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여는 음악, 왈츠에 관한 모든 것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1월 8일 8:00 오전

SHALL WE WALTZ?

 

WALTZ

새해를 여는 음악, 왈츠의 모든 것

 

춤으로 시작한 왈츠가 아름다운 음악이 되기까지

 

©Anna55555 / Shutterstock

쿵짝짝, 쿵짝짝. 평소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 ‘왈츠.’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가 왈츠에 관해 정확히 아는 사실은 고작 4분의 3박자의 경쾌한 춤곡정도가 아닐까?

어쩌면 너무나 친근해서, 오히려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준비했다. ‘왈츠의 모든 것!’

총괄 김강민 기자

 

 

 

 

COLUMN 왈츠에 숨겨진 역사

이민희

 

REPORT 지금, 왈츠가 흐르는 유럽

박찬미

 

ENJOY 왈츠를 즐기는 세 가지 방법

김강민

 


COLUMN

왈츠에 숨겨진 역사

수백 년 동안 사랑받은 춤곡

 

무중력의 검은 배경 위로 매끈하게 드러난 지구의 곡선, 바로 그 옆을 느리게 유영하는 우주선. 다소 냉혹한 우주의 풍경에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1928~1999)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를 결합했다. 그러자 눈앞의 암흑은 금세 아름다운 무언가로 탈바꿈했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이 유명한 장면이 암시하는 것은 첫째, 왈츠란 우아한 느낌을 준다는 것, 둘째, 왈츠는 원을 그리며 도는 운동을 암시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 무엇보다도 왈츠란 인간들 사이의 애정과 친교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음악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 음악이 암흑의 우주에 울려 퍼진 순간, 그곳은 온기로 가득 찬 인간적인 어떤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왈츠의 역사는 17세기, 그리고 그보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형태 또한 슈트라우스 2세로 대표되는 빈 스타일부터 쇼팽을 떠올리게 하는 성격소품까지 다양하다. 긴 시간에 걸쳐 많은 사람이 즐겨 사랑한 음악일수록 그 형태가 여럿으로 변모한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왈츠의 다양한 모습이나 매체를 넘나드는 외형 변화는 당연해 보인다. 그럼에도 이 음악이야말로 거의 모든 사람이 가장 익숙하게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춤이라는 점, 음악 문화의 한가운데서 수백 년에 걸쳐 존재해 왔다는 점은 명백하다.

 

느린 춤곡에서 시민계급의 새로운 유행으로

왈츠는 4분의 3박자의 춤곡으로 영미권에서는 왈츠(Waltz), 독일에서는 발저(Waltzer), 이탈리아에서는 발제로(Valzero), 프랑스에서는 발스(Valse) 등으로 지칭된다. 다양한 언어로 불리는 만큼 기원에 관한 의견도 분분하다. 첫 번째는 독일어 ‘발저’에서 이 춤의 시작을 추측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발저는 ‘구르다’ 혹은 ‘회전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볼베레(volvere)’에서 유래됐다. 처음엔 도는 행위를 포함하는 다양한 춤을 광범위하게 지칭하다가, 어느 시점에 특정한 독일 춤으로 그 범위가 좁혀졌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을 기원으로 보는 것이다. 이 지역에 존재했던 ‘볼타’라는 춤이 16세기에 독일로 넘어가 발저가 됐으며,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세 번째는 음악과 춤으로서의 왈츠가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컨트리댄스와 랜들러를 느슨하게 지칭하며 발전되었다는 견해다. 기원이 어떻든 간에, 왈츠는 생성 초기인 17세기에 독일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발전하고 있었으며, 18세기쯤에 이르러 음악가의 작품 목록이나 가수의 기록 등에서 ‘왈츠’라는 표기가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그때까지만 해도 왈츠의 특징이 명확하게 인지되지 않았기에 그 왈츠 작품들이 동일한 특징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를테면 1766년 영국 가수의 기록에서 왈츠란 미뉴에트나 랜들러에 가까웠고,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속 왈츠 악장은 미뉴에트에 가깝다. 모차르트의 ‘독일 춤곡’ KV605, 베토벤의 ‘안톤 디아벨리의 왈츠에 의한 33개의 변주곡’ 역시 19세기에 정형화된 왈츠와는 거리가 있다.

