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미뤄둔 군산 취재는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린 당일 성사됐다. 여름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난 군산의 항구에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바람에 실려왔다. 다양한 문화예술과 관광산업이 발달한 군산. 아름다운 바다와 고즈넉한 산들이 어우러진 국제무역항 군산으로 떠나보자
찾아가는 지역 순례의 열두 번째 도시는 군산. 군산은 인구 30만 명이 사는 도시로 진포대첩의 자랑스러운 현장이며 일제강점기에는 군사적 기지로 사용된 아픔의 현장이다. 현재는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로 성장했다. 금강과 금만경이 서해로 대단원을 이루며 들과 바다, 산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는 현대 첨단산업도시이자 국제무역항을 갖춘 군산은 고군산군도와 세계 최장의 방조제가 있는 새만금관광도시 최첨단 산업도시로, 현재 역사적 유산인 근대문화도시 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군산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은 군산예술의전당으로 군산의 중심지인 새들공원 내에 있으며 2013년 개관했다. 대공연장 1200석, 소공연장 450석, 전시실 3개소, 편의시설 등 현대적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를 소화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시민들을 위한 기획 공연,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가들도 이곳에서 창의력을 펼칠 수 있도록 문화예술 체험, 교육 및 행사를 펼치고 있다. 군산은 근대문화유산 예술창작 벨트를 통해 역사의식을 높이는 예술창작공간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장미갤러리 장미 공연장, 근대박물관, 근대미술관, 안중근기념관, 군산 예깊미술관, 채만식 문학관은 군산을 대표하는 근대 역사 문화예술 공간이다.
군산의 문화예술을 이끄는 예술단체는 한국예총 군산지회와 군산시립예술단이 있다. 한국예총 군산지회는 1969년 12월 2일 설립된 전문 예술단체로 국악, 무용, 문인, 미술, 사진, 연극, 연예, 음악협회의 8개 지부로 구성되었으며 새만금 예술제, 청소년예술제, 진포예술제 행사와 국악협회 전국학생판소리대회, 무용협회 군산팔경을 찾아서, 문인협회 전북백일장, 사진작가협회 전국사진공모전, 전국학생사진공모전, 군산관광사진촬영대회, 연극협회 마당극 창작연극공연, 연예예술인협회 교도소재소자 위문공연, 음악협회 동요부르기대회 등의 행사를 펼치고 있다.
군산시립예술단은 군산시립교향악단과 군산시립합창단으로 나뉘어 군산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연을 펼치고 있다. 군산시립교향악단은 1990년대 초반 박판길 지휘자를 영입하여 창단되었다. 참신하고 다양한 기획력과 프로그램으로 군산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정기연주회, 청소년 음악회, 팝 음악회, 캠퍼스 음악회, 초청연주회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 등 연간 50회의 연주를 통해 음악 애호가들은 물론 각계각층 시민들이 이들의 연주를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고 있다. 교향악 축제 초청을 비롯해 중국 도시와의 교류 음악회를 통해 서해안 경제 중심지인 환황해권 시대에 걸맞은 문화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군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김홍식은 차세대 주목받는 지휘자 중 하나로 선화예중·고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정치용, 금난새와의 만남을 통해 지휘 공부를 시작했고 졸업 후 이탈리아로 유학, 남유럽권의 명지휘자를 배출한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지휘과에서 공부했다. 귀국 후 대구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를 역임했다. 2013년 7월부터 군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임명되어 활동했다. 현재 군산시립교향악단은 10대 상임지휘자를 모집 중이다.
군산시립합창단은 1983년 창단 이후 지금까지 약 70여 회의 정기연주회 및 기획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국내외 초청·교류 연주회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클래식 음악의 다양성을 연주하므로 기존의 합창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변화와 장점을 잘 살려 성공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14년 지휘를 맡은 유쾌·명쾌·상쾌한 박지훈 제9대 상임지휘자와 호흡을 맞추어 다양한 연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로운 합창 색깔과 발전된 테크닉으로 합창 음악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훈은 합창 지휘자이자 작곡가로서 중앙대 음대 작곡과 합창지휘 전공(윤학원 교수 사사)과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합창지휘 전공)을 졸업하고 도미하여 콜로라도 음대와 애리조나 대학에서 공부했다. 월드비전 선명회어린이합창단과 서울 드림싱어즈의 지휘를 맡기도 했다.
