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2024 장르별 주목할 공연 프리뷰!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4년 1월 29일 8:00 오전

SPECIAL

 

3~12월까지, 각 장르별 주목할 공연 프리뷰

올해는 어떤 공연들이 펼쳐질까?

2024 클래식 음악·연극·무용·뮤지컬·전통예술·다원예술 및 어린이 공연은 물론 해외의 주목할 공연 소식까지 한 자리에 모았다.

다이어리에 메모는 필수!

총괄 이의정 기자

 

 

 

 

 

 

 

 

 

 

PART 1 월별로 몰아보는 공연 소식

PART 2 장르별로 몰아보는 공연 소식

PART 3 해외 공연계의 2024년

 


CLASSIC MUSIC

PART 1 월별로 몰아보는 공연 소식

 

# 문화예술 예산 삭감. 그에 따른 변화는?

문화체육관광부 사업 중 문화예술 예산만이 436억 줄었다는 소식의 결과는 올해의 공연 일정에서도 느껴진다.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완성된 민간 업체의 공연 라인업과 달리 몇몇의 국공립 단체는 줄어든 예산을 놓고 고민이 많아 보였다. 그럼에도 방법을 강구하고 답을 내놓고 있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올해는 특별히 지방 공연까지 꼼꼼히 살펴봐 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월별로 공연을 살피면, 계절감과 그달의 특성이 더욱 살아난다. 계절의 시작인 3~6월은 모든 공연이 다양하다. 축제가 가득한 7~8월에는 비교적 공연이 적은데, 단체가 모이기 어렵다보니 개인 독주회는 오히려 꽤 보인다. 9~10월에는 눈에 띄게 성악이 많고, 11월은 해외 아티스트 내한, 12월은 매년 고정적인 송년 레퍼토리가 많다.

올해의 해외 아티스트 공연은 개인 솔리스트가 더 많이 보이고, 대규모 오케스트라는 다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6월의 야닉 네제 세갱/메트 오페라 오케스트라(협연 엘리나 가랑차 외)나, 10월의 안드리스 넬손스/빈필(협연 조성진)과 같은 올해뿐인 하이라이트가 있으니 놓치지 말자.

 

OTHER GENRE

PART 2 장르별로 몰아보는 공연 소식

 

# 성공적이었던 과거 작품의 귀한

연극·무용·뮤지컬·전통예술·다원예술·어린이 공연은 각 단체가 본인들만의 레퍼토리를 구축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단발성 공연보다는 지난 2~3년 사이 성공적이었던 작품을 재현하거나, 시리즈로 제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전통예술과 다원, 어린이 공연과 같이 국공립 단체가 주관하여 비교적 낮은 티켓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연들이 특히 그러하다. 연극·뮤지컬처럼 작품에 따라 편차가 큰 장르는 흥행이 보증된 오랜 레퍼토리나, 완전히 새로운 신작을 선보이는 경향이 더 크다.

지난 3년간 팬데믹의 영향으로 접촉의 단절에 관한 주제가 많았다면, 올해는 그 영향이 확연히 줄었다. 모두가 동일한 이야기를 하던 때보다 주제의 폭은 보다 넓어졌고, 또 다른 동시대 사회문제를 향해 나아간다.

 

INTERNATIONAL

PART 3 해외 공연계의 2024년

 

# 혐오·전쟁·우경화 등 현실 사회를 반영하는 해외 예술계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미국·일본 소식을 모아 살펴보면, ‘지구촌’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국내에서 내한 공연으로 만날 수 있는 여러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이름은 클래식 음악이 성행하는 유럽·아시아·북미 대륙에서 고르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 장에서는 친숙한 국내 아티스트의 이름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해외 데뷔를 앞두고 있는 국내 아티스트의 소식도 있다.

국내 클래식 음악계와 가장 차이점을 보이는 장르는 오페라이다. 전통적인 무대나 해석을 그대로 고수하기보다, 현대의 시각에 맞게 재해석하는 여러 유럽 극장의 오페라 연출은 같은 작품이라도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는 열쇠이다. 혐오·범죄·전쟁·우경화 등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를 무대 위에서 관조적으로 사색할 수 있는 여러 해외 오페라 소식을 들어보자.


CLASSIC MUSIC

ANNUAL SERIES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정기시리즈

시간이 돈보다 소중한 분초(分秒)사회.

여러 공연장 및 단체에서 준비한 정기시리즈 공연을 통해 일정과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골라 감상해 보자.

 

텔아비브 체임버 앙상블

올해로 19번째 시즌을 맞은 성남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는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오보이스트 함경 등이 무대를 꾸민다. ‘보헤미아의 숲과 들’을 주제로 체코의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퇴근 후, 직장인을 위한 ‘퇴근길 콘서트’도 준비되어 있다. 아트센터인천은 인천시에서 근무하거나 거주하는 청년 직장인(19~34세)을 위해 50% 할인된 금액으로 맞춤형 공연을 제공한다. 밤에도 공연은 계속된다. 지휘자 최수열이 밤 9시, 예술의전당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최수열의 밤 9시 즈음에’는 외부의 소음이 잦아든 고요한 밤, 연주자와 청중이 오롯이 현대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연 3회 진행된다.

밀도 있는 실내악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서울시향의 ‘실내악 시리즈’는 서울시향 단원 외에도 바리톤 토머스 햄슨,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건반악기 연주자 리처드 이가 등이 함께 하는 무대를 준비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부천아트센터는 ‘BAC 챔버 뮤직 시리즈’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 예정된 3회의 공연 중 4월 무대에 오르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체임버 앙상블의 첫 내한 공연이 이목을 끈다.

홍예원 기자 사진 부천아트센터

 


CLASSIC MUSIC

PART 1 월별로 몰아보는 공연 소식

 

03 MARCH

 

키안 솔타니 ©Juventino

이른 봄부터 내한하는 아티스트의 명단이 화려하다. 그중 처음 방문하는 이가 몇 명 있어, 더욱 눈길이 간다. 국내 아티스트도 이에 밀리지 않고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에 오른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일본 피아니스트 츠지이 노부유키는 국내에 잘 알려진 연주자는 아니다. 그는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세미파이널에 올랐고, 2009년 밴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장하오천과 함께 공동 우승을 달성했던 연주자이다. 우승한 후 꽤 시간이 지났지만, 가장 가까운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그램은 바흐·쇼팽·드뷔시·라흐마니노프로, 국내 데뷔에서 자신의 연주를 가장 잘 선보일 수 있는 인기 있는 작품들로 꼽았다.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1992~)는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였으며, 2015년 투어에서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을 협연하며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2017년 도이치 그라모폰 음반사와 독점 계약을 맺었으며, 그 뒤로 5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정열적인 음색을 가진 연주자이기에 서울시향과 함께 할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이 더욱 기대된다.

한편, 국내 연주자의 협연은 레퍼토리에 더욱 눈길이 간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다니엘 도즈/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함께하는 공연은 그의 장기인 현대곡이 적절하게 섞여 있다. 이병욱/인천시향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이혁은 국내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았던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을 뽑아 들었다. 잉키넨/KBS교향악단과 오랜만에 함께하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난곡인 오페라 ‘노르마’의 ‘정결한 여신이여’를 부른다.

