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 |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 강동석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6년 4월 23일 8:00 오후

FESTIVAL 1

이 계절에 열리는 축제 정보

 

모차르트의 해, 관현악 축제의 모습은?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클라리넷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르는 임상우(서울시향 협연자)가 말하는 모차르트와 올해 축제의 매력

 

매년 봄, 클래식 음악 관객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부지런히 예술의전당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관현악 축제라 할 수 있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의 계절이 돌아왔기 때문. 4월의 첫날 문을 여는 축제는 총 20회의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19개의 국공립 교향악단이 참석하고,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 활보하던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올해 특별히 이 축제에 발을 딛는다.
방대한 축제의 일정 속 축제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은, 새로운 얼굴들이다. 지난해 콩쿠르에서 주목받은 홀리 최(게오르그 솔티 지휘자상 수상/경기필 지휘)·빈센트 옹(쇼팽 콩쿠르 입상자/국립심포니 협연)·이유빈(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우승/제주도향 협연)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

한편, 레퍼토리 목록을 보면 올해가 모차르트 탄생 270년을 기념하는 해임을 실감할 수 있다. 총 5개의 교향악단이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주한다. 수원시향은 ‘마술피리’ 서곡을,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교향곡 40번을 내세웠고, 선율은 대구시향과의 협연으로 피아노 협주곡 25번을 선보인다.

특별히 목관 악기 협연자의 곡목에서 모차르트는 더 두드러진다. 선택받은 악기는 호른과 클라리넷. 경기필하모닉 수석 김형주가 공주시충남교향악단의 협연자로 호른 협주곡 4번을 연주하며, 서울시향 수석 임상우는 자신이 소속된 관현악단의 협연자로 나서 클라리넷 협주곡 K622를 들려준다.
모차르트의 천부적인 선율은 길 가던 이의 마음도 붙잡아두는 법. 축제로 향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한층 더 설레게 할 모차르트 작품의 매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연주를 앞둔 클라리네티스트 임상우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INTERVIEW

 

클라리네티스트 임상우(서울시향 협연자)

쉽게 들리지만 어려운 모차르트의 음악

 

‘축제와 모차르트’. 두 단어의 조합이 어색하진 않다. 

축제란 기쁨을 나누는 행사니, 모차르트에 대한 일반적 고정관념인 밝은 이미지와 어울리는 것 아닐까. 어떤 곡을 들어도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으니 관객도 반기는 것 같다.

모차르트 작품은 듣기는 쉽지만, 연주하긴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작곡가의 번뜩이는 천재성을 구현하는 일은 늘 어렵다. 특히 모차르트는 흉내 내기도 쉽지 않다. 음악 자체가 솔직하고, 순수하다. 천재 특유의 음악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음악이다.

서울시향 수석으로 활동 중이다. 그간 수많은 지휘자·협연자와 모차르트 작품을 연주했을 텐데, 해석에 영감을 준 연주자가 있다면? 
리처드 이가가 떠오른다.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고음악 전문 연주자기도 하다. 2019년 피아노 협주곡 24번을 직접 연주하며 지휘했는데, 만약 모차르트가 살아있다면 그와 비슷한 모습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세가 드셨음에도 어린아이처럼 해맑고 순수하게, 음악에 반응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올해는 얍 판 츠베덴이 처음으로 교향악축제 포디엄에 오르는 해기도 하다.
사실 지난해 말러 교향곡 7번 녹음을 마치고, 감독님이 협연을 함께 하자고 먼저 제안해왔다. “영광입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정기 연주회는 2~3년의 협업 라인업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 성사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감독님이 교향악축제에 참여하며, 본의 아니게 더 큰 판에서 협연하게 됐다. 최근 모차르트 교향곡을 함께 연주했는데, 그 특유의 밝고 깔끔한 모차르트 해석 방식을 엿봤기에 이번 연주도 기대된다.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삽입되는 등 대중에게도 친숙하다. 클라리네티스트에겐 어떤 작품인가? 
학창 시절 입시 곡으로 시작해 오케스트라 입단 오디션 지정곡까지, 중요한 숙제 같은 곡이고 인생과 직장이 걸린 작품이다. 지금의 나이에서 그 숙제는 끝난 셈이지만, 한편으론 인생의 전 과정을 담아내는 또 다른 음악적 숙제를 여전히 주는 것도 같다. 이제는 내가 내는 소리에 대한 확신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소리의 내공이랄까. 하나하나에 공을 들여 만들어낸 음악의 완성도는 관객도 똑같이 듣고 느낀다.