18세기 말이 되자 새로운 사회 분위기와 함께 왈츠는 점점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전히 왈츠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느린 랜들러에 가까웠지만, 사회가 시민계급으로 새롭게 개편되는 과정과 함께 그 특유의 간결하고 단순한 스타일로 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이다. 일부는 ‘서로 껴안고 추는 춤’이 육체적 타락을 불러일으킨다고 걱정했지만, 시민계급은 점점 더 이 춤에 빠져들었다. 특히 오스트리아 지방은 사회 분위기가 개방적이었고, 귀족과 시민계급 사이의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자 했던 요제프 2세에 의해 왈츠가 권장되었다. 그렇게 수천의 남녀가 성대한 무도회에서 왈츠를 추기 시작했고, 실제로 1792년에 발간된 한 잡지는 “지금 왈츠가 유행이어서 사람들은 다른 무용들은 거들떠보지 않고 오로지 왈츠만을 추고 싶어 한다”라고 이때의 분위기를 묘사했다.

 

왈츠의 전성시대

18세기 말, ‘대 왈츠의 시대’를 만든 것은 1814부터 1815년까지 열렸던 ‘빈 회의’이다. 이 국제회의는 당시 유럽 서부를 지배하던 혁명 사상에 대처하기 위한 자리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전 유럽에 왈츠의 붐을 몰고 왔다. 회의를 주재한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1773~1859)는 회의 기간 내내 호화로운 연회와 무도회를 열었고, 이 자리엔 늘 왈츠가 동반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혁명에 비판적이었던 이들은 사람들이 춤추고 즐기며 현실의 문제를 외면하길 원했으며, 정치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왈츠를 장려했다. 예컨대 ‘왕정복고’를 향한 열망 아래에서 빈의 모든 시민은 수없이 늘어난 무도회장을 손쉽게 방문할 수 있었다. 동시에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에게 여가가 생기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이들은 생업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풀 방도가 필요했고, 왈츠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많은 이들이 왈츠를 원함에 따라 다수의 작곡가가 왈츠를 작곡하기 시작했는데, 특히 작곡가 베버(1786~1826)·라네르(1801~1844)·요한 슈트라우스 1세(1804~1849)가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연주회를 위한 왈츠 작곡의 표준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왈츠는 다섯 곡으로 이뤄진 모음곡의 형식을 갖추고, 앞에는 도입부가, 뒤에는 코다가 붙게 되었다. 모음곡 안에 등장하는 왈츠 각각은 대부분 A-B-A 구조로 이뤄졌으며 처음의 A와 B는 반복된다. 이 부류의 작품으로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를 빼놓을 수 없다. 베버의 작품은 특유의 왈츠 형식을 구사하는 동시에 표제적인 줄거리를 사용해 큰 인기를 얻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1825~1899) 역시 아버지 시대에 정립한 표준에 따라 왈츠를 작곡했다. 다만 2세의 작품은 악기편성이 보다 다채롭고, 화성 진행을 더욱 섬세하고 능숙하게 활용한다. 또한 세 박자 중에서 두 번째 박자를 살짝 앞으로 당겨 연주하거나, 왈츠에 2박자의 폴카나 행진곡 등을 교묘하게 결합하는 방식을 통해 왈츠가 단조로운 ‘쿵짝짝’의 연속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그렇게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➊가 작곡되어 널리 연주되기에 이른다.