이의정 기자 사진 마스트미디어·서울시향

 

04 APRIL

 

다닐 트리포노프

솔리스트의 활약은 물론 시대연주 악단의 내한, 한 달 내내 울려 퍼지는 교향악까지 귀가 즐거운 4월이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가 라모·모차르트·멘델스존·베토벤의 작품을 선보인다. 낭만주의와 인상주의를 아울렀던 작년의 독주회와는 대조적으로, 이번 독주회에서는 바로크와 고전 시대의 매력을 전한다. 차이콥스키·루빈스타인·쇼팽 콩쿠르를 모두 휩쓸었던 연주자답게, 작년 독주회 티켓을 판매 하루 만에 매진시켰다. 한편,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는 베토벤·프랑크·차이콥스키 등의 친숙한 명곡을 연주한다. 그가 리사이틀로 국내 관객을 찾는 것은 8년 만이다. 이미 5살에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열고 명성을 쌓기 시작한 그는 현재 지휘자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대연주 악단 프란체스코 코르티/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예수의 수난 여정을 담아낸 작품,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준비했다.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1987년 창단돼, 바로크 음악의 전통을 부활시키는 데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악단이다. 그들만의 원전에 충실한 해석으로 바로크 작품을 감상할 기회다. 카운터테너 필리프 자루스키(1978~)가 협연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특히 필리프 자루스키는 과거에도 이 악단과 호흡을 맞춰 음반을 발매한 바 있어 기대가 모아진다. 더불어, 매년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되는 한화와 함께하는 교향악축제가 다시 4월로 돌아온다. 전국의 교향악단들이 한데 모여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니, 4월이 더욱 풍성하다.

김강민 기자 사진 마스트미디어·롯데문화재단

 

05 MAY

 

파벨 하스 콰르텟 ©Petra Hajska

‘듀오’라는 이름의 완벽한 음악이 한국을 찾는다. 새로운 레퍼토리로 무장한 오페라, 놓칠 수 없는 피아노 명장의 공연도 잊지 말자.

앙상블의 긴밀한 호흡을 느낄 공연들이 우리를 반긴다. 시대악기 앙상블인 에우로파 갈란테를 이끄는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는 기타리스트 잔자코모 피나르디와의 특별한 듀오로 한국을 찾는다.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또한 오래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안드레아스 해플리거와 베토벤 작품을 선보일 예정. 소프라노 이명주·테너 김세일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함께 슈만의 가곡을 섬세한 호흡으로 엮어내며, 음반을 통해 그 명성을 입증해 온 파벨 하스 콰르텟의 내한도 기대를 모으는 실내악 공연이다.

국내 오페라 작품도 신선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를, 국립오페라단은 코른골트의 ‘죽음의 도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두 작품 모두, 국내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아 실황을 감상해 볼 좋을 기회다.

밀도 높은 연주로 관객을 황홀경에 이끄는 명장들,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와 엘리소 비르살라제의 독주회도 ‘필수 관람’ 목록이다. 마지막으로 지휘자 정명훈이 현재 명예 음악감독으로 있는 도쿄필과 한국 투어에 나선다. 조성진과의 협연 외에 베토벤의 3중 협주곡, 교향곡 9번 등 의미 있는 레퍼토리가 배치됐다.

허서현 기자 사진 빈체로·아트센터인천·금호문화재단

 

06 JUNE

 

백건우 ©ROHSH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는 때다. 모두가 소망하는 덕분인지, 공연장에도 평화로운 분위기가 감돌 예정이다.

5월부터 시작된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독주회가 6월에도 계속된다. 5월에 발매 예정인 그의 신보 ‘볼프강·아마데우스·모차르트’(DG)와 함께 준비된 연주회로, 음반에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론도·환상곡 등이 수록된 만큼, 프로그램 또한 모차르트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아름답고도 동심 가득한 모차르트 선율이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올 예정이다. 그가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 음반에 담담히 풀어낸 해석과 철학을 실연으로 감상할 수 있기에 더욱 뜻깊다.

2011년 임진각에서 ‘평화 콘서트’를 펼쳤던 바렌보임/서동시집 오케스트라가 13년 만에 내한해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이스라엘·시리아·팔레스타인 등의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악단이다. 바렌보임과 문학평론가 에드워드 사이드(1935~2003)가 아랍·이스라엘 분쟁의 평화적인 해결을 모색하고자 창단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음악을 통해 평화의 뜻을 전해왔다. 바렌보임은 2022년에 건강 악화로 인해 모든 활동을 중단한 바 있어, 이번 내한 소식에 반가움을 더한다.

김선욱/경기필은 상반기 시즌을 마무리할 작품으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선곡했다. 김선욱은 지난 2022년 12월, 오스모 벤스케를 대신해 포디엄에 오르게 되었을 때도 암보로 ‘합창’을 매끄럽게 지휘한 바 있다. 이번 6월, 상임지휘자로서 경기필과 만들어 낼 환희의 선율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강민 기자 사진 부천아트센터·마스트미디어

 

07 JULY

 

양성원

공연장을 채우는 성악가와 반가운 얼굴의 차세대 연주자들, 7월을 대표하는 축제도 여름을 맞이할 단장을 마쳤다.

7월의 문은 더하우스콘서트의 ‘줄라이 페스티벌’이 한 달간 ‘논-스톱’ 연주로 연다. 매년 한 작곡가를 주제로 하는 이 축제는, 올해 슈만에 집중해 매일 연주회를 열어 피아노·실내악·성악곡은 물론 클라라 슈만의 작품까지 아우른다. 20세기의 첼로 거장,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올해 특별한 축제도 열린다. 그의 제자이자 일본 산토리홀 대표인 츠요시 츠츠미와 양성원이 뜻을 모아 롯데콘서트홀 공동 기획으로 첼로 페스티벌을 연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이어지는 5일 간의 축제는 다수의 첼리스트와 첼로 명곡들이 채운다. ‘평창대관령음악제’ 또한 7월에 시작해 8월까지 일정을 이어간다.

올해, 예술의전당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여름 시즌 공연 ‘보컬 마스터 시리즈’도 7월에 시작된다. 세계 오페라 무대 주역들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는 이 시리즈에서, 올해 소프라노 홍혜경·베이스 연광철이 7월 공연에 오른다.

내한 공연은 비수기를 맞는 달이지만, 공연장은 반가운 차세대 연주자들이 속속들이 채운다.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바수니스트 유성권, 라 모네 왕립 심포니의 플루티스트 박예람이 리사이틀을 가지며,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을 거둔 바리톤 김태한을 필두로, 피아니스트 선율·임주희도 각각 독주회를 준비 중이다.

KBS교향악단은 한스 그라프 지휘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서울시향은 김은선 지휘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의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가 협연자로 내한하며, 이틀 뒤 그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독주회도 선보일 예정이다.

허서현 기자 사진 부천아트센터·마포문화재단

 

08 AUGUST

 

고잉홈프로젝트 ©김시훈

여름휴가와 방학이 겹치는 8월도 축제의 달이다. 매년 찾아오던 음악 축제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달력을 가득 채운다.

