 만나보자.

궁중음악의 장엄함과 제례악의 미학을 관현악곡으로 옮겨온 오케스트라를 위한 ‘예악’을 최수열/부산시향(9.16)이 선보인다. 팀프앙상블(9.17)은 윤이상의 현악 4중주 5번 ‘피스 콘체르탄테’를 연주한다. 2001년 출범해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팀프앙상블은 윤이상의 수많은 작품을 포함해 동시대 음악을 초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백남준

화음챔버오케스트라(예술감독 박상연)는 백남준의 작품을 다룬다(9.7). 2002년 시작한 ‘화음프로젝트’는 미술 작품에 영감을 받은 창작곡을 일반 공연장이 아닌 미술관과 갤러리 등에서 꾸준히 선보여 왔다. 현재까지 박영희(1945~)·이영조(1943~)·정태봉(1952~) 등 100여 명의 작곡가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213개의 창작곡을 남겼다. 이번 공연은 백남준의 ‘프렉탈 거북선’ ‘TV정원’ 등에 영감을 받아 작곡된 작품을 재연한다. 작곡가 최은진·백영은·전현석·김신이 참여했다.

 

 

공연 전 이 음반
윤이상: 20세기 자화상
얀스 피터 마인츠(첼로)/스테펀 애즈버리(지휘)/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Capriccio C67062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과 관악기·하프·퍼커션을 위한 하모니아를 포함해 16일에 연주될 오케스트라를 위한 ‘예악’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음반이다. 윤이상 솔로이스츠 베를린의 멤버인 옌스 페터 마인츠(1967~)는 지난 2017년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윤이상의 독주 첼로를 위한 7개의 에튀드를 연주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공연 전 이 책
나의 사랑 백남준
구보타 시게코 저 | 남정호 역 | 아르테 출판
작가의 삶을 엿볼 때 비로소 작품의 세계는 감상자에게 열린다. 백남준의 아내이자 동시대 전위예술가인 구보타 시게코(1937~2015)가 기록한 백남준의 모습을 책(2016)에 담았다. 대중에게 소개되지 않는 작품들의 탄생 비화와 작가 개인의 서사를 시게코의 글을 통해 엿볼 수 있다.


10월

그야말로 ‘잔치’가 펼쳐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 축제가 즐비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해외 음악가들의 내한 소식도 기대감을 한껏 드높인다. 국내 초연되는 무용작도 놓치지 말 것! 세계 각지 콩쿠르에서는 올 상반기에 이어 또 어떤 낭보가 전해질지 주목해보자.
글 박찬미 기자

 

축제, 당신이 좋아할 모든 것!

클래식 음악부터 전통예술에 이르기까지,
관객을 특별한 세계로 안내하는 축제가 대거 준비되어 있다

 

서울국제음악제

서울국제음악제(10.22~11.7)는 신비하고 즐거운 음악이 가득한 ‘놀이동산’으로 꾸며진다. ‘종소리’ ‘어린왕자’ ‘깊은 숲속에서’ ‘시냇물’ ‘회전목마’ 등의 주제에 따라 슈베르트·버르토크·라벨·드뷔시·코다이·아렌스키·도흐나니 등 다양한 시대와 문화권의 작품이 연주된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김상진·이한나(비올라), 이상 앤더슨·송영훈(첼로), 라도반 블라트코비치(호른), 심선민(타악), 임선혜·이명주(소프라노), 사무엘 윤(베이스), 랄프 고토니(지휘), SIMF 오케스트라 등이 실내악부터 관현악에 이르는 무대를 꾸린다.

전 세계 합창단원 2천여 명이 모이던 부산국제합창제(10.21~23)가 올해는 온라인 합창단 경연대회와, 소규모 대면 음악회로 개최된다. 부산국제합창제는 2005년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산 개최를 기념해 열린 APEC합창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축제 첫날에는 경연대회가, 22·23일에 걸쳐서는 쇼콰이어 하모나이즈의 초청음악회, ‘부산 남성지휘자 솔리스트 앙상블’이 함께하는 축하음악회가 열린다.

