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 | 내한 앞둔 플레트뇨프와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기사 업데이트 시간: 2026년 6월 1일 5: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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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RECORD | 테마가 있는 추천 음반

내한 앞둔 플레트뇨프와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플레트뇨프 편곡) 외

미하일 플레트뇨프(지휘),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EuroArts 8024211067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실황

미하일 플레트뇨프(피아노)/켄트 나가노(지휘),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EuroArts 8024247347(2CDs), 8024247344(Blu-ray)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RIO)는 러시아 출신의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뇨프(1957~)의 주도로 2022년에 결성된 오케스트라다. 이 악단의 탄생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다.

2022년 푸틴 정부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된 이래 수많은 러시아 예술가들이 정부에 대한 제각각의 입장을 표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지만, 플레트뇨프는 이에 대해 함구로 응수했다. 물론 지금의 그는 전쟁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으나, 당시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그를 유럽권과 러시아 양측에서 내몰리도록 만들었다. 그 여파로, 그가 1990년 창단한 이래 30년 이상을 이끌었던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RNO)와도 생이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기로 마음먹은 플레트뇨프는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기존 RNO에서 활동하던 일부 단원들과 유럽권에서 활동하던 연주자들을 모은다. 악단의 명칭에 ‘라흐마니노프’를 차용한 데에는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에서 큰 영향력을 끼친 음악가라는 이유도 있으나, 미국 망명 이래 고향 러시아로 돌아가지 못했던 그의 삶이 현재의 플레트뇨프가 처한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2022년 8월 브라티슬라바에서 RIO는 플레트뇨프의 지휘로 첫 음반 녹음을 가졌다. 이 때 녹음한 작품은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과 셰드린 ‘카르멘’ 모음곡(비제 원작)으로 유로아츠(EuroArts)를 통해 2024년 3월에 출시됐다. 익히 알려진 작품들이지만, 여기서 플레트뇨프는 약간의 차별화를 꾀했다. ‘백조의 호수’에서는 발레 전막 중 본인이 직접 발췌한 부분을 엮으며, 서곡과 1막 첫 장면, ‘파 드 트루아’ ‘파 드 식스’ 등이 수록된 새로운 형태의 모음곡을 빚어냈다. ‘카르멘’의 경우에도 원곡 오페라가 아닌 셰드린의 현악·타악 편성 발레 모음곡 버전을 선택했다.

RIO의 결성 시점은 2022년이지만, 정식 창단 공연은 2023년 10월 30·31일 스위스 롤의 로제이 콘서트홀에서 열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공연이다. 프로그램은 라흐마니노프 서거 150주년을 기념하여 플레트뇨프가 직접 협연자로 나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으로 구성됐다. 지휘는 켄트 나가노가 맡았으며, 10월 30일과 31일 양일에 걸쳐 공연됐다.

첫날은 피아노 협주곡 3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과 함께 고든 게티(1933~)의 오페라 ‘플럼프 잭’(셰익스피어의 ‘헨리 4세’에 나오는 인물 ‘팔스타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서곡 및 아리아 2곡이 함께 연주했으며, 둘째 날에는 협주곡 1·2·4번이 연주됐다. 이 공연 실황은 이듬해에 음반 및 블루레이로 발매되었다. 프로그램 중 ‘플럼프 잭’은 수록되지 않았지만, 플레트뇨프가 앙코르로 연주한 글린카 ‘종달새’(발라키레프 편곡)가 담겨있다. 최성혁

 

PERFORMANCE INFORMATION
플레트뇨프/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6월 9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협연 고티에 카퓌송)
6월 11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협연 다니엘 로자코비치)
6월 12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협연 다니엘 로자코비치·고티에 카퓌송·엘렌 메르시에)
라흐마니노프 ‘바위’, 플레트뇨프 ‘라흐마니아나’,
생상스 ‘죽음의 무도’·첼로 협주곡 1번(9일),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11·12일),
슈만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11일), 베토벤 3중 협주곡(12일)

 


NEW & GOOD | 화제의 신보

 

차이콥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구스타보 히메노(지휘)/테아트로 레알 오케스트라·합창단/
유리 사모일로프(오네긴), 크리스티나 므히타랸(타티아나),
보그단 볼코브(렌스키)/크리스토프 로이(연출)
EuroArts 8024248744(Blu-ray)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더 푸쉬킨(1799~1837) 탄생 225주년을 기념해 테아트로 레알에서 2025년 선보인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실황. 푸쉬킨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된 차이콥스키의 서정 오페라가 크리스토프 로이(1962~)의 연출로 창백한 빛이 감도는 무대 위에 재탄생했다. 이기적인 오네긴과 혼란한 감정을 노래하는 타티아나의 이야기를 유리 사모일로프(바리톤)와 크리스티나 므히타랸(소프라노)의 호흡으로 펼쳐낸다.