이 밖에 군산은 군산 바다 조각 공원과 은파 공원, 새만금비응공원 등 유난히 야외에서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자연과 예술, 역사가 하나 된 군산만의 매력이다. 풍부한 볼거리, 먹을거리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시 가고 싶은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군산. 새만금 사업과 근대 문화·역사 사업으로 글로벌한 근대문화 도시를 꿈꾸는 이 도시의 새로운 비전에 주목해보자.
FOCUS ON ① 근대 역사·문화 예술창작 공간
역사를 통해 문화를 배운다
군산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1930년대 우리나라의 역사적 발자취가 남아 있어 2000년대 들어 근대산업 유산을 활용해 예술창작 공간 조성사업을 펼쳐왔다. 군산의 근대 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군산세관, 미즈상사, 장미갤러리, 근대미술관, 장미공연장, 근대건축관, 진포해양공원까지 시간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그곳에 숨은 우리의 문화와 역사,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는 모토로 과거 무역항으로 해상 물류유통의 중심지이자 전국 최대 근대 문화 자원을 보유한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 무역항 군산의 과거·현재·미래를 볼 수 있는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체험관, 특별전시관,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재생사업과 근대역사문화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업의 하나로 처음 시작된 군산의 예술창작 공간 사업은 2011년 근대역사박물관 개관을 시작으로 큰 성공을 거둬 통계 수치만으로도 2013년 22만 명이 찾던 방문객이 현재는 150만 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학생이나 젊은 층을 비롯해 가족 단위의 방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근대역사박물관과 미술관의 김중규 관장은 “다른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 공무원들도 군산을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여러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군산 시장님께서 사업을 집중력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큰 힘을 주셨습니다. 근대역사문화사업은 도시재생사업, 문화사업, 역사사업, 관광사업 등 많은 사업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교육사업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근대 역사·문화 예술창작 공간을 통해 아픈 우리 근대 역사를 직시하고 그 현장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근대역사박물관은 작년 전국공립박물과 203개 중 5개 우수 박물관에 포함되기도 했다. 근대역사박물관을 지나 걷다 보면 군산세관 건물이 보인다. 1908년 대학제국의 자금으로 건립된 군산세관은 서양식 단층 건물로 준공 당시 많은 부속 건물이 있었지만 현재는 모두 헐리고 본관 건물만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유럽의 건축양식을 융합한 근세 일본 건축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국내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 하나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많은 옛 미즈상사는 일제강점기 무역회사로 쓰이던 건물로 일본인이 직접 운영했다. 이곳은 식료품과 잡화를 수입하고 판매하던 회사로 한때 은행 건물로도 사용되었다. 해방 이후에는 검역소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현재는 이전 및 보수, 복원하여 북 카페로 활용하고 있다.
장미갤러리는 일제강점기에는 용도나 기능을 확인할 수 없는 건축물이었지만 1945년 광복 이후에는 위락 시설로 쓰였다. 2013년에 보수·복원하여 현재 예술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옛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은 지금 근대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일본제18은행은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은행으로 숫자 18은 은행 설립인가 순서를 의미한다. 군산지점은 1907년에 조선에서 일곱 번째로 설립되었다. 2008년 보수·복원하여 현재 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은행 별관 건물인 금고동과 숙직동 건물은 각각 안중근 기념관과 근대건축자재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장미공연장은 1899년 5월 개항 이후 군산을 호남 지역 토지와 쌀 수탈의 거점 항구가 되었다. 쌀 곳간을 의미하는 장미동(藏米洞)에 자리한 이 건축물은 1930년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쌀을 보관하는 창고였다.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을 2012년에 다목적 공연장으로 보수해 사용하고 있다. 그 옆에는 근대건축관이 있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자주 찾고 있다.