어텀실내악 축제

서울과 성남, 여수에는 가을을 물들일 실내악 축제가 펼쳐진다. 예술의전당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릴 제3회 어텀실내악페스티벌(10.29~31)은 현악이 중심이다. 첼리스트 박유신을 음악감독으로, 김재영·김영욱(바이올린), 아드리앙 브와소·디양 메이(비올라), 노버트 앙어(첼로), 플로리안 울리·김현정(피아노) 등이 참여하며, 쇤베르크의 현악 6중주 ‘정화된 밤’, 차이콥스키의 현악 7중주 ‘플로렌스의 추억’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티엘아이실내악축제(10.11~19)는 플루티스트 이예린을 예술감독으로 선임해 관악도 아우른다. 5회에 걸친 공연에 김규연·송영민(피아노), 김동현·송지원(바이올린), 이승원(비올라), 이상은·이정란(첼로), 이수민·이예린(플루트), 홍혜란(소프라노), 최원희(테너) 등 국내외로 활약 중인 아티스트가 함께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여수 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10.15~17)은 ‘우정’을 주제로 소중한 삶의 가치를 일깨우고자 한다. 특히 깊은 우정을 나눈 러시아 작곡가들을 소개한다. 특별한 선후배 관계였던 차이콥스키와 보로딘, 오랜 친구이자 경쟁 상대였던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카드 게임을 함께 즐긴 프로코피예프와 풀랑크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양성원(첼로)이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그의 오랜 음악적 동료인 엔리코 파체(피아노), 이외에도 올리비에 샤를리에·이경선(바이올린), 채재일(클라리넷), 다넬 콰르텟, 서울 비르투오지 챔버 오케스트라 등이 참여한다.

궁중문화축전

제24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10.16~11.14)는 한 달간의 풍성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번 축제는 현대무용 최강국으로 불리는 벨기에를 비롯해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 ‘베네룩스 3국’의 작품 10편을 소개하는 특별 기획을 선보인다. 올해 한국-벨기에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며, 벨기에의 사회·역사적 배경을 품은 작품들을 공연하고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이외에 아시아 지역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한 ‘아시아 포커스’, 한국 무용가들의 세계무대 진출을 선도하기 위한 공모 프로그램 ‘후즈 넥스트’ 등이 진행된다.

궁중문화를 오롯이 느끼고, 전통예술의 미래를 체험해볼 수 있는 축제들도 개최된다. 서울 5대궁과 종묘사직단 일대에서 개최되는 궁중문화축전(10.2~10)은 올해 ‘8.15 수문그림찾기’ 행사를 진행한다. 침탈과 광복을 겪은 근현대사의 살아있는 현장, 경복궁 일대에 숨겨진 815개 수문장패를 찾아오면 수문장 인형을 증정하는 행사다. 흥례문 관장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전시도 즐겨볼 수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을 두 축으로 한 제9회 북촌우리음악축제(10월 초 예정)와 제20회 전주세계소리축제(9.29~10.3)도 기대를 모은다. 북촌우리음악축제에서는 전통음악과 타장르의 결합을 시도하는 신진 음악가들의 무대를 즐길 수 있고,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전통음악이 변모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채로운 국내외 연극·무용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제21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10.8~31)도 명동예술극장,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 서울 곳곳에서 펼쳐진다. 해외초청작, 국내초청작, 협력 프로그램, 부대행사 등으로 꾸려질 예정이며 자세한 공연 정보는 추후 공식홈페이지와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NCOURS
콩쿠르, 계속되는 별들의 잔치


제18회 쇼팽 콩쿠르

10.2~23

폴리니(1960)·아르헤리치(1965)·지메르만(1975) 등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들이 거쳐 간 쇼팽 콩쿠르가 또 다른 ‘별’의 탄생에 주목하고 있다. 작년 영상 심사를 거쳐 선발된 김홍기·박진형·박연민·신창용·이혁·최형록·한지호 등 150여 명이 지난 7월 폴란드 바르샤바 필하모닉 체임버 뮤직홀에 모여 기량을 펼쳤다. 남은 경연은 10월 2일부터 재개된다.

 

제75회 제네바 콩쿠르

10.23~28

80년 역사의 콩쿠르로, 현·관·타악기와 실내악·성악·작곡·지휘 등을 망라한다. 올해는 첼로와 오보에 부문이 열린다. 첼로 부문에 최하영·한재민·허자경·김민지가, 오보에 부문에 한지예·윤성영(오보에)가 본선 진출했다. 이들은 9월 중 온라인으로 리사이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10월 준결선과 결선을 치른다.