 

왈츠, 피아노 음악으로 태어나기도

슈베르트 ©Maria Domnikova / Shutterstock

빈 작곡가들에 의해 활발히 작곡된 왈츠는 실제로 무도회에서 춤을 추기 위한 반주였는데, 사람들은 점점 이 음악을 가정에서도 듣길 원했다. 많은 이들이 거실에 피아노를 들여놓았고, 출판업계는 이들을 위한 가정음악을 맹렬히 공급했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왈츠는 폴카·폴로네즈·마주르카 등 다양한 춤곡과 함께 가정음악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 때문에 슈타이벨트(1765~1823)·모셸레스(1794~1870) 등의 작곡가들은 피아노용 왈츠를 꾸준히 작곡했다. 슈베르트 역시 여흥용 왈츠를 썼는데, ‘36개의 왈츠’ D365➋가 대표적이다. 한편 브람스는 왈츠 Op.39-15를 비롯해 두 대의 피아노와 성악 4중창을 위한 ‘왈츠에 붙인 사랑의 노래’ Op.52➌ 등을 작곡했다. 이 작품은 브람스 특유의 토속적이고 서민적인 느낌과 왈츠라는 장르를 결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비교적 난도가 낮고 실용적인 가정용 왈츠와 달리, 난이도가 상당한 연주회용 왈츠도 존재한다. 이런 음악들은 19세기를 풍미한 많은 작곡가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쇼팽의 ‘화려한 대 왈츠’를 비롯해, 슈만과 리스트 역시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슈만은 20개의 곡으로 구성된 ‘카니발’ Op.9 안에 ‘우아한 왈츠’ 및 ‘발스 알망드’라는 악장을 등장시킨다.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는 왈츠가 보여줄 수 있는 테크닉의 극단을 제시한다. 라벨은 ‘우아하고 감상적인 왈츠’와 ‘라 발스’➍를 통해 왈츠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라 발스’는 안무가 디아길레프(1872~1929)가 “왈츠가 아니라 왈츠를 표현한 그림에 가깝다”는 평을 했을 정도로 혁신적이다. ‘라 발스’까지 진화한 왈츠는 빈의 사교계와 당대의 왕정복고 분위기 때 음악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왈츠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은 불가능해졌고, 대신 왈츠가 품고 있던 활력과 생동감, 계속해서 돌고 도는 에너지가 피아노의 기교와 만나 새로운 경지에서 해석되기에 이르렀다.

 

관현악곡의 모티프가 되다

말러 ©Maria Domnikova / Shutterstock

20세기로 향하는 길목, 또 다른 형태의 왈츠가 생겨난다. 이미 19세기에 ‘빈 왈츠’와는 구분되는 ‘프렌치 왈츠’와, 좀 더 느린 속도로 춤을 추는 미국의 ‘보스턴’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것들은 각기 다른 구성과 빠르기를 가진다. 특히 보스턴은 다시 유럽으로 흘러들어 ‘영국 왈츠’로 불리며 왈츠의 또 다른 전형이 되었다. 동시에 왈츠는 이제 관현악으로 범위를 넓혀 작곡되기 시작했다. 이미 빈에서 수많은 무명 작곡가가 무도회장을 위한 관현악 왈츠를 작곡했고, 앞서 언급했던 라벨의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피아노 왈츠가 관현악 편성으로도 관객을 만나왔던 터, 이외에도 관현악 모음곡이나 교향곡에 왈츠라는 이름이 붙은 악장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표제 교향곡의 경우 특정 악장이 왈츠를 기반으로 작곡되기도 했는데,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의 2악장은 ‘무도회’라는 표제가 붙어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악장 전체가 왈츠 리듬이 지배적인 무도회장의 풍경을 그린다.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은 3악장에 왈츠를 삽입했다. 격정적이고 강렬한 다른 악장에 비해 3악장은 현악기의 피치카토와 그 위에 얹힌 아름다운 선율을 토대로 분위기를 환기한다. 말러의 교향곡 9번➎ 2악장에도 왈츠가 등장한다. 다만 교향곡 9번의 경우 여러 가지 춤곡이 나열되고 뒤섞여 나오는 까닭에,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반복되는 박자의 편안한 흐름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 Op.44➏는 본래 연극의 부수음악으로 작곡되었던 것으로, 죽음을 앞둔 병자가 격렬한 왈츠를 추는 장면을 그린다. 왈츠에서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우아하거나 고상한 분위기 대신 ‘죽음’이라는 테마를 전면에 내세우고, 음악 전체를 아이러니하고 극적으로 표현한다. 특히 몸을 일으키기도 힘든 병든 여인이 기이한 에너지의 왈츠를 추다가 갑자기 중단한다는 서사로, 죽기 직전의 광기를 왈츠에 담았다. 이 작품은 시벨리우스의 유명한 곡 중 하나로 그의 뛰어난 관현악법과 세련된 선율작법을 보여준다.