클라리넷은 모차르트 당대에 발전하기 시작한 악기다. 교향곡부터 실내악 작품, 오페라에까지 클라리넷을 적극 도입한 그에게 연주자로서 고마움을 느낄 것도 같다. 협주곡을 제외하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클라리넷이 들어간 모차르트의 훌륭한 실내악 작품은 정말 많다. 그중에서도 세레나데 10번 ‘그랑 파르티타’는 목관 주자에게 매력적이다. 각각 두 대의 오보에·클라리넷·바셋 호른·바순, 여기에 네 대의 호른과 더블베이스가 더해진 구성이다. 특히 바셋 호른은 클라리넷 계열의 중저음 악기라, 다채로운 클라리넷 음색을 누릴 수 있는 작품이다.

협연자로서는 처음이지만, 단원으로는 매년 이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서울시향의 정기 공연으로도 자주 서는 곳인데, 교향악축제 무대는 막상 오르면 기분이 좀 다르다. 평소보다 폭넓은 관객과 평단의 관심이 몰려서일까. 연주를 시작하면 ‘제대로 보여주자!’하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덕분에 우리 악단의 장점이 더 돋보이는 연주가 탄생하는 무대기도 하다.
허서현 기자 사진 예술의전당

임상우(1980~)서울대와 데트몰트 음대를 졸업하고, 바젤 음대 최고연주자과정 수학 중 2007년 서울시향 부수석으로 발탁됐다. 2017년부터 수석으로 임명됐으며, 2009년 한국 클라리넷 연주자 중 최초로 프랑스 뷔페 크람퐁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FESTIVAL 2

 

모차르트의 해, 실내악 축제의 모습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 강동석

 

21회를 맞은 대한민국 대표 실내악 축제 속의 모차르트 작품과 새로운 표정 만들기

 

SONY DSC

서울의 봄이 시작될 무렵이면 클래식 음악계에는 익숙한 장면이 펼쳐진다. 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서울에 모이고, 그때마다 평소 보기 어려운 조합의 앙상블이 잠시 봄의 풍경처럼 생겨난다. 4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이하 SSF)가 막을 올리는 시기다.

2006년, SSF가 출발한 시기는 지금보다 실내악이 훨씬 낯설게 여겨지던 때였다. 독주회와 오케스트라가 중심을 이루던 공연 환경 속에서, 실내악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장르로 인식되곤 했다. 여러 연주자가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며 음악을 완성해 가는 형식은 화려한 독주와는 다른 결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SSF는 처음부터 분명한 방향을 지녔다. 실내악 자체를 중심에 두고 그 매력을 꾸준히 소개해 온 자리였기 때문이다.

실내악은 음악가들에게 특별한 장르로 여겨진다. 독주처럼 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음악도 아니고, 오케스트라처럼 거대한 조직 속에서 움직이는 음악도 아니다. 각자의 역할을 더 내밀하게 조율하며 음악을 완성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연주자가 실내악을 통해 균형과 협력의 태도를 배운다고 말한다. SSF 역시 이 방식과 닮았다.

서로 다른 국적과 세대의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서 만나고, 익숙한 명곡과 낯선 작품이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 나란히 놓인다. 그렇게 축제는 매년 새로운 조합으로 다른 얼굴을 조금씩 만들어 왔다.

무대 위에서 이어지는 재능의 계보

2006년 시작된 축제는 작년에 20주년을 맞았고, 올해로 스물한 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 사이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지형도도 적잖이 달라졌다.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는 스타 연주자들이 늘어났고, 실내악을 향한 관심 역시 넓어졌다. 크고 작은 실내악 공연과 다양한 앙상블이 등장한 것도 변화의 한 단면이다.

올해 SSF의 주제는 ‘모차르트와 영재들’.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이라는 계기에서 출발했지만, 이번 프로그램은 한 작곡가를 기념하는 것에서부터 더 폭넓은 맥락으로 확장된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영재 출신’ 작곡가들의 작품을 함께 조망하며 ‘영재’라는 단어를 음악사의 흐름 속에서 다시 바라본다. 더불어 평균 연령 10대 중반의 어린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SSF의 주제는 오늘날 음악 영재들까지 자연스럽게 닿는다.

스물한 번째 봄을 맞은 SSF는 이제 또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시간을 기념하는 단계를 지나, 앞으로의 도약을 새롭게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SSF 예술감독 강동석에게 그간 축제를 이끌어 오며 느낀 변화와 올해 프로그램의 의미, 그리고 실내악이 음악가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강동석과 나눈 일문일답.