 

제8회 로시니 바순 콩쿠르

10.15~17

로시니의 고향 페사로에서 격년으로 개최되는, 세계적으로도 몇 없는 바순 콩쿠르다. 2018년 바수니스트 이은호가 1위 없는 2위에 오른 바 있다. 올해 참가 접수는 9월 15일까지, 경연은 10월 15·16일에 펼쳐진다. 모차르트·훔멜·로시니·베버·뒤티에 등의 주목받지 않았던 바순 레퍼토리에 귀 기울여 보자.

 

제5회 버르토크 콩쿠르

10.26~30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버르토크 콩쿠르는 올해 실내악 부문을 개최한다. 한국의 리수스 콰르텟을 포함한 15개 팀이 10월 26일부터 리스트 아카데미에 모여 경연을 치른다. 결승은 10월 30일에 예정돼 있다. 지난 5월 미국 피쇼프 콩쿠르에서 우승기를 쥐었던 리수스 콰르텟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제11회 요제프 요아힘 바이올린 콩쿠르

9.26~10.10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의 이름을 딴 콩쿠르로, 독일 하노버에서 펼쳐진다. 그간 김수연(20 06), 김다미(2012) 등이 우승했다. 올해 경연에는 김원호·김남현·심동영 등 36명이 참가하며 결선 진출자는 NDR 하노버 방송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제16회 베토벤 콩쿠르

10.18~21

빈 국립음대가 주최하는 피아노 콩쿠르다. 이번 준결선에 김다솔과, 최근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연민이 이름을 올려 기대를 모은다. 두 사람을 포함한 12인의 준결선 진출자는 오는 10월 경연을 이어간다. 결선에 오른 3인은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에서 잘츠부르크 카메라타와 협연한다.

 

제19회 도쿄 지휘 콩쿠르

9.27~10.3

광주시향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김홍재(특별상, 1979), 최근 부천필하모닉의 새 수장이 된 장윤성(2위, 1997)이 거쳐 간 오랜 역사의 콩쿠르다. 올해 베토벤, 차이콥스키의 교향곡과 모차르트, 로시니의 오페라 일부가 지정곡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으로 일본 지휘 거장 오자와 세이지가 함께한다.

 

제11회 토스카니니 지휘 콩쿠르

10.19~23

토스카니니의 고향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열린다. 차웅이 지난 2017년 1위 없는 2위를 거둔 경연이기도 하다. 오는 10월에는 지난 5월 예선에서 선발된 6인이 준결선을 치른다. 6명 외 2명의 예비 선발자 중에는 경기필하모닉 마스터클래스 지휘부문에 선발된 바 있는 31세의 이규성이 올랐다.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10.31~11.7

매해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부문을 번갈아 개최한다. 올해는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를 가린다. 그간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조진주(2위, 20 11), 배원희(3위, 2014), 송지원(1위, 2017) 등이 배출됐다. 윤이상의 음악을 계승하는 비전에 따라, 올해는 ‘Gasa’, 바이올린 협주곡 3번 등이 지정곡으로 등장한다.


11월

 

타악, 가곡, 장애예술, 무용영화… 비주류로 간주됐던 장르를 부흥시키기 위한 예술인과 단체의 행보가 눈에 띄는 달이다. 이밖에 빈 필과 리카르도 무티,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연출가 한태숙과 신유청 등 그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조성하는 예술가와 스테디셀러 뮤지컬 ‘레베카’도 포진해 있다.
글 박찬미 기자

 

대한민국 대표 퍼커셔니스트를 만나다


심선민

박혜지

 

 

 

 

 

 

퍼커셔니스트에겐 ‘민첩함’이 생명이다. 무대에 넓게 펼쳐져 있는 다양한 악기를 홀로 소화해야 하기 때문. 무대 위를 누비는 두 퍼커셔니스트를 만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심선민(11.17)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를 졸업하고 제5회 폴란드 현대음악 콩쿠르 솔로부문 1위 및 전체 대상, 제5회 슈투트가르트 마림바 콩쿠르 3위 등 세계에서 음악성을 입증한 인물이다. 스위스 베른 음악제, 스페인 발렌시아 타악 페스티벌, 영국 맨체스터 타악 페스티벌 등에 초청됐고, 국내 악단들과도 다수 협연해왔다.
“한국에 타악의 매력을 알리겠다” 선언한 박혜지(11.19)는 2019년 제네바 콩쿠르에서 우승은 물론, 청중상까지 휩쓴 주인공이다. 콩쿠르 이후, 팬데믹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와중에도 스위스와 프랑스의 여러 무대에 올랐고, 최근에는 제주체임버오케스트라, 경기필과 협연하고, 서울시향과 페테르 외트뵈시의 ‘스피킹 드럼’을 국내 초연했다. 올가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을 채울 타악의 향연에 귀 기울여 보자.