 

오페라와 영화에 흥을 불어넣은 춤곡

블라디미르 페르부넨스키 ‘왈츠의 소용돌이 속에서’(2005)

21세기가 된 오늘날, 대중이 완전한 형태의 왈츠를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놀랍게도 그것은 오페라라고 하는 더 큰 음악 장르 안에서다. 수없이 많은 음악이 나열되는 오페라는 그 안에 특정 시대를 재현하거나 분위기를 창출하기 위해 왈츠처럼 견고한 형식이 존재하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을 자주 가져다 쓴다. 이 부류의 시발점은 사실 오페라 ‘안에’ 왈츠를 집어넣은 작품이라기보다는 오페라 ‘그 자체’가 왈츠인, ‘박쥐’다. 이 작품은 슈트라우스 2세가 1874년 작곡했으며, 가볍고 단순한 구조로 된 오페레타 형식이다. ‘박쥐’는 슈트라우스가 개최한 왈츠 음악회의 한쪽 구석에서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 연상될 정도로 극 전체가 왈츠로 가득 차 있다. 누군가는 왈츠만 등장하는 이 오페라가 지루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하겠지만, 오히려 왈츠만 계속해서 연주되던 음악회장에 오페라적인 요소를 더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중 하나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는 1909년 작곡한 오페라 ‘장미의 기사’➐에 왈츠를 포함했다. ‘장미의 기사’는 슈트라우스가 1903년이나 1906년에 작곡했던 ‘살로메’나 ‘엘렉트라’와 달리 급작스럽게 온건한 스타일로 선회한 작품으로서, 오스트리아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희곡이다. 20세기 초 작곡사에서 누구보다도 조성의 붕괴와 불협화를 추구했던 그였기에 ‘장미의 기사’에서 보여준 조성주의로의 복귀는 모두를 당황하게 했고, 이러한 과거로의 지향성이 왈츠라는 형식에 극명하게 드러난다. 후에 ‘장미의 기사’는 주요 음악이 발췌되어 관현악 모음곡으로도 자주 연주되는데 그 안에도 왈츠가 배치됐다.

‘장미의 기사’나 ‘박쥐’에서 활용된 왈츠가 춤이 일상이었던 특정 사회를 탁월하게 묘사해 낸다면, 보다 현대에 작곡된 몇몇 오페라에선 왈츠가 더욱 복합적인 맥락에서 등장한다. 제2빈악파로 불리며 표현주의 음악의 명곡을 쏟아냈던 베르크(1885~1935)는 오페라 ‘보체크’➑에서 사회 고발적이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에 왈츠를 결합했다. 주인공 마리가 술집에서 춤을 추는 등 다양한 장면에서 왈츠가 등장하는데, 이 음악들이 마냥 낭만적이지 않다. 이외에도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나 ‘병사 이야기’ 등 다양한 작품 안에 등장하는 왈츠는 그 자체로 특정 장면의 정서를 전달하거나, 인물의 특성을 나타내는 역할을 맡는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오페라, 더 나아가 영화와 뮤지컬 등에 왈츠가 심심찮게 사용된다. 이런 왈츠들은 보통 빠르기의 3박자와 미끄러지는 듯한 프레이즈, 신랄하거나 유쾌한 분위기의 매끄러운 선율을 갖는다. 사랑받는 왈츠 중 하나인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2번 중 ‘왈츠’는 연주회의 앙코르곡으로 자주 연주될 뿐 아니라 수많은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활용됐고, 이와 유사한 왈츠가 영화음악으로 끊임없이 작곡됐다. ‘올드보이’(2003)의 ‘더 라스트 왈츠(The Last Waltz)’ 역시 왈츠라는 음악에 각인된 특정한 문화적 기호를 담고 있으며 동시에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연상시킨다. 17세기에서 시작되어 19세기를 거쳐 21세기에 이른 왈츠는 여전히 다양한 매체를 통해 특유의 리듬과 성격과 형태를 드러낸 채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민희(음악학자)