“공연장에서 자원 봉사자들과 시민이 함께하는 모임을 통해 다양한 동아리가 매주 일요일과 토요일 공연을 갖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민들이 함께하는 공간인 것이죠. 군산은 근대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료를 확보한 근대사 박물관이 되고자 지금도 역사 연구와 자료 수집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인 에코 뮤지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 국지연 기자 사진 근대역사박물관·군산시
FOCUS ON ② 군산 채만식문학관
근대문학사에 굽이친 작가 채만식
‘금강(錦江)…
이강은 지도를 펴노코안저 가만히 디려다 보느라면 물줄기가 중둥께서 남북으로 납작하니 째저가지고는
(중략)
이러케 에들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여진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쏘다저 바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언덕으로 대처(大處)하다가 올라안젓다. 이것이 군산(群山)이라는 항구요, 이얘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소설 ‘탁류’ 중에서
채만식의 대표작 ‘탁류’의 바탕이 된 금강 하굿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굽이진 삶을 살며 근대문학사에 이름을 새긴 백릉(白菱) 채만식(1902~1950)의 문학 업적을 기리는 채만식문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전북 군산의 임피면에서 태어난 채만식은 30여 년의 집필 기간 동안 200여 편의 소설, 희곡, 수필 등의 작품을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의 부조리한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탁류에 휩쓸리듯, 근대사의 아픔이 훑고 지나간 군산에서 겪은 암울한 사회상을 해학과 풍자가 돋보이는 문체로 원고지 위에 옮겨놓았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태평천하’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등이다.
투철한 사회의식으로 시대의 정의를 고찰한 ‘리얼리즘’ 작가로 평가받는 채만식의 삶은 그가 살아낸 시대만큼이나 험난하고 순탄치 않았다. 와세다대학교에 입학할 만큼 재원이었지만 가세가 기울어 결국 학업을 중단해야 했고, 쉼 없는 집필에도 가난은 여전히 그의 몫이었다. 한때 친일 활동에 가담하며 ‘친일작가’라는 오점을 남기기도 한 채만식은 광복 후, 자신의 친일 행적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담아 중편소설 ‘민족의 죄인’을 집필했다. ‘용맹하지도 못한 동시에 영리하지도 못한 나는 결국 본심도 아니면서 겉으로 복종이나 하는 용렬하고 나약한 지아비의 부류에 들고 만 것이었다’며 후회로 써내려간 글에는 채만식의 자조적인 비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잠시간의 행적으로 인해 여전히 ‘친일’에 대한 갑론을박이 존재하지만, 채만식이 일제치하의 암담한 현실을 사실주의에 입각해 문학에 녹여낸 독보적인 작가였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군산시는 이런 채만식의 삶과 문학이 지닌 가치를 후대에 전하고자, 2001년 금강 변에 채만식문학관을 건립했다. 문학관은 작가의 생애를 순차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작품과 생전 모습을 파노라마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친필 원고와 실제 사용한 가구들, 유품까지 전시해 있는 그대로의 채만식을 더욱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도록 도왔다. 영상세미나실에서는 문학 강좌 및 세미나가 열리며, 채만식과 관련된 영상물도 관람 가능하다. 작가에 대한 각종 자료와 정보, 작품들을 보관한 자료보관실도 문학관 한 편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
채만식문학관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누구나 무료로 방문 가능하다. 금·토·일요일에는 문학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채만식의 작품 세계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문학관 외에도 군산의 곳곳에서 채만식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군산시는 월명공원에 그의 일생과 업적을 기리는 채만식문학비를 세웠다. 태어나고 자랐던 임피면에는 작가의 생가 터, 실제로 학창 시절을 보낸 임피초등학교와 예스러운 정취를 풍기는 임피채만식도서관이 위치해 있다. 생전 집필 활동에 매진하던 당시의 가옥도 그대로 보존 중이다. 채만식은 그 뒤편에서 영면하고 있다. 넉넉지 못한 살림으로 ‘상여는 쓰지 말고, 리어카에다 관은 산국화, 들국화로 덮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눈 감은 채만식의 묘소는 작가 이무영이 쓴 묘비 하나 곁들인 채, 엉성한 풀에 뒤덮여 있어 그의 삶을 더욱 애잔하게 한다.