다시 느끼는 감동


Österreich, Wien, Wiener Philharmoniker, Musikverein

 

 

 

 

 

 

 

 

 

 

 

굵직한 해외 오케스트라의 반가운 내한 소식이 전해졌다. 2014년 처음 한국 관객을 만났던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11.10·13)가 그중 하나. 1868년 설립된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는 제네바를 거점으로 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와 함께 스위스를 대표하는 양대 악단으로 꼽힌다. 2019/20 시즌부터는 상임지휘자 파보 예르비와 함께하고 있으며 제2악장으로 김재원이 활동하고 있다.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빈 필하모닉을 이끌고 서울을 향한다. 지난 2019년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내한한 빈 필은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선보였다. 오스트리아에서 나고 자라거나 활동한 작곡가의 수작을 대표 레퍼토리로 삼는 빈 필이 이번 공연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선보일지 주목해볼 만하다. 특히 무티는 음악감독 없이 단원들이 지휘-협연자를 선정하는 빈 필의 최다 낙점을 받은 지휘자다. 한국에서 처음 만나는 무티와 빈 필의 조합에 기대를 걸어보자.

 

 

‘핫’한
세 연출가의
신작


한태숙

신재

신유청

 

 

 

 

 

연출가 한태숙이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인 경기도극단이 ‘위대한 뼈’(11.18~ 28)로 돌아온다. 경기도극단 희곡 공모에서 111편의 경쟁을 뚫고 당선된 박진희 작가의 작품을 무대화한다. ‘위대한 뼈’는 나날이 진화를 거듭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지배하는 불안한 현실을 그린다. 극 중 인물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이 역경을 극복하고 인간성을 회복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던져질 작품의 메시지를 놓치지 말 것.
제56회 백상예술대상 백상연극상의 주인공인 연출가 신유청은 국립극단의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택했다. 미국 극작가 토니 커쉬너의 대표작으로, 초연 당시(1991년) 퓰리처상, 토니상 등을 휩쓸었다. 작품은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시절, 사회의 편견에 맞서야 했던 동성애자들을 유령과 천사로 묘사했다. 장장 7시간 30분에 이르는 대서사시를 두 편으로 나누어, 오는 11월에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 1부’(11.26~12.26)를 선보인다. 신유청이 백상연극상을 받은 당시, 젊은연극상의 주인공으로 시상대에 오른 이는 연출가 신재였다. 신재 역시 서울시극단의 ‘등장인물’(가제, 11월 예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12월

조수미 & 이 무지치

송년 공연은 뻔하다? 올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베토벤 교향곡 ‘합창’, 발레 ‘호두까기 인형’ 등 연말 단골 레퍼토리가 오르는 가운데, 조금씩 변주도 이뤄지고 있다. 주요 오페라단은 크리스마스 배경의 ‘라 보엠’ 대신 푸치니의
‘라 트라비아타’와 메노티의 ‘아말과 동방박사들’을 선보이고, 성악부터 기악까지 다채로운 바로크 음악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종묘제례악’이 12월을 가득 채운다.
글 박서정 기자

 

메리 바로크 크리스마스!


국립합창단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칸타타가 태동한 바로크 시대. 12월은 한 달 내내 전국에 바로크 성악곡이 울려 퍼진다. 연말 가장 사랑받는 오라토리오 레퍼토리는 단연 헨델의 ‘메시아’. 종교적 성스러움을 오페라에 맞먹는 극적인 음악으로 표현한 이 곡을 국립합창단(12.3)은 고정적으로 송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박치용/서울모테트챔버오케스트라&합창단(12.21)은 ‘싱어롱 메시아’를 시도한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한화클래식’(12.7·8)은 서예리(소프라노)와 성악가들이 주축이 되어 바로크 곡으로 축복을 노래한다. 바흐의 칸타타 ‘나의 행운에 만족하나이다’ BWV82, 페르골레지의 ‘서 계신 성모’ 등이다.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BWV 248은 2005년 창단된 바로크 음악 전문 연주단체 바흐솔리스텐서울(12.11)이 연주한다.