 

 

왈츠를 담은 음반 BEST 8

 

➊ DG E4100272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외

 

➋ Naxos 8574165

슈베르트 ‘36개의 왈츠’ D365 외

 

➌ Columbia Masterworks MS6236

브람스 ‘왈츠에 붙인 사랑의 노래’ Op.52 외

 

➍ Columbia Masterworks MS6236

브람스 ‘왈츠에 붙인 사랑의 노래’ Op.52 외

 

➎ DG 4811109

말러 교향곡 9번

 

➏ SFS Media SFS0060

시벨리우스 ‘슬픈 왈츠’ 외

 

➐ BR Klassik 900707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장미의 기사’ 외

 

➑ SONY 88697446192

베르크 오페라 ‘보체크’

 

 

 


REPORT

 

지금, 왈츠가 흐르는 유럽

왈츠를 위한 무도회, 오케스트라와 신년 음악회

 

화려한 무도회장에 울려 퍼지는 우아하고도 경쾌한 왈츠, 턱시도와 드레스를 빼입고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는 남녀. 시대물에서나 볼 법한 이 장관은 놀랍게도 여전히 유럽 대도시에서 매 겨울 펼쳐진다. 그 중심에는 왈츠 무도회가 있다.

빈 왈츠를 중심으로 한 무도회는 빈 회의(1814~1815)를 기점으로 사교계 공식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오스트리아와 정치, 문화적 접점을 갖는 독일 동부, 체코, 헝가리 등지에서 무도회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럽인들에게 왈츠는 필수!

오스트리아에서만 매해 400여 개의 무도회가 열린다. 유명 정치인, 기업인, 예술가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부터 언론, 의료, 스포츠 등 각 공동체가 중심이 되는 행사도 있다. 참가자는 달라도 무도회들의 의례와 관습은 비슷하다. 복장 규정과 식순, ‘모두 왈츠를!’하는 선창과 팡파르로 무도회가 시작된다는 것도 같다.

오스트리아의 대표 무도회는 주요 오케스트라, 오페라의 역사에서 곁가지를 치고 나왔다. 빈 슈타츠오퍼의 ‘빈 오페라 무도회’는 19세기 중반 귀족이나 정치계 인사들이 아닌 예술가들이 주축이 되어 탄생했다는 점에서 특별했고, ‘빈 필하모닉 무도회’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초대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오프닝 팡파르를 작곡한 역사를 자랑한다. 그라츠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리는 ‘오펀 레두테’는 1999년 극장 개관 100주년을 맞아 시작된 상대적으로 젊은 축제에 속하지만, 그 호화로움은 빈의 두 무도회와 버금간다.

빈에서 열리는 무도회 일정들

한편, 독일 드레스덴은 19세기 부르주아를 중심으로 무도회 문화가 전성기를 누린 도시로, 1913년에 70여 개의 무도회장이 운영됐다. 그 기세는 1925년 ‘젬퍼 오퍼 무도회’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젬퍼 오퍼 무도회’는 독일 최대 규모의 무도회다. 객석은 2,500명을 수용하는 무도회장으로 변모하고, 엄격한 캐스팅 과정을 거쳐 선정된 100쌍의 커플은 몇 주에 걸친 에티켓과 빈 왈츠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무도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오스트리아, 독일과 국경을 접한 체코에서도 빈 왈츠를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 무도회’가 프라하 블타바강 섬에 있는 조핀 궁전에서 열린다. 헝가리도 빈 왈츠가 널리 향유된 국가다. 오늘날 헝가리에서 내로라하는 행사는 열리지 않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캐나다로 이주한 헝가리인들이 빈 왈츠와 헝가리 민속무용을 아우르는 무도회 ‘헝가리 갈라’를 운영하고 있다.