‘고잉홈프로젝트’는 작년 12월에 시작했던 베토벤 시리즈를 한 해간 계속 이어간다. 이들은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하고 있는데, 8월에 예정된 두 번의 공연은 교향곡 6~8번을 비롯한 관현악곡을 연주한다. 연말인 12월에는 합창이 포함된 9번 교향곡도 준비 중이다. 물론, 고잉홈프로젝트가 매년 선보였듯이 모든 공연은 지휘자 없이 진행된다.

매년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을 진행해 온 세종솔로이스츠는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올해의 공연은 세종솔로이스츠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여러 현악기 연주자와 함께한다. 국내의 공연 외에도 뉴욕 카네기홀에서 5월 15일부터 22일까지 워크숍과 공연을 펼친다.

‘제주국제관악제’는 올해로 29회를 맞이한 축제로, 봄과 여름에 열린다. 이번 3월에는 프랑스·멕시코·독일·중국·캐나다 등의 나라가 참여하며, 군악대 음악·재즈 음악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작곡 콩쿠르를 통해 제주민요를 사용한 창작 관악 작품을 선발하기 때문에 다른 음악 축제와 구별이 분명하다. 여름에 하는 축제가 보다 규모가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여름에 들려올 것이다.

여름은 축제의 계절이지만, 젊은 음악가들의 향연이 초록빛 시간과도 어울리는 시간이다. 플루티스트 김유빈, 피아니스트 김준형,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피아니스트 선율·배재성 등 젊은 아티스트의 개인 연주회도 있으니, 취향에 맞는 규모의 음악회를 잘 골라보자.

이의정 기자 사진 고잉홈프로젝트·제주국제관악제

 

09 SEPTEMBER

 

마리아 주앙 피르스

9월은 깊은 연륜이 묻어나는 노장부터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젊은 연주자,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신예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그간 국내 무대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가 한국을 찾는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 첫 내한 독주회에서 꾸밈없고 투명한 음색으로 슈베르트와 드뷔시의 작품을 연주해 관객의 귀를 사로잡은 바 있다. 이번 무대 역시 드뷔시와 슈베르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며 2년 전의 감동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만 4살에 첫 독주회를 열어 80세를 앞둔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온 피르스가 음악에 담아낼 삶의 깊이를 느낄 기회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활약도 눈부시다. 3월에는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호흡을 맞췄던 그가 이번엔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과 무대에 오른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베를린필 단원으로 구성된 실내악단으로, ‘바로크’적 감각을 지향하지만 모던 악기로 연주하는 등 변용력과 유연성이 특징이다. 양인모는 2021년 발매한 자신의 음반 ‘현의 유전학’(DG)에서 시대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준 바 있어, 이들이 함께 연주할 비발디 ‘사계’에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다비트 라일란트/국립심포니는 202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와의 첫 국내 협연 무대를 마련했다.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 주역을 미리 만날 기회다. 협연자는 현지 기준 6월 1일 결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바리톤 김태한(2023), 첼리스트 최하영(2022)에 이어 올해의 우승자는 누구일지 주목해도 좋다.

김강민 기자 사진 인아츠프로덕션

 

10 OCTOBER

 

2023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살로메’

가을의 절정인 10월은 성악이 가장 피어나는 달이다. 매년 이어지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을 비롯한 오페라부터, 서울시합창단, 대전시립합창단 등의 합창 공연, 성악가와 피아노의 가곡 연주회까지 가득하다.

올해 21회를 맞이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그 역사만큼 풍부한 다양성을 가지고 11월 첫째 주까지 매주 금·토를 책임진다. 작년에도 호평받았던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이어, 올해는 ‘장미의 기사’가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자체 제작 오페라로 10월 4·5일 축제의 개막을 담당한다. 이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극장 프로덕션인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독일 할레극장 프로덕션인 헨델 ‘오를란도’를 초청했다. 10월의 마지막 주에는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가 준비돼 있으며, 11월 1·2일에는 창작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를 초연으로 선보인다. 특히 창작오페라는 3년이라는 제작 기간에 걸쳐 완성한 것으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장르 전문성을 엿볼 수 있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는 한겨울에 감상하는 것이 더 익숙한 작품이지만, 이 둘의 조합이라면 가을에 들어도 몸에 돋는 소름으로 추위를 느낄지 모른다.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가 함께 내한하기 때문이다. 각자 비교적 최근이었던 2023년, 2022년에 내한하여 호평받은 바 있다. 또한 ‘겨울 나그네’는 성악가와 피아니스트의 호흡에 따라 그 감정의 폭이 크게 달라지니, 각자의 개성을 가진 둘의 조합이 더욱 궁금해지는 프로그램 선정이 아닐 수 없다.

이의정 기자 사진 대구오페라하우스·성남문화재단

 

11 NOVEMBER

 

조성진 ©Christoph Koestlin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부터 동시대 사랑받는 스타 연주자들의 내한까지. 차가운 바깥공기마저 뜨겁게 달굴 굵직한 공연들이 겨울의 문턱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정통의 바로크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가 줄을 잇는다. 먼저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의 선율로 테오팀 랑글로아 드 스와르테와 쥐스탱 테일러가 바로크음악의 정수를 선사한다. 오케스트라의 내한도 놓칠 수 없다. 지휘자 프랑수아 그자비에 로트가 시대악기 악단 레 시에클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15년 만에 내한하는 첼리스트 솔 가베타와 생상스 첼로 협주곡을 협연하며, 말러 교향곡 1번을 5악장 형식의 함부르크/바이마르(1893/1894) 버전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바다 건너 영국의 지휘자 네빌 마리너가 1958년 창단한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더 필즈는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와 하이든·모차트르의 작품을 연주하며 고음악의 매력을 전한다.

내한을 예고한 피아니스트들의 라인업도 화려하다. 조성진은 2023/24 시즌 사이먼 래틀을 새 상임지휘자로 선임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서울 무대에 오른다. 2017년 베를린필 내한 공연부터 인연을 이어온 이들의 만남에 다시 한번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다섯 차례 내한에서 모두 매진을 기록한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도 3년 만의 방문을 예고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투간 소키예프/빈필과의 협연으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랐던 랑랑이 올해는 독주회를 연다. 신보 발매 등 활발한 연주를 이어오고 있는 그가 이번 무대에서 선보일 레퍼토리는 무엇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홍예원 기자 사진 빈체로·크레디아

 

12 DECEMBER

 

파보 예르비 ©Kaupo Kikkas

‘합창’과 ‘메시아’를 준비하는 단체들과 ‘연말 스테디셀러’ 공연들 사이로, 특별한 오케스트라 협연과 심도 있는 독주들이 자리 잡았다.

연말이 왔음을 알려주는 이름들이 있다. 유키 구라모토·리처드 용재 오닐, 올해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잊지 않고 연말을 장식한다. 단골 레퍼토리인 베토벤 교향곡 9번을 고잉홈프로젝트·서울시향·심포니 송·부천 필하모닉 등에서 선보이고자 준비 중이며, 서울모테트합창단·부천시립합창단은 헨델의 ‘메시아’로 한 해를 마무리한다. 2023년 그라모폰 선정 올해의 오케스트라에 오른 파보 예르비/도이치 캄머필하모닉도 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임윤찬이 협연으로 함께해 화제성을 더했다.