서울모테트합창단

가장 기대를 모으는 공연은 소프라노 조수미와 이 무지치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미정). 올해로 창단 7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의 바로크 합주단 이 무지치와 조수미의 첫 바로크 앨범(발매 예정) 수록곡을 무대에서 들려줄 예정이다. 주요 레퍼토리는 비발디·스카를라티·알비노니·페르골레지·헨델의 칸타타와 오페라 발췌곡 등 정통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으로 알려졌다.

바로크의 기상은 기악으로도 이어진다. 이한나(비올라)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BWV1046-1051을 비롯해 전곡을 바흐와 텔레만으로 구성한 리사이틀(12.6)을 선보인다. 바로크 음악을 탐구하는 허원숙(피아노)은 하이든 소나타 전곡 연주(12.14) 대장정에 올랐다. 프로젝트는 2022년까지 계속된다.

 

공연 전 이 책
클래식, 바로크 시대와의 만남
클라이브 웅거 해밀턴 저 | 김형수 역 | 포노
웅장하면서도 극적인 음악 양식인 ‘바로크 음악’을 소개한다. 성악에서 기악곡으로, 교회음악에서 세속음악으로 발전해왔고, 독주자의 출현, 대가적 기교와 더불어 소나타, 모음곡, 협주곡 등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는 등 매혹적인 바로크 음악이 만들어진 과정을 보여준다.

‘크리스마스=라 보엠’ 공식 깨질까?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서울시오페라단 ‘아말과 동방박사들’

 

 

 

 

 

 

 

 

 

 

 

 

 

푸치니의 ‘라 보엠’은 파리의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오페라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낭만적인 선율은 이 작품을 연말 단골 레퍼토리로 만들었다. 그런데 올해 국내 주요 오페라단은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국립오페라단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12.2~5)로 황홀한 연회 한가운데 관객을 초대한다. 파리의 사교계 여성 비올레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이 오페라는 ‘축배의 노래’로 대표되는 경쾌한 선율과 화려한 볼거리가 백미다. 국립오페라단은 2014년 아흐노 베르나르의 연출로 초연한 이래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여러 번 재연했다. 1950년대풍의 모던한 미적 감각으로 시대적 거리감을 좁히는 한편, 인간의 본질을 고민한 베르디의 통찰을 반영해 ‘우리 시대의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인다. 서울시오페라단의 레퍼토리는 이 시대와 더 가깝다. 오페라의 대중화에 기여한 미국의 현대 작곡가 메노티(1911~2007)의 ‘아말과 동방박사들’을 택했다. 예수 탄생을 소재로 한 세계 최초의 텔레비전 오페라(초연 1951년 12월 24일, 뉴욕 NBC TV)로, 주인공은 다리에 장애를 가진 소년 ‘아말’이다.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본 기적을 이야기함으로써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경재 단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가 배경인 ‘라 보엠’이 연말에 많이 공연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굳이 연말에 사람이 죽는 이야기를 봐야 할까 싶었다. 그 시즌을 투영해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레퍼토리화되어 전국에 퍼지면 좋겠다”라고 작품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KBS교향악단 신임 상임지휘자 잉키넨 임명 후 첫 내한


지난 5월 KBS교향악단은 핀란드 출신의 피에타리 잉키넨(1980~)을 제9대 상임지휘자로 임명했다. 임기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까지. 잉키넨과 KBS교향악단의 케미스트리를 가늠해볼 공연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린다. 시험대에 오른 잉키넨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들고 온다. 12월의 레퍼토리인 만큼, ‘합창’의 물결 속에서 향후 악단을 이끌 지휘자만의 해석을 눈여겨볼 수 있는 기회다. 아울러 지휘자의 기본기를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지휘자들에게 ‘합창’은 수없이 연주해도 좀처럼 만족하기 어려운 곡으로 통한다. 템포와 해석이 천차만별에다가, 4악장에서 독창과 합창, 오케스트라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도 있어서다. 서울시향의 상임지휘자 오스모 벤스케와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동문이기도 한 잉키넨은 현재 도이치 방송교향악단과 재팬 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KBS교향악단과의 공연(12.24)에 앞서, 도이치 방송교향악단(12.19)을 이끌고 통영을 찾을 예정이다. 손열음(피아노)의 협연으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선보이고,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1번으로 정통 독일 레퍼토리의 진수를 전한다.

 

※기사 전문은 객석 8월호 및 공식홈페이지(auditoriu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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