 

 

왈츠를 ‘위한’, 왈츠에 ‘의한’ 앙상블

디베르티멘토 비에니즈

빈 왈츠가 국제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 데에는 슈트라우스 일가의 공이 크다. 풍부한 왈츠 레퍼토리를 남겼을 뿐 아니라, 직접 창단한 악단들과 유럽, 미국 등을 여행하며 빈 왈츠를 알렸다. 오스트리아의 여러 악단이 슈트라우스의 이름을 달고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 악단들은 슈트라우스 음악가들이 선호한 악기 편성과 위치 등까지 고증해 연주한다. 슈트라우스만을 위한 당대연주 앙상블인 셈이다.

내한 예정인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는 오스트리아 방송교향악단 소속 음악가들이 1966년 창단했다. 왈츠와 같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음악도 수준 높은 해석과 연주로 듣고자 한 수요가 높아지던 때였다. 악단은 슈트라우스 일가가 선호했던 앙상블 규모와 편성을 고수하면서, 슈트라우스 1세가 그러했듯 빈 왈츠를 세계에 알리는 사절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985년 브루크너 오케스트라 린츠 단원들이 설립한 요한 슈트라우스 앙상블의 무대 가운데에는 지휘자가 아닌 서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이는 슈트라우스 일가 악단들의 전통이었다. 디베르티멘토 비에니즈(Divertimento Viennese)는 빈 왈츠를 추는 유럽 곳곳의 무도회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다. 이 악단 역시 슈트라우스 일가의 악단을 본떠 구성되었으며, 슈트라우스 이외 요제프 라너, 칼 미하엘 치러, 프란츠 레하르 등 19세기 풍성한 왈츠 레퍼토리를 남긴 작곡가들을 소개한다. 네덜란드의 바이올리니스트 앙드레 리우와 그의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는 왈츠계의 ‘명품 조연’이다. 클래식 음악 애호가가 아니라도 이들의 이름은 익숙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이 팝스 오케스트라는 왈츠의 대중적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높였다. 1987년 창단한 악단은 지금까지도 활발히 투어 중이다.

 

올해 신년음악회, 빈 왈츠를 벗어나다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Dieter Nagl

빈 오페라 볼 ©Katharina Schiffl

빈 왈츠 레퍼토리가 대부분인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가 독보적인 인기를 끌면서 ‘신년음악회=빈 왈츠’의 공식이 자리 잡았다. 올해 유럽 신년음악회는 이 공식을 깨는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올해 오스트리아의 신년음악회에는 브루크너의 이름이 등장한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3만 송이 꽃으로 장식될 빈 무지크페어아인 황금홀의 주인공, 빈필도 신년음악회 역사상 처음으로 브루크너 작품을 연주한다. 브루크너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한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카드리유’ WAB121 관현악 버전을 선보인다. 카드리유는 4쌍 이상의 사람들이 네모꼴을 이루며 추는 춤곡인데, 무도회의 막바지를 꾸민다. 브루크너 기념해와 무도회 전통의 교차점을 잘 이룬 선곡이다. 이밖에 슈트라우스 삼 형제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요제프 슈트라우스·에두아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들이 프로그램을 채우고, ‘북방의 슈트라우스’로 불리는 덴마크의 왈츠 작곡가 한스 크리스티안 럼비(1810~1874)도 소개될 예정이다.

린츠 브루크너 오케스트라는 브루크너 해의 개막을 역동적인 춤곡으로 꾸민다. 민요의 요소를 품은 브루크너 교향곡 0번과 9번의 스케르초 악장이 음악회의 시작과 끝을 여닫고, 그사이 기념해를 맞은 또 다른 네 작곡가 스메타나(탄생 200주년), 야나체크(탄생 170주년), 찰스 아이브스(탄생 150주년), 쇤베르크(탄생 150주년)가 채운다.