국립심포니는 하피스트 자비에 드 메스트르와 글리에르 하프 협주곡을, 경기 필하모닉은 클라리네티스트 파스칼 모라게스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올리며 연말 공연에 특별함을 더했다. 외에도 인천시향과 양인모, 춘천시향과 문태국, 서울시향과 콘래드 타오,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백혜선, KBS교향악단과 박재홍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가 화려한 협연자들과 연말을 맞이할 예정.

화려함 속 발견할 수 있는 진주 같은 독주회들도 있다. 피아니스트 피터 야블론스키는 폴란드의 현대 작곡가 작품을 선보이며, 첼리스트 김민지도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에 도전한다. 피아니스트 문지영은 한 해 동안 이어오던 금호아트홀의 ‘이상’ 시리즈를 12월 독주회로 마무리한다. 베토벤, 브람스의 작품으로 이어오던 여정은 바흐 파르티타 전곡으로 정점을 찍으며 끝맺는다.

허서현 기자 사진 빈체로·금호문화재단

 


GENRE : THEATER

PART 2 장르별로 몰아보는 공연 소식

 

THEATER 연극

 

연극, 시대의 고민을 묻고 답하다

새해가 밝았다. 연극계는 힘차게 떠오르는 해와 함께 어둠 속에 가려져 있던 동시대의 이면을 조명한다

 

연극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파크컴퍼니

막이 오르고, 소외된 이들이 무대 위에 선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테디 대디 런’으로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들을 일컫는 ‘코피노’ 문제를 다루고, 창작집단 상상두목은 ‘이상한 나라의, 사라’에 조현병 환자와 그 가족이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연출가 이래은의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가 깊어진 서사로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두 여성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퀴어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려낸다.

신선한 해석을 덧칠한 고전도 만나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맥베스’는 욕망에 휩싸여 스스로 파멸하는 인물들의 비극적 운명을 다룬 작품으로,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을 수상한 연출가 김미란이 누아르적인 분위기로 재해석했다.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 역 모두 여성 농인배우가 연기하며, 셰익스피어의 시적 언어로 쓰인 동명 희곡을 수어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국 내셔널시어터·메트 오페라 등에서 작업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더 디그’를 선보이며 연출력을 증명한 극작가 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안톤 체호프의 명작 ‘벚꽃동산’을 맡았다. 200편 이상의 한국 영화와 책을 탐독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그는, 서울을 배경 삼아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이야기로 원작을 각색해 선보인다.

한국 초연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무대와 스크린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우리 시대 예술의 역할과 존재 이유를 성찰하는 연출가 밀로 라우의 ‘에브리우먼’이 첫 내한을 앞두고 있다. 죽음을 소재로 하는 1인극으로, 인간의 실존을 논하는 두 여인의 대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독일 실험연극의 산실 베를린 샤우뷔네 제작으로, 공동 제작을 맡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2020년 초연했다.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타인의 삶’이 국내에서 연극으로 첫선을 보인다. 공동 창작 집단 ‘양손프로젝트’의 멤버이자 배우 겸 연출가 손상규가 연출과 각색을 맡았다. 냉전 시대 독일, 비밀경찰 비즐러의 시선으로 당시 동독 예술가들의 삶을 바라보며 인간의 존엄성, 예술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홍예원 기자 사진 국립극장·국립정동극장·강동아트센터·두산아트센터

 

GENRE : MUSICAL

MUSICAL 뮤지컬

 

뮤지컬로 재탄생한 소설들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했던 소설들이 무대에서 펼쳐진다. 개성있는 초연작부터 스테디셀러 작품까지 준비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더불어 뮤지컬 축제에서는 여러 해외 작품을 국내 초연으로 만날 수 있으니, 국·내외 새로운 작품을 접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오디컴퍼니

한국소설 세 편이 초연을 앞두고 있다. 먼저,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파과’가 무대에 오르며 봄을 알린다.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자고 평생을 되뇌어 왔지만 지키고 싶은 것들이 생겨난 60대 여성 킬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노화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연극·뮤지컬 등에서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표현해 온 이지나가 연출을 맡았다. 서울예술단의 신작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작가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휴머노이드 기수(騎手)와 말, 그리고 인간이 종을 넘어선 연대를 쌓으며 잔잔한 위로와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누리가 전사 부치하난과 그가 사랑했던 소녀 올라에 대한 ‘부치하난의 우물’이라는 전설을 들으며 시작하는 장용민 작가의 ‘부치하난의 우물’은 가을을 장식한다. 책 속에서 독자의 마음을 울렸던 문장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미리 상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이외에도 박지리(1985~2016)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에서 모티브를 얻어 창작된 ‘비아 에어 메일(Via Air Mail)’도 다시 관객을 찾는다.

뮤지컬 ‘알라딘’ ©Deen Van Meer

굵직한 공연들이 연중 내내 무대에 오르니 주목할 만하다. 새해의 포문을 연 ‘노트르담 드 파리’부터 3월의 ‘맨 오브 라만차’, 11월 국내 초연 20주년을 맞는 ‘지킬 앤 하이드’까지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대 성당의 시대’ ‘이룰 수 없는 꿈’ ‘지금 이 순간’ 등 유명한 넘버들을 모두 감상할 기회다. 여기에 브로드웨이 여행객들의 필수 관람작으로 통하는 ‘알라딘’이 1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다. 2014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이후 3천 회 이상 공연되고, 1천 6백만 명이 관람한 히트작이다. 알라딘의 모험담이 뮤지컬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니 놓칠 수 없다.

한편 뮤지컬 단일 장르 축제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개최 소식 역시 반갑다. 지난해 ‘DIMF 창작지원사업’에서 창작뮤지컬상을 받은 한국 창작뮤지컬 ‘왕자대전’을 비롯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일본의 ‘귀멸의 칼날’ 시리즈, 마돈나의 히트곡이 담긴 프랑스의 ‘홀리데이즈 르 뮤지컬’, 뮤지컬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싱잉 인 더 레인’ 등 다채로운 작품들이 펼쳐진다. 신나는 축제 현장에서 국내·외의 개성적인 작품을 다수 만나볼 수 있다.

김강민 기자 사진 오디컴퍼니·서울예술단·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EMK뮤지컬컴퍼니

 

GENRE : DANCE

DANCE 무용

 

인간 신체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

국내에서는 무용의 장르를 발레·한국무용·현대무용으로 나누지만, 각 공연을 살펴보면 그 스펙트럼은 훨씬 다채롭다.

나아가 전형적인 장르 공연부터 경계에 있는 공연까지 모두 인간 신체를 활용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인상을 남긴다는 공통점은 변하지 않는다

 

국립발레단 ‘인어공주’ ©Kiran West

발레 ‘인어공주’는 덴마크 발레단과 미국의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1939~)가 2005년 제작했던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인어공주의 슬픈 결말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인어공주와 왕자가 가진 멋진 사랑 이야기와 더불어 내면의 고통까지 모두 담아낸다. 안무가가 현존하는 만큼 작품의 라이선스 허가를 받는 것이 중요했는데, 국립발레단 공연을 관람한 안무가가 기쁜 마음으로 라이선스를 허가했다고 한다.