실내악의 봄은 어떻게 깊어지는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어느덧 21회를 맞았습니다. 지금의 SSF는 ‘성장 중인 축제’일까요, 아니면 ‘이미 전통이 된 축제’일까요?
둘 다입니다. 축제는 언제나 발전해야 하죠. 그런 의미로 여전히 성장 중인 축제라고 할 수 있고요. 동시에 20년이 넘는 시간을 이어왔으니, 하나의 전통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실내악이 낯설던 시절부터 SSF를 이어왔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장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러 면에서 변했습니다. 특히 실내악을 향한 연주자들의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졌어요. 실내악 음악회나 소규모의 실내악 페스티벌이 훨씬 많아졌죠. 그만큼 연주자들이 이 장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겠죠?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달라진 점은 프로그램입니다. 예전보다 과감하게 레퍼토리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관객이 레퍼토리를 보고 공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에, 아예 낯선 곡만으로 구성하기 쉽지 않습니다만, 20년 전보다 훨씬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올해 주제는 ‘모차르트와 영재들’입니다.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넘어 ‘영재’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한 명의 작곡가를 중심으로 주제를 정한 경우는 베토벤과 슈베르트 정도였습니다. 모차르트 역시 하나의 축제를 충분히 이끌 수 있는 작곡가입니다. 그를 떠올리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음악 신동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영재’라는 개념을 함께 소개하는 것이 흥미로울 것 같았어요.

그런데 프로그램에는 생상스·멘델스존·프랑크 등 다양한 작곡가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대표적인 신동이 모차르트라는 인식이 박혀있지만, 역사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작곡가는 많습니다. 언급하신 생상스·멘델스존·프랑크 등 어린 나이에 이미 뛰어난 재능을 보여준 음악가들이 많은데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영재’라는 개념이 모차르트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신동의 이름을 넘어, 함께 꿈꾸는 성장

어린 시절 영재로 불렸던 연주자로서, 지금은 이 단어를 어떻게 바라보나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어린 시절 영재로 불렸던 음악가들이 모두 성인이 되어서도 위대한 음악가로 남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죠. 어떤 사람은 일찍 성장하고, 어떤 사람은 늦게 성장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죠. 그래서 영재라는 단어가 평생의 음악 인생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가족음악회: 영재들’에는 평균 연령 15세 안팎의 연주자들이 참여합니다. 이 무대를 세대 간 전승의 장으로 구성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곡가뿐 아니라 연주자에게도 앞서 말한 영재의 개념이 통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젊은 연주자들은 보통 독주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지요. 이번에는 독주 작품을 연주하는 무대와 함께, 후반부에는 경험 많은 연주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실내악, 세대를 잇는 음악

올해는 모차르트 현악 5중주 전곡이 축제 전체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군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모차르트는 비올라 두 대가 들어가는 현악 5중주를 본격적으로 발전시킨 작곡가입니다. 그는 하이든보다도 비올라에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현악 5중주는 총 여섯 곡이 있는데, 한 번에 전부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아요. 실내악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획이지요.

SSF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꾸준히 소개하는 축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가장 오래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과정이요. 페스티벌에서는 잘 알려진 명곡도 중요하지만, 평소 쉽게 들을 수 없는 작품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새로운 작품을 찾으면 여러 번 들어보고, 관객이 처음 듣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SSF는 김선욱·손열음·조성진 등 유망주 시절의 연주자들을 꾸준히 무대에 세워온 축제로도 유명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연주자를 선택합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실내악에 대한 관심입니다. 뛰어난 솔리스트이기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실내악을 통해 음악을 확장하려는 의지가 있는 연주자를 찾습니다. 실내악은 음악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독주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귀한 경험입니다.

실내악을 두고 세대 간 위계를 지우는 음악이라고도 말합니다.
그 점이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나이가 많다고 더 알고, 어리다고 덜 아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가들은 서로에게 배울 수 있습니다. 연주할 때는 선배와 후배의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가 되듯이요.

서울이라는 도시, 그리고 축제의 미래

축제 이름에 ‘서울’을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과 후원 속에서 성장해온 축제였고, 국제 무대에서 활동할 때도 ‘서울’이라는 이름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축제를 지속하기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과제는 무엇입니까?
재정입니다. 예산이 충분하다면 해외 연주자 초청도 늘리고, 음반 제작이나 해외 공연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예산 규모에 비해 프로그램은 굉장히 풍부한 편입니다.
20주년을 지나 21회를 맞은 지금, ‘회고’보다 ‘출발’에 가까운 시점일까요?
새로운 출발이라고 볼 수 있죠. 작년에 20주년을 기념하면서 회고의 시간은 충분히 가졌습니다. 이제 21회이니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한 것 같아요. 올해는 특히 젊은 연주자들이 많이 참여합니다. 그들이 기대했던 만큼 좋은 결과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 점이 올해 축제의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장혜선(음악 칼럼니스트) 사진 (사)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강동석(1954~) 줄리아드 음악원을 거쳐 커티스 음악원에서 이반 갈라미언을 사사했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연세대 음대 교수로 재직했다. 2006년부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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