프랑스는 빈 왈츠의 독식에서 벗어나 축제풍의 프랑스 음악을 집중 조명한다. 파리 필하모니에 오르는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와 그의 악단 레 시에클(Les Siecles)은 쥘 마스네 ‘르 카리용’ 중 ‘서주와 카바레 왈츠’, 비제 ‘카르멘’ 중 3막 전주곡 ‘안단테’, 생상스 ‘은종’ 중 왈츠를 선보인다.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는 낭만적인 파리의 겨울을 그린 작품들로 관객을 맞는다. 자크 오펜바흐의 ‘즐거운 파리의 아가씨’, 조지 거슈윈 ‘파리의 미국인’과 ‘랩소디 인 블루’, 비제 ‘아를의 여인’ 등이 스테판 드네브의 지휘로 연주된다.

헝가리 볼 ©Robert Portrait

올해 독일 신년음악회 프로그램은 다문화가 특징이다. 유럽 각국의 춤곡을 모았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은 포르투갈 출신의 지휘자 누노 코엘류,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함께 베를리오즈, 릴리 불랑제부터 로시니·사라사테·마누엘 데 파야·프란츠 왁스만 등에 이르는 레퍼토리로 프랑스의 정신·스페인의 기질·지중해의 음색을 한데 펼친다. 뮌헨 심포니는 베르디·폰치엘리·비제·라벨에 이르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음악으로 1부를 채우고,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요한 슈트라우스의 빈 왈츠, 스메타나의 폴카로 2부를 꾸민다.

박찬미(독일 통신원)

 

 


ENJOY

 

왈츠를 즐기는 세 가지 방법

공연부터 영화·드라마, 여행까지

 

1년 365일 언제든 왈츠를 들을 수 있지만 1월은 특히 많은 공연장마다 왈츠가 울려 퍼지니, 왈츠를 즐기기에 딱 좋다. 왈츠가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면 공연장을 찾지 않더라도 인기를 끌었던 영화와 드라마를 몇 편 떠올려 보자. 우리가 이미 오래전부터 왈츠를 즐기고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신년을 물들이는 왈츠 공연 추천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Lukas Beck

필하모닉 앙상블

한해가 희망차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기에 신년음악회는 그 어느 음악회보다 경쾌하고 밝은 작품들로 채워진다. 왈츠의 고장 오스트리아에서 날아온 악단들과 우리 입맛에 맞춰 레퍼토리를 준비한 한국 악단들까지, 왈츠의 매력을 온몸으로 수 있는 음악회들이 가득하니 부담 없이 골라 보자.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의 이름을 내세운 악단, 빈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가 한국을 찾는다. 슈트라우스 2세는 ‘자기 작품은 42인조의 악단이 연주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라고 생각했고, 악단은 그의 뜻을 이어 42명의 연주자로 구성되어 있으니, ‘슈트라우스가 상상했던 바로 그 왈츠’가 펼쳐질 예정이다. 왈츠 ‘레몬꽃이 피는 곳’ ‘빈 기질’을 포함해 슈트라우스 일가의 왈츠와 폴카를 중심으로, 지러·레하르의 작품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동생 요제프·에두아르트의 작품도 준비돼 있다.

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따끈따끈한 왈츠의 열기를 한국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매년 1월 1일 오전 11시 15분이면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어아인에서 빈필의 신년음악회가 열리는데, 공연을 마친 빈필의 현역 단원 13명(현악 5명, 목관 4명, 금관 3명, 타악기 1명)이 한국으로 날아와 다시 한번 연주를 펼치기 때문. ‘남국의 장미’ ‘예술가의 생애’ 등 슈트라우스의 다양한 왈츠를 필하모닉 앙상블의 연주로 만날 수 있다. 청중이 박자에 맞춰 손뼉 치는 것으로 유명한 ‘라데츠키 행진곡’도 앙코르곡으로 예정되어 있어 흥겨움을 더한다.