익숙한 발레 ‘백조의 호수’를 애크러배틱과 결함한 작품도 있다. 국제 아크로바틱 대회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시안 애크러배틱 예술단이 내한하여 ‘서커스 발레-백조의 호수’를 선보인다.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펼쳐지는 ‘사자(死者)의 서(書)’는 지난해 4월 국립무용단에 새롭게 취임한 김종덕 예술감독의 첫 안무작으로, 티베트 불교의 인물 파드마삼바바가 쓴 경전 ‘티베트 사자의 서’를 소재로 삼는다. ‘사자의 서’가 삶과 죽음에 관한 경전인 만큼, 이들의 안무도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이해를 몸으로 표현하기 위해 도전한다.

지난해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냈던 서울시무용단의 ‘일무’가 다시 돌아온다. 다만, 당시의 공연에서 처음 선보였던 ‘죽무’를 간결하게 수정하여 극의 균형을 새로 맞추어 선보인다.

서울시무용단 ‘일무’

‘국수호·김재덕의 사계’는 서울시무용단의 신작이다. 한국무용을 중심으로 작업해 온 안무가 국수호와 현대무용을 주로 작업해 온 김재덕이 손을 잡은 공연으로, 계절의 순환을 주제로 한다.

해외와 협업을 통해 제작되는 작품도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일본 가나가와예술극장과 함께 ‘닥쳐 자궁’을 선보인다. 이는 일본의 젊은 안무가인 시모지마 레이사(1992~)가 가진 가족관을 표현한 것으로, 2021년 국립현대무용단이 초연한 바 있다. 올해 새로 제작한 이 작품은 전보다 확장된 60분 길이로 만나볼 수 있다. ‘수리수리 마수리’처럼 마법적인 주문인 ‘샤잠!’은 그 명칭처럼 전 세계에서 200번 이상 공연된 마법 같은 종합 무용 작품이다. 올해 가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이의정 기자 사진 국립발레단·국립현대무용단·세종문화회관·LG아트센터 서울

 

 

GENRE : TRADITIONAL ART

TRADITIONAL ART 전통예술

 

가장 깊은 전통부터 최신의 융합까지

국공립 단체가 주축이 되는 전통예술의 한 해는 이미 수많은 공연이 촘촘하게 계획되어 있다.

판소리, 기악, 연희 등 각 분야가 균형 있게 예정된 것은 물론, 이들이 서로 융합된 종합예술도 다양하다

 

‘사직대제’ ©국립국악원

소리꾼 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하는 판소리 완창은 올해에도 다양한 마당을 감상할 수 있다. 1984년부터 완창 판소리 시리즈를 이어온 국립극장을 비롯하여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그중 국립창극단에서 꾸준히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소리꾼 김금미가 오랜만에 완창 판소리 무대에 서며 처음으로 박봉술제 적벽가에 도전한다.

국립창극단에서는 두 가지 공연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좋은 관객 반응에 힘입어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는 ‘절창’이 네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해 무대에 오르는 소리꾼은 조유아와 김수인으로, 조유아는 작년 매진 행렬을 달성한 창극 ‘정년이’의 타이틀롤을 맡은 바 있고, 김수인은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4’에서 3위를 한 크로스오버 그룹 ‘크레즐’로도 활동 중이다. 국립창극단에서 여러 호흡을 맞춘 만큼 둘이 보여줄 시너지가 기대된다. 또 다른 공연은 국립창극단의 신작 ‘만신: 페이퍼 샤먼’이다. 명창 안숙선이 작창을 맡았으며, 여러 뮤지컬 연출로 경험을 쌓아온 박칼린이 창극 연출을 시도한다. 또한 전통 무속신앙을 배경으로 무속음악을 활용하며, 전통 한지를 통한 무대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국악원은 ‘종사’라 하여 종묘제례와 하나로 묶이던 조선시대의 주요 행사 복원을 계획 중이다. ‘사직대제’는 조선시대에 왕이 주관했던 제례행사로, 종묘대제가 선대 조상을 제사하는 것이라면, 사직대제는 한 해의 풍년을 위해 신에게 올리던 제사이다. 1908년 일제에 의해 폐지됐으나, 이를 복원하여 종묘제례악과 함께 사직제례악이 공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광주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여러 공연을 선보인다. 그중 ‘제비 노정기’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하나인 흥보가를 기술과 함께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연으로, 공연장이 가진 이점을 잘 살린 신작이다.

이의정 기자 사진 국립극장·국립국악원

 

GENRE : INTERDISCIPLINARY ARTS & KIDS & MOVIES

INTERDISCIPLINARY ARTS 다원예술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다양성

예술 간의 협업, 기술과의 협업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형태를 띠는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재즈 공연, 시민의 참여와 함께하는 축제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거리예술축제 ‘풀문’(2023) ©서울문화재단

시민과 함께하는 공연과 축제는 서울문화재단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 그중 ‘서울스테이지’는 서울문화재단이 2022년부터 이어온, 시민과 가까운 장소에서 열리는 특색 있는 공연 시리즈이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여러 창작공간에서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열리며, 장르도 음악·무용·연극·문학 등으로 다양하다. 공연은 사전에 신청하면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아티스트가 참여한다면 놓치지 말자. 그 외에도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서커스페스티벌·서울거리예술축제·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등 시민이 직접 야외에서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공연예술을 제공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익숙해지고 있는 공연 소재는 미디어아트이다. 국립정동극장은 음악과 미디어아트가 함께하는 공연 ‘비밀의 정원’은 음악과 미디어아트가 함께하는 공연으로 시청각 융합형 공연으로, 음악 애호가도, 공연에 익숙하지 않은 입문자도 함께하기 좋다. 5월에 열리는 이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테너 존 노가 출연한다.

사랑받는 장르에서 재즈를 빼놓을 수 없다. ECM에서 여러 음반을 내며 좋은 평을 받아 오고 있는 드러머 토마스 스트로넨의 그룹이 올해 내한 공연을 펼친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베이스·드럼으로 구성된 이 5인조 그룹은 동시대성을 담은 즉흥적인 음악이 특징으로, 고전적인 재즈를 넘어서는 음색을 가지고 있다. 세종 재즈인랩을 시작으로 수원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서울 JCC아트센터까지 투어 예정.

이의정 기자 사진 서울문화재단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감상하자

어린이의 문화 체험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해외의 주요 악단들이 어린이 공연을 한 해의 필수적인 기획공연으로 추가하고 있다.

국내의 악단도 이러한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기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음악회와 영화음악 공연을 모아 봤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인 콘서트’ ©세종문화회관

올해 어린이 음악회의 절반은 가정의 달인 5월에 모여있다. 우선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라 넓은 광장이나 야외 장소에서 하는 공연이 눈에 띈다. 부평아트센터는 어린이 뮤지컬인 ‘달샤벳트’ 외에도 야외광장에서 할 수 있는 보물찾기와 피크닉, 여러 체험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광주시립합창단이 가족음악회를 펼치는 쌍암공원은 커다란 호수가 위치한 장소로, 꽃이 피는 봄날에 소풍가기 좋은 장소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어린이극장(어린이문화원)은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이토록 무르익은 기적’과 ‘슈레야를 찾아서’ 공연을 진행한다. 어린이문화원에서는 평소 어린이 교육과 체험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도서관 등이 함께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장소이다.