글 정원 인턴 기자 사진 군산시·채만식문학관
FOCUS ON ③ 도심 속, 예술 공간
도시가 예술을 만날 때
예깊미술관
예술창작벨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예술이 깊어가는 ‘예깊미술관’이 시내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예술 분야의 대중화를 이루기 위해 2014년 개관한 예깊미술관은 군산에서 질 높은 문화 향유를 꾀하고 있다.
‘장미의 화가’로 불리는 최광선 한국 구상미술 원로작가회장을 시작으로, ‘비둘기’ 연작으로 잘 알려진 화가 이종만, 문인화를 그리는 홍형표 등 색깔이 뚜렷한 작가들을 초청해 특별한 전시를 기획해왔다.
2015년부터는 한국 미술협회 군산지부와 함께 군산미술상 시상식을 진행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수많은 예술가를 조명하고 꾸준한 예술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시발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예깊미술관은 군산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추진 운동에도 열심이다. 급증하는 관광객을 위한 볼거리 제공과 군산시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 창출을 위한 시립미술관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이당미술관
40년 넘게 영화동 주민들의 구석구석을 살뜰하게 아껴준 동네 목욕탕 영화장이 2015년 복합문화예술공간 ‘이당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목욕탕으로 쓰이던 공간은 미술관으로, 여관 시설은 예술가 지원을 위한 레지던스와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했다. 건물에 마련한 레지던스 내부는 선정된 입주 작가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창작 스튜디오와 숙소로 구성돼 있다. 탁 트인 옥상은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이면서도 때론 젊은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 훌륭한 무대가 된다.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온 이당(怡堂) 송현숙과 이당미술관은 도심에서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지향하며, ‘영원히 조화로운’ 영화동 골목 한편에 예술을 불어넣었다. 지역문화 사업의 활성화, 젊은 예술가 후원, 과거와 현대의 조화 그리고 동네 주민 간의 소통. 이당미술관은 지금 동네미술관 그 이상(以上)의 이상(理想)을 실현해나가는 중이다.
8월 말까지 열리는 ‘영화동 사진전’은 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사의 흔적과 변화를 거친 현대의 군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전시다. 10여 명의 초청 작가가 렌즈를 통해 바라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의 풍경은 오직 군산에서만 볼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2017년부터는 심사를 통해 아시아 전역의 신진 작가들을 초대하는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당미술관은 단순 초청 전시에 그치지 않고 50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수여할 계획이며, 향후 작가의 역량에 따라 다각도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바다조각공원·은파호수공원·새만금비응공원
군산 시내에는 다양한 근대 역사문화 공간과 더불어, 아름다운 호수와 바다를 배경으로 한 공원들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다. 채만식문학비와 군산을 수호하는 수시탑이 있는 월명공원을 거닐다 보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탁류길에 이르러 바다를 주제로 한 작품 22점을 만날 수 있다. 군산항 개항 100주년을 기념하며 조성한 바다조각공원이다.
밤에 더 아름다운 은파호수공원도 있다. 호수에 비친 은파물빛다리와 음악분수가 만들어내는 야경은 도심에 낭만을 더한다. 호수를 배경으로 수변 무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군산시는 33km에 달하는 방조제 인근에 2010년부터 총 3년간 새만금비응공원을 조성했다. 공원 내부에는 다양한 색깔의 꽃을 이용해 태극무늬 형태로 꾸몄으며, 30여 종의 무궁화를 식재해 시민들이 국화(國花)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잔디마당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과 다양 문화 행사가 펼쳐지는 야외무대를 설치했다. 중앙 광장 주변으로 산책로와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파노라마, 무지개 분수 등 6개의 수경 시설을 조성해 야경 명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글 정원 인턴 기자 사진 예깊미술관·이당미술관·군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