빈 소년 합창단 ©Lukas Beck

1498년에 창단되어 슈베르트와 하이든이 소년 시절 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빈 소년 합창단이 올해도 한국을 찾는다. 소년들의 맑은 음색으로 슈트라우스 2세의 ‘아침 신문 왈츠’를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합창으로 왈츠를 감상할 기회는 흔치 않으니 놓치지 말길! 외에도 한국 가곡 ‘아름다운 금강산’, 엔니오 모리코네 ‘넬라 판타지아‘ 등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우리의 정서에 맞는 신년음악회도 준비돼 있다. 국립오페라단은 이틀에 걸쳐 공연을 진행해 기대가 모아진다. 첫째 날에는 오페라 ‘죽음의 도시’ ‘탄호이저’ 등 국립오페라단의 2024년 공연을 미리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여기에서도 왈츠를 감상할 수 있으니, 슈트라우스의 ‘박쥐’ 서곡과 레하르의 아리아 ‘입술은 침묵하고’다. 최승환의 지휘와 코리아쿱오케스트라의 연주, 소프라노 김현정과 바리톤 이천초의 목소리로 왈츠를 감상해 보자. ‘왈츠를 추며 옮기는 발길 따라 영혼도 따라 춤추고’라는 가사를 들을 때면 어느새 마음까지 춤추게 될 것이다. 둘째 날에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며 오페라 ‘라 보엠’ ‘나비 부인’ 등의 주요 아리아가 펼쳐진다. 공연의 부제는 ‘큰 울림, 기쁜 소리’.

김민석

박소영

빈필의 신년음악회를 우리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공연도 펼쳐진다. 그렇기에 공연의 부제 또한 ‘빈 스타일 신년음악회’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웃음의 아리아’ ‘봄의 소리 왈츠’ 등 다채로운 왈츠로 꾸며진 이 공연은 소프라노 박소영과 테너 김민석,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독창부터 듀엣, 관현악 작품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으니 놓치지 말길! 이외에도 푸치니의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한국 가곡 ‘강 건너 봄이 오듯’ 등 우리가 사랑하는 작품이 가득하다.

다른 작곡가의 왈츠가 궁금하다면, 군포프라임필의 공연을 살펴보자. 현악기의 아름다운 선율이 화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 ‘백조의 호수’ 중 2번 ‘왈츠’가 준비돼 있다. 포디엄에 오르는 김광현은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다수의 발레 공연을 지휘한 바 있어 기대가 모아진다. 그 외에도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이 함께 무대에 올라 김효근 ‘천년의 약속’, 라라 ‘그라나다’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토록 다양한 왈츠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신년음악회에는 경쾌하고 활기찬 왈츠가 주를 이루지만, 당연히 쓸쓸하고 구슬픈 왈츠도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 삽입된 다양한 분위기의 왈츠를 준비를 준비했으니 3박자 리듬과 더욱 진한 사랑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플레이리스트에는 같은 작곡가의 다른 왈츠 ‘인생의 회전목마’(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썰매의 왈츠’(웰컴 투 동막골), ‘엄마’를 주제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품은 ‘왈츠 포 마더(Waltz for Mother)’(수상한 그녀), ‘엄마의 왈츠’(하이바이, 마마)도 포함되어 있으니, 비교해서 감상하면 더욱 즐겁다.

 

플레이리스트 ‘왈츠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왈츠 플레이리스트

 

➊ 인생의 회전목마(하울의 움직이는 성) ➋ 공진 왈츠(갯마을 차차차) ➌ 둘만의 왈츠(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➍ 달빛의 노래(해를 품은 달) ➎ The Last Waltz(올드보이) ➏ Destiny Waltz(군주) ➐ Waltz for Mother(수상한 그녀) ➑ 회전문 왈츠(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➒ 엄마의 왈츠(하이바이, 마마!) ➓ 썰매의 왈츠(웰컴 투 동막골)

 

 

 

왈츠를 따라 여행하는 법

도나우강 ©Shutterstock

만일 오스트리아로 훌쩍 떠날 예정이라면, 왈츠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왈츠 테마 여행’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첫 연주회를 열었던 쿠어살롱에서 왈츠 공연을 관람하거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들으며 도나우강 주변 도심을 걸어 보는 것도 좋겠다. 사람들의 왈츠 사랑이 끊이지 않는 덕분에 관련 여행 상품도 제법 많다. 당장 여행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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