팬데믹 이후부터 큰 사랑과 호응을 얻고 있는 영화음악 콘서트는 올해도 이어진다. 영화음악의 거장인 엔니오 모리코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시네마천국 필름콘서트’부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세종문화회관의 판타지 영화음악 시리즈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그리고 디즈니·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의 영화음악 공연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단체의 주관으로 열린다.

이의정 기자 사진 세종문화회관

 


INTERNATIONAL

PART 3 해외 공연계의 2024년

 

GERMANY

스포트라이트 받는 작곡가와 새로운 도전들

 

아르보 패르트 ©Kaupo Kikkas

악단들의 차별화된 선택 덕분에, 올해 독일 클래식 음악계는 풍성한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탄생 기념 해를 맞은 두 작곡가에 방점을 찍는다. 지난 1월 대니얼 하딩 지휘로 첫발을 뗀 브루크너 교향곡 사이클은 2월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f단조 ‘습작 교향곡’과 d단조 ‘0번’을 지나 2024/25 시즌까지 이어진다. 더불어 탄생 150주년을 맞는 쇤베르크의 실내 교향곡과 실내악을 고루 조명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뮌헨 필하모닉은 좀처럼 일관되지 않는 스타일로, 브루크너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시벨리우스의 관현악을 파헤친다. 2월에서 5월에 걸친 다섯 차례의 공연에 산투 마티아스 루발리·파보 예르비 등 북유럽 지휘자들이 나선다.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는 상주 작곡가로 선정된 토머스 아데스(1971~)와 탄생 200주년을 맞은 카를 라이네케가 나란히 전면을 장식한다.

NDR 북독일 방송국 악단들은 연합해 버르토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함부르크 NDR 엘프 필하모니는 상임 지휘자 앨런 길버트·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와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연주하고, 하노버 NDR 방송교향악단은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한 여러 관현악곡을 선보인다.

한 명의 현존 작곡가에 헌정되는 도르트문트 콘체르트하우스 ‘시간의 섬’ 페스티벌의 올해 주인공은 아르보 패르트(1935~)다. 작곡가가 직접 프로그래밍에 참여하고, 작곡가의 동료들이 연주 및 부대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축제로, 이번에는 에스토니아의 지휘자 파보 예르비와 에스토니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합창 지휘자 터누 칼류스테와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합창단, 아르보 패르트 재단 대표 미하엘 패르트, 그리고 패르트 작품 초연에 앞장서 온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오페라계 이슈들

베를린 도이치 오퍼 ‘라인의 황금’ ©Bernd Uhlig

베를린의 세 오페라 극장은 앞다투어 레퍼토리 발굴에 나선다. 도이치 오퍼는 1972년 미국 대통령의 마오쩌둥 방문을 다룬 존 애덤스의 오페라 ‘닉슨 인 차이나’를 선보인다. 코미셰 오퍼는 배리 코스키 연출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황금 수탉’을, 베를린 슈타츠오퍼는 클라우스 구트 연출로 무소륵스키의 ‘호반시나’를 올린다. 다니엘 바렌보임에 이어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크리스티안 틸레만은 7월 야외 연주회 ‘모두를 위한 슈타츠오퍼’로 취임식을 치른다. 한편, 베를린 슈타츠오퍼와 도이치 오퍼가 나란히 바그너 ‘링 사이클’을 올려 오페라 애호가들의 관심을 한데 받고 있다.

코른골트 ‘죽음의 도시’, 베른트 알로이스 치머만 ‘군인’ 등 굵직한 현대 오페라를 세계 초연한 쾰른 오페라의 거처에 귀추가 주목된다. 오펜바흐 광장에 위치한 상주 극장이 10년 이상 지속된 보수공사 끝에 올 3월 재개관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취소돼 도마에 올라 있다. 하지만 쾰른 오페라는 총음악감독 프랑수아 그자비에 로트의 진두지휘 아래 온드레이 아다멕(1979~)의 ‘이네스(INES)’를 세계 초연하며 현대 오페라 영역에 세운 단체의 입지를 다져나갈 계획이다.

박찬미(독일 통신원) 사진 아르보 패르트 재단·베를린 도이치 오퍼

 

 

AUSTRIA

음악으로 모인 우정의 향연

 

그라페네크 페스티벌 ©Lisa Edi

빈과 린츠는 브루크너 탄생 200주년으로 한껏 들떠있다. 빈 필하모닉은 지난해 말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지휘로 기념비적인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음반(Sony)을 발매하며 기념 해의 이른 신호탄을 터뜨렸다. 지난 1월 신년 음악회에서도 브루크너 레퍼토리를 올린 빈 필은 이번 시즌에 걸쳐 프란츠 벨저 뫼스트·주빈 메타·리카르도 무티 등 오랜 호흡을 맞춘 지휘자들과 원숙한 브루크너 교향곡을 들려준다. 빈 심포니 역시 교향곡 사이클에 착수했는데, 파블로 헤라스 카사도·콘스탄티노스 카리디스·라하브 샤니 등 젊은 지휘자를 등용해 신선한 관점을 비춘다.

개관 50주년의 겹경사를 맞은 린츠 브루크너 하우스는 더욱 특별한 성찬을 마련했다. 매해 작곡가 생일인 9월 4일 개최되는 린츠 브루크너 페스티벌에서 11곡의 교향곡 전곡을 당대 연주로 선보인다. 브루크너는 더욱 부드럽게 혼합되는 음향을 위해 거트 현악기와 빈 스타일의 관악기를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 작곡가의 의도에 한발 다가서기 위한 축제의 포부에 필리프 헤레베헤/오케스트라 드 샹젤리제, 조르디 사발/르 콩세르 데 나시옹, 마르크 민코프스키/루브르의 음악가들 등 세계적 당대연주 단체가 힘을 싣는다. 린츠 출신의 벨저 뫼스트와 그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가 개막을 장식하기 위해 먼 여정에 오를 예정이다.

린츠 브루크너 오케스트라는 마르쿠스 포슈너·마레크 야노프스키 등과 그들만의 교향곡 전곡 시리즈를 이어가는 한편, 린츠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와 협업해 브루크너의 음악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전시를 개최한다. 린츠의 노르디코시립미술관도 브루크너의 삶과 예술을 폭넓게 아우른 전시 ‘브루크너 포에버 – 배척과 동경 사이에 선 천재’를 2025년까지 선보인다.

 

새로운 주제 내세운 축제들

잘츠부르크의 두 축제는 그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진행되는 모차르트 주간은 안토니오 살리에리에 초점을 맞춘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마리오네트 극장에 오르고, 피터 섀퍼의 연극 ‘아마데우스’가 잘츠부르크 주립극장을 채운다.