 

마르티누
교향곡 전집

야쿠프 흐루샤(지휘)/밤베르크 심포니
DG 4867810

체코 작곡가 보후슬라프 마르티누(1890~1959)가 1941년 미국 망명 이후 1942~1953년에 걸쳐 작곡한 여섯 개의 교향곡 전집.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와 수석지휘자 야쿠프 흐루샤(1981~)가 2023년부터 약 2년간 진행해 온 마르티누 교향곡 전곡(총 6곡) 사이클의 결과물이다. 체코슬로바키아 출신 독일 음악가들에 의해 창단된 악단과 체코 출신 지휘자의 호흡으로 보헤미안적 색채와 목가적 악상,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대비와 환상을 그려냈다.

 

말러
교향곡 3번

바실리 페트렌코(지휘)/로열 필하모닉·합창단, 티핀 소년합창단/
한나 힙(메조소프라노)
Harmonia Mundi HMM90542122

말러(1860~1911)의 교향곡 3번은 여섯 악장으로 이루어진 대작으로, 우주와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다. 바실리 페트렌코와 로열필은 폭발하는 생명력을 담은 여덟 대의 호른 유니즌에서 출발해 점차 느리고 장중하게 완성했다. 메조소프라노 한나 힙의 목소리로 4악장 니체의 문장을 읊고, 천상의 기쁨(5악장)을 로열 필하모닉 합창단·티핀 소년 합창단이 노래한다. 2023년 로열 앨버트 홀 공연 실황.

 

바인베르크
실내 교향곡 1·2번, 바이올린 협주곡

가브리엘 아도리안(바이올린·악장), 바이에른 캄머필하모니
Avi Music AVI4867661

폴란드 출신 작곡가 미치슬라프 바인베르크(1919~1996)의 소규모 관현악 작품 모음집. 스탈린 정권의 반유대주의가 심화되던 시기에 작곡(1948)된 바이올린 협주곡과 작곡가의 말년에 작곡(1986·1987)된 실내교향곡 1·2번(각각 현악 오케스트라, 현악 오케스트라와 팀파니를 위한 작품)을 담았다. 파울 벤하임 등 20세기 유대인 작곡가의 실내악 작품을 선보여 온 바이에른 캄머필하모니와 악장 가브리엘 아도리안이 연주한다.

 

비발디
‘사계’

다이신 카시모토(바이올린)/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Berliner Philharmoniker BPHR260544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창단 30주년과 비발디 ‘사계’ 출판 30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2026년 음반이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베를린필의 제1악장을 역임한 라이너 쿠스마울(1946~2017)과 베를린필 단원들을 중심으로 1995년 조직된 고음악 앙상블로, 옛 음악을 현대 악기로 연주하되 시대적 고증에 충실한 연주 스타일을 고수하며 바흐·텔레만·헨델·비발디 등 17·18세기 바로크 음악을 집중적으로 연주해 왔다.

이들은 연주곡으로 1725년 출판 이후 2025년 300주년을 맞은 비발디(1678~1741)의 합주협주곡 ‘사계’를 선택했다. ‘사계’는 각 협주곡의 제목인 사계절(봄·여름·가을·겨울)을 주제로 작성된 짧은 시(소네트)와 그 흐름을 따라 변화하는 장면·감정을 묘사한 작품으로, 강렬한 독주와 특색 있는 주제 선율로 오랜 시간 음악가와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음반에서는 음색의 부드러운 질감과 유연한 강약 조절이 돋보이는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해석과 함께, 베를린필 악장 다이신 카시모토(1979~)가 풍부한 양감으로 채워진 음색을 펼치며 독주 바이올린 주자로서 악단을 이끈다. 현대 미술가 귄터 푀르크(1952~2013)의 사계를 표현한 추상화로 표지를 장식해 다양한 계절의 감각을 시각적으로 더했고, 카시모토의 대담과 벤저민 푸어의 ‘사계’ 300주년 기념 에세이가 음반에 함께 수록됐다. 장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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