한여름 찾아오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두 구소련 작곡가의 오페라를 새로 단장해 올린다. 바인베르크의 ‘바보’와 프로코피예프의 ‘도박꾼’이다. 콘서트 프로그램으로는 테오도르 쿠렌치스/유토피아 오케스트라&합창단의 바흐 ‘마태 수난곡’, 틸레만·무티·두다멜 등과 함께하는 빈 필의 대규모 관현악 릴레이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여름날의 노을을 무대로 펼쳐질 올해 그라페네크 페스티벌에서는 작곡가들의 깊은 우정이 묵직한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서로 다르지만, 끈끈한 우애를 나눈 쇤베르크와 거슈윈을 결합한 프로그램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올해 축제 상주 작곡가인 에노 포페(1969~)는 직접 톤퀸스틀러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자신의 신작을 초연하고, 이어서 지난 상주작곡가였던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하스의 곡을 선보인다.

박찬미(독일 통신원) 사진 빈 필하모닉·그라페네크 페스티벌

 

 

FRANCE

현대의 시각이 더해지는 옛 작품들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2018) ©Agathe Poupeney_OnP

파리 오페라는 총 다섯 작품을 예고했다. 헨델의 ‘줄리오 체사레’(1.20~2.16)는 2011년 제작된 프로덕션이 돌아온 것으로, 영국의 지휘자 해리 비킷(1961~)이 함께한다. 그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같은 대규모 오케스트라에서 바로크 시대 음악에 강점을 보여 왔다. 재기 넘치는 연출가 로랑 펠리(1962~)와 함께 훌륭한 출연진인 메조소프라노 가엘르 아르케스(줄리오 체사르 역), 리세트 오로페사(클레오파트라 역)가 노래한다.

베르디의 ‘시몬 보카그네라’(3.12~4.3)는 2018년 프로덕션이다. 연출은 최근 지성파 연출가로 불리는 칼릭스토 비에이토가 맡았다. 바리톤 루도빅 테지에가 시몬 보카네그라로 분해 관객을 바다로 인도할 예정이다. 해적이었던 주인공의 행복했던 공간은 거대한 배의 갑판이었다는 것을 주제로 전개된다. R. 슈트라우스의 ‘살로메’(5.9~28)는 2022년 프로덕션이다. 지휘는 마크 위글즈워스가 맡았고, 타이틀롤에 리즈 다비드센이 출연한다. 연출은 리디아 스타이어(1978~)가 맡았는데, 살로메를 타락한 여자가 아닌 유린 당한 희생자로 충격적인 인상을 그려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마스네의 ‘돈키호테’(5.10~6.11)는 신작이다. 지휘는 미하일 타타르니코프, 연출은 다미아노 미키엘레토가 맡아, 마스네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는 기회이다. 미키엘레토의 연출은 돈키호테라는 인물이 지닌 시적인 측면과 내면의 고통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모차르트 ‘코지 판 투테’(6.10~7.9)는 안무가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1960~)가 연출과 안무를 모두 맡았다. 이 공연에는 소프라노 박혜상이 데스피나 역으로 출연한다.

발레 ‘돈키호테’ ©Julien Benhamou_OnP

파리 오페라 발레도 빼놓을 수 없다. ‘보호되지 않은 여자’(3.15~31)는 1789년 장 도베르발(1742~1806)의 안무작을 1960년 영국 안무가 프레더릭 애슈턴이 희극 뮤지컬처럼 다시 선보인 것으로, 신선함과 환상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안무가 루돌프 누레예프의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6.21~7.14)는 파리 오페라 발레의 고정 레퍼토리로, 언제 보아도 항상 감동적인 작품이다. ‘푸른 수염은’(6.22~7.14) 피나 바우슈의 1977년 작품이다. 버르토크의 동명의 오페라에서 따온 것으로 남성이 가진 내면의 폭력성과 욕망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바우슈가 그린 인간관계의 부조리로 만나볼 수 있다.

그 외에 바스티유 극장에서 공연되는 벨리니의 ‘텐다의 베아트리체’는 현대적으로 해석되어, 최근 공포를 서슴없이 이용하는 독재자들과 오페라를 오버랩할 예정이다. ‘힘의 유희’라는 주제로 2023/24 시즌을 꾸민 제네바 그랑 테아트르는 도니체티의 ‘여왕 3부작’(5.31~6.28)을 공연한다. 3부작은 ‘로베르토 데브뢰’ ‘안나 볼레나’ ‘마리아 스투아르다’로 연결되는데, 이를 연이어 보는 것은 매우 강도 높은 체험이 될 것이다.

리옹 오페라 극장의 페스티벌은 3월 15일부터 4월 3일까지 열린다. ‘카드를 다시 돌리기!’라는 주제로 올해 푸치니의 ‘서부의 아가씨’, 차이콥스키의 ‘스페이드의 여왕’ 그리고 세계 초연되는 세바스티안 리바스(1975~)의 오페라 ‘인질’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언제나 창의적인 재치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이 축제는 세 작품을 통해 우리 시대의 여성상을 다시 짚어본다. 남성의 욕망에 무조건 따르며 죽음을 택하는 ‘나비부인’의 초초상에 비해, ‘서부의 아가씨’의 미니는 자신의 욕망을 따르며 원하는 것을 쟁취한다. 축제에서는 연출가 타티아나 귀르바카가 새로운 시각으로 미니 역을 조명한다. ‘스페이드의 여왕’은 우-러 전쟁을 공식적으로 반대하여 러시아를 떠난 연출가 티머페이 큘리아빈‘이 맡았다. 사랑·중독·광기를 중심으로 현대적인 시각을 더한다는데, 이 오페라의 여자 주인공은 어떻게 재탄생하게 될까?

배윤미(프랑스 통신원) 사진 파리 오페라 발레

 

 

The USA

올해의 뉴욕은 한국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투란도트’

1월에 새로운 시작을 갖는 한국의 공연계와 달리 미국과 유럽의 주요 공연단체들의 시즌은 9월에 시작한다. 지금은 2024년이 새롭게 시작되었지만, 미국은 아직 작년 가을에 시작한 시즌이 진행 중인 셈이다.

뉴욕필의 올 시즌은 지난 5년 동안 음악감독을 맡았던 얍 판 츠베덴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해이다. 판 츠베덴은 3월 중순에 뉴욕으로 돌아와 2개의 프로그램으로 7회 공연을 지휘한다. 이후, 5월 말부터 6월에 걸쳐 열리는 세 번의 프로그램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음악감독으로서 마지막 연주가 되는 한 달여 동안 한 무대에 세 곡의 협주곡을 연주하는데, 독주자들은 모두 뉴욕필 수석 주자들이다. 또한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말러 교향곡 2번과 같이 그들의 5년에 의미 깊은 작품을 지휘한다.

시즌 후반으로 향하는 2월에는 친숙한 국내 아티스트들이 뉴욕필을 찾는다. 2월 20일의 공연은 매년 있는 설날을 기념하는 공연인데, 클라라 주미 강은 롱 유의 지휘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이틀 후인 22일부터 24일까지는 지휘자 김은선이 피아니스트 이매뉴얼 액스(1949~)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20/21 시즌에 예정됐다가 팬데믹으로 취소된 김은선의 뉴욕필 데뷔가 성사되는 것이다.

두다멜 ©JJason Bell

4월에는 2026/27 시즌부터 새로운 감독에 오를 구스타보 두다멜이 뉴욕필의 봄 갈라 콘서트를 이끈다. 이 공연의 티켓 가격은 최고 530달러(한화 약 71만 원)부터 최저 172달러(한화 약 23만 원)에 달하는데, 이미 전석 매진이다. 아카데미상·그래미상·에미상을 모두 거머쥔 래퍼이자 연기자인 커먼(1972~)과, 역사상 최고의 우익수로 평가받는 전 뉴욕 양키스의 야구선수이자 기타리스트인 버니 윌리엄스(1968~), 그리고 소프라노 박혜상이 뉴욕필과 호흡을 맞춘다.

카네기홀은 가장 다양한 아티스트와 연주단체를 만날 수 있는 클래식 음악 공연의 산실과도 같다. 작년 5월 뉴욕필과 데뷔 무대를 가졌던 임윤찬은 이달 21일 카네기홀의 ‘건반의 거장’ 시리즈로 출연해 쇼팽의 작품을 연주한다. 이 시리즈에는 이외에도 다닐 트리포노프, 베조드 압두라이모프, 이매뉴얼 액스가 초청되었고, 조성진은 5월 17일 마지막을 장식하는 피아니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2024년 전반기 카네기홀을 찾는 연주단체는, 주빈 메타/뮌헨 필하모닉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 자난드레아 노세다/내셔널 심포니와 바이올리니스트 제임스, 프란츠 벨저 뫼스트/빈필과, 클라우스 메켈레/파리 오케스트라, 그리고 로테르담 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메트 오케스트라, 밤베르크 심포니,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이 줄지어 뉴욕을 찾는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 유자 왕, 예프게니 키신, 예핌 브론프만은 독주회로,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는 예프게니 키신과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는 헬무트 도이치의 피아노로 관객들을 만난다.

작년 가을부터 메트 오페라의 ‘나부코’에서 이스마엘레 역으로 데뷔한 테너 백석종은 이달 28일에 시작되는 푸치니의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왕자로 연이어 메트 무대에 오른다. 2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총 12회 공연이다.

시즌을 마친 메트 오페라는 6월 중순부터는 발레의 산실로 탈바꿈한다. 세계 최고 권위의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는 올여름 다섯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동양인 최초 수석 무용수인 서희는 차이콥스키의 ‘오네긴’ ‘백조의 호수’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한다. 2020년 수석 무용수로 발탁된 안주원은 ‘백조의 호수’에 출연하고, 안무가 크리스토퍼 휠던(1973~)의 ‘초콜릿을 위한 물처럼(Like Water for Chocolate)’에서 2022년 솔로 무용수로 발탁된 박선미와 호흡을 맞춘다.

김동민(미국 통신원) 사진 뉴욕 필하모닉

 

 

JAPAN

한국과 교집합이 있으면서도 다른 레퍼토리

 

NHK 심포니

성악 공연 중에선 곧 음악감독직을 내려 놓을 안토니오 파파노가 이끄는 영국 로열 오페라의 6월 일본 투어가 단연 눈길을 끈다. 오페라 ‘리골레토’ ‘투란도트’에는 각각 하비에르 카마네라(만토바 공작 역)와 나딘 시에라(질다 역), 그리고 손드라 라드바놉스키(투란도트 역)의 호화 캐스팅이 출연한다. 같은 달, 한국 투어와 마찬가지로 메트 오페라의 음악감독인 야닉 네제 세갱과 메트 오페라 오케스트라가 엘리나 가랑차, 크리스티안 판 호른, 리셋 오로페사와 성악·관현악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도쿄 봄 음악제는 3월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마렉 야노프스키), 4월 베르디 ‘아이다’(리카르도 무티), R. 슈트라우스 ‘엘렉트라’(제바스티안 바이글)를 콘서트 오페라로 공연한다. 메조소프라노 오카 폰 데어 다메라우, 베이스 르네 파페도 같은 축제로 도쿄를 들른다. 도쿄 신국립극장은 데이비드 맥비커가 연출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오노 가즈시 지휘에 토르트센 케를(트리스탄 역)과 에바 마리아 웨스트브룩(이졸데 역)으로 준비했다.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는 1월과 2월, 각각 독창회와 듀오 콘서트(프리티 옌데)로 도쿄문화회관을 다녀가고, 2018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살로메’의 히로인이었던 소프라노 아스믹 그리고리안은 두 개의 오케스트라 반주 프로그램으로 5월 도쿄 독창회를 갖는다. 건강 문제가 없는 한, 바리톤 레오 누치(2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5월)의 황혼도 지켜볼 수 있다.

안토니오 파파노 ©EMI Classics

국외 오케스트라의 일본 방문은 안드레이 보레이코/바르샤바 필하모닉, 오르페우스 체임버(이상 2월), 오메르 메이어 웰버/빈 심포니(3월), 마리오스 파파도풀로스/옥스퍼드 필하모닉(4월), 도밍고 힌도얀/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야마다 가즈키/몬테카를로 필하모닉(이상 5월), 다니엘 바렌보임/서동시집 오케스트라, 고바야시 켄이치로/부다페스트 심포니(이상 6월), 페트르 포펠카/프라하 방송교향악단(7월), 안토니오 파파노/런던 심포니, 마린 올솝/빈 방송교향악단, 로빈 티치아티/런던 필하모닉(이상 9월), 알랭 알티노글루/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10월), 프랑수아 그자비에 로트/레 시에클, 사이먼 래틀/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안드리스 넬손스/빈필, 투간 소키예프/뮌헨필(이상 11월), 파보 예르비/도이치 캄머필(12월)이 예정됐다.

도쿄 악단과 음악감독의 프로그래밍을 보면, 파비오 루이지/NHK 심포니는 레스피기·멘델스존·브루크너로 자신의 컬러를 부각한다.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10월 객원 여부는 지휘자의 건강 상태에 달렸다. 제바스티안 바이글레/요미우리 심포니는 베토벤·브루크너·쇤베르크를, 조너선 노트/도쿄 심포니는 말러·베토벤·브루크너, 오노 가즈시/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는 브루크너·쇼스타코비치, 싱가포르 출신 지휘자 카춘웡과 재팬 필하모닉은 말러·차이콥스키 교향곡을 연주한다. 뉴재팬 필하모닉은 뮤직파트너 히사이시 조의 지휘로 모차르트 ‘주피터’, 브람스 교향곡 1번을, 도쿄 필하모닉은 명예음악감독 정명훈과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메시앙 ‘투랑갈릴라’, 베르디 ‘맥베스’를 함께 한다. 바흐 콜레기움 재팬은 바흐 ‘요한’ ‘마태’ 수난곡과 코랄 칸타타 시리즈를 소화한다.

피아니스트의 방일은 라파우 블레하츠, 임윤찬(이상 2월), 안느 퀘펠렉(3월), 루돌프 부흐빈더(3·5월), 다닐 트리프노프(4월), 마르타 아르헤리치(5월), 조성진, 앙리 바르다(이상 6월), 알렉산더 가지예프(7월), 유자 왕, 엘렌 그리모, 파질 사이, 알리스 사라 오트(이상 9월), 피에르 로랑 에마르(10월), 알렉상드르 타로,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예브게니 키신(이상 11~12월) 순으로 진행된다. 힐러리 한(5월), 이자벨 파우스트(6월)는 12월에도 일본에 들른다.

한정호(음악 칼럼니스트·에투알클래식&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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